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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십, 백, 천, 만…내가 잘못 봤나?" 디올의 참 인색한 기부금[최수진의 패션채널]

    4월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되는 달입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얼마나 벌었는지, 수익률은 전년 대비 얼마나 개선됐는지 등 다양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죠.얼마 전, 첫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한국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을 운영하는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디올의 지난해 매출은 9305억원, 영업이익은 323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1조원에 가까운 매출에다가, 영업이익률은 34.8%에 달합니다.영업이익률이 34.8%라는 건, 한마디로 '장사의 신'이라는 겁니다. 스마트폰도 팔고, 가전제품도 팔고,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절대강자인 삼성전자조차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4.4%입니다. 산업군은 다르지만, 임직원 12만1404명을 거느린 한국의 1위 기업도 디올 같은 영업이익률은 못 냅니다.디올은 전년 대비 실적도 크게 늘었습니다. 디올의 2021년 매출은 6139억원, 영업이익은 2115억원이었습니다. 1년 만에 매출은 51.6%, 영업이익은 53.1% 급증했습니다.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매장운영비 등 사업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모두 늘었습니다. 한국 시장에 공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그런데 정작 기부금은 얼마나 냈는지 아세요? 1620만원입니다. 제가 숫자를 잘못 읽은 줄 알고, 소리 내면서 한 번 더 읽었습니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그런데, 맞더라고요. 디올이 지난해 국내 생태계 발전을 위해 기부금 형태로 지출한 금액은 1620만원이네요.2021년에는 딱 1000만원만 냈는데, 지난해 620만원 더 냈으니 그래도 늘긴 했습니다. 한국에는 세계적인 명품기업이 없으니까, 국내 패션기업과 한번 비교해보죠.

    2023.04.06 10:16:37

    "일, 십, 백, 천, 만…내가 잘못 봤나?" 디올의 참 인색한 기부금[최수진의 패션채널]
  • "꾸레쥬 자주 입네" 제니로 다시 '힙해지는' 브랜드, 미니 스커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디자이너 [최수진의 패션채널]

    어제(2일)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멤버들이 미국 투어를 위해 출국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찍힌 제니, 지수, 리사의 사진이 공개됐죠. 다들, 명품 브랜드 앰버서더라서 제니는 샤넬, 지수는 디올, 리사는 셀린느 제품을 착용하겠다는 건 이미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특히 관심을 받은 브랜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니가 착용하고 나온 하늘색의 재킷인데요. 프랑스 하이엔드 브랜드 '쿠레주(또는 꾸레쥬)'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제니가 착용한 재킷은 1220달러(약 160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쿠레주는 제니가 자주 입어 국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쿠레주 제품을 입은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기도 했죠. 티셔츠, 바지, 원피스 등 다양한 쿠레주 제품을 입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패션을 좋아하는 젊은층 사이에서는 '가장 힙한' 브랜드 중 하나로도 꼽힙니다. 국내에서는 쿠레주를 처음 접한 소비자들도 많을 텐데요. 사실은 꽤 오래전에 탄생한 브랜드입니다. 프랑스 출신의 1923년생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1961년 론칭했으니, 올해로 62년이 됐습니다. 앙드레 쿠레주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에서 일을 하다가 연인 코클린 베리에와 함께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가게를 차린 겁니다. 이후 1964년 선보인 게 바로 '미니스커트'입니다. 여성복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무릎 위로 올라오는 짧은 기장의 치마를 만든 것인데요. 그래서 쿠레주를 '미니스커트의 창시자' 또는 '미니스커트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당시 앙드레 쿠레주는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관심을

    2023.04.03 11:04:23

    "꾸레쥬 자주 입네" 제니로 다시 '힙해지는' 브랜드, 미니 스커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디자이너 [최수진의 패션채널]
  • '바디 포지티브' 외칠 땐 언제고…'플러스 모델' 사라지나요[최수진의 패션채널]

