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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부유’ 나선 중국 공산당, 시진핑 장기 집권 위한 포석인가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간 영역 전반에서 벌이고 있는 각종 규제 조치는 ‘공동 부유(共同富裕)’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연결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반독점 감독, 최근 나온 사교육 전면 금지 등의 목적지도 결국 공동 부유로 귀결된다.시진핑 국가주석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공동 부유 추진 전략을 논의했다. 소득 격차를 줄이는 1차 분배, 세금과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2차 분배, 부유층과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한 3차 분배 등 실행 방안도 내놓았다.시 주석은 8월 30일 중앙전면개혁심화위원회 회의에서도 공동 부유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재경위와 개혁심화위는 군사위·안보위 등과 함께 시 주석이 위원장을 맡은 공산당의 핵심 조직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앞으로도 모든 경제 관련 정책을 공동 부유 기조 아래 놓을 계획이란 것을 읽을 수 있다. 공동 부유의 핵심, 반독점 규제빅테크 등의 시장에 대한 독점적 영향력을 줄이는 것은 공동 부유 정책의 핵심 중 하나다. 시 주석은 개혁심화위 회의에서 “반독점을 강화하고 공정 경쟁 정책을 심화하는 것은 사회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개선하기 위한 내재된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발전 패턴을 구축하고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며 공동 부유를 촉진하는 전략적 높이에서 출발해 공정하고 경쟁적인 시장 환경 형성을 촉진하고 다양한 시장 참가자,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광활한 발전 공간을 만들고 소비자의 권익을 더 잘 보호하자”고 강조했다.회의에서는 반독점 강화와 공정 경쟁 정책
2021.09.04 0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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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배했던 정치 명문가…성추문 후 역사 속으로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미국 50개 주 가운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많은 부자 동네 뉴욕 주. 요즘 이곳은 주지사 문제로 초유의 혼란을 겪고 있다. 10년 넘게 뉴욕 주 살림을 책임져 온 앤드루 쿠오모(64) 주지사가 탄핵 위기에 처하자 스스로 사퇴해서다.쿠오모 주지사의 리더십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위협이 다시 불거졌던 올해 초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방역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뉴욕 주 내 장기 요양 시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이 번지면서다. 세금을 투입해 자화자찬하는 비망록을 출판한 뒤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비판도 받았다.결정타는 성추행·성희롱 의혹이다. 뉴욕 주 검찰이 “주지사가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공식 보고서를 내놓자 그나마 쿠오모 주지사에게 동정적이던 여론마저 확 바뀌었다. 쿠오모 주지사가 “정치적 배후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 손꼽히던 이 정치인은 재기 불능의 타격을 받게 됐다.◆“명백한 성추행 범죄” vs “문화적 차이일 뿐”뉴욕 주 최초의 흑인 여성 검찰총장 겸 법무장관인 레티샤 제임스는 최근 기자 회견을 열고 “쿠오모 주지사가 전·현직 공무원을 성추행하고 여성에게 적대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등 관련 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주정부 관계자 등 179명을 조사하고 e메일·문자 메시지·사진 등의 증거를 샅샅이 조사한 결과다.보고서에서 드러난 쿠오모 주지사의 성추행 행각은 집요했다. 여성 보좌관을 껴안은 뒤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었다는
2021.08.28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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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기업 생사마저 ‘휘청’…일본의 영어 실력이 위험하다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2012년 11월 세계 금융 시장은 당시 일본을 대표하던 전자 기업 샤프가 발표한 공시 한 통에 패닉이 됐다. 샤프가 영어판 결산 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존립을 결정짓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라고 공시한 것이다.2011년 3760억 엔(약 5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샤프는 그해에도 적자 규모가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회사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샤프에 투자한 전 세계 투자자들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던 시점이었다. 그때 회사가 스스로 “곧 망하게 생겼다”고 만천하에 공표해 버린 것이다. ‘할지도 모른다’를 ‘했다’로 번역해 낭패 본 샤프해외 투자가들이 앞다퉈 샤프의 주식과 채권을 내던지자 샤프는 허겁지겁 영어판 공시를 수정했다. 알고 보니 일본어판 공시의 ‘회사의 존립을 결정짓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존재한다’는 대목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로 잘못 번역한 것이었다. 샤프의 영어 공시 소동은 지금도 일본인의 영어 실력이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의 존립마저 휘청거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된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샤프는 결국 2016년 대만 폭스콘에 매각된다. 일본 대표 전자 업체가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해외 기업에 팔린 첫 사례였다.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 일본은 30조 달러(약 3경4000조원)로 추산되는 세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필사적이다. 30년째 계속되는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려면 글로벌 ESG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스가 요시히데
