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운용총괄 대표가 써낸 <주식으로 부자됩시다>는 투자의 초보부터 고수까지 모두 참고할 수 있는 주식 투자 안내서다. 지난 6월 2일 만난 박 대표는 투자의 기본기를 쌓고 원칙을 제대로 세운다면 누구나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커버스토리] 베스트셀러의 통찰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운용총괄 대표·<주식으로 부자됩시다> 저자
“산업 내 1등 하는 ‘좌완 파이어볼러’ 찾아야...하반기엔 부침 심해질 것”
‘동학 개미의 스승.’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운용총괄 대표에게 붙은 별명이다.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주식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투자의 기초조차 모르는 ‘주식 초보’들을 위해 각종 경제 채널과 유튜브를 종횡무진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자 했던 박 대표의 진심어린 조언은 개인투자자들의 나침반이 돼줬다. 2026년 현재 반도체가 주도하는 불장 속에서도 박 대표는 여전히 개미 투자자의 스승으로 활약 중이다.

최근 박 대표가 <주식으로 부자됩시다>(이든하우스)를 집필한 것도 개인투자자들이 올바른 투자 원칙을 세우고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초보자부터 고수에 이르기까지, 기본기 연습이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행복한 투자 여정을 이뤄내기 힘들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숲에 산불 나면 우량주도 소용없다

“주식 투자는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 업계에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출신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다 성공했는지 보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부정확한 투자 방향성을 전달해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례도 있을 정도죠.”
“산업 내 1등 하는 ‘좌완 파이어볼러’ 찾아야...하반기엔 부침 심해질 것”
박 대표가 큰 틀에서 강조하는 것은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조화다. 기본적 분석이 주식의 큰 흐름을 좌우하는 ‘바람’을 읽는 방법이라면, 기술적 분석은 차트의 패턴과 신호를 통해 매매 타이밍을 알 수 있는 ‘파도’를 보는 방법이다. 특히 기업의 재무 상태와 사업모델, 산업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 분석은 투자자가 어디에 올라타야 할지 파악할 수 있는 핵심 근거가 된다.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비중은 8대2 정도로 두고, 경제→산업→기업 순으로 톱다운 방식의 분석을 일상화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주식을 찾는 데만 힘을 쏟지, 시장을 분석하는 데는 소홀합니다. 바다에 서핑을 하러 가면서 날씨 체크도 안 하고 내 실력만 믿는 것과 똑같아요. 아무리 우량한 주식을 발굴했다고 하더라도 숲에 산불이 나면 아무 소용 없잖아요. 소위 말하는 구조적 약세장에 들어갔을 때가 바로 숲이 무너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00년대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로 들 수 있죠. 사실은 투자 고수들이 이 바람을 못 봐서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다음 스텝이 차트를 보면서(기술적 분석) 매수와 매도의 타이밍을 찾는 거죠.”

그렇다면 주식은 어떻게 고르는 게 좋을까. 기업을 볼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독점력을 판단하는 것이다. 야구에 빗대면 ‘좌완 파이어볼러’를 찾는 게임과 다름없다. 왼손잡이 투수 가운데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선수는 흔치 않다. 투자에 있어서도 핵심은 희소성이다. 박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그 산업 내에서 독점력과 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독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과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 내 1등 하는 ‘좌완 파이어볼러’ 찾아야...하반기엔 부침 심해질 것”
1등만 사라…단순하지만 강력한 투자 원칙

산업 내 1등 기업만을 선택하는 것도 단순하지만 강력한 투자 기준이 된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1등 기업은 다른 기업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강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시가총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해당 기업이 영원한 1등으로 남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으로 부자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조건 그 분야의 1등만 선택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1등 기업을 찾아 막연하게 10년간 투자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1등의 지위가 계속해서 유지되는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특히 그 기업이 누구와 경쟁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2차전지 기업은 현재 누구와 경쟁하고 있습니까. 바로 중국이죠.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계가 지금 어려워진 것도 중국과의 경쟁 때문입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또한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산업 내에서 얼마나 경쟁 우위가 있는지 체크하는 게 투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손절매의 원칙에도 적용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는 주가가 10% 하락하면 손절하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주식은 언제든 하락할 수 있는 변동성 자산입니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매도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예컨대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주가가 1만 원에서 7000원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바로 손절할 수는 없죠. 단, 산업 내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했다면 손절을 고려해야 할 시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좀 더 투자 역량이 쌓이면 ‘조만간 1등이 될 2등 기업’을 찾아낼 수도 있다. 다만 박 대표는 “마라톤에서 2등을 하던 그룹이 1등으로 결승선에 들어와 우승을 하는 케이스는 잘 안 나온다. 그래서 찾기가 힘들다”며 “하물며 2등 기업도 아닌 꼴등에 가까운 적자 기업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들도 있다. 꼴찌 기업이 앞으로 1등 기업이 될 것이라고 믿으며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은 투자”라고 경고했다.
“산업 내 1등 하는 ‘좌완 파이어볼러’ 찾아야...하반기엔 부침 심해질 것”
둘 다 좇으면 둘 다 잃는다

