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총괄 줄리 타이엡-두트리오(Julie Taieb-Doutriaux)가 전하는 이탤리언 럭셔리의 본질.

[CEO 인터뷰]
마세라티 APAC 지역 총괄 줄리 타이엡-두트리오(사진 제공=마세라티 코리아)
마세라티 APAC 지역 총괄 줄리 타이엡-두트리오(사진 제공=마세라티 코리아)
- 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APAC) 재편 직후 첫 방한이다. 직접 바라본 한국 시장의 인상은.
“내가 아시아에서 처음 일하기 시작한 20여 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한국의 문화적·경제적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해졌다. 전 세계 트렌드를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트렌드가 한국에서 시작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매일 목격하고 있다. 마세라티 APAC 지역 총괄로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매 순간 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 마세라티에 한국은 어떤 의미의 시장인가.
“럭셔리 세그먼트 안에서 한국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시장이다. 고객과 어떤 방식으로 만나야 하는지, 미디어 환경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의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읽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유럽, 미국, 일본 등 마세라티의 핵심 시장에 비해 고객 연령층이 훨씬 젊다. 다른 국가의 고객 평균 연령이 55세 전후인 것과 비교해 한국은 40대가 주축이다. 그만큼 시장 전체가 역동적이다. 여성 고객의 비중도 매우 높은 편이다.”

- 마세라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천둥’ 같은 배기음이다. 여성 고객이 많다니 좀 의외다.
“마세라티는 여성의 스타일과 개성을 선명하게 반영하는 브랜드다. 한번은 유럽에서 진행한 ‘마스터 마세라티’ 행사장에 한 여성 CEO가 짧은 치마와 하이힐을 신고 나타났다. 보통 이런 드라이빙 프로그램에서는 플랫 슈즈를 신기에 모두가 놀랐지만, 그녀는 하이힐을 신은 채 자연스럽게 차량을 운전했다. 마세라티가 여성의 스타일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퍼포먼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한국에는 운전 실력이 뛰어난 여성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마세라티는 그런 여성들의 취향과 개성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브랜드다.”

- 마세라티가 강조하는 이탤리언 럭셔리는 무엇인가.
“세련됨과 경험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마세라티에 럭셔리란 우아한 디자인과 강력한 퍼포먼스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의미한다. 시각적 아름다움과 손끝에 닿는 소재의 고급스러움은 기본이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온몸으로 전해지는 에너지가 결합되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1947년 마세라티가 세계 최초로 개척한 ‘그란투리스모(GT)’ 장르가 바로 이러한 철학을 완벽하게 담아낸 아이콘이다.”

- 사실 한국은 지리적 특성상 유럽처럼 1000km씩 드라이빙을 즐기기 어렵다. 그란투리스모 특유의 그랜드 투어링 감성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마세라티가 선사하는 운전대의 짜릿한 경험을 직접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도로 길이가 짧아도 경험을 전달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한국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시승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경유하며 하루 동안 100~200km를 주행하는 ‘원데이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탤리언 디자인의 오라와 운전의 안락함이 한국의 사계절 경관과 어우러질 때, 비로소 마세라티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 일상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다 쓰지 못하더라도, 그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오너에게 만족을 준다는 의미인가.
“정확하다. 하이엔드 시계가 그렇듯, 일상에서 모든 극한의 성능을 매일 활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 차가 언제든 트랙을 움켜쥘 수 있는 잠재력과 위대한 헤리티지를 품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오너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성적 자부심과 충만함을 준다고 믿는다.”
마세라티 APAC 지역 총괄 줄리 타이엡-두트리오(사진 제공=마세라티 코리아)
마세라티 APAC 지역 총괄 줄리 타이엡-두트리오(사진 제공=마세라티 코리아)
- 10년 전만 해도 마세라티는 한국에서 럭셔리 브랜드로서 위상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미지가 조금 퇴색한 느낌도 있는데.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마세라티의 고유한 차별성을 한국 고객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유럽 시장과 비교할 때 한국 고객은 남과 차별화된 특별함을 선호한다. 마세라티는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 감성과 오랜 헤리티지, 그리고 다른 브랜드와 쉽게 비교되지 않는 독창성을 지녔다. 실제로 한국 고객들이 마세라티를 선택하는 이유도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드러낸다는 점에 있다. 마세라티가 단순히 강력하기만 한 럭셔리 카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가장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안티노리와 아쿠아 디 파르마, 파네라이 등 이탈리아에 뿌리를 둔 럭셔리 브랜드와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맺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현재 어떤 차를 타는지 궁금하다.
“아시아에서는 따로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않아 자동차를 몰지 않는다. 대신 드림 카로 답변하자면, ‘그란카브리오’다. 뛰어난 퍼포먼스와 정확한 핸들링 등 마세라티만의 주행 감각을 완벽히 구현하면서도, 오픈톱 모델 특유의 개방감과 아름다운 실루엣이 매력적이다.”

