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섭 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빅테크와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유상증자와 부외투자까지 동원해 AI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내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2028년에야 잠시 쉬어가는 국면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커버스토리] 반도체, 정점을 묻다
송명섭 iM증권 수석연구위원
“뒤처지느니 파산…AI 투자 계속 는다”
“당장 경쟁에 뒤처지는 것보다, 차라리 파산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빅테크,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내년까지 갖은 방법을 써서 인공지능(AI)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봅니다.”

송명섭 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업체들이 AI 시대의 패권을 쥐기 위해 내년까지 사활을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내년에는 D램 생산 증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송 위원의 진단이다. 다만 2028년에는 D램 생산 증가율이 올라가며 잠시 쉬어가는 업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시장의 변동성이 굉장히 커졌습니다.(7월 2일 기준) 최근 증시 상황과 반도체 업황을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메모리 반도체는 업황의 진폭이 큰 만큼 주가의 진폭도 큽니다. 최근 변동성이 더 커진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반도체주 쏠림 현상이 생기면서 주가가 오를 때는 더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던 거죠.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을 보면, 올해까지는 공급 부족이 상당히 심할 수밖에 없고 내년까지는 호황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결국 생산과 수요에 따라 업황이 갈리고 가격이 오르내리거든요. 현재 예상하는 전 세계 D램 생산 증가율은 25%인데, 내년에는 이 수치가 20% 미만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증가율은 삼성전자가 28%, SK하이닉스가 25%로 예상되는데요. 내년에는 신규 양산 캐파(CAPA·생산능력)의 규모가 올해 대비 적기 때문에 두 업체 모두 생산 증가율이 10%대 초중반으로 내려갈 것 같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신규 양산 캐파의 대부분을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쓸 전망인데, HBM은 일반 D램보다 웨이퍼를 3배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생산 증가율이 떨어집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업체의 생산 증가율이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죠. 내년 업황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뒤처지느니 파산…AI 투자 계속 는다”
- 반도체 피크아웃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는 것 같은데요.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이죠. 과연 빅테크 업체들이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규모로 AI 투자를 늘려 갈 수 있을 것인지를 둘러싼 우려입니다. 빅테크와 네오클라우드 중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6개 사의 현금성 자산,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주주 환원, 케펙스(CAPEX·설비투자) 등을 감안해 계산해보니, 내년에도 올해만큼의 케펙스를 쓰려면 1610억 달러를 외부에서 조달하거나 주주 환원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AI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텐데요. 최근 구글이 유상증자를 발표했죠. 메타나 아마존도 곧 유상증자를 할 것 같고요. 또 ‘부외투자’라고 해서, 대차대조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금융권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V), 조인트벤처(JV)를 결성하는 식이죠. 당장 경쟁에 뒤처지는 것보다 차라리 파산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내년까지 갖은 방법을 써서 투자를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내년에는 D램 생산 증가율이 떨어지는 동시에, 빅테크들이 여러 방법을 동원해 AI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업황이 양호할 것 같습니다.”

- 내년 이후를 전망한다면요.
“2028년은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일단 내후년에는 D램 생산 증가율이 많이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론의 올해 케펙스가 270억 달러(약 37조 원)입니다. 내년에는 450억 달러(약 67조 원)를 투자한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나라 업체들은 얼마나 투자할까요. 시장점유율을 보면 더 쓸 수밖에 없겠죠. 삼성전자는 75조 원 이상, SK하이닉스는 70조 원 이상은 되지 않겠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렇게 되면 2028년 신규 양산 캐파는 크게 늘어나고 생산 증가율도 올라갑니다. 문제는 빅테크,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과연 2028년에도 케펙스를 의미 있는 규모로 늘려 갈 수 있을지가 의문스럽다는 겁니다. 올해와 내년에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매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잖아요. 앞서 특수목적법인, 조인트벤처의 활용을 말씀드리긴 했지만, 당장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우발채무로 쌓이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저는 2028년에 업황이 단기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적인 업황 둔화를 거친 후, 다시 AI 투자가 증가하면 업황은 좋아지겠죠.”

