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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차의 아마존’ 카바나는 왜 몰락했나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2015년 온라인 중고차 업체인 카바나가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에 대형 자동차 자동 판매기(벤딩머신)를 설치하자 업계의 찬사가 쏟아졌다. 더 이상 중고차 값을 흥정하는 데 진을 빼지 않아도 되는 상징물이자 카바나의 부상을 각인시켜 주는 기념비란 평가가 나왔다. 카바나는 현재 미국 내 32곳에 대형 자동차 자판기를 설치했다.하지만 승승장구해 온 카바나는 올해 백척간두에 서 있다. 최악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주가는 전고점 대비 95% 넘게 떨어졌다. ‘중고차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리던 카바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비대면 경제와 팬데믹 슈퍼스타의 등장카바나를 설립한 이는 어니스트 가르시아 3세다. 애리조나 주에서 상당한 규모로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던 아버지(어니스트 가르시아 2세)의 조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르시아 3세가 30세 되던 해였다.소비자들에게 차량 실물을 직접 보여주지 않더라도 360도 이미징 기술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카바나는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소비자 신뢰를 쌓아 나갔다. 미국 내 300개 이상 도시에서 익일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카바나가 뉴욕 증시에 입성한 것은 2017년 4월(티커 CVNA)이었다. 그 직후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경쟁사이자 스타트업이었던 칼립소를 인수했다. 또 이듬해 스마트폰으로 증강현실(AR)을 구현할 수 있도록 카360이란 기술 기업을 사들였다.카바나가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덕분이었다.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하자 온라인 거래의 대표 주자들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줌비디오(화상 회의), 로블

    2022.12.09 06:00:08

    ‘중고차의 아마존’ 카바나는 왜 몰락했나 [글로벌 현장]
  • 사무실 임대료, 서울이 도쿄보다 비싸…도시 경쟁력 비상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서울의 오피스 빌딩 임대료가 처음 도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임대료뿐만 아니라 주재원을 파견하고 현지 직원을 채용하는 비용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도쿄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오피스 빌딩이 모여 있는 도쿄 미나토구의 도라노몬. 도라노몬 기요시 빌딩의 임대료를 10월 말 환율로 환산하면 ㎡당 44.74달러(약 6만86원)다. 서울의 비즈니스 중심가인 종로구 오피스 빌딩 밀집 지역. 이곳의 오피스 빌딩 임대료는 ㎡당 45달러로 올 들어 도쿄를 앞질렀다.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피스 빌딩 임대료는 물론 주재원의 주택 임대료, 주재원 자녀들의 국제학교 학비, 제조업체 노동자와 일반 사무 직원의 급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울의 투자비용이 도쿄와 후쿠오카보다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가치 폭락으로 ‘역전’ 일어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종로구 556㎡(168평) 오피스의 임대료는 월 3552만원(VAT·관리비·주차비 포함, 보증금 연 1억9570만원 별도)이다. ㎡당 가격은 6만4000원이다. 조사를 진행한 작년 9월 1일 환율(1159.50원)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하면 ㎡당 임대료는 55달러였다.도쿄 도라노몬 기요시 빌딩 187.90㎡(56.84평)의 ㎡당 임대료는 6655엔(관리비 포함, 보증금·수선보증금 미포함)이다. 작년 9월 1일 환율(113.08엔)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한 가격은 ㎡당 59달러였다.이때만 해도 도쿄가 조금 더 비쌌지만 올 들어 원화보다 엔화 가치가 더 폭락하면서 가격이 역전됐다. 10월 말 환율(원·달러 1431원, 엔·달러 148.74엔)을 적용하면 서울의 임대료는 45달러, 일본이 44

