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에서 30년 넘게 '투자 나침반' 역할을 해 온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린 '한경 머니콘서트 2026'에서 이같이 말했다.
'밸류업 넘어 주가 1만 시대로―하반기 주식 필승 전략'을 주제로 첫 세션 연단에 오른 그는 코스피 상승장의 본질을 '변동성'과 '쏠림' 두 단어로 압축했다.
윤 평론가는 "지수가 얼마까지 가느냐를 묻는 분이 많지만, 정작 중요한 건 이 두 단어"라며 "이날 코스피는 오르는데 코스닥은 빠지는 쏠림은 근거 없는 현상이 아니라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제시한 잣대는 '현금창출력'이었다. 그는 "기업 가치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현금을 만들어내느냐"라며 "지수 1만이라는 목표보다 그 기업이 계속 돈을 만들 수 있느냐가 본질이다. 주가는 이익의 그림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아침 발표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을 두고는 "시장이 환호한 건 이익의 절대 숫자가 아니라 장기 계약을 통해 구조적으로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이라며 "매출 단계에서의 이익률이 이례적으로 높았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의 쏠림에 대해선 수출 통계를 근거로 들었다. 윤 평론가는 "한 품목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시가총액이 실물 경제 규모를 넘어서는 금융자본화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 미국, 일본이 걸어온 길을 한국이 빠르게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평론가는 "우리가 궁금한 건 이 흐름이 계속 갈 것인지"라며 "시장의 격언인 '파티장에서 즐기되 문 옆에서 춤추라'는 비유처럼, 시장을 떠나지 말고 일정 부분의 현금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리스크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 윤 평론가는 "재무이론은 위험을 변동성으로 보지만, 워런 버핏이나 하워드 막스 같은 투자자는 위험을 '영구적 자본 손실'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을 위험으로 보느냐, 영구적 손실로 보느냐의 차이는 결국 투자의 시간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장기 투자자에게 변동성은 위험이 아니다"며 "다만 단기로 보면 주가 회복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 변동이 영구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변동성 구간의 잘못된 분산을 꼽았다. 그는 피터 린치의 경구를 인용해 "제일 안 좋은 방법이 꽃을 뽑고 잡초를 사는 것"이라며 "변동성이 커지면 잘나가는 주식을 팔고 부진한 종목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실수를 한다"고 지적했다.
윤 평론가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투자를 하고 있고, 그것이 거대한 수요를 만든다. 반도체 가격이 오른 것도 이들의 케팩스(CAPEX) 증가 때문"이라고 했다.
거시 환경에 대해선 "최소한 중금리 시대에 들어섰고 저금리로는 돌아가지 못한다"며 "앞으로 10년은 인플레의 시간이 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의 우려도 분명히 했다. 윤 평론가는 "CAPEX는 미래 매출을 당겨오는 전략이라 수요가 그만큼 빨리 따라오지 않으면 언젠가 문제가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딥시크 등 중국발 저비용 모델을 변수로 꼽으며 "AI 생태계가 한 차례 정리돼야 제대로 된 수요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
종목 선택의 원칙으로는 '사이즈'를 강조했다. 윤 평론가는 "가치주냐 성장주냐를 떠나 시가총액이 큰 종목 위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병목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짚었다. 윤 평론가는 전력망을 지목하며 "발전에서 송전·변전을 거쳐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가치 사슬, 특히 부지에 직접 짓는 온사이트 데이터센터 수요가 크다"고 했다.
이와 함께 주주환원이 가능한 금융·증권주와 피지컬 AI 시대에 디바이스를 만드는 기업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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