2021.08.21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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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 향한 규제의 칼날 들이댄 중국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압박을 연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검찰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에 민사 공익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는 음식 배달·사교육·부동산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베이징 검찰은 최근 위챗의 ‘청소년 모드’에 청소년보호법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청소년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한다면서 공익 소송을 제기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검찰은 다만 텐센트의 구체적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민감한 보고서 삭제한 텐센트위챗은 실제 이용자 수가 12억 명에 달하는 중국의 대표 소셜 미디어다. 중국에선 대부분 위챗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상품을 결제하며 동영상 등 게시물을 올리고 관심사를 공유한다. 텐센트는 지난해 10월 청소년 모드를 출시했다. 최신 버전은 부모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 동영상 스트리밍, 신용카드 사용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텐센트 측은 성명을 통해 “청소년 모드의 기능을 성실히 검사하고 이용자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공익 소송에 진지하게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검찰이 빅테크를 상대로 이러한 방식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처음이고 패소한다면 상당한 벌금과 배상액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텐센트는 텐센트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 경제에서 중국과 미국 간 확대되는 격차에 대한 경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자사 홈페이지와 텐센트연구소 위챗 계정에 게재했다가 검찰의 소송 제기 발표 직후 모두 삭제했다. 해당 보
2021.08.14 0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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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 시장 좌우하는 美 Fed, 인적 쇄신 나설까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미국 중앙은행(Fed)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주목 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Fed 위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증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적은 드물다. 세계 최대 규모인 뉴욕 증시를 끌어올린 게 다름 아닌 Fed였기 때문이다.Fed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발생했던 작년 3월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 금리를 현행 0.00~0.25%로 낮추는 ‘빅컷(big cut)’을 단행했다. 사실상의 제로 금리다. 같은 해 6월부터는 매달 1200억 달러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두 배 이상 급등했던 결정적 배경이다.12명의 FOMC 위원 입에 쏠리는 관심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유동성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금리를 다시 올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광범위한 백신 보급과 집중적인 재정 부양책 덕분에 경기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Fed가 긴축 절차를 밟으면 세계 증시는 타격을 받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투자자들이 긴축 시점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Fed의 긴축 수단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채권 매입액을 서서히 줄여 나가는 테이퍼링(tapering)을 시작하고 테이퍼링 종료 이후 기준 금리를 올리는 조치다.Fed는 그동안 정책 변경의 전제 조건으로 물가와 고용 지표 변화를 들어 왔다. 일정 기간 2.0%를 완만하게 초과하는 물가 상승률과 함께 최대 고용을 향한 실질적인 진전이 나타나면 테이퍼링에 착수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물가 지표는 매달 말 상무부가 내놓는 개인 소비 지출(PCE) 가격지수 기준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2021.08.07 06: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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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역대 최고’ 올림픽 공언한 일본, 결과는?[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2013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 일본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올림픽, 역대 최고의 경제 효과를 자신했었다. 하지만 7월 23일 막을 연 도쿄 올림픽은 유치 당시 일본이 꿈꿨던 모습과는 차이가 크다.2015년 12월 일본은행은 올림픽 개최 효과로 2014~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5조~30조 엔(약 261조~313조 원)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2017년 3월까지만 해도 도쿄도는 올림픽 개최가 장기적으로 경기를 부양시켜 2030년까지 32조 엔의 경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 해 3000만 명을 넘었던 외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고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림에 따라 ‘올림픽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노무라종합연구소는 7월 초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짐에 따라 경제 효과가 1조6771억 엔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와종합연구소가 내놓은 올림픽의 경기 부양 효과는 3500억 엔(개최 기간 기준)까지 줄었다. 1년 연기로 개최비용 리우 넘어서역대 올림픽 가운데 비용 대비 수익이 가장 뛰어난 ‘경제 올림픽’을 열겠다는 목표도 달성이 불가능해졌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재활용해 개최 비용을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보다 줄일 계획이었다.하지만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1조3500억 엔이었던 개최 비용은 1조6440억 엔으로 불어났다. 런던(약 1조6000억 엔)과 리우(약 1조5000억 엔)의 개최 비용을 모두 넘어섰다. 1년 연기로 늘어난 비용은 2940억 엔, 이 가운데 960억 엔은 코로나19 대책 경비다.무관중 개최에 따라 일반인에게 판매한 입장권 363만 장 가운데 97%가
