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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비용'…과잉 교육이 저출산 원인[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지난 칼럼에서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첫 번째 원인은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농업 사회에서 기계화 등으로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는 산업화 사회로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 번째 원인은 우리나라의 교육 기간이 유독 길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주요국 중에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다시 말해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나라는 없다는 뜻이다.  과잉 교육, 경제적 독립 늦춘다문제는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전 세계에서 고학력자가 가장 많이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학력자가 필요한 저임금 노동시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것이고, 고학력자가 필요한 고임금 노동시장에서는 극심한 일자리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산업구조에 필요한 수준 이상의 과잉 교육 때문에 청년 실업이 발생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경제적 독립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초혼의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30대에 결혼하면 노총각, 노처녀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20대에 결혼하는 것이 특별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세 번째 원인은 ‘너무 많은 인구’ 그 자체이다. 대학 건축과 교재로 쓰이던 ‘3 Dimension’이라는 책에 나오는 사례인데, 어떤 연구소에서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일정한 공간에 생쥐들을 풀어놓고 충분한 먹이 등 생쥐 번식에 필요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생쥐의 수는 급증하게 된다.그런데 생쥐 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생쥐의 번식이나 생존에 필요한 다른 것들을 더 공급해도 생쥐

    2024.03.14 07:30:01

    '자녀=비용'…과잉 교육이 저출산 원인[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일자리 증가' 집 값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아기곰의 부동산산책]

    매해 연초가 되면 통계청에서 아주 중요한 통계 발표를 한다.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인데, 올해 초에도 어김없이 2022년 사업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자리는 어느 지역에 많이 늘어났고 어느 지역에 적게 늘어났는지를 알 수 있는 주요한 지표이다. 어느 지역에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일자리를 보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그 지역에 임대 수요든 매매 수요든 주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흔히 사람들은 투자자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의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투자처를 좋은 투자처라 할 수 없다. 투기든 어떤 이유로 투자자가 단기에 몰리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거나 심지어는 언론 보도가 되면서 후발 매수자들이 몰리며 진짜로 집값이 오르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지역에 집을 사는 사람은 투자자이라는 점이다. 투자자는 그 지역에서 실거주를 하기보다는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만족하는 수준의 시세차익만 보면 팔고 나가는 것이다.결국 어떤 지역에 투자자가 100명이 몰려들어 그 지역 주택을 매수했다고 하면 언젠가는 이 100명이 모두 매도자가 되어 그 집들을 팔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매수자가 미래에는 고스란히 매도자가 된다는 것이다.  투기 수요 몰렸는데 집값 떨어지는 이유그런데 이들 투자자는 단기간에 수익이 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10년 이상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매수한 후 (2년이 지나면 양도세 일반과세가 되니까) 2년이 지난 시점에 파는 것을 원한다.현행 세법에 따르면 과표가 1억원이라고 가정하면 1년 미만 보유 시 지방소득세까지

    2024.01.27 09:01:13

    '일자리 증가' 집 값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아기곰의 부동산산책]
  • '저자본 갭투자'가 실패하는 이유[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집은 본인과 가족이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라는 역할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산 증식 효과다. 그런데 이런 시세차익이라는 기능 외에도 부동산에는 상당히 중요한 기능이 있다. 바로 자산을 담아두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평생을 일한 대가로 50억원 정도의 돈을 마련해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대접과 간장종지 ‘현금이 왕’이라고 하니, 그 큰돈을 모두 지폐로 바꾸어서 항아리에 담아두어야 할까? 하지만 강도라도 들어오게 되면 그 돈을 모두 뺏기게 된다. 어찌해서 강도를 잡아 감옥에 보낼 수는 있겠지만, 그들이 이미 다른 곳으로 빼돌린 돈은 찾기 어렵다. 돈에 이름이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래서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현찰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 예금으로 넣어두어야 한다. 예금은 원칙적으로 본인 외에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5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은행에 넣어두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은행이 망하기라도 하면,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법적으로 보호되는 5000만원 외에 나머지 돈은 날리게 된다. 그러므로 50억원 전액을 보호받으려면 100개 은행에 계좌를 열고, 5000만원씩 분산해서 예금을 해야 원금이 보전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다. 같은 은행의 여러 지점도 안 되고, 100개의 다른 은행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식에 투자하면 어떨까? 주식은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50억원을 예탁한 증권회사가 망하기라도 하면, 은행과 달리 5000만원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변동성이 크

