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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과 봄의 경계 위, 생경한 풍경

    늦겨울에서 초봄을 지나가는 이 이중적 시간은 삭막함이나 고요함이라는 단어보다 분주하다는 표현이 제격이다.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예술가에게도 이 계절의 매력은 차가움과 따뜻함, 활력과 정적의 서로 상반된 주파수를 넘나든다. 겨울이지만 겨울이 아닌 듯, 봄이 왔지만 아직 완연한 봄이 아닌 생경한 계절의 풍경으로 안내한다.달콤 쌉싸래한 겨울 풍경 볼수록 침이 고이는 풍경이다. 설산 위에 덧입힌 화사한 분홍색과 나무 위를 뒤덮은 녹색과 주황 그리고 파랑의 향연은 알록달록한 캔디를 연상시킨다.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Ernst Ludwig Kirchner. 1880~1938의 작품 ‘겨울의 다보스’는 손을 뻗으면 얼굴만 한 롤리팝이 잡힐 듯 강렬한 원색이 인상적이다. 독일의 표현주의 선구자 키르히너는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의 원시미술에 매료되어 거칠고 원색적인 그림을 추구했다.그는 1917년 전쟁을 피하려고 스위스 다보스 근처로 이주해 그곳에서 여생을 보냈다. ‘겨울의 다보스’ 속 알록달록한 분홍빛은 새벽녘 막 동이 트기 시작한 무렵처럼 느껴진다. 하얀 설경을 붉게 물들이는 절경을 보며 화가의 마음도 뜨겁게 물들었으리라. 키르히너는 마치 꽁꽁 얼어버린 땅에서도 희망을 발견해 세상에 내보이는 슈퍼맨처럼 눈에 파묻힌 빛을 붓과 물감으로 그대로 표현했다.키르히너의 다보스가 동화 속 세상이라면, 귀스타브 루아조Gustave Loiseau, 1865~1935의 ‘겨울의 우아즈’는 서정적인 낭만 여행을 떠오르게 한다. 신인상주의 풍경화가 루아조는 프랑스 전역을 여행하며 자연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강렬한 빛 표현에 몰두한 기존 인상파들과 달리 그는 눈이나 비가 내

    2024.02.28 21:08:31

    겨울과 봄의 경계 위, 생경한 풍경
  • 침대맡에 두고 즐기는 루브르 명화들

    [서평] 63일 침대맡 미술관 기무라 다이지 지음 / 김윤경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6000원 프랑스 파리에는 손꼽히는 3대 미술관이 있다. 루브르미술관·오르세미술관·퐁피두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중 가장 유명한 루브르미술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루브르에는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 제작된 6000여 점 이상의 미술 작품이 소장돼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루브르의 작품을 우리가 모두 알기는 어렵다....

    2021.02.19 08:00:12

    침대맡에 두고 즐기는 루브르 명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