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욱 NH투자증권 디지털자산 책임연구원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린 '한경 머니콘서트 2026'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10월 12만 달러를 상회했으나 최근 6만 달러대로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신임 의장의 정책이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됐다. 또 지니어스 법안 통과 이후 클래러티 법안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데다,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한다면 추진 동력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홍 연구원은 "그렇다고 해서 비트코인의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와 부채 부담이 이어진다면, 달러 신뢰도에 대한 의문은 언제든 다시 제기될 수 있다. 공화당, 민주당 모두 재정 건전화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 이란 전쟁 지출과 연방 법원의 관세 판결은 재정 건전성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정에 대한 우려는 반복될 수밖에 없으며, 달러 등 신용화폐에 대한 헤지 수요가 증가할 경우 비트코인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 자산이 많지 않다. 이미 주요 종목 대열에 합류한 자산인 만큼, 가격 하락이 두드러질 경우 투자 기회를 노리는 수급이 상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더리움 가격도 지난 2024년 3월 13일 덴쿤(Cancun-Deneb) 업그레이드 이후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2월 이를 되돌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그동안의 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홍 연구원은 봤다.
홍 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업그레이드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돌아가겠다고 밝혔다"며 "또 토큰화라는 대전환 속에서 수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신생 블록체인과의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 블록체인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홍 연구원은 올해 가장 중요한 제도화 이벤트로 클래러티(CLARITY) 법안 통과를 꼽았다. 그는 "백악관은 7월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차질이 생긴다면 중간선거 일정으로 인해 법안 통과가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면서 "이에 백악관과 공화당은 법안을 강하게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클래러티 법안으로 미국 디지털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가 마련되면 디지털자산 기업과 금융사의 참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수혜 분야는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다. 그중에서도 토큰화에 대해서는 법안 통과 이전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제시 중이다.
홍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장기적으로 토큰화될 것이며, 미국에서 금융시장의 토큰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10%만 토큰화가 돼도 토큰화 자산 규모는 30조 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주식 거래도 충분히 편리한데, 굳이 블록체인으로 옮겨 거래하는 것과 관련해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홍 연구원은 "실제로 증권사 앱이 굉장히 잘 만들어져 있지만, 겉모습이 세련되게 포장이 돼 있는 것일 뿐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인프라는 몇십 년 전에 개발된 시스템"이라면서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개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식을 팔아도 대금을 곧바로 받지 못하고 이틀 후에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면서 "처리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엄청나게 많이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블록체인을 쓰게 되면 주식을 팔자마자 대금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전 세계에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분들이 굉장히 많다. 한국은 소득이 없는 분들도 상당수가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가 훨씬 많은 상황"이라며 "블록체인 지갑을 쓰면 누구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래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토큰화 증권이 보편화될 경우 결제수단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이라고 홍 연구원은 예측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CBDC를 추진하기가 정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토큰화 증권의 결제수단으로 자연스럽게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 1위 사업자인 써클의 USDC가 토큰화 수혜를 볼 것"이라며 "예금 토큰의 경우에도 경쟁에 나설 수 있겠지만 후발주자로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디지털자산 관련 종목의 상장이 둔화됐지만 클래러티 법안이 통과되면 상장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홍 연구원은 "토큰화 플랫폼인 시큐리타이즈가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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