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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사가 만드는 팬덤 이코노미, 실력 그 이상의 무엇[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여기 미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적응자 혁명가 문제아. 사물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미친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1997년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싱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 광고를 직접 녹음했습니다. 이 광고에는 간디, 아인슈타인, 아멜리아 에어하트, 밥 딜런 등이 등장합니다. 식민주의, 뉴턴의 물리학, 성차별, 전쟁 등 인간에게 제약을 가하는 규범에 저항한 반란자들입니다. 이 광고를 통해 애플은 1984라는 슈퍼볼 광고에서 시작된 자신의 반란자 서사를 확장합니다. 핵심 질문은 “당신은 창조적 반란자인가?”였습니다. 이 서사는 팬덤으로 이어졌고 애플 제국의 기초가 됩니다. 팬덤과 서사의 관계 하면 역시 문화 산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몇 해 전 TV에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김광석 버전이 아니었습니다. 발라드도 아니고 트로트도 아니 뭐가 섞여 있었습니다. 임영웅이란 가수였습니다. ‘누구지?’ 하고 지나쳤습니다. 뒤늦게 그의 위력을 알게 됐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톱 100곡을 틀어놓으면 계속 임영웅 노래가 나와 짜증이 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콘서트 표를 구하기 위해 광클릭을 하고 대기 순번은 50만 번에 이르렀습니다. 티켓 한 장에 10만원만 잡아도 대기 자금이 500억원이라는 얘기입니다.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급등하고 그가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권하면 병원에는 수요가 넘쳐납니다. ‘히어로노믹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번 주 한경비즈니스는 팬덤의 경제학을 다뤘습니다. 팬덤이 불러오는 경제 효과. 미국의 사례는

    2023.09.25 14:09:43

    서사가 만드는 팬덤 이코노미, 실력 그 이상의 무엇[EDITOR's LETTER]
  • 프리고진의 반역, 흔들리는 푸틴 그리고 파고드는 젤렌스키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을 멈추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내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전쟁을 주도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선 이번 일로 리더십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자신이 믿고 쓴 바그너 그룹으로부터 등에 칼을 맞은 데다, 상황 수습도 결과적으론 자신이 부하처럼 대하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손에 맡긴 셈이라 이래저래 면을 구기게 됐다.특히 이러한 상황을 두고 우크라이나 측의 여론전이 벌어지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는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2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3년간 러시아를 통치한 이래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CNN은 푸틴이 강철과 같은 권력 장악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몇 달간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군 수뇌부를 공개 비판할 때 푸틴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침묵했다.'전술의 달인'인 푸틴 대통령이 충성스러운 부하를 내세워 군 수뇌부를 견제하려는 '큰 그림'을 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그러나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남부의 주요 군사 거점인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를 장악하고,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하며 크렘린궁을 위협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는 무색해졌다.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직후 직접 TV 연설에 나서 프리고진의 반란은 "반역"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상황은 더 명확해졌다.잠재적 라이벌을 견제하기 위해 엘리트 간 갈등을 용인하고 심지어 조장까지 하면서 궁극적 권한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해 온 그의 통치

    2023.06.25 14:32:02

    프리고진의 반역, 흔들리는 푸틴 그리고 파고드는 젤렌스키
  • 꼴찌 롯데의 반란…무엇이 조직을 바꾸는가[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스포츠의 매력은 반전, 또는 이변입니다. 한국 축구팀이 U-20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를 꺾은 것 같은 일 말입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변의 팀은 단연 롯데자이언츠입니다. 롯데는 ‘꼴데’, ‘봄데’로 불립니다. 꼴찌 롯데, 봄에만 반짝하는 롯데라고 붙여진 별칭이지요. 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5월 말인데 LG트윈스·SSG랜더스와 1위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무엇이 달라졌을까요. LG 팬으로서 객관적으로 비교해 봤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대호·손아섭 등 과거 롯데를 상징하던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입니다. 특출난 투수도, 3할 타자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뜻밖의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다만 선수들이 어떻게든 살아 나가려고 하고 나가면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습니다. 근성이 살아나고 있다는 게 첫째 달라진 점이었습니다.프로 스포츠에서 스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팀을 놓고 보면 스타가 방해가 될 때도 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스타 이외에 다른 선수들은 액세서리로 취급당하며 전력이 약화되곤 합니다. 기업 조직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롯데는 이들이 빠지자 개인 성적보다 팀을 생각하는 마인드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스타의 공백을 채운 것은 다양성입니다. 과거 롯데는 경남고와 부산고 등 PK 색깔이 짙은 팀이었습니다. 주력 멤버들도 마찬가지였지요. 하지만 올해는 재일 동포 안권수 선수를 비롯해 경기도 안산 출신 황성빈, 서울 출신 유강남·안치홍·김민석, 광주 출신 김원중·노진혁 선수 등이 주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순혈주의, 즉 색깔을 벗겨 내니 다

    2023.05.29 08:59:16

    꼴찌 롯데의 반란…무엇이 조직을 바꾸는가[EDITOR's LETTER]
  • 신(新) 빌라 투자 사용설명서

    최근 케이블TV 채널 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라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가수의 뒷배경 정도로 취급받았던 이른바 ‘언더독’ 여성 댄서들이 당당한 직업인으로 인정받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언더독’은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사람들은 언더독이 각광받았을 때 느끼는 의외성에 열광하곤 한다.부동산 시장에도 언더독이 있다. 아파트의 그늘에 가려 투자 열풍에서 소외된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등 빌라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빌라 투자가 늘며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까지 꼼꼼하게 따져본 새로운 투자 사용설명서를 제시해봤다.  글 정유진 기자 I 전문가 기고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 사진 이승재 기자  

    2021.11.24 11:37:58

    신(新) 빌라 투자 사용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