    2022.12.02 06:00:06

    사무실 임대료, 서울이 도쿄보다 비싸…도시 경쟁력 비상 [글로벌 현장]
  • 경제 지표 악화 끝에 ‘위드 코로나’ 시동 건 중국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중국이 해외 입국자 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줄이는 내용의 새로운 방역 정책을 내놓았다. 반년 만에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방역에서 경제로 전환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코로나19 대응 합동방역통제기구는 11월 11일 이런 내용의 ‘과학적이고 정확한 방역 업무 통지’를 발표했다. 이는 전날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결정한 ‘방역 정책 최적화를 위한 20가지 조치’의 후속 격이다.국무원은 해외 입국자,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 폐쇄 루프식 사업장에서 일하던 사람 등에 대한 시설 격리 기간을 일괄적으로 7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다만 시설 격리 후 3일의 자가 격리는 유지한다. 전체 격리 기간이 ‘7+3(시설 격리 7일+자가 격리 3일)’에서 ‘5+3’으로 줄어드는 것이다.해외 입국자 격리 기간 단축은 지난 6월 21일(시설 14일+자가 7일)에서 10일로 줄인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년 여름 이전까지 순차적으로 격리 기간을 줄여 갈 것으로 보고 있다.또 확진자가 나온 항공편에 대한 일시 운항 정지(서킷 브레이커) 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중국행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될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탑승 전 48시간 내 2회의 유전자 증폭(PCR) 음성 증명서 제출은 1회로 조정했다.감염자가 한 명만 나와도 수만 명을 격리시키는 근거가 됐던 각종 조치들도 철폐하기로 했다. 격리 등 방역 통제 대상자를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로 한정한다. ‘차밀접(밀접 접촉자의 밀접 접촉자)’을 관리

    2022.11.24 06:00:08

    경제 지표 악화 끝에 ‘위드 코로나’ 시동 건 중국 [글로벌 현장]
  • 2019년부터 4년 연속 적자 예상되는 보잉…‘정상화’ 가능할까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 업체 보잉이 최근 내놓은 3분기 재무제표에서 3개월간 순손실이 33억 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추락 사고 여파에 따른 후유증이 컸던 2019년부터 4년 연속 대규모 연간 적자를 낼 게 확실시되고 있다.보잉은 이번 실적 발표 때 “앞으로 항공기 고정 가격 판매에 유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충격에다 공급난까지 겪어 온 보잉이 판매 정책 실수도 인정한 것이다. 2019년 초 주당 400달러를 넘었던 주가가 현재 200달러를 한참 밑도는 배경이기도 하다.하지만 보잉의 부활을 의심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에어버스와 함께 글로벌 여객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은 언제쯤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트럼프 협상’에 밀려 대규모 손실보잉의 3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다소 충격적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6.18달러 적자였다. 월가 추정치(-7센트)보다 약 9배 많았다. 보잉은 “신형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 2대와 공군 공중 급유기 등에서 대규모 손실이 추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매출은 159억6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177억6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팬데믹 충격이 컸던 작년 동기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나마 787 드림라이너를 적극 인도한 게 매출에 기여했다. 드림라이너 인도는 제조 결함 문제로 지난 2년여간 지연됐지만 올 8월 재개됐다.현금 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선 게 위안이 됐다. 2분기 말 기준 마이너스 5억700만 달러였지만 3분기 말 30억 달러로 전환됐다. 올해 전체로도 플러스 흐름(15억~20억 달러)을 유지하고 내년엔 30억~50억 달러를 유지할 수 있을 것

    2022.11.17 06:00:01

    2019년부터 4년 연속 적자 예상되는 보잉…‘정상화’ 가능할까 [글로벌 현장]
  • 30년 디플레에 ‘상승 욕구’ 사라진 일본인들[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일본 기업들은 좀처럼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 리스크가 있습니다.”2013년 9월 세계 4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설립자인 헨리 크래비스는 미국 뉴욕을 방문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에게 이렇게 말했다.아베 전 총리가 뉴육증권거래소에서 의기양양하게 “바이 마이 아베노믹스(Buy my Abenomics)”라며 일본 투자를 권하던 때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일본의 경영인들이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구조 개혁을 미루고 있다는 게 크래비스 설립자가 말한 ‘움직이지 않는 리스크’였다. 꿈도 없고, 자기주장도 없고 같은 달 일본을 방문해서도 크래비스 설립자의 쓴소리는 이어졌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해 보길 바란다. 먼저 ‘꿈이 있습니까’, 다음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합니까’라고 물어보라”고 했다.크래비스 설립자는 이미 10년 전 활력을 잃어 가는 일본과 일본인을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5월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미래 인재 비전 백서에 따르면 ‘장래의 꿈을 갖고 있다’는 일본의 18세 고교생의 비율은 60%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중국과 미국 고교생의 96%와 94%가 꿈을 갖고 있다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한국의 18세 청소년도 82%가 꿈을 갖고 있었다.‘자신이 국가와 사회를 바꿀수 있다’고 답한 일본의 18세 청소년은 18%에 불과했다. 미국과 중국은 66%, 한국이 40%였다. 중고교 시절 미래의 진로를 결정한 일본 학생은 3.8%에 불과했다. 66%가 대학 졸업반 즈음에서야 장래 희망을 정했다. 미국과 한국 학생의 25.2%와 17.8%가 중고교 시절부터 진로

