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증시가 전례 없는 호황을 겪은 가운데, 국내 자산관리 시장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탔다. 유안타증권도 시장의 거대한 머니 무브를 예의주시하는 증권사 중 하나다. 유안타증권의 리테일을 총괄하는 신남석 리테일사업부문 대표를 지난 6월 11일 만났다.
[WM 리더] 신남석 유안타증권 리테일사업부문 대표
1992년 증권 업계에 첫발을 들인 신남석 유안타증권 리테일사업부문 대표는 34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업 현장에서 리테일의 역사를 몸소 경험한 ‘현장 출신 리더’다. 그렇기에 유안타증권 지점에서 뛰고 있는 프라이빗뱅커(PB)들이 곧 리테일의 힘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특히 신 대표는 ‘유동원 글로벌 랩 시리즈(2019년 첫 출시된 유안타증권의 대표 상품)’와 같은 핵심 상품의 탁월한 수익률이 유안타증권 PB들에게 ‘근거 있는 자신감’을 심어준다고 강조한다. 유안타증권이 고객 수익률로 증명한 성과는 이미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 자산관리(WM) 시장에서 유안타증권이 외연을 확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중형사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2배, 3배 더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유안타증권은 고객의 수익률을 위해 움직이는 하우스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과거 동양증권 시절부터 리테일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증권사입니다. 현재 자산관리 업계에서 유안타증권의 위치와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지 벌써 1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10년 간은 바닥부터 다시 다져가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부터 바닥을 다지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그로 인한 시너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시장 상황까지 좋아지면서 유안타증권의 저력이 수면 위로 한 번 더 치솟아오른 시점이라고 봅니다. 자본금 규모로만 보면 저희는 중형사 정도의 포지션입니다. 마치 빅하우스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는 어려운 입장이죠. 브랜드 파워가 크게 작용하는 국내 시장 특성상 매스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요. 우리가 국내 WM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익률로 승부하는 하우스’로 포지셔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수익률로 승부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이 증권사에 자산을 맡기면 수익을 내주더라’는 고객의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는 고객의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업 문화를 구축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경쟁사 대비 높은 고객 수익률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타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는 랩 어카운트(wrap account)를 활성화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는데요. 탁월한 수익률로 증명되고 있는 랩의 경쟁력이 유안타증권만의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랩 상품 중에서도 ‘유동원 글로벌 랩 시리즈’에 가입하기 위해 타사 고객들이 저희를 많이 찾는 추세죠. 미디어 광고를 많이 하지 않는 증권사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주변 지인에게 수익률을 자랑한 것이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제가 현장에서 느낀 것은 많은 PB들이 주식 영업을 하고 있지만, 정작 고객의 자산을 맡아 큰 수익을 내주는 직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PB에게 돈을 맡겼다가 비자발성 장기 투자에 들어가는 고객의 수도 상당하고요. 그런 경험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실력 없는 PB에게 운용을 맡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역량 있는 PB가 직접 운용하는 PMA(PB Management Account)를 적극 활용하게 됐습니다. 예컨대 A직원이 관리하는 고객이라고 할지라도, 운용 능력이 더 탁월한 B직원의 PMA를 통해 해당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시스템인데요. 그에 따른 성과 보수는 A직원과 B직원이 셰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도 손해가 되지 않죠.”
리테일 사업을 총괄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회사의 필요에 의해 고객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타협할 수 없는 저의 원칙입니다. 저는 유안타증권의 미션인 ‘We create fortune(우리는 고객의 부를 창출한다)’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증권사와 PB는 고객 계좌의 수익률을 통해 말합니다. PB들이 시장과 산업의 큰 흐름을 읽고 그 속에서 고객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에 중점을 뒀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공모주 펀드, 유동원 랩, 주식형 펀드 등의 상품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PB들도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죠. 자신이 담당한 고객의 자산이 크게 늘어나는 경험을 많은 PB들이 하게 됐고, 그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외부 영업도 더 활발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PB들은 ‘MGM(Member Get Member)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고객들과 직접 만나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요. 확실한 수익률이 뒷받침되다 보니 이런 영업 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도 고객에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죠.”
