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삼성금융네트워크가 혁신기업과 첨단산업 중심의 장기 자본 공급 확대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모험자본을 통해 기업 성장 전주기를 지원하고, 삼성생명·삼성화재는 재생에너지·AI 데이터센터·국가 인프라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커버스토리] 금융그룹이 뛴다 - 삼성금융네트워크
지난 2025년 5월 서울 서초동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C-Lab Outside)’ 본선 진출사 축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 제공
지난 2025년 5월 서울 서초동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C-Lab Outside)’ 본선 진출사 축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 제공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 인프라 정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삼성금융네트워크가 입체적 자본 공급 전략을 가동한다. 단기 수익에 머물지 않고 혁신 기업의 생애주기 전반과 국가 핵심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장기 자본을 본격 투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삼성증권은 2028년까지 혁신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공여와 지분성 투자 등을 포함한 모험자본 5조 원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연도별 모험자본 의무비율인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해 대한민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5조 모험자본으로 혁신 기업 전 생애 지원

삼성증권은 혁신 기업 성장 전 주기를 지원하고 있다. 2021년 1월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사)에 신규 등록한 이후 비상장 벤처기업의 시리즈A 단계부터 프리 기업공개(IPO), 상장 메자닌 투자까지 단계별 자금을 공급해 왔다.

특히 ‘강소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기업금융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업을 발굴해 투자자와 연결하는 차별화된 모험자본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500~1000개 기업고객 풀(pool)을 토대로 자체 크레디트 유니버스(credit universe)를 관리한다. 삼성증권 측은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등 기업이 필요할 때 우산을 내어주는 동반자로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올 들어 프리 IPO 투자 7건을 집행했으며, 벤처캐피털(VC) 블라인드 펀드 출자도 본격화했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뷰티 브랜드 기업 비나우 등 유망 혁신 기업의 상장 준비 작업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 이후 사후관리 역량도 삼성증권이 강조하는 차별화 포인트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흥행을 위해 공모 규모를 줄이는 기업이 늘면서 상장 이후 추가 자금조달 수요가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에 맞춰 상장사 전환사채(CB) 발행 지원과 해외 투자자 대상 블록딜 주선 등을 병행하고 있다.

조직과 리스크 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삼성증권은 기업금융·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딜 발굴과 심사 기능을 수행할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운용 기능 전담 조직도 신설할 계획이다. 위험관리준칙에 따라 기본적인 자산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철저한 순자본비율(NCR) 관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모험자본 투자 구조상 발생할 수 있는 만기 미스매칭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듀레이션 갭 관리’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정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와 수신·운용·리스크 관리 등 각 단계에 맞도록 조직별 역할과 책임을 세분화해 안정적인 생산적 금융 운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보험의 장기 자금, 미래 산업으로 돌린다

삼성생명은 국가 미래 성장의 기반이 되는 첨단 산업 및 관련 밸류체인, 그리고 사회기반시설(SOC) 위주의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선다.

주요 전략은 자체 펀드 설정에 있다. 우선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사업 등 생산적 금융과 관련된 국내 인프라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또한 태양광과 육상풍력 등 국내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개발 및 건설 단계 중심)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한다. 이와 함께 생산적 금융의 대상이 되는 국내 기업에 선순위 대출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생산적 금융 투자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를 통해 특히 첨단 산업 기업과 국내 인프라, 또한 AI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장기 자본을 흘려 보낼 계획이다. 보험업 특성상 장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활용해 장기 성장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도 삼성화재가 생산적 금융 공급자로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한다. 장기 투자자로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융자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투자 분야는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사업, ESS 및 가스공급장치 등 에너지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분야다. 여기에 생산적 금융 업종에 해당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융자가 더해진다.

삼성화재는 이를 통해 첨단 산업과 국가 전략 인프라 전반에 대한 금융 공급 역할을 확대하고, 손보 업계 내 생산적 금융 공급자로서의 위상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증권·생명·화재 총동원…생산적 금융 가동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