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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에서 ‘척’하느라 좋아하는 걸 숨긴 적 있다면··· [2호선 수필집]

    [한경잡앤조이=백윤희 매니저] “나는 감성적인 시 읽기와 문장 수집을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알면 오그라든다고 할 테니 숨겨야지.” “나는 딱히 취미가 없지만 본업도 하고 취미도 즐기는 멋진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취미 많은 척 해야지.”“나는 여행 다니는 걸 싫어하지만 소극적이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 여행을 좋아하는 척 해야지.” “나는 가끔 줄임말 쓰며 깔깔대기를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쓰지 말아야지.”위는 나와 내 주변인들이 회사에서 느낀 생각들이다. 나는 밖보다 집에 있는 게 좋고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지만 완전 초년생 때는 숨겼다. 주말에 뭐 했냐고 물어볼 때, 인턴이 에너지가 없으면 안 된다는 윗분이 계시기도 했지만, 왠지 누구에게든 이틀 내내 침대에서 쉬었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없어 보일 것 같았다. 마케터로 일할 때는 소위 말하는 ‘요즘 것’을 업무 때문에 알고는 있지만 딱히 소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 서타트업 마케터라면 주말마다 전시도 다니고! 남들 모르는 브랜드 핸드크림도 쓰고! 한정판 콜라보 운동화도 신고! 주말엔 북클럽도 해야 일 잘한다고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이런 의도적 숨김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사실 이러든 저러든 아무 일도 아니다. 내가 밖에 나가든 말든, 요즘 유행이라는 제품을 쓰든 말든, 오그라들든 말든 남의 시선과 판단은 그 순간이고 회사는 정상인 범주에서 일만 잘하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맨 처음에 나온 감성적인 시 읽기와 문장 수집을 다시 보자. “저는 시집을 좋아해요.” “우와 요즘에도 시집이 나오긴

    2022.01.27 09:32:10

    회사에서 ‘척’하느라 좋아하는 걸 숨긴 적 있다면··· [2호선 수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