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머니는 6월 창간기념호를 맞아 ‘생산적 금융 시대의 포트폴리오 재설계’를 주제로 국내 자산관리, 투자, 세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한자리에서 들어봤다. 자산관리 게임의 룰이 큰 변화를 맞이한 가운데, 현명한 자산관리를 위한 이정표를 세워본다.
[커버스토리] 포트폴리오 재설계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최고의 가이드를 만들기 위해 지난 5월 13일 김혜리 세무법인 HKL 부대표,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오선미 삼성증권 SNI·플랫폼전략담당 상무,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테일부문 총괄 전무, 정은영 KB국민은행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반포센터장(가나다 순)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산 시장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혼란을 느끼는 고객이 많을 것 같은데요,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무엇입니까.
오선미 삼성증권 SNI·플랫폼전략담당 상무(이하 오 상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이미 주식 시장에 적지 않은 자산을 투입한 고객의 경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산의 크기가 늘어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주식을 언제까지 갖고 있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절해야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큽니다. 두 번째로 주식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잘 인지하지 못했던 고객들은 아직도 진입 여부를 고민합니다. 모든 부와 행복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오는 것이라,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추가적인 시장 진입 여부를 고민 중인 분들이 있습니다.”
정은영 KB국민은행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반포센터장(이하 정 센터장)
“‘지금 국내 주식에 들어가도 되나’에 대한 질문은 코스피 지수 4000대였을 때부터 현장에서 계속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지수 5000을 바라볼 때도 ‘지금 들어가기엔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많았고, 당시에도 진입해도 된다는 조언을 드렸습니다. 그러다 최근 지수 7000이 넘은 상황이 됐습니다. 여전히 ‘지금 진입하는 것도 가능할까’, ‘언제까지 상승세를 보일까’에 대한 질문이 들어옵니다.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고객들은 언제까지 이 주식을 들고 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또 과거에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지난해부터는 국내 주식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언제쯤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도 많습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테일부문 총괄 전무(이하 이 전무)
“첫 번째는 ‘코스피가 더 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코스피가 짧은 시간 안에 상승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게 정당한 흐름인지, 합리성을 묻는 질문이 많습니다. 앞으로 상승세를 지속한다고 해도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죠. 두 번째는 반도체 산업이 경기순환 사이클에서의 호황이냐, 구조적인 호황이냐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결국은 자신의 자산을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됩니다. 마지막으로 금리가 경제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텐데요. 미국은 금리를 낮춰야 하는 반면 한국은 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의 금리 변화가 환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김혜리 세무법인 HKL 부대표(이하 김 부대표)
“최근 부동산 정책이 쏟아졌는데요. 특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이전에 주택을 처분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5월 9일이 이미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보다는 증여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증여세가 상당히 높다 보니 금융 상품, 주식 투자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려는 쪽으로 고객 니즈가 옮겨 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부를 이전받기 위한 세금 재원을 마련한다거나, 혹은 자신이 직접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는 자금의 원천을 모으려는 젊은 층의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을 통해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이죠. 생산적 금융이 현 정부에서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이어져야 하는데, 지금 나온 생산적 금융 관련 상품들은 다 시효가 있거든요. 한시적인 상품이다 보니, 과연 생산적 금융이 영속적으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박 센터장)
“지수 자체만 봤을 때는 상당히 높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을 보면 더 놀라운 수준이거든요. 기업의 실적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투자가 본격화되고, 에이전트 AI로 넘어 가면서 메모리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가 굉장히 높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실적을 내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밸류에이션과 비교했을 때, 한국 반도체 기업은 실적에 비해 여전히 저렴합니다. 올해 코스피 상승을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는데도, 막상 반도체 업체의 주가를 보면 비싸지 않은 상황인 거죠. 지금의 코스피 지수는 충분히 펀더멘털에 기반해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이 전무