최근 국내 WM 시장을 진단해주신다면. 은행권과 증권 업계의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은행과 증권사의 DNA가 확실히 다른 것 같습니다. 은행권에서 오랜 기간 PB로 활동하다가 은퇴 후 유안타증권에 합류했던 직원의 사례를 보면, 은행 고객이 담당 PB를 따라 증권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더라고요. 은행과 증권사에서 일하는 PB의 색깔이 각각 다르고, 고객의 성향도 차이를 보인다고 봐야겠죠. 다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일어난 머니 무브는 증권사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과거에는 ‘주식을 하는 돈’과 ‘은행에 맡겨 놓은 돈’이 합쳐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최근에는 은행 고객들이 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제가 지인들에게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의 본업을 열심히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돈이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남들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사업을 하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렵겠지만, 두 번째는 우리가 앞으로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고객들도 이런 방향으로 생각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라는 기업이 주도주로 등장하면서 시장 자체를 바꿔놓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동시에 ‘삼전 닉스 포모(FOMO·소외 공포)’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여전히 본인의 계좌 수익률에 불만을 가진 고객이 많다는 뜻이죠. 이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사와 PB에 대한 실력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데요. 최근 WM 시장에서도 그에 따른 자산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PB는 고객의 니즈를 모두 맞출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여야 합니다. 고객의 고민에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PB의 첫걸음이자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후배 PB를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 ‘공부하고, 학습하고, 만나라’는 것입니다. 우선 고객이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지 항상 생각하라고 강조합니다. 고객의 목표와 고민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자주 만나야 합니다. 또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서는 고객보다 10배 이상 연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대표님은 지점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경험한 ‘현장 출신 리더’로 알고 있는데요.
“저처럼 긴 시간 영업을 했던 직원 중에 이 자리(리테일 총괄)에 앉은 사례는 유안타증권에서 제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업을 오래 경험해온 입장에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현장 PB들도 제게 더 많은 신뢰를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주 디테일한 차이가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거든요. 특히 영업을 하며 키울 수 있었던 시장에 대한 감각도 중요합니다. 예컨대 지난해 초에는 ‘유동원 랩’의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당시 미국 시장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진 상태였고, 유동원 랩을 통해 고객에게 좋은 성과를 돌려드릴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죠. 제가 리더로서 확신을 갖고 추진한 방향성으로 인해 우리 PB들이 고객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다행히 결과가 좋았죠. 저는 ‘리테일의 힘’은 결국 PB라고 생각합니다. 영업 직원이 움직여야 회사가 살아납니다. PB가 적극적으로 활동해줘야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우리의 운용자산(AUM)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올해 자산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제가 증권업에 들어온 지 만 34년이 됐는데, 이렇게까지 시장이 좋은 경험은 두 번째인 것 같습니다. 2000년대 닷컴 버블 당시에 처음 경험했죠.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닷컴 버블 때는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대감에 의해 시장이 올랐습니다. 반면 지금은 펀더멘털이 갖춰져 있는 주도주가 존재합니다. 이 주도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는 상반기만큼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반도체 종목의 긍정적인 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인공지능(AI)은 산업혁명 수준으로 시장의 판을 바꿀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지난 3년 동안의 변화보다 향후 1년간 일어날 변화가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올 상반기 주가가 워낙 많이 오르다 보니 조그마한 악재성 재료에도 시장이 출렁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점을 경신해 왔고, 아직도 좀 더 상승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금리와 경기 흐름, 지정학적 변수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변동성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본인의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원칙은 무엇일까요.
“‘자기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시적인 고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자산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시장 환경은 계속해서 변화하지만 원칙 있는 자산 배분과 꾸준한 관리가 결국 좋은 성과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안타증권이 WM 분야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고객이 가장 신뢰하는 자산관리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PB는 고객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증권사의 리테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고객 중심 철학과 PB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WM 브랜드로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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