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데이미언 허스트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개최... 35년 작업 세계 조망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영국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전을 통해 약 35년에 걸친 작가의 작업 세계를 조망한다.

오는 3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허스트의 회화·조각·설치 등 약 50여 점이 소개된다. 초기 콜라주와 스팟 페인팅, 스핀 페인팅 등 초기 실험적 작업부터 대형 설치, 그리고 최근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이 포함된다.

전시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초기 콜라주와 학생 시절 작업, 스팟·스핀 페인팅 등을 통해 개념 형성 과정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포름알데히드 속 상어와 같은 설치 작업을 통해 죽음을 물리적 대상으로 제시하는 작업이 소개된다. 3부에서는 약장과 해부학적 조각, 그리고 1990년대 런던에서 운영된 ‘약국’ 레스토랑 일부 재현을 통해 종교, 과학, 자본이 교차하는 믿음의 구조를 탐색한다. 4부에서는 작가의 런던 작업실을 재현해 미완의 회화와 도구들을 함께 전시하며, 작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드러낸다.
<신의 사랑을 위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신의 사랑을 위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대표 출품작으로는 포름알데히드 속 상어를 통해 죽음의 공포를 가시화한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1991), 파리와 소머리를 활용한 〈천 년〉(1990), 다이아몬드 해골 〈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스팟 페인팅과 나비 날개로 구성된 삼면화 등도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 개최 배경에 대해 허스트가 이미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작가라는 점을 언급하며, 그의 작업 전반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것이 의미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송수정 전시과장은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기획 배경에 대해 “매주 학예사들과 해외 작가 라인업을 검토하며 공공기관으로서 어떤 전시를 해야 할지 고민해왔다”며 “소멸의 미학을 다루는 ‘상능 미술’은 미술관이 해봐야 할 가장 실험적이고 급진적인(Radical) 실천이라는 판단하에 이번 전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 과장은 특히 이번 전시가 대중의 갈증을 해소하는 자리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미언 허스트는 미술사 도판에 등장할 만큼 유명하지만, 전시하는 작품 진본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겠나. 언젠가 한 번 봐야 한다면, 10년 뒤에 선보이는 것보다 지금이 전시를 하기에 가장 적절하고 빠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시 구성 면에서는 작가의 ‘현재성’과 ‘진정성’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송 과장은 “그동안 일반에 잘 공개되지 않았던 작가의 작업실(스튜디오)을 전시장 내에 재현했다”며 “이를 통해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화가이자 창작자로서 고뇌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가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을 향한)논란이 자기 작품의 일부인 사람이다. 현재도 사비를 들여 추가 작품을 가져오고 밤늦게까지 최종 터치를 할 만큼 예술에 매달리고 있다”며 “다양한 담론이 오갈 수 있지만, 현장에서 직접 작품의 진본성과 힘을 확인한다면 작가에 대해 다른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