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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경영 전략이 가진 가장 강력한 ‘필살기’[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경영학 공부를 잘못하면 그럴듯한 말만 둥둥 떠다닌다. 핵심 역량, 플랫폼, 시너지 같은 알고 보면 뻔한 말들에 요란한 그림 자료까지 더해지면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얘기인지도 흐릿하고 회의실은 학술 세미나장이 되고 만다. 일을 잘하려고 만든 경영학이 오히려 일을 망치는 셈이다.생각의 기반 없이 그럴듯한 말을 외워 떠들면 경영의 현실이 덮여 버린다. 구체적 기법(skill)보다 생각의 틀을 잡고 문제를 풀어 가며 남다른 발상을 제시하는 것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 분야는 이런 ‘덧없는 말의 해악’이 가장 도드라진다.학교마다 경영학과가 있고 경영 전문 석사(MBA)나 박사도 흔해 경영학 용어나 기법은 어지간하면 다 아는 ‘상식’이 됐다. 용어와 기법을 몰라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생각해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 그런데 진정한 고수의 생각은 분명 남다르지만 그것을 제대로 알아보는 실력이 없으면 불행히도 그 차이를 알 수 없다.결국 사업의 실질적 내용이 아니라 포장술로 경쟁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공허한 단어를 늘어놓고 떠들면서 돈과 시간을 허비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실제로 인터넷에 흔한 블로그 글이나 인공지능(AI)이 보여주는 답이 컨설턴트나 경영학 교수의 말과 큰 차이가 없다. 남다른 발상과 분석은 남들 다 아는 경영학이 아니라 사업에 대한 구체적 이해와 인간과 세상에 대한 통찰력에서 나온다. 인문학은 이를 위한 강력한 무기를 제공한다. 무협지에 나오는 남몰래 숨겨둔, 한 방에 승부를 결정짓는 ‘필살기’인 셈이다. 상상과 스토리텔링혁신은 게으른 사람의 상상에서 나온다. 부지런한 사람은
2023.05.28 1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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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 오기’보다 중요한 ‘관리’…경력 이직자 안착을 위한 조직 역할[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대퇴사 시대’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였던 때가 있었다.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게 많아진 상황에서 나온 표현이다.기업에 이는 위기다. 하지만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새롭게 오는 사람도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 특히 한국에서는 정보기술(IT)업계를 중심으로 경력 이직자들의 원활한 조직 내 안착, 이른바 ‘소프트 랜딩’을 고민한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여러 가지 선물로 웰컴 키트를 준비하는 등 따뜻하게 맞이하려고 애를 쓴다.그런데 경력 이직자들의 성과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만족하지 못한다. 조직에 들어온 새로운 멤버가 적응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입 직원과 경력 직원이 있다면 누가 더 적응하기 쉬울까.아무래도 직장 경험이 있는 경력직이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신입은 경험치가 없기에 빈 컵을 채워 나가듯이 회사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간다. 하지만 경력직은 이미 자신의 컵에 무엇인가 어느 정도 채워 놓은 상태다.그것이 옮겨 간 조직과 잘 맞는다면 나머지 부분도 빨리 채워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존 경험에서 얻어진 것을 버리는 것이 먼저다. 운동도 그렇지 않은가. 시작할 때 잘못된 자세로 배우면 그 자세를 지우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자신만의 색깔과 스타일 덕분에 기존 직장에서 우수한 인재였는데 새로운 조직에선 헤매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일하는 사람을 탓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잘 통했던 업무
2023.05.19 0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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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어려울수록 직원에게 투자해야 하는 이유[김광진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단어의 의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표현한 ‘영구적 위기(permacrisis)’라는 단어가 있다. 2022년 영국의 콜린스 사전에 등재된 단어다.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 예측하지 못하는 위기들이 계속되면서 그 심각성을 표현한 것인데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이런 불안과 불안정의 상황이 지속되는 환경에 둘러싸인 어떤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고 또 어떤 기업은 현실적인 위기감을 기회로 바꿔 또 다른 성장을 꿈꾸며 비전을 제시하며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다양한 산업에 있는 기업들과 교육·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필자가 느끼는 기업의 움직임과 대응은 두 갈래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마치 양극화의 현상과 비슷한 것 같다. 