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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가면 멀어지고 노력하면 달아나는 것

    [서평]나의 친애하는 불면증마리나 벤저민 지음 | 김나연 역 | 마시멜로 | 1만4000원가까이 다가가려고 할수록 멀어지고 노력하면 할수록 달아나는 것, ‘잠’이다. 생각에서 떨쳐내야 이룰 수 있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애쓸수록 끝 모를 ‘부재의 고통’만이 남는다. 자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태, ‘불면증’이다. 습관성 불면 또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런데 잠이 개인의 내밀한 활동의 영역이듯 불면증은 티가 잘 나지 않는다. 창백한 안색, 퀭한 눈으로 간접적으로 드러날 뿐이다. 천근만근의 몸, 메말라 가는 마음은 설명할 길이 없다.  그래서인지 자신에게는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기가 쉽지 않다. 불면증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넓고 깊게 다뤄지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인지 모른다. 하지만 수면 부족을 비롯한 잠과 관련한 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다는 것은 굳이 통계를 빌리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불면증은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영국의 작가 마리나 벤저민의 에세이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은 제목처럼 불면증을 주요 소재로 삼는다. 물론 어떻게 하면 불면 증세를 없앨 수 있을지 같은 병리학적 접근과는 거리가 있다. 그 반대에 가깝다. 잠들지 못한 숱한 밤이 그를 잠과 불면증에 대한 연구자로 만든 것일까. 한국에도 번역 출간된 ‘중년, 잠시 멈춤’을 비롯해 에디터로 활동하며 글쓰기, 회고록, 가족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발표해 온 저자는 불면증에 대해 가장 사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솔직하

    2022.05.16 17:30:11

    다가가면 멀어지고 노력하면 달아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