    2017년, 영국판 보그에서 최초로 플러스사이즈 모델(기존 모델보다 체격이 큰 모델)이 표지를 장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키 175cm에 몸무게 80kg의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을 앞세운 것은 영국 보그 10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죠. 이후 패션업계에서 하나의 유행이 생겨납니다. 패션쇼에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세우는 겁니다. 샤넬은 2020년 유명 플러스사이즈 모델인 질 코틀레브를 패션쇼에 등장시켰죠. 샤넬을 50여 년간 이끈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별세한 뒤 방침을 바꾼 것입니다. 코틀레브는 비슷한 시기 샤넬뿐 아니라 펜디, 발렌티노, 알렉산더 맥퀸, 자크뮈스 등 다양한 브랜드의 패션쇼에 서게 됐습니다. '바디 포지티브(몸 긍정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건강한 삶을 살자는 운동)' 문화가 확산되자 '깨어있는 브랜드', '앞서가는 브랜드'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주요 회사들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발탁한 것인데요. 전체 모델 가운데 한두 명은 필히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발탁하는 분위기였죠. 그래서 일각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었죠.당시 가장 큰 변화는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나왔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매 시즌마다 브랜드를 대표할 인형처럼 생긴 모델에 '앤젤'이라는 별칭을 부여하는 등 마른 몸매를 선호하기로 유명한 브랜드죠. 바디 포지티브로 인해 소비자들의 비판이 확산되고, , 매출에 타격이 생기자 2021년 빅토리아 시크릿은 앤젤 제도를 폐지합니다. 대신, 앰버서더 형태로 미국 축구선수 메건 러피노, 트랜스젠더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 사진작가 아

    2023.03.30 13:23:43

    '바디 포지티브' 외칠 땐 언제고…'플러스 모델' 사라지나요[최수진의 패션채널]
  • 단 네 명만 차봤던 티파니의 128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류서영의 명품 이야기]

    류서영의 명품이야기티파니③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착용했던 리본 로제트 노란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128.54캐럿짜리다. 지금까지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한 사람은 네 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포스터에서 헵번이 이 노란 다이아몬드를 선보였고 다른 한 명은 미국 사교계의 여왕으로 불린 마리 화이트하우스 부인이다. 그녀는 1957년 미국 로드 아일랜드 뉴포트에서 열린 티파니 무도회에서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했다. 가수 비욘세와 레이디 가가도 이 목걸이를 착용했다. 레이디 가가는 2019년 오스카 시상식 행사 때 이 목걸이를 하고 나와 주목 받았다. 1878년 남아프리카의 킴벌리 광산에서 발견된 287.42캐럿의 이 노란 다이아몬드는 티파니 창업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매입한 것이다. 당시 남아프리카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킴벌리 광산의 흑인 노동자들은 끔찍한 노동 조건과 열악한 임금을 견뎌야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티파니가 사들인 다이아몬드는 티파니의 수석 보석학자인 조지 프레드릭 쿤츠 박사가 1년간 연구한 끝에 128.54캐럿의 쿠션 브릴리언트 컷으로 탄생했다.쿤츠 박사는 노란 다이아몬드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사이즈가 절반 이상이 줄어드는 손실을 감수하고 총 82면으로 커팅했다. 마치 안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것과 같다고 표현될 정도로 최고의 광채를 만들어 냈다. 1955년 뉴욕 5번가에 있는 티파니 플래그 스토어의 윈도에 전시됐을 때는 길 건너편에서도 다이아몬드가 빛나는 것이 보일 정도의 광택이 나 지나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최고의 시설·전문가로

    2023.03.24 10:39:03

    단 네 명만 차봤던 티파니의 128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류서영의 명품 이야기]
  • [최수진의 패션채널] "돈 쓰는 곳으로"…루이비통까지 한국서 패션쇼를