“저는 자본시장에도 시대정신이 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생산적 금융으로 흘러가게 돼 있다고 보거든요. 미국 증시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7년간 올랐습니다. 첫 번째 주도주는 모바일 혁명을 연 애플이었죠. 그다음 주도주로는 ‘이동하는 디바이스’를 내놓은 테슬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엔비디아로 넘어왔습니다. 엔비디아의 시대에는 AI가 추론을 하기 위해 이전에 입력한 문장을 기억해야 합니다. 메모리 기업이 상당히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1·2위 기업이 여기에 해당되는 산업이었기 때문에 한국 증시가 같이 올랐던 거죠. 앞으로는 로봇 산업으로 이어질 텐데요. 이 모든 흐름을 관통하는 교집합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사회로의 전환’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기준으로 2030년부터 경제활동인구가 꺾입니다. 아직 노동력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사회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적인 상승은 끝나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런 흐름에 한국 증시가 참여하게 된 상황이고요. 단기적으로는 코스피가 1년 만에 3배가량 오른 셈입니다. 이 기간 동안 기업의 이익 상승과 주가가 똑같이 움직였습니다. 그래프만 보면 주가가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에 불안하고, 금방 꺼질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 상승의 이유인 기업 이익이 똑같이 증가했기 때문에 지금의 지수는 정당성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향후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800조 원까지도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런 이익 추정치에 근거했을 때 코스피 지수 1만이 아주 말이 안 되는 숫자는 아닙니다. 물론 오버슈팅이 나올 수도 있고, 그에 못 미칠 수도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1만 포인트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 상무
“과거 한국 증시는 태생적으로 여러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기업이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형성하지 못하고,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하지 않았던 여러 이유가 존재했는데요. 그런 가려운 부분이 정부 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 증시의 리스크가 됐던 대외 변수들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해결되는 흐름이 보이거든요. 투자자들도 많이 현명해졌기 때문에 특정 변수가 생겼다고 해도 밸류에이션에 문제가 없다면 오히려 ‘사야 할 기회’라는 걸 인식하는 거죠. 그만큼 한국 자본시장도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과거에는 앞서 말씀드린 문제들로 인해 한국 주식이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강남권 아파트’ 등으로 투자가 몰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이 더 현명한 방향으로 자산관리를 생각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봅니다.”
정 센터장
“확실히 주식 시장, 금융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도 맞고요. 금융권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 30년 이상 일하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의 실적과 유동성, 정책이 모두 뒷받침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부동산 자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비중이 금융자산으로 옮겨 가며 선진국형 자산 구조로 변화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이런 변화가 잘 이뤄지려면 한국 증시를 이끄는 기업의 실적이 지속돼야 할 것이고, 관련 정책이 향후 몇 년간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충분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 부대표
“그동안 부동산에 자산이 많이 몰려 있다 보니 세대 간의 자산 이전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분들은 자녀의 경제적 성장을 위해 자산을 주고 싶어도 증여세를 낼 재원이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청년들이 부를 가질 수 있는 사다리가 거의 끊겼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금융 시장이 활성화되고 금융자산의 비중이 점점 높아질수록 자산이 물처럼 흐르기가 쉽거든요. 자산을 분할해 자녀에게 물려줄 수도 있고, 자녀들 본인이 자신의 자산을 키울 수 있는 여지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간 세대 간에 갇혀 있던 부의 이전이나 젊은 층의 자산 성장이 더 수월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센터장
“연금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형: 가입자가 적립금을 스스로 운용해 성과도 챙기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급적 측면에서 주식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고 있거든요. 과거에는 보수적으로 퇴직금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수익률 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 퇴직연금 시장이 워낙 잘돼 있어서, 증시가 오르면 개인의 자산 가치가 커지고 경제 전반에도 큰 영향을 주는데요. 한국은 그 비중이 너무 낮다 보니 코스피 시장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정작 돈을 버는 사람은 소수이고 그 영향을 국가적으로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퇴직연금은 중장기적으로 운용하는 만큼 증시의 급등락에 많은 신경을 안 써도 되고, 중장기적으로 좋은 자산을 쌓아 갈 수가 있다는 의식의 변화가 최근 들어 상당 부분 진행됐습니다.”
