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방문한 교황 레오 14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방문한 교황 레오 14세.
교황 레오 14세가 안토니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찾아 추모 미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을 집전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행사는 가우디가 평생에 걸쳐 헌신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역사적 이정표를 기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교황은 성당 지하에 위치한 가우디의 묘역을 찾아 추모 기도를 올린 뒤 미사를 집전하며, 자연과 빛, 아름다움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자 했던 가우디의 건축 철학을 되새겼다.

행사에는 스페인 국왕 부부와 총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바르셀로나 대주교 등 정·재계와 종교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성당 내부와 야외 광장을 포함해 8,500여 명이 현장을 찾았으며, 국제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가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추모미사가 거행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 전경
추모미사가 거행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 전경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높이 172.5m의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이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구성하는 18개 탑 가운데 가장 높은 중앙탑인 이 탑의 완공으로 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 건축물로 기록됐다.

축복식 이후에는 탑 정상부 십자가를 밝히는 점등 행사와 드론 라이트쇼가 이어졌다. 밤하늘에는 가우디의 형상과 함께 “먼저 사랑, 기술은 그 다음”이라는 문구가 연출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탑’은 복음사가를 상징하는 네 개의 탑에 둘러싸인 구조로 설계됐다. 정상부에는 높이 17m, 폭 13.5m 규모의 십자가가 설치됐으며, 백색 에나멜 세라믹과 유리를 활용해 낮에는 빛을 반사하고 밤에는 밝게 빛나도록 구현됐다. 십자가 내부에는 이탈리아 예술가 안드레아 마스트로비토가 가우디의 원안을 바탕으로 재현한 ‘하느님의 어린양’ 조각이 안치돼 있다.

이번 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찾은 세 번째 교황 방문으로 기록됐다. 가우디 서거 100주년과 ‘예수 그리스도의 탑’ 완공이라는 상징적인 순간이 맞물리며, 신앙과 문화, 건축 유산이 어우러진 뜻깊은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