2021.07.31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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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에 발목 잡힌 중국 경제
[글로벌 현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내수 침체와 원자재 값 상승이 ‘나 홀로 고공 행진’을 이어 가던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단기 불황에서 벗어나 올해 1분기 V자 반등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엔 반 토막이 났다. 팬데믹(세계적 유행)이 만든 불확실성이 서서히 걷히자 중국 경제 곳곳에 자리했던 위기 신호가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치 밑돈 중국의 2분기 성장률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8조2857억 위안(약 5017조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7월 15일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8.1%를 밑돌았다.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92년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인 전년 동기 대비 18.3%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6.8%로 떨어졌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멈추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작년 2분기 3.2%로 반등했고 3분기 4.9%, 4분기 6.5%를 각각 기록했다.코로나19의 기저 효과를 빼고 보면 올 2분기 성장세는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9년 2분기와 비교하면 중국의 GDP는 2년 동안 평균 5.5%씩 성장했다. 코로나19 이전에 6%대 성장률을 이어 갔던 것과 차이가 있다.전문가들은 기저 효과에 따른 착시를 줄이기 위해 GDP 증가율을 전 분기 대비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전 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은 1.3%다. 1분기 0.4%에 비하면 올라갔지만 2019년까지 5년여 동안 전 분기 대비 성장률 1.5%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던 데 비하면 부진한 성적표다.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의 수출 성장세가 꺾이면
2021.07.28 06: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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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글로벌 현장]우주여행을 향한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영국 출신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7월 11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로 상업 우주여행에 성공하면서다.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괴짜 천재’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우주여행 사업을 서두르고 있어 시장이 급팽창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주여행의 잠재 수요가 240만 명에 달하고 2030년엔 시장 규모가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안전과 비용 문제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우주여행 붐이 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70세 ‘괴짜 억만장자’, 우주로 날아올랐다브랜슨 회장은 미국 서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40분께 뉴멕시코 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자신이 설립한 상업 우주선 운항사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우주로 날아올랐다. 500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니티는 모선인 ‘VMS 이브’에 실려 이륙한 뒤 8.5마일(13.6km) 상공에서 이브와 분리돼 마하3의 속도로 우주에 진입했다. 브랜슨 회장은 고도 55마일(88.5km)까지 도달해 약 4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 상태를 체험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이었다. 브랜슨 회장이 버진 갤럭틱을 만든 지 17년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유니티에는 브랜슨 회장과 버진 갤럭틱 소속 조종사 2명, 임원 3명 등 총 6명이 탑승했다. 70세인 브랜슨 회장은 탑승 전 비행 일지에 ‘007’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듯 “우주비행사 더블오 원, 스릴 면허(Astronaut Double-oh one. Licens
2021.07.19 06: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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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내년 일본 경제 정책 키워드
[글로벌 현장]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은 6월18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경제 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호네후토 방침)을 확정했다. 매년 6~7월 정해지는 경제 재정 운영 기본 방침은 일본 정부의 이듬해 경제 정책과 예산 편성의 기본 방향이 된다.경제 재정 운영 기본 방침을 통해 내년도 일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경제 정책을 미리 알아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본 정부의 후진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난해 호네후토 방침의 1순위는 행정의 디지털화였다. 올해는 일본의 약점을 개선할 디지털화와 탈석탄화, 중국을 염두에 둔 경제 안보 등 3대 분야가 핵심 과제에 선정됐다. 최저임금 인상, 고용 제도 개선 등도 내년 일본 정부가 주시할 경제 정책으로 예고됐다. 경제 안보 : 반도체 ‘주요국 수준’ 지원일본 정부는 반도체를 디지털화를 위한 ‘국제 전략 물자’로 지정하고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 정부가 반도체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기금의 규모는 2조 엔(약 20조5000억원)이다.반면 유럽은 1450억 유로(약 197조원), 미국은 390억 달러(약 44조원)를 앞으로 2~5년간 지원할 방침이다. 중국도 100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한국은 2022년까지 약 5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다른 나라와의 차이를 의식해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아마리 아키라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 회장(세제조사회장)은 “조 엔 단위 규모의 지원을 원한다”고 말했다.반도체를 국제 전략 물자로 지정한 것은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반복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반도체의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대