줄이지 말 것을 줄이는 게 문제한쪽은 모든 것을 줄여 나간다. 이른바 원가 절감 방식의 솔루션이다. 과거 20~30년 전의 생산성 자체가 중요했던 시기에는 그게 생존의 동력이었던 것은 맞지만 지금 기업의 성장과 비즈니스 성장 방식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진짜 문제는 줄이지 말아야 할 것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바로 임직원들의 사고와 역량을 넓히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개발하는 교육과 훈련이다. 어떤 경영자에게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다. 단기적으로는 지출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그때부터 멈추기 시작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다른 한쪽은 그 반대다. “어려울수록 직원들의 교육과 역량 향상에 투자해
2023.05.11 09: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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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내 멘탈 잡아줄 좋은 동료의 세 가지 조건[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힘든 일이 참 많다. 자기가 하기 힘든 일이 주어질 때, 여러 가지 일이 한 번에 떨어질 때, 업무 성과에 대한 압박이 심할 때 등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일로도 힘든데 ‘사람’ 때문에 지칠 때도 있다.주변 사람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의도를 오해해 나쁜 소문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 멘탈을 잡는 노력이다.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게 스스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이 모든 짐을 지는 것은 좀 가혹하다. 이때 필요한 게 ‘동료’다. 주변에 자신의 멘탈을 함께 챙겨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멘탈 관리를 도와줄 동료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을 소개한다.기업들이 동기 문화를 갖고 있는 이유가장 먼저 찾아볼 사람은 ‘쌍둥이’다. 말 그대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그래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주변 사람을 만들자.문제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기 가장 적합한 상대라는 뜻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동기 문화를 갖고 있는지 모른다. 힘들 때 서로 의지하며 술 한잔 나누기 가장 만만한 대상이니까.혹시 입사 동기가 없어 막막한가. 중요한 것은 입사 시기가 아니다. 자신이 리더 때문에 자꾸 멘탈이 흔들린다면 다른 팀 다른 리더 밑에서 고생하는 사람이 자신의 ‘쌍둥이’가 돼 줄 수 있다. 이렇게 비슷한 고민을 서로 공유하며 한바탕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정서 관리에 도움이 된다.하지만 이게 해결은 아니다. 그래서 다른 차원의 동료도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찾아봐야 할 둘째 사람은 ‘롤모델’이다
2023.04.20 08: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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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MZ세대[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요즘 세대는 상하 관계가 엄격한 조직을 싫어한다. 상사가 권력을 틀어쥐고 상명하복을 요구하는 조직이라면 더욱 그렇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좀 더 자유롭고 수평적인 관계를 원한다.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구성원과의 합의를 중시하고 파트너로서 동등한 관계를 가진 조직 문화 말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그들이 권위적인 리더십을 원하지 않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수동적이고 우유부단한 리더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해가 되는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호한 느낌도 든다. 조금 깊이 들어가 보자. 경영자 코치이자 하버드 메디컬스쿨 심리학과의 제프리 헐 박사의 조사 결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 70%는 파트너적인 동등한 관계를 원하고 있지만 동시에 보스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한 멘토, 전문가적인 지식을 가지고 이끌어 가는 보스 말이다.그렇다면 이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은 무엇일까. 조금 과장되게 얘기해 보겠다. 구성원들을 밀어붙이는 리더가 있다. 반면 구성원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리더가 있다. 어느 쪽이 최고의 리더십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가.눈치챘는가. 결론부터 말해 보자. 이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유능한 리더는 필요에 따라 한쪽 모드에서 다른 모드로 전환하기도 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도 한다. 제프리 헐 박사는 수년간 상반된 리더상을 두고 고민한 결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가 아스트라제네카·마이크로소프트·픽사 등 글로벌 기업의 리더를 살펴보니 유능한 리더는 상황에 맞춰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롭게