    2023.10.23 07:00:07

    '저자본 갭투자'가 실패하는 이유[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3분의 1토막 난 아파트 거래, 세금 인하 시급하다[아기곰의 부동산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주택 시장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2년 들어 아파트 매매 거래가 크게 줄어들어 10월까지 월평균 2만6209건에 그치고 있다. 이는 역대 최고로 활황을 보이던 2020년의 7만7840건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2021년 거래량과 비교해도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국토교통부의 공식적인 통계가 시작된 2006년 1월부터 2021년 말까지 16년간 월평균 거래량 5만4150건에 비해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첫째, 시장 통계가 왜곡된다. 시세 통계를 낼 때 실제로 거래된 실거래가 또는 부동산 중개소에서 제공하는 호가를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다. 그런데 실거래가는 실제로 거래된 가격이므로 정확한 시세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거래가 활발할 때의 이야기이고 거래가 거의 없을 때에는 대표성을 갖기 어렵다. 예를 들어 몇 천 가구가 넘는 단지라도 몇 달에 한두 건밖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거래로 그 단지의 시세를 대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세라는 것은 매수자가 살 수 있는 가격을 말해야 하는데 어느 단지가 얼마에 거래됐다고 해서 연락해 보면 그런 가격대에 살 수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장 상황을 왜곡하는 원인 중 하나가 직거래인데 최근 거래 다섯 건 중에서 한 건 정도가 직거래라고 한다. 직거래는 가족 등 지인 간의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 (얼마간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집을 보여주고 수억원이 넘는 거래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

    2022.12.25 08:00:04

    3분의 1토막 난 아파트 거래, 세금 인하 시급하다[아기곰의 부동산산책]
  • 1.77대가 아니라 1대와 0.77대가 돼야 한다[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얼마 전 흥미로운 기사가 보도됐다.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어떤 사람이 킥보드를 세워 놓고 그것을 옮기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문을 써 붙인 것이다. 이 사람이 사는 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가구당 1.77대나 되지만 업무 특성상 매일 늦게 귀가해 주차할 공간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다. 한 집당 자동차가 한 대씩이라면 주차 공간이 남겠지만 한 집당 두 대 이상 보유한 가구가 늘어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물론 기사와 같이 킥보드를 주차장에 세워 놓은 것은 극단적인 경우다. 하지만 이 사람의 주장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아파트를 취득했다는 것은 건물 전용 면적에 대한 대금만 지급한 것이 아니라 대지 지분, 더 나아가 본인 지분만큼의 공용 면적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기 때문이다.쉽게 말해 어떤 아파트에 같은 평형의 100가구가 있다면 그 단지의 1%는 각 아파트 소유자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취지로 보면 킥보드의 주인은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파트 구입은 땅 소유권도 사는 것문제는 오랜 기간 동안 주차장 공간은 재산이 아니라 이웃과 나눠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화되면서 킥보드 주인과 같이 재산권을 주장하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보면 주차장의 지분을 소유한 사람은 본인의 지분 내에서는 주차 공간을 언제든 이용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빈 공간을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주차하는 선착순 방식이 아니라 본인의 주차 공간이 지정되는 전용 주차장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가구가 사는 단지이고 주차 공간