정 센터장
“부동산 투자로 성공한 분들은 부동산 불패 신화에 대한 생각이 큽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매각했다고 하더라도 이 자산을 단기성 자금으로 대기시키며 또 다른 부동산 매물을 기다리는 경향이 과거에는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요즘은 부동산 매매자금을 금융자산으로 활용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많아졌습니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계기로 부동산 자산을 한 번 정리한 뒤, 매도자금을 금융으로 옮기거나 증여를 선택하는 고객들의 상담이 많아졌고요. 물론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끊어진 분위기는 아닙니다. 각각의 사례별로 다양한 선택을 하는 가운데, 부동산 자산이 금융으로 일부 이전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 상무
“당장은 부동산보다 주식과 같은 활동적인 자산에서 더 빠른 성과를 낼 수 있고 유동성도 확보되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장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보니 부동산에 장기간 투자해 수익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오너들이 기업을 매각하면 가장 먼저 고가 아파트, 건물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했습니다. 반면 지금은 자산의 효율성을 놓고 고민하는 편입니다. 좋은 집에서 삶을 영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과거에 비해 자산가들이 금융 시장으로 좀 더 유입되는 분위기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느낍니다.”
김 부대표
“전국을 다니며 자산가들을 만나다 보니, 지방에서 국내외 투자를 통해 상당한 부를 이룬 젊은 자산가를 많이 접하는데요. 이들은 자신이 부동산을 취득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과거에는 지방에서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부동산 투자 니즈가 존재했고, 수도권으로 돈이 모이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고객들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상담을 진행했는데 오히려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요즘은 ‘금융 빌딩’이라는 용어가 있잖아요. 금융자산으로 안전자산, 배당주, 투자 차익을 만들어줄 주식 등을 쌓아 금융으로 빌딩을 만드는 개념입니다. 100억 원짜리 건물을 사면 취득세 등 세금도 많이 들고 관리하기가 복잡한데, 건물을 통해 월세를 받듯이 금융 포트폴리오를 1층부터 4층까지 빌딩처럼 쌓고 있다고 말하는 젊은 자산가가 실제로 존재하더라고요. 이런 사례를 겪으며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전무
“과거에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 시장이 완전히 분리된 시장 같았습니다. 부동산을 매도해 주식에 투자하는 식의 이동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식 시장의 규모가 7000조 원을 넘어섰죠. 직관적으로 보면 하이닉스 주식 1000주를 팔아서 20억 원짜리 집 한 채를 살 수 있게 된 겁니다. 자산을 이동해도 될 만큼 두 시장의 규모가 비슷해졌다는 느낌이 생긴 거죠. 만약 상가 건물로 연 2%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 상가 투자를 권하는 게 설득력이 있을까요. 앞으로 부동산에서 금융 시장으로의 이동이 더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정 센터장
“임대 수익률이 낮더라도 장기적으로 자본 차익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상가 건물을 사는 분들이 많았는데,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겁니다. 물론 입지가 좋은 매물에 대해서는 아직도 매수하려는 의사가 있지만, 입지가 그리 좋지 않거나 가격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매도 의사가 훨씬 많습니다.”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김 부대표
“금융 시장에 포커스가 가 있다고 해서 부동산 투자를 했던 분들이 이 자산을 다 팔지는 않습니다. 부동산자산을 유지한 상태에서 금융자산으로 일부 이동하는 수준입니다. 부동산을 취득할 때 자금 출처 조사를 하는데요. 그 내용을 살펴보면, 금융자산으로 이익이 내더라도 결국은 부동산 취득 자금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조정을 받게 되면 그때는 많은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옮겨 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자산이 좋긴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금융 투자로 인해서 받는 배당이나 이자가 결국에는 높은 종합소득세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가 한꺼번에 몰리기 쉬워, 그에 대한 불만이나 두려움이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 세금을 고려하면 이익을 한번에 실현시키지 않고, 분산해서 실현시킬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정 센터장
“저희는 ‘똘똘한 한 채’를 위주로 말씀을 많이 드립니다. 핵심 지역, 가격이 상승할 곳의 부동산 외에는 다 정리한 뒤, 자산 증식 가능성이 더 높은 쪽에 현명하게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고요. 다만 우리나라의 특성상 집의 의미가 해외와는 좀 다른 것 같긴 합니다. 전체 자산에서는 부동산이 아직 더 중요한 분위기가 있죠. 자가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그에 대한 중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제가 아쉬운 점은 평생 기업을 다니다가 은퇴하는 분들을 보면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외에는 금융자산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금융자산을 증식하는 데 관심을 가진다면 더 풍족한 노후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적립식 금융 상품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 상무