2023.03.28 07: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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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략]‘목표 수립’만 잘해도 조직의 성과가 높아진다
[경영 전략]해마다 하는 일인데 할 때마다 어려운 게 있다. 바로 목표 수립, 성과 평가 등 성과 관리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위기의 경영 환경으로 더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함께 성과를 만들어야 할 요즘 세대들의 다름도 어려움을 더한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달라진 구성원들과 함께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최근 세계적인 경영 석학으로 불리는 게리 하멜 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한국경제TV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서 경기 침체기 대응과 미래 성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앞으로는 조직과 리더십 체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재설계할지 집중해야 한다. 역할·지위와 관계없이 모두가 기업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업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을 도구나 생산 요소 등 인적 자본으로 보는 시선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구성원들을 인간으로서 대하고 그들이 성장하고 배우고 이바지할 기회를 책임지고 제공해야 한다. 회사가 구성원의 도구다.”여기에서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백종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인간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책에서 인간은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르는 자율과 자기 지배의 삶을 산다고 했다. 한마디로 어떤 일의 시작과 끝을 스스로 정한다는 것이다. 목표는 제공하는 가치에서 출발따라서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은 구성원 스스로 알아서 일하게 맡겨 둔다는 의미다. 그러면 구성원은 자율감으로 내적 동기가 높아지고 즐겁게 일에 몰입하며 그 결과 조직의 성과도 높아진다. 많은 심리학자들의 얘기다. 하지만 구성원 각자가 제멋대로 일하고 서로가 다
2023.03.24 09: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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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일에 푹 빠지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 ‘인정’[김민경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여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두 회사가 있다. 먼저 A사는 구성원들 간 경쟁심이 강하다. 저마다 개인의 성과를 최고로 올리는 것이 우선이다. 이렇다 보니 분위기는 경직돼 있고 소통과 협업을 유도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일부러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도 일어나기 어렵다.B사는 사소한 일도 서로 축하하고 실패에 대한 공유도 활발하다. 리더는 직원들에게 결과에 대한 평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일하는 중에 피드백을 준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서로 생각이 맞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의견이 오가고 노고에 대해서는 고마워한다. 이 두 회사 중 어느 곳에서 더 좋은 성과가 날까. 압박감이 있어야 성과가 난다고?창의성의 대가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테레사 애머빌과 동기 부여와 생산성 분야의 연구자인 스티븐 크레이머의 연구 결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그들은 구성원의 심리 상태와 성과 간 상관관계를 찾으려고 했다. 7개 기업 임직원 238명에게 매일 그날의 감정과 일에 대해 점수를 평가하고 다양한 심리 상태에 대해 기록해 제출하도록 했다. 그 결과 구성원이 긍정적인 마음 상태로 몰입할 때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는 압박감이 있어야 성과가 나온다는 기존의 통념에 반대된다. 연구에 따르면 구성원이 행복하면 창의성이 발현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그 결과 일터에서 몰입하게 돼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그렇다면 구성원들이 긍정적 마음 상태를 가질 수 있는 일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일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고 몰입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2023.03.15 06: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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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이 기존 시장을 파먹는 ‘혁신의 모순’, 해결책은?[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아무리 훌륭한 회사도 늘 하던 방식으로 기존의 사업에만 매달리면 망한다. 