    2022.09.23 06:00:08

    1.77대가 아니라 1대와 0.77대가 돼야 한다[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집을 판 김 씨는 왜 부동산 하락론자가 됐나[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주택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9개월 전인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폭등’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역대급의 상승세를 보이던 주택 시장이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차가워진 것이다.주택 하락장을 반기는 이들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에 들어서던 주택 시장이 올해 6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드디어 대세 하락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심지어 향후 몇 년간 집값이 계속 하락할 수 있어 집을 사면 손해라는 극단론도 확산되고 있다.집값 하락 소식에 환호하는 이들은 크게 두 부류다. 첫째는 본인이 앞으로도 당분간 집을 살 계획이 없어 집값 하락이 실질적인 기회가 되지 않지만 하락장을 반기는 사람들이다.둘째 부류는 집을 살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난 몇 년간 기회를 놓쳤던 사람이나 급등기 직전 집을 팔았던 이들은 대출로 자금을 조금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다. 이들은 하락기를 그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이명박 정부 말기던 2012년 6월, 서울에 아파트를 산 김 씨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당시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인 5억2729만원에 집을 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집값이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해 2013년 12월 4억8375만원까지 떨어졌다. 4000만원 이상 집값이 하락한 셈이다. 이 기간이 지속되자 김 씨는 본전만 되면 집을 팔고 안전한 전세에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다행히 다음 박근혜 정부 동안 집값이 올라 5년이 지난 2017년 6월 6억1755만원이 됐다. 매수가 대비 9000만원 상승했고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던 시기와 비교하면 1억3000만원이 올랐다.그런데 문재인 정

    2022.07.16 06:00:03

    집을 판 김 씨는 왜 부동산 하락론자가 됐나[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 상생 임대인 지원 제도[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정부는 올해 6월 21일 제1차 부동산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상생 임대인 제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상생 임대인 제도는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졌지만 실질적인 혜택이 적어 시장에서 외면 받아 왔다. 이를 현실에 맞게 개편한 것이 이번 발표다.임대료 5% 이내 인상하면 ‘상생 임대인’ 선정상생 임대인은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를 5% 이내 인상한 신규 또는 갱신 계약을 체결하는 임대인을 말한다.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전국 아파트는 평균 20.6% 올랐다. 특히 실수요자들이 많이 사는 수도권의 상승률은 25.3%나 된다.물론 다행스럽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었다면 25%가 아니라 5%만 임대료를 올려 줬으면 됐다. 하지만 2020년 8월 이후 체결된 계약 중에는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도 많다. 이러한 세입자는 꼼짝없이 집값 상승분 만큼인 25% 이상의 전세금을 올려 줄 수밖에 없다.이에 따라 정부가 나선 것이다. 임대인에게 소정의 혜택을 부여해 전세금을 시세대로가 아닌 5%만 증액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혜택의 수준이다. 일각에선 혜택이 제한적이어서 동참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반면 일부 언론에선 혜택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이번 조치로 상생 임대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조정대상지역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중 2년 실거주 요건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8·2 조치에 따라 조정지역에 신규 취득한 주택은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받을 수 있고 양도가가 12억원이 넘으면 양도세 감면 조치를 받을 수 있다. 2년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2022.07.02 06:00:13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 상생 임대인 지원 제도[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신림선·신분당선으로 본 부동산 시장의 지하철 노선 개통 효과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올해 5월 28일 두 개의 중요한 지하철 노선이 개통됐다. 서울 경전철 신림선과 신분당선 북단 구간이다. 신림선은 서울에서는 우이~신설선에 이은 둘째 경전철로, 개통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인기 없던 기존 경전철과 다른 신림선경전철은 중전철 대비 그동안 큰 인기가 없었다. 2012년 7월 개통된 의정부 경전철이나 2013년 4월 개통된 용인 경전철(에버라인) 등은 적자 누적으로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7년 9월 개통된 서울 우이~신설선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이들 기존 경전철 노선은 수익성보다 주로 교통 소외 지역을 위한 지역 균형 발전 차원이 개통 목표였다. 반면 신림선은 수익성을 노리는 최초의 경전철이다. 한국 3대 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로 환승 없이 곧바로 연결되는 노선이기 때문이다.우이~신설선이 출발하는 강북구나 경유하는 성북구는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이 각각 23.5%, 25.1%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 평균인 53.7%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해당 지역은 일자리가 부족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일자리가 많은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많은 곳이다.신림선도 우이~신설선과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은 비슷하다. 출발하는 관악구는 23.1%, 경유하는 동작구는 26.8%다.하지만 신림선이 도착하는 영등포구는 101.6%나 되는 전형적인 업무 중심지다. 영등포구에 사는 사람이 아기부터 노인까지 1000명이라면 영등포구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1016명이란 뜻이다. 일자리 대비 거주자가 부족해 다른 지역의 사람이 영등포구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또한 여의도 업무 중심지로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뿐만 아니라 신림역(2호선),