- 올해는 마세라티의 상징인 트라이던트(삼지창) 엠블럼이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트라이던트는 마세라티의 역사와 정체성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아낸 상징이다. 1926년, 트라이던트 배지를 단 첫 번째 레이싱카 ‘티포 26(Tipo 26)’이 타르가 플로리오 레이스에서 클래스 우승을 거두며 마세라티의 레이싱 헤리티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오늘날 마세라티의 정수인 ‘그란투리스모’는 물론 브랜드의 미래를 이끌 순수 전기차 ‘폴고레’ 라인업 역시 이 100년의 유산 위에서 탄생했다. 그렇기에 트라이던트 100주년은 단순히 숫자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다. 마세라티가 지난 한 세기 동안 지켜온 DNA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선언이다.”

- 트라이던트 100주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 앤 원더스 2026’에서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비앙쉐(Bianchet)’와 협업한 시계를 발표하는가 하면, 마세라티의 고향인 이탈리아에서는 기념 우표도 선보였다. 한국에서도 준비 중인 이벤트가 있는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이른 시점이라 조금 더 기다려달라. 약간의 힌트를 주자면, 드라이빙 경험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우리의 뿌리가 레이싱에 있는 만큼 일반 도로를 넘어 서킷에서 마세라티 고유의 퍼포먼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마스터 마세라티’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 고객에게 100년 유산의 가치를 가장 역동적 방식으로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 2026년 한국 시장을 위한 신차 계획도 있나.
“3종의 그레칼레 스페셜 에디션이 대기 중이다. 이탈리아 최고 와인 명가 ‘안티노리’와 협업한 ‘그레칼레 트리뷰토 일 브루치아토’와 어두운 밤 불빛 아래 더욱 깊은 매력을 발하는 ‘그레칼레 루미나 블루’, 눈의 반짝임을 연상시키는 ‘그레칼레 크리스탈로’가 그 주인공이다. 세 모델 모두 마세라티만이 구현할 수 있는 감성과 개성을 담았다. 이 차들을 통해 한국 고객이 마세라티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 마지막으로, 한국 고객이 마세라티를 떠올릴 때 어떤 이미지이기를 바라는가.
“오감을 자극하는 브랜드로 남길 바란다. 마세라티만의 유려한 실루엣과 대담한 디자인은 시각적 감동을 전하고, 이탈리아 하이엔드 사운드의 정수인 소너스 파베르 오디오 시스템은 청각적 경험을 한 차원 깊게 만든다. 여기에 손끝에 닿는 최고급 가죽과 정교한 소재는 촉각을 통해 럭셔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일깨운다. 그러면서도 퍼포먼스는 슈퍼카 못지않게 강력하다. 마세라티는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순간을 특별하게 만든다. 한국의 안목 높은 고객에게 우아한 디자인과 강력한 퍼포먼스 사이의 ‘절묘한 균형’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한경 Prestige |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