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뜨겁고, 바다보다 시원한 컬러 한 스푼

[워치 더 와치스]
SUMMER VIBES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36 | 1926년 탄생한 최초의 방수 손목시계 ‘오이스터’의 100주년을 축하하며 롤렉스가 작정하고 얌전한 클래식 슈트에 화려한 스트리트 감성을 한 스푼 얹었다. 오이스터스틸과 옐로 골드가 만난 지름 41mm 롤레조 모델과 견고한 지름 36mm 스틸 모델의 다이얼 위에 1970년대의 유산인 ‘쥬빌리 모티프’를 현대적인 그래픽 팝아트처럼 부활시킨 것. 10가지가 넘는 대조적인 컬러가 얽히고설키며 브랜드명 ‘ROLEX’ 이니셜을 숨은그림찾기처럼 드러내는데, 이 패턴을 완성하기 위해 컬러를 한 땀 한 땀 순차적으로 입히는 장인의 눈물겨운 수작업 공정을 감수했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브랜드답게, 모든 형태와 글자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제자리에 안착시킨 극도의 결벽증적 정밀함이 이 과감한 다이얼을 세련되게 변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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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블로 빅뱅 썸머 멀티 컬러 세라믹 에디션 | 지중해의 낭만을 손목 위에 통째로 박제하고 싶었던 위블로의 야심작. 핵심은 새벽녘의 은은한 순간을 민트 그린, 핑크, 스카이 블루 컬러 세라믹 케이스에 조합해 담아냈다. 겉보기엔 그저 화사한 ‘색감 맛집’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위블로 특유의 지독한 ‘기계 덕후’ 기질이 폭발한다. 200점 한정으로 선보이는 지름 42mm 모델에는 매뉴팩처 유니코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전 세계 오직 10명만 손목에 올릴 수 있는 지름 44mm 모델에는 건축적인 투명함이 빛나는 오토매틱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얹어 메커니즘의 체급을 나눴다. 특허받은 ‘원 클릭 시스템’ 덕에 화이트 라인드 러버 스트랩을 옷 갈아입듯 손쉽게 바꿀 수 있으며, 위블로의 5+5 워런티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10년의 국제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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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오프쇼어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37MM | 오데마 피게가 마침내 오프쇼어 37mm 라인업에 5년 동안 칼을 갈며 자체 개발한 최신 엔진 ‘칼리버 6401’을 수혈했다. 덕분에 다이어트에 대성공해 케이스 두께는 한층 슬림해졌고, 사파이어 케이스백 너머로 NAC 코팅된 다크 그레이 색조의 22캐럿 핑크 골드 진동추가 돌아가는 ‘시스루 뷰’까지 챙겼다. 미학적인 집착도 만만치 않다. 베젤에 부드러운 곡선을 넣고 푸시 버튼을 매끄럽게 다듬었으며, 시각적 안정감을 위해 날짜 창을 4시 30분에서 6시 방향으로 과감히 옮겼다. 다이얼 위 확대된 메가 타피스리 패턴과 세련된 바통형 핸즈의 조화 역시 일품. 청량한 튀르쿠아즈 티타늄 모델부터 다이아몬드가 번쩍이는 스틸, 그리고 우아함의 정점인 18K 핑크 골드까지 총 3종의 선택지를 제공하니, 올해 여름 스타일링은 이것으로 종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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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더, 블랙 베이 크로노 39 '범블비' | 진중하고 묵직한 다이버 워치들 사이에서 튜더가 기성 규칙을 유쾌하게 비웃으며 톡 쏘는 말벌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시선을 마비시키는 강렬한 옐로와 블랙 다이얼의 조합은 그야말로 대담함 그 자체. 하지만 생긴 것과 달리 반전의 미덕을 갖췄는데, 케이스 지름을 39mm로 다듬고 두께를 13.1mm로 깎아내 손목 위에 착 감기는 안락한 착용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MT5813은 70시간의 넉넉한 파워리저브와 함께 까다롭기로 소문난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COSC) 기준을 가볍게 상회하며 ‘얼굴값’ 못지않은 단단한 내실을 자랑한다. 정교하게 다듬은 스노플레이크 핸즈와 시계 마니아들이 환호할 만한 새로운 널링 패턴의 푸셔까지, 대담한 위트로 무장한 채 손목 위의 주연 자리를 가볍게 강탈한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