- 단기적으로는 쉬어가더라도, AI의 장기적인 성장 국면은 계속될 것이란 말씀인가요.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업황이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모든 혁신적인 변화가 그렇듯, 산업의 초기에는 과도한 경쟁이 일어납니다.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경쟁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급진적인 성장을 이룹니다. 그런데 급격한 성장이 일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큰 투자가 일어났다는 뜻입니다. 기업이 실제로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되면, 성장 그래프가 잠깐 내려오는 일도 생기겠죠. 그 과정에서 승리자와 패배자가 정해지고, 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남은 회사들이 독과점을 하게 될 텐데요. 그때 또 한 번의 성장 국면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피지컬 AI나 에이전트 AI의 시대로 가게 되면 메모리 수요는 결국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죠.”

-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다르다고 보십니까.
“정보기술(IT) 버블도 경험해봤지만, 가격의 상승 폭이나 사이클의 강도를 봤을 때 과거에 비해 훨씬 강한 업사이클이라고 봅니다. 구조적인 변화도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호황 속에서 과잉 투자가 일어나면, 이후 2년 정도는 어마어마한 다운사이클을 겪었습니다. 지난 2023년쯤에는 메모리 업체들이 분기 적자도 냈죠. 감산도 했고요. 앞으로는 업황이 나빠진다 해도 완전히 시장이 망가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이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이클은 존재하되 시장의 변동 폭이 좀 줄어들겠죠.”
“뒤처지느니 파산…AI 투자 계속 는다”
- 반도체 산업의 장기공급계약(LTA) 구조가 사이클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은데요.
“일각에서는 장기 계약으로 인해 앞으로는 사이클이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장기 계약의 내용을 보면, 물량은 몇 년 단위로 설정하지만 가격은 부분적으로만 정합니다. 장기 계약이라고 해도 분기 단위로 가격을 다시 결정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최상단 가격과 최하단 가격까지만 정해 두는 거죠. 만약 앞으로 업황이 안 좋아져서 반도체 현물 가격이 50% 떨어진다고 해도, 장기 계약한 고객에게는 20~30% 정도만 빠진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겁니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최하단 가격만 정하고 선수금을 10~20% 정도 미리 받는 형태로 계약을 맺을 수도 있죠. 이렇게 되면 업황 악화로 업체가 적자를 본다거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그렇다고 향후 3~4년간의 메모리 실적이 이미 결정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봅시다. 만약 반도체 가격이 실제로 50%까지 떨어진다면, 장기 계약을 맺지 않은 고객에게는 50%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야 하죠. 반대로 최하단 가격을 설정해 둔 장기 계약 고객 중에는 이 계약을 안 지키려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비슷한 일이 일어나 소송도 벌어졌거든요. 이처럼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정확하게 알기가 어렵습니다. 확실한 것은 과거에 비해 시장의 변동 폭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중국 반도체 업체들도 추격해 오고 있는데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영향이 있을까요.
“앞으로 중국이 우리나라 업체를 끈질기게 따라오긴 할 겁니다. 중국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의 캐파가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월 25만 장입니다. 올해 5만 장 늘어서, 월 30만 장이 됐죠. 내년에는 월 40만 장, 2028년에는 월 50만 장으로 늘어납니다. 삼성전자의 D램 캐파가올해 연말 기준으로 월 70만 장, SK하이닉스가 월 60만 장입니다. 2028년쯤엔 중국 업체의 D램 캐파가 우리나라의 올해 캐파에 상당히 근접해 있겠네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점은 큰 제약이지만, 중국도 장비 업체의 수준이 크게 올라가면서 국산화가 많이 이뤄진 상태입니다. 더군다나 낸드플래시 전문 업체인 양쯔메모리(YMTC)도 올해 말부터 D램 생산을 시작합니다. 5만 장으로 생산을 시작해 점점 늘려 갈 것 같습니다. HBM의 경우에도 CXMT가 HBM2E까지 만들었거든요. 올해 이들이 HBM3를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만약 CXMT가 HBM3를 성공적으로 만든다면 계속해서 한국 업체를 추격하려고 할 것이고, 실패한다면 격차는 더 벌어지겠죠.”

