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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0도 명성 관리’를 위한 두 가지 방법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회사 웨버샌드윅은 한국을 포함해 22개 국가 2227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2020년 기업 명성의 현황’ 인식을 조사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경영진은 회사 시장 가치의 63%가 명성에서 기인한다고 응답했다.회사의 시장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강력한 명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오늘날 모든 비즈니스 리더에게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무형적 가치인 명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하게는 명성을 구성하는 요인을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구성 요인은 제품과 서비스의 질, 기업의 마케팅 방식, 고객을 대하는 태도,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조직 내부의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최고경영자(CEO)의 자질과 리더십, 기업 목적, 윤리와 가치, 직장 내의 다양성과 포용, 업계 리더십, 거버넌스 등을 말한다.그렇다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좋고 마케팅을 잘해 재무적 성과가 탁월한 기업은 언제나 좋은 명성을 얻고 있을까. 구성 요소 전체를 업계에서 최고의 수준으로 올려야만 최상의 명성을 지니게 될까. 명성은 이해가 되는데 ‘명성 관리’의 결과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구성 요인을 관리하는 기업의 행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명성은 내가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를 보는 것의 총체다. 남이 내게 해주는 좋은 이야기이고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다.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규범과 기준에 균열이 생겼다. 새로운 기준점이 설정된 게 아니라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대다. 명성의 기회와 위협은 내부와 외부 모든 곳

    2022.06.10 06:00:11

    ‘360도 명성 관리’를 위한 두 가지 방법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애플·스타벅스·나이키처럼…‘신념’을 팔아라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신념과 행동이 달라 충돌하거나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사람은 불편함을 느낀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신념을 행동에 맞추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행동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제기한 ‘인지 부조화’의 개념이다.인식상으로는 행동이 신념을 따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기 마련이다.애인과 헤어지고 나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생각나고 어차피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과 같다. 교제하는 동안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이유로 말이다. ‘행동 전’이 아니라 ‘행동 후’에 태도가 바뀌는 것이다.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전제는 모든 개인이 먼저 생각하고 결정한 다음 행동한다는 가정이다. 마케팅 실행의 기초가 되는 소비자 행동 심리도 ‘AIDA’, 즉 인지(Awareness), 흥미(Interest), 욕망(Desire), 행동(Action) 단계가 도미노식으로 연결된다는 모델 이론을 수용한다.필자는 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여러 이해관계인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포커스그룹 인터뷰 등을 진행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를 살 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구매한다고 말한다.그런데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실질적인 사고 과정이 아니라 일종의 다양한 사전 행동 경험을 통해 형성된 생각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 자신과 같은 사람의 경험·의견·감정을 얻는 행동이 보편화되고 있다.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나 사안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을 표현하

    2022.05.27 06:00:17

    애플·스타벅스·나이키처럼…‘신념’을 팔아라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기 상황에서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위기 상황에 리더는 어느 정도 공중 앞에 나서야 하고 미디어와 접촉할 것인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기업 리더는 자신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면 대중 앞에 나설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한다.동시에 비난을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리더는 위기 상황을 악화시킬지 모른다는 생각에 공개적으로 위기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주저하기도 한다.위기관리 실무자들도 최고책임자가 직접 나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할 때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위기 때마다 리더가 직접 대변인이 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 전략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위기에 대한 조직의 책임 정도, 위기의 영향 정도, 이해관계인의 행동 반응, 사회·경제적 맥락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 발생 시 리더십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첫째, 리더는 위기 상황에서 질서와 통제를 통해 혼란을 감소시키고 대응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다시 말해 위기 대응 과정을 감독하면서 대응 주체들이 위기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례를 보자. 미국 정부는 2014년 9월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사태 국면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아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주요 언론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미국에서 확산된 건강 위기가 아닌 또 다른 종류의 위기를 만들어 냈다. 그것은 미국 연방 정부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의 위기”라고 지적했다.초기 진단과 대