    너도 나도 먼저 한국에 오려고 난리도 아니네요.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긴 했나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명품업계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구찌가 서울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열려고 했지만 이태원 참사로 취소됐다가 올해 5월에 여는데, 이에 앞서 루이비통까지 한국으로 온다고 합니다. 프리폴(pre-fall) 패션쇼를 열겠다네요.미국의 뷰티·패션 전문 매체 우먼스웨어데일리(WWD)가 최근 루이비통 기사를 하나 냈습니다. 다음 크루즈쇼를 이탈리아에서 연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WWD는 "이 쇼는 5월 24일 이탈리아의 섬 이졸라 벨라(Isola Bella)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브랜드 최초로 프리폴 런웨이 쇼를 위해 서울을 먼저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프리폴 패션쇼'를 여는 것도 처음인데, 그걸 서울에서 한다니.프리폴 컬렉션은 상대적으로 가을겨울(FW) 컬렉션 또는 봄여름(SS) 컬렉션보다 덜 중요한 편에 속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메인에 해당하는 FW 또는 SS는 성대하게 패션쇼를 개최하는 반면 프리폴은 쇼룸에서 일부 에디터를 초청해 관련 발표를 하거나 룩북을 공개하는 식으로 넘겨왔습니다.프리폴은 말 그대로 '초가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프리폴 컬렉션은 환절기에 입을 만한 옷들을 모아둔 거라고 보면 됩니다. 프리폴이라고는 하지만, 이때 공개된 옷들이 초봄, 초여름에도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몇년 전부터 프리폴 컬렉션의 중요도가 높아졌습니다. 활용도에 초점이 맞춰지니 디자이너가 '예술혼'을 불태우는 FW 또는 SS에 비해 조금 더 판매, 실적 등에 집중하기도 하고요.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만한 게 없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루이비통도 프

    2023.03.14 13:49:17

    [최수진의 패션채널] "돈 쓰는 곳으로"…루이비통까지 한국서 패션쇼를
  • [최수진의 패션채널] 명품앱 유저들, 어디 가세요?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리며 성장한 곳이 있습니다. 명품 시장. 해외여행이 막히고, 대외활동까지 어려워지자 보복소비가 모두 이곳으로 몰렸기 때문이죠. 오프라인은 말할 것도 없고, 온라인 시장까지 커지면서 다양한 명품 플랫폼이 수혜를 봤죠.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등이 대표적입니다.이들이 확보한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커졌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연간 거래액은 발란이 6800억원, 머스트잇 3500억원, 트렌비 3000억원이거든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앞다퉈 수치를 발표하는 등 잘 되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강조했습니다.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오늘(7일) 앱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이 '명품 커머스 사용자 수치'를 발표했는데, 올해 1월 주요 명품 앱 사용자 수가 86만명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전년 대비 33% 감소한 건데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50만명 가까운 이용자를 유지해왔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129만명, 2월에는 145만명, 3월에 153만명까지 급증하다가 4월부터 소폭 줄어들어 148만명, 5월 145만명 등을 기록했죠.사용자가 크게 떨어진 것은 얼마 전부터입니다. 지난해 12월 사용자가 90만명으로 떨어지며 100만명 아래로 내려왔는데요. 올해 1월에는 이보다 더 떨어진 86만명을 찍으며 지난해 9월 이후 지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년 사이 앱별 사용자 수(1월 기준)는 트렌비가 48만명에서 34만명으로, 발란이 43만명에서 25만명으로, 머스트잇이 23만명에서 16만명으로, 오케이몰이 15만명에서 11만명으로 내려왔습니다.  요즘은 주변에서 명품 없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든데, 다 어디로 가버