    2022.11.10 06:00:08

    30년 디플레에 ‘상승 욕구’ 사라진 일본인들[글로벌 현장]
  • 막 올린 ‘시진핑 3기’, 뚜렷한 후계자는 여전히 없다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가 공식 개막됐다. 향후 5년을 이끌어 갈 최고 지도부는 모두 시 주석 측근이 차지했다.시 주석은 2017년 당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뚜렷한 후계자를 내세우지 않았다. 중국공산당은 당헌인 공산당 당장(黨章)을 개정해 시 주석의 당 핵심 지위 확립을 명문화했다. 3연임을 넘어 10년 이상 추가 집권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진핑 비서 출신’의 약진 시 주석은 10월 23일 공산당 20기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일정을 마무리하는 기자 회견에서 ‘사회주의 현대화’를 다시 강조했다. 그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또 “국가 안보는 민족 부흥의 근간”이라며 안보를 국정 키워드로 제시했다.공산당은 10월 22일 폐막된 당대회에서 당장에 대만 독립 반대를 명문화했다. 시 주석의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와 내수 경제 중심의 ‘쌍순환’도 당장에 넣었다.공산당은 이어 10월 23일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고 24명의 정치국원과 정치국원 중에서도 핵심인 7명의 상무위원을 선발했다. 시 주석은 셋째로 5년 임기의 상무위원에 선발되면서 3연임을 공식화했다.리창 상하이 당서기(63), 자오러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65),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67),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67), 딩쉐샹 주석비서실장(60), 리시 광둥성 당서기(66)가 상무위원에 올랐다. 이들은 기자 회견장에 순서대로 입장하면서 당내 서열을 알렸다.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창 상무위원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이던 2004년 비서장에 임명

    2022.11.03 06:00:05

    막 올린 ‘시진핑 3기’, 뚜렷한 후계자는 여전히 없다 [글로벌 현장]
  • 고물가發 경기 침체 온다…주가 하락 공포에 떠는 월가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2005년부터 세계 최대 은행의 수장을 맡아 온 그는 요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기론을 꺼내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커다란 충격이 올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수개월 전 ‘경제에 허리케인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던 다이먼 회장은 최근 “6~9개월 내 미국 및 글로벌 경제에 불황이 닥칠 것”이라며 “증시는 20~3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퍼펙트 스톰 온다”…불황 준비하는 월가1975년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창업해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키운 레이 달리오 창업자는 최근 “퍼펙트 스톰(완전한 폭풍)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리오 창업자는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Fed)이 돈을 뿌리면서 거품이 생겨났다”며 “결국 Fed가 경제에 고통을 유발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고통은 진짜로 클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무라증권도 최신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만간 침체가 시작되면 내년 말까지 1년여간 지속되고 침체 강도 역시 대부분의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봤다.이번 경기 사이클의 실업률 정점은 종전 6.0%에서 6.4%로 높여 잡았다. 미 실업률은 9월 기준 3.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머지않아 실업률이 지금보다 두 배 정도 치솟을 수 있다는 게 노무라증권의 판단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했던 마이너스 1.2%보다 악화한 마이너스 1.6%로 예측했다. 노무라증권은 “Fed

    2022.10.27 06:00:09

    고물가發 경기 침체 온다…주가 하락 공포에 떠는 월가 [글로벌 현장]
  • 일본은행은 언제까지 일본 경제의 ‘방파제’일까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1000조 엔(약 9800조원) 규모인 일본 국가 부채의 절반을 일본은행이 사들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정부의 자회사다.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일본은행에서 빌려 막으면 된다.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적극적으로 경제 대책을 펼쳐야 한다.”올해 7월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5월 9일 오이타현의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법적으로 독립성을 인정받는 일본은행을 ‘정부 자회사’라고 표현한 것이 논란이 됐다. 아베 전 총리도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비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베 전 총리가 펼친 논리를 들어 일본은 걱정이 없다고 믿는다.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56%까지 늘었지만 부채의 절반 이상을 일본은행이 갖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일본은행이 자회사라 돈을 또 찍어 내면 된다는 것이다.혹 일본은행이라는 방파제가 무너져도 2021년 말 2000조 엔이 넘는 일본 가계의 금융 자산이 있어 괜찮다고 한다. 일본이 부도 위기에 몰려도 갚을 빚은 총 1000조 엔 남짓이다. 2000조 엔의 금융 자산을 가진 일본인들이 국채를 사줄 테니 끄떡없다는 믿음이다.  일본의 최대 채권자는 일본은행아베 전 총리의 발언대로 일본은행은 일본 정부의 최대 채권자다. ‘아베노믹스’를 주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3월 말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 가운데 일본은행의 보유 비율은 13%였다. 올해 3월 말 일본은행의 보유 비율은 43%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일본은행은 올해 6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6조2000억 엔의 일본 국채를 매입

