해외 주식 투자자가 늘면서 양도소득세 신고 대상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주식으로 250만원 넘는 차익을 올렸다면 올해 5월까지 세금을 신고·납부해야 한다. 계산 방식과 신고 방법에 따라 실제 부담 세액이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마켓 트렌드]
해외 주식 수익엔 국내 주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금이 붙는다. 국내 상장주라면 대주주가 아닌 한 주식 매매 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종목 기준으로 지분율이 1% 이상이거나, 보유 주식 가치가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양도세를 낸다.
주요 증권사, 4월 중 신고 대행
반면 해외 주식은 250만 원 넘게 차익을 냈다면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한다. 투자자의 지분율이나 보유가액, 투자 국가와 관계없이 일괄 적용된다. 250만 원 기본공제 후 남은 차익에 22%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100만 원에 대해 22만 원 세금을 뗀다면 결코 낮지 않은 세율이다. 세금 신고 시기를 놓치지 말고 유리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해외 주식 차익에 붙는 세금은 그 주식을 매도한 다음 해 5월 31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한다. 올해는 5월 31일이 일요일이므로 그다음 평일인 6월 1일 월요일까지 신고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국세청에 개인이 직접 신고할 경우의 얘기다. 세무사를 따로 두지 않은 개인투자자라면 증권사 세무 대행 서비스를 통하는 쪽이 훨씬 편리하다. 주요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양도세 세무 대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대부분이 4월 중에 접수를 종료한다. 증권사별로 신고 대행 신청 기간이 다르니 월 초에 일정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지난해 해외 주식을 팔아 얻은 매매 차익이 250만 원보다 적다면 별도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세금을 내는 건 지난해 연간 차익에서 250만 원을 제외한 뒤 남은 이득에 대해서만이다. 이때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매도한 주식은 통상 계산에서 빠진다. 주식 매도 버튼을 누른 날이 아니라 결제일을 기준으로 차액을 계산해서다. 미국 주식의 경우엔 주문 체결 후 하루 뒤(T+1)가, 일본 주식은 이틀 뒤(T+2)가 결제일이다.
제때 신고 않으면 '가산세'
양도세 이외에도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생각해야 하는 세금이 또 있다. 배당소득세다. 해외 주식 배당금은 대부분 현지 국가에서 먼저 원천징수되고, 현지 세율이 국내 세율보다 낮을 경우 국내에서 추가로 세금을 떼는 구조다. 해외 주식을 통해 얻은 배당소득이 예금, 적금을 통해 받은 이자소득 등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해 지난해 연간 2000만 원을 넘었다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배당소득을 포함한 종합소득세 신고는 국세청 홈택스 시스템을 통해 5월에 직접 신고하거나 세무사 대행이 필요하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는 자사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을 거래한 투자자 등에게 종합소득세 신고 대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양도세나 배당소득세를 제때 신고·납부하지 않으면 투자 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원래 냈어야 하는 세금에다 무신고 가산세 20%가 추가로 부과돼서다. 납부 기한까지 세금을 미납하거나 적게 낸 경우엔 납부불성실 가산세가 매일 0.022%씩 붙는다.
신고 방식 따라 세금 차이
해외 주식 양도세는 지난해 한 해 매매로 계좌에 찍힌 실현 이익에 대해 무조건 22%를 적용하는 게 아니다. 차익 결과를 계산하는 방식에 따라 내야 할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계산법을 적용하면 절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양도세 계산은 선입선출 방법이 원칙이고, 이동평균법 계산도 허용하고 있다. 선입선출법은 매수 시점이 빠른 주식을 먼저 매도한 것으로 보고 세금을 계산한다. 이동평균법은 매수 시점과 관계없이 주식의 평균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아직 증권사는 이 두 방식 중 하나를 택해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증권사들이 많지만, 최근엔 두 방법 중 하나를 택할 수 있게 해주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주가 상승장에서 일부를 차익실현을 한 경우라면 통상 이동평균법으로 계산한 양도차익이 선입선출법보다 적은 편이다. 선입선출법은 주가 상승 초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수한 주식을 먼저 매도한 것으로 치기 때문이다. 반면 이동평균법은 나중에 매수한 높은 가격의 주식으로 인해 평균단가가 올라가고, 이 때문에 양도차익이 선입선출법보다 적게 나온다. 다만, 지난해 보유 해외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면 두 방법의 세금 합계는 같아진다.
이동평균법이 선입선출법보다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매매 시점이나 환율 변동성 등 시장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해외 주식 리테일 거래 수요가 큰 주요 증권사는 각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해외 주식 양도세 계산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의 계좌 손익을 기준으로 총납부세액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여러 증권사 계좌로 나눠 투자했다면 한 증권사를 통해 다른 증권사의 매매 내역까지 함께 신고해야 한다. 이때 세금 납부 방식이 유리한 증권사를 택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각 증권사에 따로 신고하면 국세청에 이중 신고로 처리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타사 매매 내역을 해당 증권사에 제출하면 이를 통합해 신고해주는 증권사 한 곳을 선택한 뒤 매매 내역을 취합·제출하면 된다.
해외 주식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들은 수년간 크게 늘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이들이 급증한 까닭에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해외 주식 양도세 신고를 한 이들은 총 52만3709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20만7231명)보다 2.5배 이상 늘어 사상 처음 50만 명을 넘겼다. 2020년 13만990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7배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 규모도 늘었다. 2024년 귀속 양도차익은 14조4212억 원으로 집계됐다. 1인 평균 2800만 원가량을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그로부터 1년 전엔 1인당 평균 양도차익이 1700만 원이었다.
올해 신고와는 관련이 없지만, 향후 해외 주식 양도세 절세 방법으로 고려할 만한 방법도 있다. 증여 후 양도가 대표적이다. 배우자에게 증여를 한다면 10년 동안 합산해서 6억 원 공제를 받을 수 있어 이 범위 안에선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후 배우자가 해당 주식을 양도하면 양도차익이 없기 때문에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증여 후 최소 1년을 보유해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 전에 주식을 팔면 증여한 이의 취득가액 기준으로 양도세가 부과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시장 복귀 계좌(RIA)도 향후 절세 수단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RIA는 해외 주식을 판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증시에 투자할 경우 해외 주식 양도소득을 공제해주는 게 핵심 내용이다. 정부는 1인당 매도금액 5000만원을 한도로, 국내 증시 복귀 시기에 따라 차등해 소득 공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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