    2023.03.07 10:20:04

    [최수진의 패션채널] 명품앱 유저들, 어디 가세요?
  • 명품 브랜드의 이어지는 ‘뮤지션 사랑’, 이유는

    명품과 힙합, 명품과 DJ. 어울리는 조합일까.루이비통·디올·펜디·셀린느·지방시·로에베·불가리·태그호이어 등을 거느린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이 조합을 고집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최근 남성복 부문 크리에티이브 디렉터(CD)로 가수이자 작곡가인 퍼렐 윌리엄스를 선임했다. 윌리엄스의 주요 장르는 힙합이다.칸예 웨스트가 중심에루이비통과 힙합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두드러지는 한 인물이 등장한다.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지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칸예 웨스트다. 그는 한때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에서 인턴십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업계 디자이너들이 소리 높여 웨스트를 비판했다. 음악만으로 충분히 유명한 웨스트가 펜디 인턴으로 들어와 전문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의 자리를 뺏으려 한다고 했다. 하지만 웨스트는 이에 굴하지 않고 패션업계에서 영향력을 높여 갔다. 이때 웨스트와 함께 펜디 인턴 생활을 한 사람은 고인이 된 오프화이트의 창업자 버질 아블로다. 웨스트와 아블로는 오랜 친구 사이다. 웨스트는 초기 아블로에게 합작 앨범 아트 디렉터를 맡기기도 하고 자신이 설립한 기획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도 아블로에게 줬다. 아블로가 음악과 패션 모두에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블로는 건축을 전공했지만 DJ로 활동하며 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프화이트로 대성공을 거둔 아블로는 이후 루이비통의 남성복 브랜드 아트 디렉터에 임명됐다. 명품 패션 브랜드의 남성복 라인을 이끈 최초의 아프리카계 인물이었다. 아블로가 사망한 후 그 자

    2023.03.05 06:00:04

    명품 브랜드의 이어지는 ‘뮤지션 사랑’, 이유는
  • [최수진의 패션채널] 덕분이야 샤넬아, 이런 순간이 놀랍지도 않은 거

    "상품은 프라이스가 아닌 퀄리티."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오는 대사죠. 그런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에는 통하지 않나 봅니다. 퀄리티보다 중요한 게 프라이스라고 생각하는 건지 또 가격을 올렸습니다. 우선 스테디셀러에 해당하는 클래식 플랩백은 크기 별로 가격이 다른데, 스몰은 1237만원에서 1311만원이 됐고요. 미디엄은 1316만원에서 1367만원으로, 라지는 1420만원에서 1480만원으로 뛰었고요. 올해 첫 인상입니다.샤넬 측에서는 "가방을 비롯한 가죽 제품 가격을 원가에 따라 책정한다"라며 "그러나 최근 몇 달 간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제품의 원재료비와 생산비가 상승해 모든 나라에서 제품 가격을 일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언제 올릴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요즘 샤넬의 행태를 보면 가격 인상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게다가 지난해는 새해 벽두부터 올려서인지 '올해는 좀 늦었네'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게 바로 상황을 학습한다는 '파블로프의 개' 이론이겠죠.코로나19 이후 샤넬은 스테디셀러 제품들을 중심으로 분기별로 1번씩, 연간 기준으로는 총 4번씩 가격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2월, 7월, 9월, 11월. 2022년에는 1월, 3월, 8월, 11월. 구체적인 기준이라도 있는 건지 가격 인상 시점은 비슷합니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샤넬이 이렇게 가격에 집착하게 된 시점은 2018년 이후라고 봅니다. 그 당시 업계에서 '샤넬, 한물갔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샤넬은 창사 108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까지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2017년 기준 샤넬 매출은