    2022.10.20 06:00:02

    일본은행은 언제까지 일본 경제의 ‘방파제’일까 [글로벌 현장]
  • 중국 지방 정부 숨겨진 채무 돌려막기…악화된 재정 건전성[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중국에서 지방 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특수목적법인인 지방 정부융자기구(LGFV)가 기업어음(CP)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FV의 채무는 중국 지방 정부의 대표적 ‘숨겨진 채무’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지방 정부 재정 악화가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신규 주택 판매 부진은 9월에도 이어졌다.  유동성 말라가는 LGFV8월 말 기준 CP 미상환 상태에 빠진 LGFV는 총 43곳으로 집계됐다. 7월 말 27곳에서 1.5배 급증했다. 6개월 전인 2월 말에 비해선 3배 이상 급증했다. 시장 정보 업체 롄허투자자문은 지방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방침과 중앙 정부의 부채 관리 강화가 엇갈리면서 LGFV의 자금난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금을 조달하기 위한 LGFV의 회사채 발행도 늘어나는 추세다. 8월에 19곳의 LGFV가 8억8600만 위안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 7월의 12곳, 2억3200만 위안에 비해 금액 기준 3배 이상 증가했다. LGFV는 지방 정부의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인프라 사업에 투자한다. 그런데 LGFV의 채무는 지방 정부 계정으로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LGFV들이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빌리는지에 대한 공식 통계도 없다. 중국은행(6대 국유 은행 중 한 곳)이 2019년 말 기준 49조3000억 위안(약 9700조원)으로 추산한 것이 가장 최근 자료다. 2019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한다. 또 노무라는 2020년 기준 45조 위안, 골드만삭스는 53조 위안으로 추정했다. 중국 신용 평가사인 청신국제도 45조 위안에서 51조 위안으로 분석했다.  한국도 국가 채무에 공기업 채무를 넣지 않는다. 공기업은 독립된 시장 경제 활동을 한

    2022.10.13 06:00:09

    중국 지방 정부 숨겨진 채무 돌려막기…악화된 재정 건전성[글로벌 현장]
  • 거세진 글로벌 긴축 도미노…“산타 랠리는 없다”

    [글로벌 현장] 베트남 중앙은행은 9월 23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4.0%에서 5.0%로 한꺼번에 100bp(1bp=0.01%포인트)나 올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베트남 동 환율이 달러 대비 되레 약세를 보인 것이다. 미국 외 국가들이 어떤 긴축 정책을 내놓든 ‘강달러’를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뉴욕 월스트리트에선 ‘물가 급등→경쟁적 금리 인상→경기 침체’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 외 국가들이 더 큰 희생을 치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내년까지 고강도 긴축 예고한 미 중앙은행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0~3.25%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세 차례 연속 75bp 올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이렇게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가 상승 때문이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6월 9.1%(작년 동기 대비)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7월 8.5%, 8월 8.3%로 소폭 떨어지는 데 그치고 있다.반대로 고용 시장은 매우 견조한 상태다. 8월 기준 실업률은 3.7%로, 역대 최저치(3.5%) 대비 조금 높은 수준이다. 물가와 고용 지표가 미 중앙은행(Fed)을 센 긴축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Fed의 향후 행보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예상 금리는 연 4.4%다. 3개월 전 예상치(3.4%) 대비 1%포인트나 높다. 내년 전망치는 4.6%다. 6월(3.8%)과 비교하면 0.8%포인트 상향 조정됐다.월가에선 Fed가 11월 또다시 75bp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초까지 인상 행보를 이어 가고 1년 넘게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2022.10.06 06:00:17