“제가 전하고자 한 가장 큰 메시지는 ‘기본기를 다져라’, 그리고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투자 원칙을 가지면 결국은 부자가 된다’는 겁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3등 기업이 1등이 될 거라고 착각하며 투자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핵심 우량 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치 평가를 잘 하려면 자신이 정말 잘 아는 ‘필살기 종목’을 만들 필요가 있다. 박 대표는 “주식을 오래 하다 보면 여러 업종의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는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발차기 하나를 1만 번 해야 한다. 자신이 확실하게 분석할 수 있는 섹터를 정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 수익을 지키며 버티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주식 시장에는 언제나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많은 골을 넣어도 내 골대를 지키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경기에서 지게 된다. 예컨대 목표 수익률의 30%는 반드시 현금화한다거나, 한 종목에 자산의 20% 이상을 넣어 두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지 않으면 감정에 휘둘리기가 쉽고, 시장을 바라보는 눈도 흐려진다.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 성향부터 확인해야 한다. 성장주 투자자가 될 것인지, 가치 투자자가 될 것인지 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두 가지 모두 돈을 벌 수 있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성장주와 가치주를 옮겨다니는 투자를 반복하면 돈을 못 법니다. 흔히 시장에서는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돼지는 도살당한다’고 표현하죠. 많은 투자자들이 돼지의 입장에서 투자를 합니다. 대부분의 개인은 투자를 한다는 목적으로 시장에 들어가지만 실상은 단기 트레이딩을 해 버립니다. 그건 성장주 투자자도 아니고 가치주 투자자도 아니에요. 투기적 매매를 하러 들어간 것뿐입니다. 다른 ‘선수’들에게 내 자산을 갖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행위입니다.”
“산업 내 1등 하는 ‘좌완 파이어볼러’ 찾아야...하반기엔 부침 심해질 것”
한국은 사이클, 미국은 퀄리티…DNA가 다르다

더불어 박 대표는 미국 주식과 한국 주식의 투자법이 태생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일단 한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요 업종은 반도체, 조선 등 사이클 산업이다. 이 같은 경기순환형 산업의 경우 시장이 다운사이클을 거쳐 턴어라운드 되는 시점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2년에서 3년 주기로 경기 상황을 체크하면서, 투자 기간을 정해 두고 매수하는 전략이다. 반면 미국 증시에는 성장주, 퀄리티주식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처럼 경기는 타지 않으면서 필수소비재를 다루는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 필연적으로 장기 투자에 특화된 시장이다.

“미국 퀄리티주식은 워런 버핏의 이야기처럼 적당한 가격에 사서 10년 동안 팔지 말고 가져가면 됩니다. 장기간 들고 있으면 그 기업이 독점적인 지위를 통해 얻은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도 하죠. 주주환원율이 90%에 달합니다. 또 미국 주식은 성장주 투자가 재밌습니다. 애플의 스마트폰, 테슬라의 자율주행처럼 과거에 없었던 것을 만들어내는 기업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기업의 주식 또한 10년씩 들고 갈 만합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박 대표는 전무후무했던 최근의 주식 시장을 두고 ‘용감하면 돈을 벌 수 있었던 장’이라고 표현한다. 반면 하반기에는 수비 능력을 가진 사람이 돈을 버는 장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다. 유포리아(초낙관주의)에 빠져 있던 투자자들을 두렵게 만들 정도의 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올 9~10월께 국내 증시가 15% 전후로 조정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부침이 굉장히 심할 겁니다.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전에는 항상 시장에 부침이 있었어요. 특히 주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격언 중 하나가 ‘수급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는 것이거든요. 미국 같은 경우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 등 공룡들의 상장이 너무 많아요. 큰 공룡이 상장할 때마다 시장이 출렁거릴 수가 있어요.”

이에 따라 박 대표는 하반기에 유효할 투자 전략으로 ‘역발상 투자’를 꼽았다. 상반기까지는 오르는 주식을 따라가며 매수하는 전략을 취했다면, 앞으로는 주가가 빠질 때 매수하고 오르면 매도하는 투자법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에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 닷컴 버블이 붕괴됐던 것처럼 주가가 빠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하지만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매수해야 합니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시장이 굉장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2027년은 상당한 불장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주식 포트폴리오의 50%는 장기 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50%는 현금화를 해 뒀다가 시장 상황에 따라 트레이딩을 하는 전략을 박 대표는 제시했다. 시장이 큰 조정을 받지 않고 계속 갈 가능성까지 감안한 투자 전략이다.

현재 증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종목을 제외한다면, 앞으로 어떤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게 좋을까. 박 대표는 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으로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 기업을 꼽았다. 그는 “코스닥 상위 종목의 주가가 요즘 많이 내려왔다. 그런 주식은 보유하고 있으면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 같다”면서도 “그때까지 갖고 있을 인내력이 있는지가 문제”라고 했다.
“산업 내 1등 하는 ‘좌완 파이어볼러’ 찾아야...하반기엔 부침 심해질 것”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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