    2022.05.13 17:30:06

    위기 상황에서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강함수의 레드 티밍]
  • ‘라면 상무 사건’ 같은 명성 리스크, 어떻게 관리할까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어떤 기업 임원이 미국으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라면이 익지 않았다고 승무원에게 폭행을 가해 미국 사법 당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이다. 이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세상에 알려져 기업은 사과했고 해당 임원은 해고됐다.이처럼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때 분노를 유발하고 나쁜 감정이 형성돼 비난 여론이 커질 수 있는 일련의 사건을 ‘명성 리스크’라고 말한다.비도덕적 또는 범죄적 행위의 폭로, 제품 리콜, 서비스 불만, 산업 재해, 사회적 감수성 위반 등은 과거와 달리 이제 고객 관심의 한가운데에 있다.일각에선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기삿거리를 찾는 온라인 미디어, 전 국민이 1개 이상은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언제 어느 곳에서나 촬영하고 녹음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능 등이 명성 리스크를 키운다고 말한다. 알려질 수 없는 사건을 알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명성 리스크 관리의 본질이 아니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고 알려지게 된 경로를 탓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명성 손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 관점은 ‘브랜드’ 관리의 전통적인 시각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한 광고 전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고객 관계 관리 등의 측면에서 명성 관리를 살피고 조직 내부의 위험 관리, 위기관리 차원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평상시 위험 요인을 진단, 평가하지 않게 되고 결국 명성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대응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게 된다.명성 손실을 가져오는 사

    2022.04.29 17:30:01

    ‘라면 상무 사건’ 같은 명성 리스크, 어떻게 관리할까 [강함수의 레드 티밍]
  • ‘내용보다 공감’ MZ세대와 이야기하는 법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조직 내부의 업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기회가 없어진 것도 원인이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과 소통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말하는 리더들이 많아졌다.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자꾸 그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고 말한다.하지만 소통의 어려움이 비대면 시대의 도래와 MZ세대의 등장 때문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전통적인 ‘관리’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수명이 다했기 때문이다. 관리 중심 커뮤니케이션은 ‘내용’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리더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것을 전달한다. 그는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조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리더가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확신한다. 지속적으로 내부 구성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말한 것’을 재차 말하고 확인하려고 한다.시간이 흘러 이것이 고착화되면 리더는 직원들이 ‘말한 것’을 듣지 않을 때 ‘귄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회의 시간에 직원들이 말하지 않고 의견을 내지 않는 것은 그들이 생각과 의견이 없어서가 아니라 리더에게 내용 중심 커뮤니케이션을 ‘받는 것’이 일하기에 더 수월해서다.이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시와 명령으로 구성된 ‘어떻게’를 말하기 이전에 ‘왜’에 대해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말을 전달하는 순간 상대의 능동성은 최소화된다.사실에 대한 맥락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 대화 중

    2022.04.13 17:30:03

    ‘내용보다 공감’ MZ세대와 이야기하는 법 [강함수의 레드 티밍]
  • 홍수보다 더 혹독했던 리더십 실패의 교훈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위기 상황에서 조직 리더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간 체계적인 시스템과 체계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위기관리를 고려해 왔다.하지만 조직 시스템과 관리 기능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위기 대응 리더십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체계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위기 리더십은 평상시 좋은 리더십을 보여주는 리더에게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위기의 심각성보다 위기 대응에서 더 중요한 것은 리더가 시기적으로 적절한 의사 결정을 하는가, 민감한 반응을 통해 조직의 위기 민감도를 높여 긴밀하게 행동하게 하는가에 있다.  적절한 의사 결정으로 위기 민감도 높여야2005년 8월 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큰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역 주민들은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 지역의 홍수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정보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홍수 발생 3일이 지나 마이클 브라운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CNN 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는 뉴올리언스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며칠 동안 물과 식량도 없이 지역 컨벤션센터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뉴올리언스가 물에 잠긴 지 2주가 지난 후 뉴욕타임스는 웹사이트에 한 남자가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리더십이 필요하다’라고 쓰인 간판을 드는 만화 그림을 게시했다. 다음 날 브라운 청장은 사직했고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를 기록했다.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 위기는 아니다. 핵심은 위기에 대한 태도와 행동이다. 기