2021.07.15 06: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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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발전으로 성장한 中 공산당, ‘서방의 견제’를 만나다
[글로벌 현장] 중국 공산당은 지난 6월 1일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겉에서 보이는 중국은 축제 분위기였다. 거리마다 국기인 오성홍기와 100주년 경축 문구가 새겨진 붉은 현수막이 내걸렸다. TV 황금 시간대는 공산당 역사 드라마가 점령했다. 웬만한 인터넷 홈페이지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열면 첫 화면은 공산당 100주년 축하 메시지로 장식됐다. 2050년 ‘세계 최강국’ 목표중국에서는 ‘당은 아버지, 국가는 자식’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공산당이 국가를 세우고 발전시켰다는 얘기다. 충성의 대상도 국가가 아니라 공산당이다.1921년 7월 붉은 깃발을 올린 중국 공산당은 10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당원 9200만 명의 초거대 정당으로 자리잡았다. 세계에서 권력을 가장 오래 유지한 정당이기도 하다. 중국은 공산당 치하에서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랐다. 이제는 세계 최강국 미국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공산당이 1921년 7월 상하이에서 창당할 때만 해도 마오쩌둥 등 대표 13명을 포함해 당원은 50여 명에 불과했다. 산업화 초기 단계에 양산된 노동자들이 가세하고 민족해방운동이 일어나면서 정치적 기반을 확대했다.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한 공산당은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이후 1957~1961년 독자적 산업화 전략인 ‘대약진 운동’, 1966~1976년 극좌 사회주의 운동인 ‘문화대혁명’을 펼쳤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위기에 몰린 공산당이 꺼낸 카드는 경제 발전이었다.마오쩌둥 주석에 이어 권력을 잡은 덩샤오핑 주석은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했다. 정치는 공산당이 독재하는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
2021.07.06 06: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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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트럼프보다 더 세게 ‘중국 포위망’ 굳혔다
[글로벌 현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포위망’을 굳히고 있다. 아시아·유럽 동맹과의 결속을 다지면서다. 지난 4월 일본, 5월 한국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에 이어 6월 유럽 순방 중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 견제 전선’을 공고히 했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중국뿐만 아니라 동맹국까지 무차별적으로 때렸다. 이에 반해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전략적 라이벌인 중국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때보다 훨씬 세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NATO, 72년 만에 중국에 ‘화살’러시아(구 소련)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미국과 유럽의 ‘군사 동맹’ NATO가 72년 만에 아시아 국가인 중국에 화살을 겨눈 게 대표적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NATO 30개국 정상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6월 14일(현지 시간) 정상회의를 연 뒤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을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와 동맹 안보에 대한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과 국제 정책에 대한 공동 대처를 약속했다. 특히 “(중국이) NATO 조약에 명시된 근본 가치와 대조되는 강압 정책을 펴고 있다며 국제 사회에서 중국이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맞는 ‘전략 개념’을 발전시키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중국의 도전을 보다 체계적·전략적으로 다루겠다는 뜻이다. 일본·호주·뉴질랜드·한국 등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동맹국과의 협
2021.06.30 06: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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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끼리만 정보 교환'…日 재계 움직이는 학벌
[글로벌 현장]학벌은 파벌, 옛 재벌과 함께 일본 재계를 상징하는 ‘3벌(閥)’ 중 하나다. 지난해 일본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51.1%. 대학 진학에 뜻을 두지 않는 고교생이 절반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한국 못지않은 입시 경쟁을 치른다. 학벌이 대학 졸업 이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일본에서 학벌의 대명사는 명문 사학 게이오대다. 게이오대 동문회인 ‘미타회’는 도쿄대교우회, 히토쓰바시대 조스이회, 와세다대 도몬회 등 명문대 동문회 가운데 결속력과 기업·산업계의 세력 면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게이오대의 전형 ‘한자와 나오키’ 주인공들미타회라는 이름은 본교가 있는 도쿄 미나토구 미타캠퍼스에서 따왔다. 종합본부 격인 게이오연합미타회 산하에는 졸업 연도별·지역별·업종별·기업별로 800개 이상의 미타회가 결성돼 있다. 회원수는 38만 명에 달한다.해외 지부도 있어 한국에도 게이오대 한국미타회, 서울미타회 등이 있다. 손목시계로 유명한 세이코홀딩스의 핫토리 레지로 사장이 1987~2013년 25년 동안 게이오연합미타회 회장을 맡았다.기업에 입사하면 인사 담당자보다 미타회 선배가 먼저 찾아온다고 할 정도로 게이오대 인맥의 끈끈함은 정평이 나 있다. 일본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한자와 나오키’에서 강력한 결속력을 과시하는 등장인물들이 게이오대 출신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마의 대사에 등장하는 ‘라면지로’는 게이오대 정문 앞에 실제 있는 유명 라면 가게다.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자인 이케이도 준도 게이오대 법학부 졸업생이다.게이오대 출신 부
2021.06.24 06: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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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부터 텐센트까지…빅테크 기업 옥죄는 중국