    거세진 글로벌 긴축 도미노…“산타 랠리는 없다”
  • 월급쟁이 한국이 건물주 일본을 왜 걱정하나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월급쟁이 한국이 왜 건물주 일본을 걱정하나.’일본 경제가 위기라는 분석이 나오면 어김없이 따라붙는 반응이다. 400조 엔(약 3883조원)이 넘는 해외 자산에서 이자와 배당만으로 매년 20조 엔을 벌어들이는 일본을 건물주에 비유할 수 있다면 월별 무역 수지에 울고 웃는 한국은 월급쟁이라는 것이다.반면 최근 들어서는 대기업에 다니는 월급쟁이가 빌딩 유지·보수료를 감당하지 못해 허덕이는 건물주를 걱정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30년 장기 불황으로 일본 경제가 추락하는 동안 한국 경제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결과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한국과 비교가 불가능한 경제 대국이었다. ‘건물주와 월급쟁이론’에 비유하자면 당시 일본은 초일류 대기업에 다니는 건물주였기 때문이다. 많을 때는 연간 10조 엔이 넘는 무역 흑자(월급)를 올리는 동시에 매년 20조 엔씩을 이자와 배당(건물 임대료)으로 벌어들였다. 일본 무역 수지, 13개월 연속 적자400조 엔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외 자산은 이렇게 벌어들인 경상 흑자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결과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일본 경제를 떠받치던 두 기둥 가운데 하나인 무역 수지가 무너지면서 상황이 변했다.일본 재무성이 9월 15일 발표한 8월 무역 수지는 2조8173억 엔 적자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연간 무역 수지도 2조5615억 엔 적자였다. 일본의 무역 수지는 13개월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2010년 이후 엔화 가치 급등을 피해 일본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해외로 옮기면서 수출 비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원자재 값 급등과 엔화 약세로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 수지가 기록적인 적

    2022.09.29 06:00:14

    월급쟁이 한국이 건물주 일본을 왜 걱정하나 [글로벌 현장]
  • 한 방에 2400억원…미국은 왜 ‘내부 고발 천국’ 됐나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업계의 최강자 중 하나인 트위터가 난관에 부닥쳤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문제가 아니다. 바로 내부 고발자의 등장 때문이다.트위터는 졸지에 ‘이익에 눈이 멀어 개인 정보 유출을 방치한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히게 됐다. 비싼 몸값을 받고 머스크 CEO에게 인수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되레 코너에 몰리게 됐다. 내부 고발자 한 명이 거대 소셜 미디어 기업과 세계 최대 부자인 머스크 CEO가 벌여 온 공방의 판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스팸 많다” 폭로한 전 임원트위터 내부의 깊숙한 부조리를 끄집어낸 인물은 올 초까지 트위터에서 보안책임자로 일했던 피터 자트코다. 고위 임원이었던 자트코 전 보안책임자는 7월 비영리 법무 회사인 ‘휘슬블로어 에이드(내부 고발자 조력)’를 통해 연방 당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거래위원회(FTC), 연방 법무부 등이다. 고발장은 총 84쪽 분량이다.트위터가 당국을 상대로 줄기차게 거짓말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해커와 스팸 계정이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완벽한 보안 대책을 갖춰 놓았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란 얘기다. 트위터 간부들이 당국을 속이기 위해 기만적인 수법을 썼다는 것을 공공연히 얘기했다고 한다. 단기적 성장에만 치중한 채 트위터 이용자 정보를 위험에 노출시켰고 러시아·중국 등 해외 정부와 정보 기관들의 정보 탈취 시도에도 무방비 상태였다고 부연 설명했다.자트코 전 보안책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기 수 개월 전에는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가

    2022.09.08 06:00:03

    한 방에 2400억원…미국은 왜 ‘내부 고발 천국’ 됐나 [글로벌 현장]
  • 삼성이 39년 만에 달성한 연매출 100조, 왜 소니·파나소닉은 100년 넘게 못 하나[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제조 강국 일본에서 자동차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마지막 완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일본 전체 취업 인구의 8.2%, 수출의 20.5%를 자동차 산업이 지탱하고 있다. 일본 경제의 미래는 자동차 산업에 달렸다고 일본 재계가 평가하는 이유다. 그런데 30년 뒤면 일본의 자동차 시장이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즈호은행이 지난 4월 펴낸 ‘2050년의 일본 산업을 생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430만 대였던 일본의 신차 판매 대수는 2050년 225만~275만 대로 36~4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용과 택시를 포함한 일본의 승용차 보유 대수는 2021년 6192만 대에서 2050년 1126만~1372만 대로 8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일본의 디지털화 속도에 따라 자동차 시장의 규모 변화를 2가지 시나리오로 예상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자동차의 필요성 첫째는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 온라인 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일반적인 디지털화의 시나리오다. 또 하나는 생산성 향상으로 출근 일수가 줄어들고 모든 교육 기관이 일부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배달 음식의 보편화로 외식 수요가 감소하는 등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는 시나리오다.2050년 신차 판매 대수는 일반적인 디지털화의 시나리오에서 225만 대, 디지털화 가속화의 시나리오에서 275만 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승용차 보유 대수 역시 일반 시나리오에서는 1372만 대, 디지털화 가속화의 시나리오에서는 1126만 대로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승용차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일본 자동차 산업이 반 토막 나는 것은 인구가 감소하고 디지털화로 이동의 수