    2022.03.31 17:30:13

    홍수보다 더 혹독했던 리더십 실패의 교훈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과의 기술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기업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실무자들은 첫 의사 표명과 사과 메시지를 구성하는 것이 제일 곤혹스럽다고 말한다. 이 곤혹스러움을 느끼지 못했다면 제대로 된 위기에 직면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정도다.위기관리 담당자는 위기 상황의 원인, 책임의 유무, 중요도 등을 고려해 상황에 따라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위기에 대한 기업의 의사를 표명하기 전에 고려 사항을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사과 주체와 대상은 구체적으로 표현첫째, 위기 책임성의 정도다. 기업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건·사고인지, 기업 내부 구성원으로 인한 것인지, 재난 재해와 같은 불가항력의 상황인지, 기업 조직 체계와 연관은 없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이때 직접적인 위기 원인이 아니더라도 정황적으로 피해 발생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무엇인지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사건·사고가 발생해 기업이 관련됐다고 인식되는 순간 모든 책임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다는 시각이 중요하다.둘째, 법적 책임 여부다. 사건·사고로 인해 발생한 위기의 범위, 규모, 피해 정도, 원인과 법적 기준이나 적용 범위, 해석 범위는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 법적 책임이 작다고 해서 위기 파급력이나 영향력이 작다고 할 수 없다. 반대로 법적 책임이 크다고 해서 법적 대응에만 신경 쓰고 이해관계인의 인식 상황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셋째, 여론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 이는 이해관계인의 인식과 연결되는 영역이다. 일반 대중이 위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인식하는지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여론의 흐름을 언론의 취재 내용·범위·인식 등을 통해 파악하고 대응하

    2022.03.18 17:30:07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과의 기술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중대재해법 피해 갈 ‘마법’은 없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중대 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을 다시 살피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법을 고려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중대재해법을 벗어나기 위한 별도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방안이나 전략은 따로 있지 않다.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업의 사전 조치, 사업 현장의 안전 행동을 중요하게 다루고 상호 협조와 협력이 가능한 조직 문화, 개개인의 안전과 위험 인식 제고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리스크로 인해 과한 책임을 물게 될까 걱정하는 부분도 이해할 수는 있다.  책임 있는 태도 표현하고 보여줘야중대재해법의 시행과 상관없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사건·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때는 기업의 명성과 재무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살펴보면 사건·사고를 해당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의사 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희생자가 발생하면 희생자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그들의 분노와 감정을 어루만지거나 그에 부합하는 기업 조치를 실행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기업의 재무적 피해만 고려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오해나 부정적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물론 커뮤니케이션이 법적 책임이나 문제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책임감과 신뢰를 주는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했을 때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명성 리스크는 이해관계인의 비판

    2022.03.01 17:30:09

    중대재해법 피해 갈 ‘마법’은 없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기 상황에서 침묵은 금이 아니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인식과 현실 간의 차이가 있다면 먼저 승리하는 것은 인식이다. 기업은 위기를 잘 해결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지만 사실 기업의 외부 세계는 그것을 알 수 없다.위기에 처한 기업은 위기와 관련한 정보를 대중에게 알려야 하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모르게 하거나 빨리 관심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위기 정보가 많아지면 더 통제할 수 없고 법적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그 내용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그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메시지 전략에 실패한 오스템임플란트오스템임플란트에서 18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혐의가 의심되는 재무담당 팀장을 회사가 경찰에 고소하고 이를 공시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회사는 언론 보도 이후 3일이 지나 대표이사 명의로 배포된 사과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건을 알렸다.사상 초유의 사태로 주주와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는 내용과 함께 횡령 금액이 2021년 말 기준 자기 자본의 91.8% 수준은 아니고 회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이 사건을 두고 사람들은 ‘어떻게 회사에서 그 정도로 큰 액수의 현금이 인출될 수 있었나’,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무엇을 했나’, ‘회사와 경영진을 신뢰할 수 있을까’, ‘회사는 사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등 많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이고 당연한 의문을 회사는 풀어주고 있

