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변동성이 심화되는 2026년, 그 무엇보다도 자산의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사미르 수버왈 SC그룹 자산관리부문 글로벌 총괄은 강조한다. 초고액자산가와 고액자산가는 물론이고, 자산가를 향해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조언이다.
[WM 리더] 사미르 수버왈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자산관리부문 글로벌 총괄
사미르 수버왈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자산관리부문 글로벌 총괄의 말이다. 30년 이상의 금융권 경력을 가진 그는 소매금융, 디지털 뱅킹, 자산관리, 고객 생애주기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현재는 SC그룹의 자산관리, 소매금융 상품, 데이터 및 분석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올해 자산 시장을 ‘변동성’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해 표현했다.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 4월 14일 SC제일은행 본점에서 만나 올해 남은 기간 취해야 할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물었다.
한국 자산관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SC제일은행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 내 대형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산가 고객들에게 집중해 차별화 전략을 취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Priority Private)’이라는 신규 고객 세그먼트를 론칭했고, 최근에는 한국 시장에 고액자산가 고객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 센터도 선보였습니다. 앞으로는 전담 릴레이션십매니저(RM), 웰스어드바이저(WA) 등 스페셜리스트 직군의 수도 좀 더 늘려 가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프라이빗뱅킹 센터를 찾는 고객의 규모 또한 성장시키며 한국 시장에서의 자산관리 기반을 확대하려 합니다. SC그룹의 글로벌 리서치 역량과 상품 검증 능력, 하우스 뷰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자산관리 사업은 무엇보다도 핵심 인력의 전문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RM과 WA가 자산관리 자문에 대해 이해하고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연수 코스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RM과 WA의 진정성이 중요합니다. 고객이 금융기관을 완전히 신뢰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 개인의 진정성을 넘어, 조직 전체의 진정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문화된 자문 역량, 고객과 소통할 때의 소프트 스킬, 진정성을 통해 신뢰를 얻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 요즘에는 금융기관과 고객이 소통할 때 디지털 기술을 많이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모바일 채팅 솔루션을 통해 자문 자료를 전달한다거나, 화상 통화로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경우도 있죠. 이처럼 기술 툴을 잘 이용하는 것도 RM의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SC그룹은 자산관리를 위한 자문 플랫폼을 한국에도 도입했습니다. 이 플랫폼을 적절히 활용해 고객에게 좋은 자문을 제공하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나 에이전트 AI를 고객 자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AI 활용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질 겁니다.”
AI 기술을 업무에 어떻게 접목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은행 차원에서 세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AI를 활용한 자산관리 자문입니다. 이미 고객의 자산 배분과 관련한 제안서를 만들 때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SC그룹의 하우스 뷰와 자문 모델을 기반으로 이 같은 제안서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융 사고나 신용 사기를 방지하는 데 AI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고객 경험 차원에서 AI를 도입하려 하는데요. 지금은 단순한 소통 툴로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향후 18개월의 기간 동안 에이전트 AI를 좀 더 적극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SC그룹의 투자 전략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하우스 뷰와 상품 정보, 고객 포트폴리오 현황을 모두 종합해, 좀 더 복잡한 상품까지도 개인화해 추천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입니다.”
올해 글로벌 자산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또 자산관리 전략을 어떻게 취하는 게 좋을까요.
“지난 12개월간의 금융 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변동성’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세 이슈로 인해 변동성이 올라간 데 이어, 최근에는 이란에서 발생한 전쟁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증가한 모습입니다. 변동성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자산 배분과 다각화와 관련한 자문을 드리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변동성 외에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올해의 키워드가 있다면 ‘다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든, 정치적 변동성이든,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변동성이든, 결국 자산의 다각화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자산관리가 좀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 채권, 대체투자 자산 등 자산군별로 다각화 구조를 만들어야 리스크에 덜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산 내에서도 다각화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주식 내에서도 미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등 지역별로 자산을 나눠 두는 게 좋습니다. SC그룹의 하우스 뷰에 따르면, 미국 주식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특히 반도체 섹터의 비중 확대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과 반도체 섹터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을 드립니다. 대체투자 자산은 헤지펀드, 사모주식, 사모대출 등 다양한 영역으로 분산해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들에게도 대체투자 자산에 꼭 일정 부분을 분배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금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은 미국 하이일드 채권과 신흥 시장 채권의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드립니다.”
AI 섹터는 본격적인 실적 검증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AI 버블론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SC그룹은 AI가 버블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테크 기업들의 자본 지출 규모가 계속해서 상당한 규모를 이루고 있고, 이런 지출 추세가 오히려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둘째, 테크 기업의 이익 성장은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실적이 밸류에이션을 좀 더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견조하게 유지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AI 내에서도 특히 반도체 섹터의 비중 확대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AI 내에서도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이 존재하는데요. 지금은 사이클의 초기에 있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사이클이 흘러가면서 반도체 외에도 수혜를 받는 또 다른 분야가 생겨날 것이라고 봅니다.”
금 투자와 관련해서는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게 좋을까요.
“금에 대해서는 최대 7%의 자산을 분배할 것을 권고합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금 가격과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를 활용할 수도 있고, 실물 금을 매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금 가격이 12개월 기준으로 온스당 574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4700달러 선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1000달러 정도는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정부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이런 정책 방향성이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의 자산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내 투자 자금이 부동산에서 금융 시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은행들도 고객에게 자사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추천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글로벌 자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유의해야 할 리스크 요인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은 이란 갈등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란 갈등은 6~8주 이내(4월 14일 기준)에 종결될 가능성이 70% 정도라고 봅니다. 만약 이란 갈등이 8주 내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 하우스 뷰가 다시 업데이트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업무나 사업 분야가 있다면.
“앞서 언급했던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세그먼트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는 ‘PB 고객’이라고 일컫는 이 고객층은 통상적으로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고객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말 한국 시장에서 프라이빗뱅킹 센터를 처음으로 선보인 데 이어, 올해 더 많은 센터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프라이빗 세그먼트 전용 상품도 론칭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금을 활용한 대체투자 상품이나 다양한 사모투자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SC제일은행의 프라이빗 세그먼트에 속한 고객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SC그룹의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해외에서도 동일한 세그먼트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해외 각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은행 서비스에만 국한된 혜택은 아닙니다.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서도 여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향후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우선 SC그룹의 전반적인 목표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아시아에서 톱 3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데, 1·2위와의 격차가 조금 벌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 격차를 좁혀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5년 내에 순신규자금(Net New Money·NNM) 2000억 달러를 달성하고, 두 자릿수의 자산 성장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자산관리 수익을 두 자릿수로 성장시킨다는 목표가 부여돼 있습니다. 한국 시장의 규모에 비해 자산관리 분야에서 우리의 존재감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 동안 SC제일은행의 자산관리 비즈니스가 굉장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 이런 좋은 모멘텀이 유지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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