세상은 늘 변하고 회사 내부의 사정도 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신을 내걸며 요란하게 바꾸려고 든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애써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알리고 부품 조달과 유통 등의 체제를 갖춰 놓았더니 후발 주자들의 판만 깔아 주는 ‘선구자의 불행(pioneering cost)’이 발생하고 혁신의 성과가 기존 사업을 잠식하는 ‘제 살 깎아 먹기(cannibalization)’가 되는 경우도 있다.새로운 사업에 힘을 쏟다 보면 기존의 사업 기반과 역량이 허물어지는 현상(capability self-destruction)도 벌어진다. 남 잘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자칫 잘못되면 책임만 뒤집어쓸까 걱정되니 조용히 누리며 살자는 사람들에게 ‘남다른 시도’는 꼴 보기 싫은 일이다.그럼에도 수많은 혁신적 사업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성공하면 팔자가 바뀌는 시장의 기회와 함께 가진 것을 움켜쥐고 버티다가는 하루아침에 쪽박 차는 경쟁 압력이 경영자와 투자자의 영혼을 두들겨 깨웠기 때문이다(대충 누리며 버티려는 경영자는 제품 시장에서 박살이 나거나 그전에 늘 새로운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쫓겨난다).경영학 책에는 이런 성공한 혁신이 영웅담으로 포장돼 나오는데 솔직히 홍보물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실패한 후발 주자에게 판만 깔아 주고 자기 사업만 망가뜨린 실패한 혁신도 많은데 망한 회사는 물어볼 곳이 없고 심란한 사연도 숨기기 바빠 제대로 알 수 없다. “훌륭한 경영자가 핵심 역량에 기반해 혁신했다”는 뻔한 소리 말고 실전에 쓸모 있는 전략을 생각해 보자.버텨봐야 어차피 빼앗긴다새로운
2023.02.21 06: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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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명 평균 불과 12년 예상…장수하려면 ‘인간 중심 기업’ 돼야[임주영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올해 필자가 들은 새해 인사의 거의 대부분은 건강에 대한 얘기였다. 만약 ‘기업’에 새해 덕담을 한다고 가정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도 건강이 아닐까 싶다.한국무역협회는 1월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58년 기준 61년에서 2027년에는 12년 수준으로 대폭 단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강하게 100년을 사는 것은 이제 인간이나 기업에 중요한 소망이 됐다.오랫동안 장수하기 위해 과연 기업들은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을 먼저 살펴보면 단기 성과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단기 실적주의’다.기업이 성과를 추구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인 숙명이다. 하지만 단기 실적주의의 덫에 걸리면 당장의 눈앞의 실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 성과를 위한 행동과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한다. 이런 기업들은 직원들을 언제든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여기고 직장 내 갑질 행동에 눈감는다.외부 협력 업체들을 쥐어짜고 대리점 밀어내기 같은 전술을 구사한다. 제품의 유해 성분을 알고도 무시한다거나 공장의 유해 물질을 무단 방류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행동들이 통했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이러한 기업들을 향한 목소리들이 드러나고 있다. 변화된 기업의 목적과 역할소비자들은 스스로 작한 기업, 나쁜 기업 리스트를 만들고 착한 기업에는 ‘돈쭐’을, 나쁜 기업에는 불매 운동을 선사한다.구성원들은 ‘우리 회사는 직원을 노예·하인·로봇·소모품이라고 여긴다’며 직장 내 비인격적 대우를 익명 플랫폼에 고발한다.학자와 투자자들은 기업의 역할과 목적이 변화됐
2023.02.14 11: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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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시 연봉 협상에서 이기는 방법[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만약 당신이 직장을 옮긴다면 연봉 협상을 어떻게 하겠는가. 사실 누구나 많이 받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알아서 많이 주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관점이 서로 다르니 문제다. 회사는 될 수 있으면 적게 주려고 한다. 반대인 셈이다. 여기서 양자 간에 미묘한 협상이 벌어진다.지난해 12월 충청권 대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정보기술(IT) 전문가 A 부장.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한국 굴지의 IT 업체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다. 평소 일하고 싶었던 회사였기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더 좋은 것은 지방을 떠나 서울로 이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부인에게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 줄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었다.