    2022.02.15 17:30:01

    위기 상황에서 침묵은 금이 아니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기관리 못 하면 기업이 붕괴된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과거 리조트 특판 마케팅을 담당했던 한 후배의 이야기다. 리조트에 어느 중학교의 단체 숙박을 알아보는 교사팀이 방문했다. 교사팀은 후배가 안내해 준 장소 이동 경로를 다시 걸어가면서 주요 장소마다 이동하는 시간을 체크하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메모지에 기록했다.당시 교사팀이 갖고 온 노트에는 사고의 위험 요인을 살피는 ‘체크리스트’가 있었다. 리조트에도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지만 활용되지 않았다.위기의 발생 요인을 찾고 사전 조치, 대응 방안과 절차, 위기관리팀의 책임과 역할 등을 규정해 놓아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힘들게 만들 필요가 없다. 매뉴얼에 기록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조직의 담당자, 조직 문화, 조직의 의사 결정 과정에 매뉴얼 내용이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  잘못된 관행 탈피가 신뢰 회복의 첫걸음2022년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주상복합단지 공사 중 39층 초고층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 근무자 6명이 실종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추가 붕괴의 위험으로 초기 구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시공을 담당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최고 경영진이 나와 두 차례 사과와 조치 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 언론을 통해 붕괴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현산의 메시지는 ‘공정을 독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전문가들은 입주 일정을 맞추기 위해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다가 발생한 참사라고 말한다. 무너진 외벽 상태를 보면서 질이 좋지 않은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

    2022.01.22 06:00:11

    위기관리 못 하면 기업이 붕괴된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기업이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공장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보고되는 내용만으로 조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어도 현업에서 무엇을 신속하게 알아봐야 하고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위기 의사 결정을 위해 위기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정보가 수집돼야 하는데 해당 부서에서 가져오는 정보를 바로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2022년 한 기업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회의를 주재한 리더가 한마디를 시작한 후 각 부서의 팀장들이 지난번 겪은 위기 대응 과정에서 힘겨웠던 경험을 쏟아냈다.위기가 발생하면 조직 내부에는 어떤 일들이 생길까. 무엇을 보고해야 하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직 내부에서 위기에 직접 대응하고 담당하는 사람은 혼란 그 자체가 된다.리콜을 결정하고 고객에게 대응하는 직원부터 수시로 울리는 언론의 취재 전화, 소셜 미디어 채널에 비난 댓글이 몇 백 개씩 올라오는 것을 보는 마케팅 담당자, 유통망이나 고객사의 컴플레인을 받는 담당자, 정부 감독 기관에서 오는 상황 보고 연락까지 평상시 접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만약 자신이 담당자라면 어떤 심정일까. 대응 과정에서 실수하면 그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심리적 태도가 형성되면 위기 대응 과정에서 침묵과 수동적 대응 태도를 갖게 된다.  반복적 훈련과 내부 프로토콜 구축 필요사실 경험하지 않으면 예측하기 어렵다. 위기 상황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상황 정보와 맥락 정보가 적절하게 올라와야 한다. 위기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할 것, 이미 알고 있는 것, 알

    2022.01.14 17:30:13

    기업이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철통 같은 사전 준비에도 틈새는 있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위기관리에서 위기 대응보다 사전 준비를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성공적 위기 대응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은폐, 늦장 대응, 화를 부른 사과, 희생자 무시, 지속적인 부정적 기사 보도, 주가 하락, 운영 업무 마비, 감독 기관의 개입 등 위기 사건·사고 발생 후 나타나는 결과물들은 사건·사고의 위험 수준과 비례하지 않고 사전 준비의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다.팀장을 포함한 C레벨들이 2시간짜리 관련 강의를 들으면 위기관리에 대한 사전 준비가 완료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아직도 많다. 기업들은 위기관리 사전 준비 강의를 요청하며 “새로운 사례를 통해 배우고 싶다”고 한다.위기관리 사전 준비는 학습(學習) 중 ‘습(習)’에 더 높은 비율을 둬야 한다. 즉 ‘익히는 것’이다. 다른 기업은 어떻게 했는지 살피고 찾아 그 사례를 새롭게 듣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반복적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통해 습관처럼 익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위기는 회색지대에서 발생위기는 지금 발생한 것이 유일한 사례라는 말이 있다. 유사한 사건이라도 그 사건이 미치는 영향은 매 순간 다르다. 위기관리 사전 준비는 모든 사례에 대비한다는 것이 아니다. 조직 내부의 정보를 취합하고 적절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정립하는 것이다.언제나 위기는 흑과 백의 경계, 즉 ‘회색지대’에 있다. 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나 있어도 여론과 상황적으로 볼 때 기업의 처신은 달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어떤 사회적 맥락이 형성돼 위기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 특정 이해관계인의 사옥 앞에서 시위가