    2023.03.03 10:34:23

    [최수진의 패션채널] 덕분이야 샤넬아, 이런 순간이 놀랍지도 않은 거
  • [최수진의 패션채널] 명품들 꿈의 무대 된 한국…치열해지는 청담동

    며칠 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가 한국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청담동 명품 거리 한쪽을 차지했고요, 건물 이름은 '팔라초 펜디 서울'로 지었습니다. 팔라초는 귀족들이 사는 저택 또는 궁전이라는 뜻입니다. 서울에 있는 펜디 궁전이라는 의미지요.매장은 이름처럼 화려합니다. 외관에 보이는 16m 높이의 LED 아치가 있는데, 밤에 보면 굉장히 멋집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펜디 본사 '팔라초 델타 치빌타 이탈리아나'를 연상시키기 위한 의도도 담겨있습니다. 본사 건물과 유사한 디자인을 일부 적용해 1925년 로마에서 시작된 펜디의 정체성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규모도 꽤 큽니다. 4층 규모에 면적은 715㎡. 여성·남성복은 물론 액세서리, 가죽제품, 홈 액세서리 등 대부분을 선보입니다. 플래그십은 일반 매장과 다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목적으로, 명품이 이 시장에 얼마나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지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결국, 돈이 안 되면 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심지어 업계에서는 한국에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것이 유행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펜디 맞은 편에 있는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플래그십 매장 역시 지난해 5월에 오픈한 공간이거든요. 그러자 그 근처에 먼저 자리 잡은 까르띠에가 경쟁사 움직임을 견제라도 하듯이 지난해 11월 리뉴얼한 매장을 오픈했고요. 이외에도 지난해 돌체앤가바나(2월), 생로랑(3월), 디올(5월, 성수동), 키톤(11월) 등을 포함해 여러 명품들이 한국에 플래그십을 열었습니다. 이들보다 먼저 구찌(2021년 5월)가 이태원에 자리 잡기도 했지요.갑자기 한국이

    2023.02.14 10:14:01

    [최수진의 패션채널] 명품들 꿈의 무대 된 한국…치열해지는 청담동
  • [최수진의 패션채널] "또 가격을 올린다고?" 콧대 높은 명품들

    또, 또, 또.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이 가격을 인상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이 몇번째인지 이제 기억하기도 힘듭니다. 과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2021년부터 2022년 사이에만 7번을 올렸으니까요.지난해 12월이 가장 최근 인상인데, 일각에서는 "두달정도 됐으니 올릴만 하지"라는 소리까지 나옵니다. 외신과 명품 커뮤니티에서 '루이비통 가격 인상설'이 나오자 백화점 오픈런까지 다시 시작됐습니다.스페인 매체 텔러리포트는 "루이비통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점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글로벌 가격으로 최소 8%에서 최대 20%까지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20% 인상'이면 앞자리가 바뀝니다. 500만원짜리 가방이 며칠 뒤엔 600만원이 됩니다. 루이비통 '입문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첫 구매로 좋은 제품)'으로 알려진 알마BB는 2019년 147만원이었는데, 지난해 10월 225만원까지 올랐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지는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마음이겠죠.LVMH의 수장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럭셔리 사업에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이 많은 면세시장을 비판했습니다. 따이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면서 심지어 "더 나빠질 것도 없이 끔찍하다"라는 표현까지 했습니다. 이런 태도를 보면 아마도 한동안은 계속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가격 인상은 루이비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1월에 이미 롤렉스, 예거 르쿨트르, 에르

    2023.02.08 17:26:22

    [최수진의 패션채널] "또 가격을 올린다고?" 콧대 높은 명품들
  • [최수진의 패션채널] 루이비통, 베이비 컬렉션을 낸다고요?