“과거에는 대한민국에 집값 상승률을 이길 수 있는 투자 자산이 없었고 해외 투자에도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투자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시대가 됐죠. 한편으로는 단순히 수익률만으로 투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객이 제시하는 수익률에도 감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고객은 수익률 7%가 너무 높아서 불편한 숫자일 수 있고, 또 다른 고객은 수익률 10%도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모두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높은 수익률을 보고 마음의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한 건 아닙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투자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좀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고객들과 미팅을 해보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거든요. 엑시트한 자금으로 매입한 강남 빌딩의 가치가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어떤 고객은 차라리 그 자금으로 어려운 기업을 도와주며 벤처의 열정을 함께 꿈꾸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그 가치가 때로는 수익률을 이길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집을 소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안정감, 부동산을 활용해 시도해볼 수 있는 사업 기회, 거주지를 중심으로 넓어지는 삶의 영역 등 또 다른 가치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이 전무
“시장이 왜 올랐는지에 대한 원인이 정확하게 파악돼야 지금 투자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AI, 로봇, 자율주행이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잖아요. 증시가 오른 이유가 사라진다면 투자하면 안 되는 것이고, 오르는 이유가 살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맞는 거죠. 현재는 오버 밸류에이션으로 판단할 근거 지표가 없습니다. 가장 불편한 것은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심리적 요인밖에 없어요. 따라서 진입 여부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변화를 이끌 인더스트리와 국가가 어딘지에 대한 고민에 집중할 때인 것 같습니다.”
박 센터장
“사실 단기 변동성을 맞추면서 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AI 혁명은 곧 기반 기술 혁명이고, 과거를 돌아보면 기반 기술 혁명의 침투율이 20~30% 갈 때까지는 성장성이 굉장히 강하게 나왔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AI가 우리의 일을 얼마나 대체하고 있느냐를 봤을 때, 아직 10%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비율이 20~30%가 될 때까지는 산업의 성장성에 계속해서 집중하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과거 기술 혁명의 결과, 애플이나 구글의 주가가 얼마나 많이 올랐습니까. 혁명의 핵심 수혜주는 10~20년의 기간을 두고 봐야 합니다. AI 혁명은 인터넷 혁명보다도 훨씬 큰 산업혁명에 가깝습니다. AI 모델을 몇 개의 회사가 과점한다면, 그 기업들이 사실상 우리의 지식 노동을 상당 부분 흡수하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기업의 부가가치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 타이밍을 맞추기보다는 큰 그림에서 AI 혁명으로 가고 있고, 핵심 수혜주가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주가가 급등락을 하더라도 자신이 그 기업에 얼마나 확신을 갖고 대응할 수 있는지, 조정 국면에서 오히려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현재 AI 기술 혁명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의 필요성은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정 센터장
“이미 주식 시장에 진입한 분들은 비교적 쉽지만, 아직 진입을 못한 분들에게는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저는 일단 진입을 하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시장이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현금과 금융자산을 모두 주식형으로 옮기는 것은 리스크가 있습니다.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것처럼 분산과 분할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본인이 생각했던 자산의 5분의 1이든, 3분의 1이든 현재 시점에 일단 진입한 뒤, 시장에 조정이 오면 추가로 매수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강세장에도 몇 번의 조정은 있거든요. 진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타이밍만 기다리다가는 결국 시장에 못 들어갑니다.”
