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운용본부장은 코스닥 3000 시대를 ‘가능한 시나리오’로 본다. AI 관련 기업 2~3개가 코스닥에 잔류한 채 수백조 원 규모로 성장한다면 시장 재평가는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커버스토리] 조일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운용본부장
“초대형 AI 기업 2~3개만 나와도 코스닥 3000은 충분히 가능”
“코스닥 3000선은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봅니다. 다만 현 산업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조일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운용본부장(상무)은 코스닥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어 당장 올 하반기 시장이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조 본부장의 생각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최근 ‘PLUS 코스닥150액티브 ETF’를 선보이며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출사표를 내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 본부장은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코스닥 지수 3000’이라는 목표도 도달 가능한 목표라고 보고 있다. 다만 연내 실현 가능한 숫자라기보다는 장기 전망에 가깝다. 조 본부장은 “현재 코스닥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약 1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000선 도달은 장기 과제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코스닥에서 수백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그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하지 않고 코스닥에 잔류한다면 시장의 재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 그 후보가 될 수 있다. 이런 기업이 2~3개만 등장해도 3000선은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조 본부장을 만나 코스닥 투자에 대해 물어봤다.

한화자산운용이 코스닥 액티브 ETF를 선보인 배경은 무엇입니까.
“정책 변화의 방향성에 주목했습니다. 성장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큰 만큼, 성장 산업이 많이 포진돼 있는 코스닥 시장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코스닥의 독립 자회사화가 추진될 경우, 장기적으로 미국 나스닥과 유사한 시장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저희는 인덱스 펀드의 한계점을 고려해 액티브 ETF를 선보였는데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와 달리, 액티브 펀드는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종목을 선정합니다. 정말 좋은 기업을 골라 투자할 수 있는 구조죠. 코스닥은 종목 간 차별화가 큰 시장이어서, 액티브 운용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기가 유리하다고 봤습니다.”

여러 운용사에서 코스닥 액티브 ETF를 내놓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상품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결국은 시간이 흐르면 수익률이 말해줄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코스닥 패시브 ETF는 여러 운용사에서 나온 상품이라고 해도 수익률 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차이가 나봤자 10bp(1bp=0.01%) 정도 날까요. 반면 액티브 ETF는 수익률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큰 경쟁 우위는 ‘어떤 매니저가 운용을 하고 있는가’입니다. 이를테면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캐시 우드가 운용한다는 게 차별점이잖아요. 자산운용사의 운용역들이 어떤 전략과 철학으로 운용하는지가 결국 수익률로 나타나겠죠. 과거의 수익률이 현재와 미래의 수익률을 담보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확률적으로 예전에 운용을 잘했던 능력 있는 매니저가 앞으로도 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어느 정도 추론이 되는 부분이니까요. 저희는 그 부분에 있어서 자신이 있습니다.”

코스닥 액티브 ETF 시장에서 한화자산운용의 차별점이 있을까요.
“액티브 운용, 그중에서도 중소형주 운용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역량이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결국 기존에 검증된 운용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담당운용역인 은기환 매니저는 그린히어로펀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AI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의 중장기 성장은 AI 산업의 전개와도 밀접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와 분석 역량을 강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투자 종목을 선정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기준이 있을까요.
“다섯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역량 있는 경영진,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 꾸준한 이익의 성장,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기업을 판단합니다. 저희는 이런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해 왔습니다. 원칙 자체는 익숙한 내용일 수 있지만, 핵심은 이를 실제로 실행하고 꾸준히 지켜내는 데 있습니다. 저희는 그 과정을 성과로 보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가장 비중 있게 바라보는 코스닥 섹터는 무엇입니까.
“우선 AI입니다. 우리나라 AI 섹터에는 미국처럼 빅테크 같은 기업이 없기 때문에 AI와 관련된 반도체, 전력,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확산의 핵심은 결국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이며, 그 중심에 반도체와 전력·에너지 가치사슬이 존재합니다. 향후 1~2년 동안은 AI 관련 생태계의 변화가 시장을 이끄는 핵심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오도 코스닥을 이끌 주요 섹터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는 라이선싱 아웃(기술이전)을 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을 보기 드물었으나, 이제는 수많은 코스닥 바이오 업체들이 라이선싱 아웃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또 하나의 요인은 ‘인재들이 모이는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인재들은 다 의학계로 몰리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산업의 흐름을 길게 보면, 결국은 인재가 많이 유입됐던 분야가 성장했습니다.”