회사는 정규직 채용에 앞서 ‘3개월 수습’이라는 인사 제도가 있다고 했다. A 부장은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수습이라는 제도는 신입 사원에게 적용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12년 경력자인 본인에게도 해당된다고 하니 찝찝하다. 망설이던 끝에 용기를 내 인사 책임자에게 전화했다.그는 “죄송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성과나 역량을 잘 알고 있잖아요. 수습 기간 3개월을 거쳐야 된다는 사실이 금방 받아들여지지가 않네요”라고 말했다.그러자 인사 책임자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회사 내규라고 했다. A 부장은 물러서지 않고 경력에 대해 계속 얘기했다. 인사 책임자는 크게 한숨을 쉬면서 정말 예외적으로 수습 기간을 면제해 주겠다고 했다.그다음 연봉 협상이 있었다. 회사 측 제시 금액은 예상보다 낮았다. 지금 받고 있는 연봉 수준이 있는데 그럴 수는 없다며 강하게 연봉 인상을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2023.01.31 07: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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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로운 조직을 맡은 리더에게[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해가 바뀌면 많은 게 달라진다. 조직도 그렇다. 새로운 부서가 만들어지기도,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기도 한다. 소위 ‘인사이동’의 시기다. 이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신임 리더’다.리더의 직책을 처음 갖게 된 사람도, 다른 부서에서 리더를 하다가 옮기는 이도 있다. ‘전력’이 뭐였든 ‘새로운 환경’에 처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신임 리더들은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공과 사는 반드시 구분하라신임 리더가 되면 마음이 바빠진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많다고 느끼니까. 그런데 막상 뭔가 하려고 하면 막막해진다.그래서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리더들이 많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된다. 먼저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 어디로 가는 게 자신과 자기 조직에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듣기’다.자신이 맡게 된 조직 상황이 어떤지, 구성원들이 리더인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가. 이 정도는 할 만하지 않나. 그래서 구성원들이 편하게 이야기하기 위한 회식 자리를 만들어 부임 인사 겸 리더인 자신에게 바라는 점을 듣고자 한다.그렇다면 이런 리더의 방법은 괜찮을까. 리더가 원하는 대로 조직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까. 아니다. 세 가지를 바꿔야 한다.첫째는 장소다. 리더들 중에 ‘편한 분위기’에서 얘기가 잘 나온다며 의도적으로 회식 자리를 만들어 업무 면담 등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그러다 소위 ‘취중 진
2023.01.17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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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세상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방법[백재영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최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재벌 일가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 가문 막내아들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인생을 사는 얘기다. 드라마는 우리가 한 번쯤 가져봤을 욕망을 자극한다. ‘현재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과거로 돌아가면 내 인생이 달라지지 않을까’와 같은 욕망 말이다.미래를 아는 주인공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닷컴 버블, 분당신도시 개발 등 세상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 큰 부를 일군다. 하지만 미래를 알 수 없는 우리에게 변화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산업 환경이 변하면서 시장 선도 기업이 몰락한 사례가 있다. 블록버스터와 코닥이 대표적이다.한때 9000개가 넘는 비디오·DVD 대여점을 운영하며 업계 1위를 자랑하던 블록버스터는 2010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비디오·DVD 대여 서비스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가는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블록버스터의 가장 큰 위협은 신생 기업 넷플릭스였다.재미있는 사실은 2000년 넷플릭스가 블록버스터를 찾아가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블록버스터는 대여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넷플릭스의 제안을 거절했다.하지만 두 회사의 상황이 역전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7년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콘텐츠 시장을 장악해 나갔고 블록버스터는 도태됐다. 시대를 주름잡았던 코닥이 몰락한 이유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중요한 순간을 코닥 모먼트(Kodak moment)라고 표현할 정도로 필름의 대명사였던 코닥은 2012년 파산 신청을 했다.
