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부터 투미까지, 독보적 아카이브를 지닌 슈트케이스 ‘맛집’ 4.

[아이템]
알루미늄 셸 전면에 아이코닉한 모노그램을 입체적으로 새기고, 코너와 핸들에 루이 비통 특유의 카우하이드 가죽을 더한 ‘호라이즌 알루미늄’
알루미늄 셸 전면에 아이코닉한 모노그램을 입체적으로 새기고, 코너와 핸들에 루이 비통 특유의 카우하이드 가죽을 더한 ‘호라이즌 알루미늄’
Louis Vuitton | 1854년 프랑스 파리에서 문을 연 루이 비통은 여행 가방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철도 시대가 본격화된 1858년, 기차 짐칸에 싣기 편하도록 평평한 뚜껑의 직사각형 트렁크를 고안한 것이 그 출발이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 발상이었고, 이때부터 시작된 여행을 향한 열정은 한 세기 반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Marc Newson)과 협업해 ‘호라이즌’ 컬렉션을 선보였다. 모노그램 캔버스부터 레더 버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컬러와 모티프를 입은 슈트케이스는 루이 비통을 대표하는 아이코닉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호라이즌 출시 10주년을 맞아 루이 비통 최초의 알루미늄 슈트케이스를 선보였는데, 이는 19세기 말 루이 비통이 탐험가들을 위해 개발한 알루미늄 트렁크와도 궤를 같이한다. 리벳과 외부 힌지를 없애고 모노그램을 구조적 요소로 구현한 것이 특징. 헤리티지와 첨단 엔지니어링이 빚어낸 하이엔드 슈트케이스의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리모와의 아이코닉한 클래식 슈트케이스 라인에 새롭게 추가된 ‘클래식 티타늄’ 컬렉션. 빛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색과 가죽 디테일이 멋스럽다.
리모와의 아이코닉한 클래식 슈트케이스 라인에 새롭게 추가된 ‘클래식 티타늄’ 컬렉션. 빛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색과 가죽 디테일이 멋스럽다.
Rimowa | 1898년 독일 쾰른에서 문을 연 리모와는 여행 가방의 역사를 다시 쓴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나무와 가죽 소재가 주를 이루던 여행 가방에 항공기 소재인 알루미늄을 최초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1937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재가 알루미늄이었고, 이를 계기로 항공기 제작 기술을 도입한 경금속 여행 가방을 탄생시켰다. 그로부터 13년 후인 1950년, 열대지방 여행에 최적화된 내열·내습·고내구성 알루미늄 가방으로 발전시킨 것이 바로 리모와의 베스트셀러 ‘토파즈’의 원형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루브 패턴도 이때 처음 도입됐다. 항공기 동체에서 영감받은 이 디자인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외부 충격에도 강하다.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슈트케이스에 도입하며 패션과 기능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을 선보였다. 2017년 LVMH 그룹에 편입된 이후로는 가방 브랜드를 넘어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데, 디올, 펜디, 몽클레르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쌤소나이트의 시그너처 디자인인 ‘민터 캐리어’에 한국적 요소를 더한 ‘서울 컬렉션 민터’. 고려청자의 컬러를 적용했다.
쌤소나이트의 시그너처 디자인인 ‘민터 캐리어’에 한국적 요소를 더한 ‘서울 컬렉션 민터’. 고려청자의 컬러를 적용했다.
Samsonite | 1910년, 제시 슈와이더(Jesse Shwayder)가 미국 덴버에 설립한 ‘슈와이더 트렁크 제조사’가 브랜드의 출발점이다. 튼튼한 가방을 만들겠다는 철학 아래 구약성경 속 장사 삼손의 이름을 본떠 출시한 제품이 공전의 히트를 치자, 1941년 아예 브랜드명을 쌤소나이트로 변경했다. 쌤소나이트 가방은 실제로 튼튼하기로 유명하다. 이는 창업 초기 광고 사진 한 장으로도 증명된다. 슈와이더 형제 네 명과 아버지까지 총 다섯 명이 가방 하나 위에 올라선 사진인데, 이들의 합산 체중은 무려 500kg에 달했다. 이후 쌤소나이트는 이른바 ‘007 가방’으로 불리는 아타셰 케이스부터 바퀴 달린 슈트케이스, 4바퀴 직립형 수하물까지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대 여행 가방의 혁신을 주도해왔다. 최근에는 경량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커브(Curv®)와 2020년 개발한 록킨(Roxkin™) 소재가 대표적. 특히 록킨 소재는 ‘바위처럼 강하고 피부처럼 가볍다’는 콘셉트처럼 충격을 받아도 원형을 회복하는 복원력을 갖췄다.
이중 접근 구조로 정면에도 가방을 여닫을 수 있는 지퍼를 갖춘 '알파 컬렉션 듀얼 엑세스' 슈트케이스. 넉넉한 용량과 다양한 수납공간도 알차다.
이중 접근 구조로 정면에도 가방을 여닫을 수 있는 지퍼를 갖춘 '알파 컬렉션 듀얼 엑세스' 슈트케이스. 넉넉한 용량과 다양한 수납공간도 알차다.
Tumi | 투미는 1975년 미국에서 탄생했다. 창립자 찰리 클리퍼드(Charlie Clifford)는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로 남미에서 활동한 독특한 경력이 있는데, 투미라는 브랜드명은 이때 알게 된 페루 잉카문명 속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전통 의식용 칼의 이름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미의 타깃층은 명확하다. 바로 비즈니스맨이다. 1980년대 방탄 나일론 소재의 비즈니스 백을 선보이며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후 기능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겸비한 비즈니스 트래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중에서도 알파 컬렉션은 투미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라인이다. 브랜드의 독자적 FXT™ 방탄 나일론 소재를 기반으로 내구성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결합했으며, 뛰어난 수납 설계로 기능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잡았다. 분실 방지를 위한 ‘투미 트레이서(TUMI Tracer®)’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모든 제품에 고유 번호를 부여해 분실 시 회수를 돕는 고객 케어 방식으로 비즈니스맨이나 여행객 사이에서 사랑받는 서비스다.



한경 Prestige |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