    명품은 환상을 판다고 하죠. 누구나 선망하지만 쉽게 가질 수 없도록 비싸게 내놓아도 망하지 않는 이유일 겁니다. '베블렌 효과'라는 말도 있습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도, 과시욕이나 허영심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일컫습니다.그래서 루이비통이 '베이비 컬렉션'을 내는 걸까요.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선보이는 '컬렉션' 규모로 영유아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명품 브랜드 중 최초입니다.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의 환상을 채워주려는 것이겠지요.사이즈는 최대 12개월까지만 나옵니다. 가격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성인 제품의 가격 정책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패션 매거진 'WWD'는 루이비통이 베이비 컬렉션을 오는 3월 3일 전 세계 동시 출시한다고 전했습니다.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 제품은 유기농 면을 사용하고 가죽, 캐시미어, 양모 등을 활용할 때는 동물 복지를 보장하는 파트너와 함께 일합니다.신규 라인의 성공적 출시를 위해 루이비통의 대표 패턴인 '모노그램'도 입힙니다. 또, 루이비통의 트레이드 마크인 '꽃' 그림은 가죽 신발, 캐시미어 니트 등에 라벨로 사용할 거라고 하네요. '한번 사서 평생 입자'라는 생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성인 제품과 달리 일정 시기가 지나면 입히지도 못합니다.그럼에도 루이비통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요.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6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8% 증가했습니다. '골드키즈(귀하게 자라는

    2023.02.01 11:00:02

    [최수진의 패션채널] 루이비통, 베이비 컬렉션을 낸다고요?
  • 졸업·입학 선물, 60년 변천...졸업장 통에서 IT 제품까지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 한 아름 선사합니다.....’1990년대까지만 해도1946년 만들어진 졸업식 노래(윤석중 작사·정순철 작곡)가 흘러나올 때면 콧잔등이 시큰해질 정도 눈물 없이 부를 수 없는 곡이었다. 입학식은 어떠했는가. 운동장에 삼삼오오모여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의 만남이 마냥 설랬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최근 졸업식과 입학식은 매우 간소화됐다. 이런 변화 속에 졸업이나 입학 선물 역시 실용적인 물건들이 대세가 됐다. 국가기록원 나라기록원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제강점기가 끝난 1950년대는 한국전쟁까지 겹친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선물이란 말을 입에 올리기도 힘든 때였다. 따라서 졸업·입학 선물은 그 시대의 경제 상황과 사회가 맞닿아 있다.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어려웠던 경제 사정으로 졸업식에 부모님과 함께 짜장면이나 먹을 수 있으면 다행으로 여겼다.한국은행 국민계정 자료에 따르면 1960년대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133만 원이었다. 2021년 기준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이 3656만 원인 것에 비하면 약 2658% 증액된 수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졸업·입학 선물도 국민소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에 따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1960년대, 가난했지만 교육열은 뜨거워…졸업장 보관통전쟁 이후 못 먹던 시절 1960년대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는 전 국민의 이목을 끌었다. 뚱뚱한 사람은 모두 부자라는 인식이 있던 터. 우량 아기는 당시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당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입학식에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왼쪽 가

    2023.01.26 13:32:39

    졸업·입학 선물, 60년 변천...졸업장 통에서 IT 제품까지
  • 루피니, 유명 브랜드와 협업 몽클레르 재해석[류서영의 명품 이야기]

    류서영의 명품 이야기몽클레르 ③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2022년 12월 12일 세계 갑부 순위에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 세계 1위인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친 것이다. 아르노 회장은 1708억 달러(약 223조5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1640억 달러(약 214조5700억원)인 머스크 CEO보다 약 70억 달러 많았다.  테크(기술) 기업이 아닌 명품 브랜드의 CEO가 세계 최고의 부호가 됐다는 사실은 패션업계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필자로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대학 시절부터 오랫동안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세계 최고의 부자로 인식하고 자란 필자로서는 명품 브랜드의 수장이 최고 부자에 등극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의 변화와 맞물려 돌아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유수의 브랜드를 차곡차곡 모아 명품 제국을 형성한 아르노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때론 거센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 인수 후 파격적인 혁신을 꾀하는 그의 경영 방식은 높이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패딩계의 명품이라고 불리는 몽클레르 또한 머지않아 LVMH에 인수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르노 회장은 명품 브랜드를 인수한 후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단행한다. 그런 방식을 통해 해마다 가격을 조금씩 올린다. 그런 그의 경영 스타일을 보면 소비자로서는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명품업계는 이렇게 다른 어떤 분야보다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시장을 뒤흔들곤 한다. 몽클레르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레모 루피니는 2003년 몽클레르를 인수한 뒤 CEO와