    2021.12.31 17:30:11

    철통 같은 사전 준비에도 틈새는 있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프리미엄 라면·편의점 광고물이 시장에서 사라진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비즈니즈 과정은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실질적으로 구매 행동을 하는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은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이 겪는 불편함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동시에 제품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메시징은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자 제품의 시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과 가치들을 고객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은 고객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적합성 없이는 얻기 어렵다. 전략적 메시지와 좋은 메시지가 고객에게 도달되고 고객의 니즈와 제품 경험이 담긴 메시지가 기업에 들어와야 한다.다시 말해 제품이 시장에 적합해야 한다는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product-market fit)’ 개념처럼 메시지와 고객 간의 적합성도 전략적으로 따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메시지’를 간과한다.좋은 제품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제품에 대한 다양한 이슈와 경험들이 공유되는 환경에서 제품만 바라보고 고객의 구매 행동을 기다려서는 성과를 얻기 어렵다.  전략적 메시지, 브랜드 명성에도 영향2011년 4월 농심은 시장에 없었던 프리미엄 라면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라면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는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었다. 당시 사회·경제적 환경은 생필품의 물가 인상과 관련해 민감한 상황이었다.기업은 영양가가 높고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지만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높인다는 지적과 라면이 설렁탕과 같다는 의미의 메시지

    2021.12.17 17:30:18

    프리미엄 라면·편의점 광고물이 시장에서 사라진 이유 [강함수의 레드 티밍]
  • ‘위생 불량 논란’ 기업들이 간과한 것들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지난 9월 A사의 비위생적인 공장 제조 설비 상태가, 11월에는 연매출 400억원이 넘는 B사의  비위생적인 제조 현장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두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직원이 공장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는 것이다. 두 회사의 첫째 메시지는 영상 제보자에 대한 공격이었다.A사는 “제보자로 추정되는 직원이 고의성을 가지고 이물질을 제품 반죽에 투입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이며 계획적인 소행으로 추정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B사는 “과거 근무했던 직원이 불미스러운 퇴사로 앙심을 품고 악의적으로 제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보자 공격, 책임 회피 논란 야기제보가 사실이 아니라는 회사의 메시지는 “비위생적인 제조 공정이 의심스럽다”는 소비자의 인식을 불식할 수 없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공격자(제보자)’를 ‘공격’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기 쉽다.기업에 억울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만 나쁜 일이 발생하면 외부 사람들은 그 책임을 우선 일이 발생한 기업에서 찾기 마련이다. 기업이 어떤 처신을 보여주는지가 대중의 나쁜 감정이나 분노에 영향을 미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회사의 제조 시설을 찾아가 위생 상태를 조사하고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다수 발견했다. 제보자를 공격함으로써 두 회사가 얻은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기업은 공격자의 문제 제기에 부정적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고 분명히 대응하자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상황을

    2021.11.30 09:22:20

    ‘위생 불량 논란’ 기업들이 간과한 것들 [강함수의 레드 티밍]
  • ‘기업의 사명’ 지키는 것은 왜 중요할까 [강함수의 레드 티밍]

    [강함수의 레드 티밍] “임직원과의 약속, 사람은 회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이자 자원입니다. 회사는 ‘기업은 곧 인간’이라는 창업 이념 아래 임직원이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이 글은 어느 기업 홈페이지에 적힌 사명이다. 대부분 기업 홈페이지에 처음 쓰여 있는 경영 이념, 비전, 가치, 지속 가능성, 윤리 경영 등의 텍스트는 거의 유사한 언어로 구성돼 있다.그런데 필자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 받아들이고 해당 기업을 더욱 신뢰할지 궁금하다. ‘아름다운 기표(記標)’로만 멋지게 적어 놓은 기업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기의(記意)’로서의 의사 결정, 조직 운영, 조직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참고로 이 글은 대한항공의 사명이다.  비전·사명과 조직 문화 연결돼야올해 5월에는 판교 소재의 모 기업 직원이 자택에서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라는 정황이 속속 밝혀지면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조직 문화의 문제점, 비슷한 피해를 주장하는 또 다른 직원의 사례 등이 올라왔다.언론은 연일 관련 기사를 게재했고 회사 노조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국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기업의 홈페이지 ‘기업 윤리 규범’에 들어가면 “모든 임직원을 능력과 성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대우하며 차별 없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라고 쓰여 있다.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산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기업마다

    2021.11.15 06:00:19

    ‘기업의 사명’ 지키는 것은 왜 중요할까 [강함수의 레드 티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