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상봉역 3·4번 출구 주변은 오랜 맛집을 중심으로 먹자골목이 촘촘하게 형성된 지역이다. 서울 동북권과 경기 동북부를 잇는 ‘트리플 역세권(7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으로 집객력 또한 높다.

[상권 분석]
시민들이 음식점들이 집중된 서울 시내 먹자골목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한국경제
시민들이 음식점들이 집중된 서울 시내 먹자골목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한국경제
서울 지하철 상봉역 3·4번 출구 인근은 지난 2022년 연간 약 3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팬데믹 기저효과를 나타낸 데 이어, 올해(1~2월)에도 전년 대비 약 10% 성장세를 보이며 고물가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실질 소비력을 유지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인공지능(AI)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봉역 일대 상권을 심층 분석했다.
‘맛집·대형 시설’ 공존…체류형 소비 거점 된 상봉역

상봉역 상권은 2021년 팬데믹 당시 연간 성장률이 3%대에 머물렀으나 이듬해 약 30% 성장하며 빠르게 반등했다. 지난해에는 2600억 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며 5년 전 대비 약 50% 성장, 상권 성숙기에 진입했다. 이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은 업종 간 명확한 역할 분담과 상호 보완 구조다. 절반 이상 음식점으로 구성된 먹자골목이 핵심 앵커 역할을 하며 외부 유입을 견인한다. 누적 기준 968개 점포가 형성한 대규모 먹거리 타운이 상권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점심부터 심야까지, 빈틈 없는 소비 사이클

소매업 역시 높은 효율성을 보인다. 음식업 대비 점포 수는 적지만 점포당 연매출이 약 2억 원 수준으로, 식사 이후 인근 소매시설로 소비가 이어지는 연계 소비 형태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로컬 맛집과 대형 시설이 공존하는 구조 속에서 마트 등으로 유입된 고객이 골목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낙수효과도 나타난다.

현재 서비스·오락 업종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체류 시간 확대를 위한 핵심 성장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2030세대 유입이 많은 토요일 피크 시간대 해당 업종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흐름은 상봉역이 단순 식사 공간을 넘어 체류형 복합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맛집·대형 시설’ 공존…체류형 소비 거점 된 상봉역
상봉역은 전통 맛집이 밀집한 영향으로 일반적인 먹자골목과 달리 점심 매출 비중(24.8%)이 하루 중 가장 높다. 인근 직장인뿐 아니라 풍부한 배후 주거인구의 일상 소비가 안정적으로 형성된 점이 영향을 끼친다. 퇴근 시간대에는 7호선과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는 직장인과 남양주, 구리 등 경기 동북부 거주자의 유입이 활발하다. 이 시간대는 객단가가 높아 전체 매출 규모를 확대하는 핵심 구간으로 작용한다.

심야 매출 비중이 10%를 상회하는 점도 특징이다. 이는 유흥 중심 상권뿐 아니라 24시간 운영 매장과 로컬 음식점이 환승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맛집·대형 시설’ 공존…체류형 소비 거점 된 상봉역
경기 동북부까지, 광역 상권으로 확장

요일별로는 토요일 매출이 가장 높지만, 일요일 역시 평일을 크게 상회한다. 토요일이 외부 유입 중심의 유흥 소비라면, 일요일은 가족 단위 외식과 쇼핑이 결합된 목적형 소비가 주를 이룬다. 주말 내내 안정적인 매출 흐름이 유지된다는 점은 상권의 수익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추세라면 상봉역 상권은 향후 ‘광역 거점형 상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 방문을 넘어 일부러 찾는 ‘목적지 상권’으로의 전환도 기대된다.
지난 2023년 11월 문을 닫은 옛 상봉터미널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3년 11월 문을 닫은 옛 상봉터미널 모습. 사진=연합뉴스
‘맛집·대형 시설’ 공존…체류형 소비 거점 된 상봉역
연령대별로는 30대와 60대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30대는 저녁과 주말 소비를, 60대는 평일 낮 시간대 소비를 담당하며 각각 상권을 지탱한다. 다만, 60대 이상은 인구 비중(26.0%) 대비 매출 비중(12.5%)이 낮아, 유동인구 기반의 기초 수요층 역할에 가깝다.

실질적인 매출은 30대와 40~50대가 견인한다. 30대의 경우, 인구와 매출 비중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상권의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식이나 단체 모임 등 고액 결제가 빈번한 점 역시 눈길을 끈다.
‘맛집·대형 시설’ 공존…체류형 소비 거점 된 상봉역
상봉역 상권은 중랑구 로컬 수요를 기반으로 외부 유입을 흡수하는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유입지 2위인 남양주시의 소비 규모가 동대문구와 노원구를 크게 웃도는 점은 이곳이 경기 동북부 주민들의 주요 집결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중구가 유입 3위를 차지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을지로·종로 일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이동하거나, 주말에 대형 유통시설 이용을 위해 방문하는 ‘환승 거점형 소비’가 활성화돼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중랑구 내 소비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남양주(649억 원), 동대문(486억 원), 노원(475억 원) 등 인접 지역 유입 규모도 상당하다.

GTX-B·복합 개발…상봉역 전성시대가 온다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개통 등 교통 인프라가 확충될 경우 광역 소비 흡수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맛집·대형 시설’ 공존…체류형 소비 거점 된 상봉역
계절별로는 ‘겨울 강세형’ 패턴이 뚜렷하다. 겨울철 매출은 가을철 대비 약 2배 수준인 888억 원(2025년 기준)을 기록했다. 연말 모임 수요가 집중된 영향으로, 향후 비수기인 가을철 매출 방어 전략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맛집·대형 시설’ 공존…체류형 소비 거점 된 상봉역
앞으로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역세권 일대 단지 조성 등이 뒷받침되면, 상봉역 상권의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현재 50%에 육박하는 음식 업종 중심의 과밀화된 구조에서 탈피해, 데이터가 입증한 소매업의 높은 수익 효율성을 적극 활용한 체험형 쇼핑과 복합 문화 공간이 결합된 상품 고도화가 필수다.

음식업 비중을 일부 흡수해 트렌디한 뷰티 서비스나 체험형 오락 시설에 좀 더 무게를 둔다면, 상권 내 세대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평일 주간 시간대의 매출 공백을 메우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을철 매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시즌별 콘텐츠 브랜딩과 광역 유입 고객의 체류 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프라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교통 요충지라는 강점에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허브라는 특징점을 얹음으로써, 상봉역 상권이 향후 서울 동북권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 거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황창희 핀다 오픈업 사업개발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