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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아버지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회사원이었다 [마흔이의 직장생활]

    [한경잡앤조이=김인호] 나의 아버지는 회사원이었다. 명절에도 출근하실 만큼 회사 생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버지 회사에 방문할 기회가 이따금 있었다. 내가 10살 때쯤이다. 족히 30년은 된 기억이라 장면은 희미하지만, 그 느낌만큼은 아직도 선명하다. 주말이라 다소 적막한 분위기의 사무실 속에서도 아버지 얼굴에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순수한 열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흑백 기억 속 강렬하게 남아있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래서일까.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랐던 나는 어려서 ‘멋진 회사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 삶에는 아버지에게서 느껴졌던 순수한 열정이 없다. 현재의 나는 꿈보다 목표라는 단어가 익숙하고, 야근보다는 워라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이 되어버렸다.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불과 10년 전만 해도 분명 꿈 많은 청년이었다. 대학교 시절 전공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가졌다는 사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행복이었다. 그토록 바라던 직장에 취업도 했으니 회사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열심히 올라가고 싶은 의지도 컸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차분한 현실주의자가 되어있다. 나는 왜 현실주의자가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스스로 두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한 마리 백조보다 무리 속 오리가 살아남는 세계인간은 누구나 ‘인정욕구’를 갖고 있다. ‘나는 뛰어난 사람’임을 증명하고 싶은 인간의 타고난 본능이다. 보통 신입사원 때 인정욕구가 가장 강하고, 진급할수록 인정욕구는 점차 퇴화한다. 사회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법

    2022.11.16 09:07:11

    나의 아버지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회사원이었다 [마흔이의 직장생활]
  • 글로벌 TOP 기업이 나의 파트너가 됐다 [마흔이의 직장생활]

    [한경잡앤조이=김인호] “계약 납품일 대비 며칠 단축/지연” 구매담당자가 자신의 업무 결과를 보고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구매 업무는 모든 것을 결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계약을 잘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약을 잘 관리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약 3년 전 일이다. 당시 정유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마린로딩암(Marine Loading Arm) 품목을 담당했다. 흔히 로딩암이라고 부르는데, 로딩암은 원유를 배에서 육지로 이송시키는데 필요한 설비다. 조금 더 쉽게 표현하면, 관절이 있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관(Pipe)처럼 생긴 액체 이송장치다. 계약 상대는 로딩암 시장에서 Global Top 지위를 구축한 독일 업체였다. Global Top 제조업체라고 해서 관리 역량 또한 Top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럽에 거점을 둔 많은 업체가 그러한데, 비싼 인건비 때문에 대부분 명성과 달리 아담한 사업장과 조직 규모를 갖추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산이나 관리보다는 영업에 주력하는 기이한 조직 형태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다. 유럽인 관점에서는 핵심에 집중한 컴팩트한 조직도고, 내 관점에서는 일감대비 관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조직으로 보였다. 그래서 유럽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후에는 계약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유럽 업체의 특성을 간략히 설명했으니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로딩암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이 흘렀을까. 나는 독일 업체의 프로젝트 매니저(PM)로부터 한 통의 E-Mail을 받았다. “친애하는 H씨에게. 로딩암(Loading Arm) 제작에 큰 문제가 생겼어. 너희 설계 엔지니어가 OO설계 수치를 너무 늦게 확정해 주었어. 그래서 우리는 후속 공정에 큰 차질을 겪고 있어. 그리

    2022.09.20 15:19:04

    글로벌 TOP 기업이 나의 파트너가 됐다 [마흔이의 직장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