최근 삼천당제약 논란으로 코스닥과 바이오 업종 전반의 신뢰가 흔들리는 분위기도 생겼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코스닥 전체의 이슈라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할 기간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장기적으로 코스닥이나 바이오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망가뜨릴 이슈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바이오 업종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해서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액티브 ETF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옥석을 가려내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데, 어떤 기업이 ‘돌’이고 어떤 기업이 ‘옥’인지를 개인투자자가 알아채기는 너무 어렵거든요. 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힘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기관투자가들도 옥석을 가려내지 못하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옥석을 잘 걸러내는 회사는 존재합니다. 기관이 개인보다 우수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개인보다는 기업을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액티브 ETF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과 같은 장세에서는 코스닥에서 개별 종목을 발굴하는 것과 액티브 ETF를 통해 투자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요.
“일률적으로 우열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통계적으로 개인투자자의 평균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강세장에서도 잦은 매매, 처분효과(수익 난 종목은 빨리 팔고 손실 난 종목은 오래 보유하는 심리적 편향), 손실 회피 성향 등으로 수익을 훼손하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스스로 일관된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면 개별 종목 중심의 운용도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액티브 ETF가 더 적합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만약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ETF 투자를 한다면, 매월 현금흐름 중 감내 가능한 비중을 정해 적립식·분할 방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개인이 주식 투자에 시간을 얼마나 쏟을 수 있느냐에 따라서도 다를 것 같습니다. 한 종목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투자할 수 있다면, 그 영역에 한해서만큼은 전문 운용역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피터 린치의 말처럼 ‘생활 속에서 진주를 찾는 투자’가 될 수 있는 거죠. 문제는 잘 모르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경우입니다. 흔히 자동차를 살 때 연비, 옵션, 색깔은 물론이고 어떤 딜러에게 구매하는 게 가장 저렴할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분석합니다. 그런데 자동차 가격과 비슷한 규모로 주식에 투자할 때는 그만큼 연구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적어도 개별 주식에 투자한다면 자동차를 구매할 때만큼의 시간 정도는 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투자법은 좀 달라야 할까요.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코스닥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입니다. 시장 특성상 주가수익비율(PER) 25~30배 수준의 종목이 많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높은 기대가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 냉정하게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에 비해 작은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고, 그만큼 덜 알려진 기업들도 많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저평가된 진주를 발견하기만 한다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겠죠. 반면 기업에 대해 잘 모른 채로 투자했을 때 코스피 대형주보다 훨씬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그런 시장에서 진주를 찾으려면 투자자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초대형 AI 기업 2~3개만 나와도 코스닥 3000은 충분히 가능”
최근 중동 전쟁 등 외부 변수가 국내 증권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앞으로 시장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대외 변수로 인한 조정은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원인이 매번 달라도 연간 2~3차례 정도는 조정 국면이 나타나곤 합니다. 이번 이슈도 그 연장선에서 볼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시장은 결국 펀더멘털에 기반해 정상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변동성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변동성 관리라는 것은 결국 합리적인 가격을 찾는 노력입니다. 밸류에이션을 핵심적인 리스크 관리 기준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적절한 가격이 왔을 때는 매도를 할 수 있어야 되는 거죠. 포트폴리오가 과다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적정 가치 대비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판단되면 비중을 줄이고, 반대로 지나치게 하락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매수합니다. 모든 판단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일관되게 지키는 것이 장기 성과로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개인 투자도 마찬가지죠. 정말 어려운 게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것’이잖아요. 개별 종목은 밸류에이션이 낮을 때 사서 어느 정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때 파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길 권합니다.”

매수·매도 타이밍을 정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팁을 주신다면요.
“매수·매도 타이밍이 유독 어려운 이유는 투자를 ‘주가 흐름을 맞히는 게임’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성과에 장기적으로 참여하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단기 수익만을 목표로 접근한다면 수익이 났을 때 중단하고 손실이 나면 포기하는 투자 패턴을 반복하기 쉬워 장기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 착한 사람이 주식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사람들이 주식을 비싼 가격에 따라 사는 이유는 자신이 주식을 팔고 난 이후에 주가가 다시 오르는 걸 못 견디기 때문입니다. 꼭 손해를 본 것 같거든요. 그런데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이런 생각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봅니다. 저는 친한 이들이 주식 투자에 대해 물어보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착한 마음을 가져야 주식을 잘한다, 매도한 주식이 오르는 걸 절대 아까워하지 말라’고요. 다른 이들이 수익을 본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 결국은 자신의 투자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코스닥 3000 시대가 가능하리라고 예상하십니까.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현 산업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코스닥 평균 ROE가 약 1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000선 도달은 장기 과제로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반면 코스닥에서 수백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그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하지 않고 코스닥에 잔류한다면 시장의 재평가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특히 AI 관련 기업이 그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이 2~3개만 등장해도 3000선은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될 수 있습니다.”

코스닥의 본격적인 반등을 이끌 트리거는 무엇일까요.
“우수한 기업을 넘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초대형 기업이 코스닥에 유입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시가총액이 매우 큰 대표 기업의 존재 여부가 시장의 위상과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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