오 상무
“개인적으로 불안은 공부를 하지 않아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않고 물건을 쇼핑하듯 접근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시장의 컨센서스와 자신의 생각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실 투자의 방법이 ‘올 오어 낫띵(all or nothing)’만 있는 것은 아닌데, 투자자들은 투기성으로 미래를 맞추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저희가 고객들에게 자산 배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항상 우리는 틀렸을 때를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리스크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에서 오거든요. 이 때문에 어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해야 하는 것이고, 남들이 가장 안 좋다고 보는 자산에도 일정 부분 비중을 둬야 합니다. 모두가 옳다고 하는 선택의 반대 포지션에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균형을 고민하며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는 도박판 같은 게임이 아니라 긴 여정입니다. 스스로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자세히 봐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만약 변동성의 리스크를 못 견딘다면, 견딜 수 있을 만큼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 등 글로벌 주식은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박 센터장
“지금은 AI 혁명의 초기 단계라 인프라 관련 회사들이 수혜를 보는 국면입니다. AI 인프라 쪽의 수요가 앞으로 2~3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나중에는 서비스 프로바이더, 즉 플랫폼 업체들이 부가가치를 가져갈 겁니다. AI 혁명의 가장 큰 핵심은 AI 모델 회사 중에서 누가 글로벌을 장악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아직은 여러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성능이 좋은 모델로 사용자들이 모이게 됩니다. 어느 정도 사용자가 모이면 네트워크 효과라는 게 생기면서 떠나기가 어려워지거든요. 그때부터 과금이 시작이 되는 거죠. 이를 기점으로 플랫폼 혁명에 성공한 업체들이 돈을 버는 구간이 길게 이어질 텐데요. 어떤 기업이 이 시장을 장악할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과 중국에 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기술력, 자금력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또한 굉장히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의 혁신 기업은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저평가돼 있고, 많은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올해 홍콩 기업공개(IPO) 규모가 나스닥을 넘어섰거든요. 아마 최근 상장한 중국 테크 기업들을 통해 투자자의 인식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전무
“인간의 노동력 대체에 기여하는 산업과 국가라면, 포트폴리오에 다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할지, 어떤 기업이 승리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되는 겁니다. 장기적으로 ‘안 되는 기업’의 손실보다 ‘되는 기업’의 상승률이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에 수익률은 무조건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겠죠. 중국 주식이 제일 안 올랐으니 중국에 올인한다거나, 가격이 덜 오른 산업에 들어가서 키 맞추기를 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수익률이 많이 오른 종목을 사는 게 좋겠지만, 그건 매수 시점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관련한 금융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요.
김 부대표
“그동안 해외 주식을 못 팔았던 분들은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를 활용해 5000만 원까지는 매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장에서 고객들을 볼 때 해외 주식은 잘 안 파는 경향이 있습니다. 해외 주식의 가장 큰 단점이 수익률에서 22%의 세금을 뗀다는 것인데요. 이번 RIA를 통한 세제 혜택은 한시적이니, 우선 해외 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 주식에 재투자하는 것을 권합니다. 또 최근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내놨습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상품에 가입하면 5년간 돈이 묶인다는 점입니다. 이르게 팔아 버리면 세금이 추징되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바라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또 정부가 세제 혜택을 줬다고 해서 안전한 상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정부가 손실의 20%를 부담한다고는 하지만,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이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고 들어가야 합니다.”
정 센터장
“자산가들에게도 세제 혜택 측면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유리합니다. 자산가 중에서도 금융소득종합과세자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국민성장펀드는 소득공제가 최대 40%로 설정돼 있을 정도로 확실한 혜택을 준다는 게 장점이죠. 요즘은 세후 투자 수익률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커진 만큼, 5년 동안 환매하지 않을 정도의 금액으로 투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 상무
“말씀하신 대로 세후에 얼마의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지가 자산가들이 관심사입니다.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 자신에게 해당되는 혜택인지 미리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중에서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세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이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부를 대하는 자세와 투자 가치관 또한 대물림된다고 보거든요. 국민성장펀드를 계기로 성장 자산에 대한 국민들의 투자 관심도가 올라간다면, 이는 투자 수익률을 능가하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 장승규 한경머니 편집장 | 정리 정초원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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