[글로벌 현장]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핵심 테크핀 계열사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상장을 전격 중단했다. 중국 금융 당국이 제동을 건 것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점을 상장 중단 조치의 이유로 제시했다.앤트그룹의 상장 중단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하나는 중국 정부의 주요 타깃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 창업자와 알리바바그룹이고 이걸 하기 위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규제를 들고나왔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빅테크의 영향력 축소가 주된 목적이고 마윈 창업자와 알리바바는 시범 케이스로 걸렸다는 진단이다. 초기에는 마윈 창업자가 앤트그룹 상장을 앞두고 했던 금융 정책 비판 발언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정부가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이면서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자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상당 기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금융업 규제로 수익원 조여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은 59%에 달한다. 2위 징둥도 26%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소매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음식 배달 시장에선 메이퇀이 65%, 알리바바 계열 어러머가 27%를 차지하고 있다.텐센트의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사용자는 12억 명으로 아이와 노인 빼면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한다. 텐센트는 전자 상거래 2위 징둥, 3위 핀둬둬와 지분 제휴 관계를 맺고 이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에선 위챗페이가 8억 명, 알리페이가 7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빅테크들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2021.06.16 06: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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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첫해부터 '예산 전쟁' 불붙었다
[글로벌 현장] 미국 정치권에서 ‘예산 전쟁’이 불붙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조 달러(약 6642조원) 규모의 내년도(2022 회계연도, 2021년 10월~2022년 9월) 예산안과 10년간 3조6000억 달러(약 3985조원)에 달하는 ‘부자 증세’를 제안하면서다.백악관과 민주당은 미국 경제 재건과 불평등 해소,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와 교육·복지 지출을 대폭 늘려야 하고 여기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공화당은 ‘바이든표’ 지출안과 증세안이 인플레이션과 재정난을 악화시키고 경제와 일자리를 옥죌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바이든, ‘초대형 팽창 예산’ 제안백악관은 5월 28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및 교육·복지 지출 구상을 반영한 6조100억 달러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안했다. 이는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올해 연방 정부 지출 추정치 5조7640억 달러보다 4% 정도 많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예산(4조4470억 달러)보다 35% 정도 늘어난 규모다. 미국이 백신 덕분에 최악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는데도 취임 첫해부터 ‘초대형 팽창 예산’을 짠 것이다.CBO는 지난 2월 ‘2021~2031년 예산 및 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연방 정부 예산을 약 5조 달러로 추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예산안은 이보다 1조 달러나 많다.블룸버그통신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큰 정부’ 구상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수준의 연방
2021.06.08 06: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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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장사 2020년도 실적 점검…‘K자형’ 선명
[글로벌 현장]일본 상장 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철도와 항공사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 기업 실적에서도 ‘K자형’ 회복세가 뚜렷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월 14일까지 2020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1979곳을 조사한 결과 390곳(19.2%)이 순익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프트뱅크그룹·소니그룹·히타치·다케다약품·닌텐도·코스모에너지홀딩스·일본유선·가와사키기선 등 8곳은 1년 만에 순익이 1000억 엔(약 1조367억원) 넘게 늘었다. ‘上低下高’의 해…순익 64%, 하반기 집중 ‘집콕’ 수요와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소비재 기업과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기업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2019년 9615억 엔의 순손실을 봤던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일본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4조9879억 엔의 순익을 올렸다. 1년 새 순익이 5조9595억 엔 늘었다.신작 게임기를 출시한 소니그룹과 닌텐도도 순익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니그룹은 1조1717억 엔의 순익을 올려 1946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순익이 1조 엔을 넘어섰다. 닌텐도의 순익도 2586억 엔에서 4803억 엔으로 2217억 엔 늘었다.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하면서 일본유선과 가와사키기선 등 해운사들의 이익도 1년 새 1000억 엔 이상 급증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가전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노지마와 케이즈홀딩스 등 전자 제품 전문 판매 업체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반면 항공과 철도 관련 기업은 총 2조1906억 엔의
2021.06.02 0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