    2022.09.01 06:00:06

    삼성이 39년 만에 달성한 연매출 100조, 왜 소니·파나소닉은 100년 넘게 못 하나[글로벌 현장]
  • 중국 반도체 산업에 ‘정밀 타격’ 시작한 미국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미국이 반도체 칩 설계에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수출 통제 리스트에 올렸다. 중국이 강점을 보여 온 인공지능(AI)과 자율 주행 등 미래 기술까지 본격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다이아몬드와 산화갈륨’ 수출 허락 필요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소재용 다이아몬드와 산화갈륨, 가펫(GAAFET) 구조 반도체 전자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가스터빈 엔진 가압 연소 기술 등 4종의 품목을 ‘수출 통제 리스트’에 올리고 8월 1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수출 통제 품목을 수출하려면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수출 통제 리스트는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조치로, 미국 상무부의 수출 관리 규정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효력을 미친다. 앨런 에스테베즈 미 상무부 산업안전국 부국장은 “새로 추가한 4종의 품목은 군사와 산업 부문에서 기존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며 “미국은 국가 안보를 확보한다는 전제 아래 수출을 허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미 상무부는 이번 조치에서 중국 등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품목들이 중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 데다 미국이 중국 견제의 핵심 수단으로 반도체를 활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수출 통제의 타깃 역시 중국으로 보인다.다이아몬드와 산화갈륨은 고온·고전압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소재다. 가스터빈은 로켓이나 극초음속 미사일 등 항공 우주 부문에 적용된다.특히 3nm(10억분의 1m) 이상급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가펫 EDA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를 통째로 흔들 수 있는 ‘비수’로 꼽힌다. EDA는 반도체 칩 자체의 구조와 기능부터 생산 방식, 검증

    2022.08.25 06:00:01

    중국 반도체 산업에 ‘정밀 타격’ 시작한 미국 [글로벌 현장]
  • 소매·배송·클라우드 1위 아마존…공격적 M&A로 로봇·의료·영상도 ‘두각’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제프 베이조스가 미국 워싱턴 주 벨뷰의 한 창고에서 온라인 서점 아마존을 창업한 것은 1994년이었다. 창업 30년도 안 돼 아마존은 세계 최대 소매 체인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스트리밍,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선두권을 거머쥐고 있다.아마존의 ‘문어발’식 확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각 부문에서 단숨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비결이다. “아이로봇 통해 소비자 로봇 기술 대폭 강화”아마존은 8월 초 로봇 청소기 업체인 아이로봇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총 17억 달러로, 전액 현금을 주고 부채까지 매입하는 방식이다.1990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출신들이 공동 창업한 아이로봇은 로봇 청소기 ‘룸바’로 잘 알려진 업체다. 로봇 걸레와 수영장 청소기도 시판 중이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발생 후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하지만 공급망 제한이 발목을 잡았다. 아이로봇의 올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이유다.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5센트 적자였다. 매출은 2억554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0% 급감했다. 북미·유럽·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 주문 감소와 취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로봇이 “전체 인력의 10%인 140여 명을 감원해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아마존은 아이로봇의 실적 저하를 오히려 저가 인수 기회로 삼았다.아마존은 로봇 기술 개발에 열을 올려 왔다. 2012년 물류 자동화 기업인 키바시스템을 인수해 아마존 로보틱스로 이름을 바꿨다. 작년엔 개인 비서 로봇 ‘아스트로(Astro)’를 공개했다. 대당 1500달

    2022.08.18 06:00:09

    소매·배송·클라우드 1위 아마존…공격적 M&A로 로봇·의료·영상도 ‘두각’ [글로벌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