- 반도체 피크아웃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지표가 있을까요.
“과거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로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일반 소비재에 많이 들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유동성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이라든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같은 경기선행지표들이 반도체 주가와 동행하고, 메모리 업황을 6개월 정도 선행하는 관계가 정확히 일치했어요. 아주 강력한 관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경기와 상관 없이 빅테크,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AI에 투자를 하잖아요. 반도체의 업황이나 주가가 경기선행지표보다 훨씬 세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큰 변곡점은 여전히 일부분 일치하는 경향이 있어, 경기선행지표를 미리 살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다음으로는 세 가지를 봐야 합니다. 첫 번째는 메모리 업체들의 케펙스입니다. 케펙스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앞으로 1~2년 후 메모리 생산 증가율이 엄청나게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로 빅테크 업체들의 케펙스가 계속해서 상향 조정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빅테크 업체들의 케펙스가 한 번도 하향 조정된 적이 없어요. 계속 오르기만 했단 말이죠.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이제 케펙스 안 늘려도 될 것 같다’고 나오면 좋은 신호가 아닌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빅테크들이 특수목적법인 또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투자하려 했는데 금융권이 응하지 않았다거나,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채권을 발행할 때 이자율이 지나치게 올라간다거나,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빅테크 업체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이런 일이 한꺼번에 일어난다면 앞으로 AI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AI 버블 붕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유심히 봐야 합니다.”

- 장기 투자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에 어느 쪽을 택하는 게 유리할까요.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삼성전자가 49%, SK하이닉스가 100%로 예상되는데요.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외에 돈을 못 버는 사업 부문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ROE 측면에서 SK하이닉스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SK하이닉스의 ROE가 훨씬 높다 보니 그동안 더 빠르게 주가가 오를 수 있었죠. 메모리로만 구성된 SK하이닉스의 사업적 특성상, 좋을 때 더 좋고 나쁠 때 더 나쁜 경향을 보입니다. 앞으로 메모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부각되며 주가가 오른다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는 더 강하게 오를 가능성이 높겠죠. 반대로 업황이 나빠진다면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표주가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오를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전망되기 때문에 두 회사를 분리해서 어디가 더 좋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주가가 오를 땐 똑같이 오르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 양사의 경쟁력을 결정할 만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누가 먼저 HBM4E에서 엔비디아의 퀄리피케이션 인증에 성공하는지가 앞으로의 경쟁력을 좌우할 겁니다. 일단 12단 HBM4E 샘플을 지난 5월 삼성전자가 먼저 제출했고, 이어 SK하이닉스가 6월에 제출했는데요. 12단은 두 업체 모두 인증받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문제는 16단 HBM4E입니다. 수율이 잘 안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12단 HBM3E까지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현저히 뒤처졌잖아요. 그런데 HBM4에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약간 앞섰단 말이죠. 16단 HBM4E에서 누가 먼저 인증을 통과할 것인지가 관건일 겁니다. 두 회사의 큰 싸움이 남아 있는 거죠.”

-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과 피크아웃 우려 사이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투자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저는 2027년까지는 업황이 버틸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주가가 업황을 6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돼 있습니다. 만약 2028년부터 업황이 나빠지기 시작한다면 2027년 중순까지는 주가가 오르내린다 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일 겁니다. 업황이 빠르게 나빠져서 2027년 하반기부터 안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올해 말까지는 주가가 상승 추세일 것이라고 봅니다. 그 사이에 변동성이 있더라도요. 그렇다면 아직 메모리 반도체 주식을 매도해야 할 타이밍은 아닌 거죠. 물론 제가 생각하는 우려들이 예상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습니다. 그건 알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 최근 주가 조정이 나오고 있잖아요. 이렇게 주가가 조정될 때 한번에 많이 사는 것보다는 조금씩 저가 매수한다면 적절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하반기에 변동성 장세가 계속될까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변동성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상승 추세로 가는 건지, 아니면 오르내리다가 결국 하락세로 가는 건지가 중요한 거잖아요. 저는 아직까지는 전자(상승 추세)로 봅니다.”
“뒤처지느니 파산…AI 투자 계속 는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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