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그리고 해밀턴
해밀턴의 인기 시계 중 하나인 ‘카키 필드 머피’ 워치가 38mm로 돌아왔다. 영화 <인터스텔라>와 해밀턴을 사랑하는 팬들의 ‘집요한’ 요청 때문이다. 해밀턴과 영화 해밀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몇 가지 있다. 스위스의 유명 시계 브랜드이면서 미국의 감성을 담고 있다는 점과 항공시계로 이름을 떨쳤다는 점, 그럼에도 꽤 합리적 가격대라는 점 등이다. 그리고 또 하나. 유독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시계 브랜드로 유명하다.해밀턴과 할리우드의 인연은 9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2년 세계적 히트를 기록한 영화 <상하이 익스프레스>에서 주인공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해밀턴의 ‘플린트리지’ 시계를 착용하고 나온 것. 30여 년 뒤인 1961년에는 영화 <블루 하와이>에서 주연을 맡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해밀턴의 아이코닉 시계 ‘벤츄라’를 착용하면서 해밀턴과 할리우드의 끈끈한 우정을 각인시켰다. 이후 해밀턴의 시계는 영화 <진주만>, <다이하드>, <스파이더맨>, <마션>, <맨인블랙>, <나는 전설이다> 등 무려 500여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했다. 놀라운 점은 모두 PPL 광고가 아니라는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밀턴은 할리우드에 시계 제작팀을 파견해 영화감독이나 소품감독, 스타일리스트들이 원하는 시계를 무상으로 제작해준다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해밀턴은 지난 2006년부터 시계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Hamilton Behind the Camera Awards·BTCA)’라는 영화 시상식을 개최하는가 하면, 차세대 영화 인재 육성을 위해 미국 조지아주의 사바나 예술 디자인 대학(Savannah
2023.01.03 15:15:47
-
물려주고 싶은 시계
시계를 선택할 때, 외형만을 촘촘히 살피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유구한 역사를 갖게 된 시계들은 보이는 것 이상의 특별한 무언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 내재된 이야기를 알게 되면, 당신의 시계가 더 남다르게 느껴질 게 분명하다. 성범수 매거진 <인디드> 편집장남자의 시계가 회중시계였을 당시, 손목시계는 귀부인들을 위한 팔찌 대용일 뿐이었다. 남자들의 손목에 시계가 자리하게 된 배경엔 전쟁의 흔적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회중시계로 시간을 읽는 건 일촉즉발의 전시에선 이상적인 형태일 수 없었다. 그 불편함을 단박에 해소시켜준 건, 손목만 돌리면 시간을 읽을 수 있는 손목시계였다. 1903년 보아 전쟁 시기, 회중시계에 가죽끈을 단 것이 손목시계의 시초라고 전해진다.그렇게 100년이 훌쩍 넘은, 작은 손목시계 역사엔 남자들의 생사고락이 한껏 담겨 있다. 해군의 수중 임무에서 시계의 정확도는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도구로 인식됐고, 비행기 조종사를 위한 항공 시계라는 태생적 배경을 지닌 손목시계들은 조종사의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비행기 계기반이 고장 났을 때, 조종사의 안전을 확보하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으니까. 이런 역사적 배경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 보니, 외형뿐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배경에 생각이 머문다. 그래서 구매 결정이 단조롭지 않고, 시계를 구입한 후 애착이 더욱더 강해진다.배경을 꼼꼼히 살피고, 시계 구입을 고민할 때, 다양한 시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자금 여력이 무한하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 시계, 그리고 내가 현재 소유하지 않은 형태의 시계에 항상
2021.12.24 09:48:22
-
기계식 시계 덕후의 오리스 예찬
최순(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기계식 시계를 좋아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정확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전자시계의 그러한 면을 존중해왔다. 어쩌면 전자시계 이외의 대안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시계는 시간을 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전자시계를 차면 될 일이며, 하물며 내겐 스마트폰까지 있지 않은가.그랬던 내가 우연히 접하게 된 기계식 시계의 세계는 일종의 ‘낭만’이었다. 호캉스와 캠핑의 차이라고나 할까? 편리함과 익숙함을 뒤로 한 채 존재의 근원에 다가간 느낌, 불편함을 감수해도 좋을 만큼 감성을 자극하는 그 무엇. 나는 그것을 ‘기계식 시계의 낭만’이라 칭하며 나의 삶 속으로 기꺼이 초대했다.기계식 시계를 차면 일단 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좋다. 진료를 하거나 연구할 때도 손목을 누르는 그 묵직한 존재감은 늘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 ‘누군가’는 비록 홀로 서랍에 며칠 놔두면 멈춰버리기도 하는 예민한 성정을 지녔지만, 그것마저 생명이 있는 존재인 양 느껴져 좋았다. 특유의 시계 소리도 좋고, 내가 열심히 움직이며 일하는 동안 이 친구도 보다 완벽한 시계로서의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긴긴 밤 연구에 몰두할 때마다 위안이 되기도 한다.기계식 시계의 낭만에 젖어 들며 ‘오리스’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이 분야에 정통한 한 지인은 나의 첫 기계식 시계를 오리스에서 골라보라 조언했고, 나 역시 기계식 시계만 생산하는 독립 브랜드인 데다 입문용으로 적당한 가격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가 가
2021.07.30 17:03:57
-
[Watch] Golfer's watch
시계는 민감한 아이템이다. 견고하지 않으면 빠르게 스윙하는 골퍼의 손목 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프로 골퍼와 오랜 시간 함께해도 흔들림 없이 굳건한 시계들을 소개한다. 이 시계들의 강인함, 믿어도 좋다. 01 TIGER WOODS & ROLEX 롤렉스는 골프에 있어 전폭적이다. 1967년 아널드 파머(서브마리너 데이트)를 브랜드 첫 골프 홍보대사로 위촉하며 골퍼와의 관계가 시작됐다. 그 후, 잭 니클라우스(데이-데이트 40), 게리...
2021.05.13 15:3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