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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tif in Art] 사과나무(apple tree): 유토피아의 옅은 향기

    사과꽃이 피는 계절, 봄이다. 제철이면 다시 피는 봄꽃은 언제나 새 희망을 예고한다. 꽃 피는 사과나무를 보며 잃어버린 유토피아의 꿈을 떠올린다.표현에서 분석으로추상회화의 선구자 피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년)만큼 사과나무를 집요하게 그린 화가가 또 있을까. 그는 몇 년 동안 사과나무 한 그루를 이리저리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반복해서 그렸다. 오랜 노력 끝에 마침내 독보적인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탄생시키게 된다.시작은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몬드리안은 젤란트(Zeeland) 해변의 마을 돔뷔르흐를 방문했다. 이곳은 여름에 화가들이 자주 찾는 휴양지였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몬드리안은 친분이 있는 컬렉터와 화가가 사는 별장을 방문했다. 그 집 정원에는 커다란 사과나무가 있었다. 몬드리안은 그 나무를 여러 번 스케치하고, 좀 더 큰 캔버스에 유화로도 그렸다. 그러나 바로 완성하지 못하고 나중에 다시 방문해서 덧그린 다음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작품이 <저녁: 붉은 나무>라는 개성 넘치는 그림이다.<붉은 나무>는 온통 파란색 배경에 붉은색을 띤 커다란 나무 한 그루만을 보여준다. 나무의 굵고 뒤틀린 몸체에서 가지들이 무성하게 뻗어 나와 뒤엉켜 있다. 실제 나무를 보고 그렸지만,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화가의 주관대로 변형시켰다. 나무에 어두운 색과 붉은색을 첨가해 줄기를 더 힘차게 강조했다. 배경도 하늘의 색이 땅에도 내려올 만큼 파랑으로 전면을 거의 덮었다. 땅에는 붓자국을 같은 방향으로 되풀이해 가며 나무의 역동적 힘이 아래로 연결되도록 했다. 나무줄기 끝에는 마른 잎인지 울긋불긋한 작은 점들이 겨우 보인다. 시간이 정지한

    2021.04.05 14:00:53

    [Motif in Art] 사과나무(apple tree): 유토피아의 옅은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