2023.01.10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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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변신’에 대한 덧없는 집착, 회사를 망친다[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기업은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해 끊임없이 변신하고 성장 발전해야 한다.”경영학 책에 흔히 나오는 말이다. 거창한 말로 시작해야 점수를 받는지 학생들 답안지에도 자주 등장한다. 얼마나 빠르게 변하기에 늘 급변(急變)인지도 의문이고 여기에 계속 기업(going concern)이라는 회계처 리의 가정을 떡하니 기업의 사명이라고 덧붙이니 무지와 허영이 따로 없다.사실은 오래전 일본 경영학 입문서에 나온 말을 생각 없이 옮기고 외우다 보니 당연한 말씀이 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자리 잡다 보니 그 무지와 허영이 국가 정책에까지 점염되고 있다.쉽게 생각해 보자. 모든 개인 병원은 종합병원이 돼야 하고 스타트업 기업은 재벌로 성장해야 할까. 석기 시대 돌도끼를 만드는 사람도 온 부족이 밀어서 청동기 사업자로 변신시키자는 셈이다. 망할 회사를 우격다짐으로 연명하면 좀비 기업이 돼 세상에 해가 된다.세상에는 주주들의 돈으로 경영자가 이것저것 일을 벌이며 자리를 보전하는 한심한 사업 변신도 무수히 많다. 무조건 기업은 변신하고 성장·발전해야 한다는 황당한 미신이 회사와 경영자를 망치고 나라도 망치는 한심한 현실을 몇 개의 사례로 살펴보자. 창업 경영자의 다양한 속사정수학자인 A 교수는 인터넷 데이터 전송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사업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투자도 성공적으로 받아 5억 달러의 지분 가치를 확보했는데 본격적으로 시장을 개발하고 관련된 사업 기회를 실현하려면 더 많은 능력과 노력이 필요하다.A 교수에겐 버거운 일이고 개인적으로 너무 지쳐 좀 쉬고 다른 사업 기
2023.01.06 06: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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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고 싶다면 ‘상상의 힘’을 연결하라[이용수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1998년부터 14년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1위였던 노키아는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2013년 휴대전화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애플보다 먼저 개발했지만 터치스크린과 모바일 인터넷의 잠재력을 스스로 오판했다.노키아는 2014년 무선 네트워크에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사업 구조를 바꿔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하지만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에릭슨·삼성전자에 밀리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2020년 노키아 최고경영자(CEO)에 부임한 페카 룬드마크는 2022년 다보스 포럼에서 의미심장한 발제를 했다. 2030년에는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의 형태가 아니라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메타버스에 접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5G를 넘어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노키아의 사례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최고의 기업이라도 미래의 변화 앞에서 발 빠르게 변신을 거듭해야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엘론 머스크넷플릭스를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창업 당시인 1997년에 이미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감상하는 미래를 상상했다. 당시는 전화선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던 때라 우편 배달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지만 2007년에 최초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 아직 이르다는 훈수가 많았지만 이후 넷플릭스는 성공 가도를 달린다.그는 현재와 같은 TV 시스템은 2030년이 되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시청자는 수동적으로 보는 방식을 말한다. 이 또한 이른 판단
2022.12.29 07: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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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진실한 보고’를 받는 세 가지 방법[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이렇게 하고 있다고요? 왜요? 그럴 거면 미리 알려주지….”일하다가 구성원에게 이처럼 아쉬운 얘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것 같아 어떤 상황인지 물었을 때 ‘엉뚱한 일’에 집중하고 있어 황당했던 적, 혹은 문제가 생겼는데 미리 알리지 않고 상황이 복잡해진 뒤에야 뒤늦게 알려서 수습하느라 힘들었던 경험 등을 했을 때다.그래서 자주 중간 보고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구성원에게 보고는 결코 반가운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오히려 두렵고 피하고 싶은 상황일 때가 많다. 리더는 본인의 보고 내용에 대한 결정권을 지닌 ‘윗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충분히 고민했던 내용도 막상 보고하는 자리에선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 때문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게다가 그게 부정적인 소식이라면 더욱 힘들다. 보고를 위해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보고를 받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다. 리더가 이런 답답한 상황을 덜 겪으려면 리더의 ‘자세’에 변화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경청을 하려면핵심은 ‘경청’이다. 그냥 귀 기울여 들어보자는 빤한 얘기가 아니다. 보고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청을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첫째는 보고 내용에 대해 일단 긍정적 반응을 표현해 주기다. 보고자가 100% 확신을 갖고 신나서 보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그러니 시작이 부담 될 수밖에 없다. 이때의 긴장을 낮춰 주기 위해서는 보고를 받는 사람이 긍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게 필요하다. 눈에 걸리는 게 있어 지적하고 싶더라도 일단 좋은 부분을 ‘먼저’ 인정해
2022.12.20 06: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