    2022.12.23 10:49:37

    루피니, 유명 브랜드와 협업 몽클레르 재해석[류서영의 명품 이야기]
  • 부르는 게 값인 에르메스·롤렉스…정가가 사라진다

    [비즈니스 포커스]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제품인 ‘버킨백’의 백화점 정가는 약 1400만원이다. 하지만 이 돈을 주고 버킨백을 구매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에르메스는 모든 제품을 수작업으로 만들어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다.소량의 제품만이 수시로 매장에 들어오는데 진열되는 족족 소비자들이 이를 구매해 버킨백을 사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여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물론 오래전부터 그랬다. 현재 버킨백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중고(리셀 시장) 거래밖에 없다. 현재 버킨백은 리셀 시장(네이버 크림 기준)에서 정가(1400만원)의 두 배 이상인 32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한 일이다.명품 시계 롤렉스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정가가 1140만원 정도인 ‘서브마리너’ 제품은 백화점 대신 리셀 시장에서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워낙 인기가 많아 매장에서 이를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브마리너는 ‘부르는 게 값’이다. 인기 색상은 정가를 훨씬 웃도는 2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패션 시장에 정가가 사라지고 있다. 인기가 높은 제품은 웃돈을 붙여 사는 것이 일상화됐다. 에르메스처럼 정가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제품이 나와도 이를 덥석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정가가 아닌 리셀 시장 거래가가 상품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패션 시장에서 정가가 사라지는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주된 요인으로 이런 제품들이 쏠쏠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재테크 수단으로도 각광에르메스의 버킨

    2022.11.15 06:00:11

    부르는 게 값인 에르메스·롤렉스…정가가 사라진다
  • 프랑스식 우아함·순수함·심플함으로 명성 얻어[류서영의 명품 이야기]

    류서영의 명품이야기/지방시 ②지방시는 1952년 첫 컬렉션의 성공으로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인 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 등과 같은 반열에 오르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1954년 패션계의 최대 뉴스는 샤넬의 컴백이었다. 하지만 샤넬은 크리스찬 디올의 명성에 가려져 디올이 사망(1957년)하고서야 정상에 오르게 된다. 샤넬의 패션 철학이 편안함과 실용성에 바탕을 둔 기능주의를 표현하고 있었다면 지방시의 스타일은 깨끗한 라인으로 표현되는 최고급 원단을 사용해 지극히 매혹적인 프랑스식 우아함과 순수함·심플함으로 명성을 얻었다.지방시는 발렌시아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발렌시아가는 지방시에게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지방시는 발렌시아가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오랜 친구이기도 했다. 두 사람이 1953년 미국 뉴욕의 한 파티에서 만났을 때 지방시는 젊은 디자이너에 불과했고 발렌시아가는 지방시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였다. 지방시는 발렌시아가의 디자인을 연구하기도 했고 발렌시아가의 컬렉션 피팅에 조수로 참여해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스페인 출신의 발렌시아가는 당시 이미 오트 쿠튀르의 유능한 디자이너로 명성을 날렸다. 발렌시아가는 커팅 기술과 색채 감각이 뛰어났고 그의 패션 작품에는 늘 창의성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디올이 장식을 배제한 소재의 특성을 살려 다트·턱·주름으로 신체의 자연미를 살린 기능적인 조형미와 낭만에 대한 여성의 도피적 갈망을 표현했다면 발렌시아가의 의상은 모던한 매력을 풍겼다. 발렌시아가는 자신이 추구한 심플한 라인의 의복으로 장인으로서 높이 평가받았다. 또한 그

    2022.10.04 14:14:23

    프랑스식 우아함·순수함·심플함으로 명성 얻어[류서영의 명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