    2022.06.04 06:00:05

    신림선·신분당선으로 본 부동산 시장의 지하철 노선 개통 효과
  • 과도한 대출 규제, 무주택자·1주택자의 ‘주거 사다리’ 걷어찬다[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집값이 가전제품 가격 수준이라면 누구나 집을 쉽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일은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현재 집값이 많이 올라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부터 이어진 것이고 다른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비싼 집을 개인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방법은 가처분 소득을 차곡차곡 모아 집을 사는 것이다. 부모님 세대에 집을 산 이들은 대부분 이 방법을 썼다. 문제는 자산이 모일 때까지 상당 기간을 세입자 상태로 있어야 해 주거가 안정되지 않는다. 자산을 모으는 속도가 집값 상승 속도보다 늦으면 내 집 마련은 영영 불가능해진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집값 일부를 금융회사에서 대출 받아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대출은 미래에 얻을 소득을 현재 자산으로 바꾸는 행위다. 대출 이자보다 집값 상승률이 높다면 대출로 집을 일찍 살수록 유리하다.다만 대출이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자산 형성에 유리한 일이지만 국가적으로는 매수세가 늘어나면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된다. 주택 시장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대출을 규제하는 이유다.문제는 주택 시장에 들어가는 유동성을 관리해 집값을 잡겠다는 목표 아래 진행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 부작용이 있다는 점이다.다주택자가 더 유리해지게 만드는 LTV담보물 가치에 따라 대출금을 제한하는 LTV를 현재보다 더 낮추면 무주택자의 주택 구매는 더욱 어려워진다. 다주택자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다.다주택자는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해 대출이 어렵다. 전세가 낀 집에 후

    2022.04.23 06:00:06

    과도한 대출 규제, 무주택자·1주택자의 ‘주거 사다리’ 걷어찬다[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윤석열 정부의 주택 정책 방향…“집값은 시장·공급에 초점”[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격렬했던 대선이 끝나고 오는 5월 10일이면 새 정부가 들어선다. 이번 대선의 주요 핵심 쟁점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대선 열기에 상응할 만큼 크다.새 정부는 주택 정책에 대한 민심을 정확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과거 참여정부나 현 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정권을 잃었는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잘못 활용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현 정부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열심히 해서 정권을 잃은 것이다. 방향이 처음부터 잘못돼서다.집값 안정화에 담긴 ‘동상이몽’부동산 정책과 주택 정책의 목표는 무엇으로 삼아야 할까. 흔히 주택 정책의 목표를 집값 안정화로 인식한다. 하지만 안정화라는 단어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어느 동네에 A와 B·C라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A는 집을 소유한 사람이고 B와 C는 무주택자다. 이 동네에는 무주택자가 더 많아 집값 하락을 바라는 이들이 더 많다. 집값이 떨어져야 본인이 싸게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민심에 따라 이 지역의 정책 담당자가 집값 하락 정책을 펼쳐 집값이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B는 이때가 기회라는 생각에 은행 대출과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집을 마련했다.이후 B는 앞으로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랄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집값이 떨어지면 기존에 집을 빚 없이 소유했던 A보다 B가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여론 조사를 다시 실시하면 이 지역의 민심은 집값을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그렇다면 바뀐 민심으로 정책을 180도 전환해야 할까. B가

    2022.03.26 06:00:03

    윤석열 정부의 주택 정책 방향…“집값은 시장·공급에 초점”[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부동산 시장도 하락할까[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흔히 주식 시장을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수라고 한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한 주식 시장이 호재나 악재에 먼저 반응하고 부동산 시장은 그보다 나중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달간의 주식 시장 침체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 살펴본다.아파트 값 50.2%·주식 51.5%↑2012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0년간의 코스피지수와 KB국민은행 전국 아파트 매매가지수를 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이 50.2% 오르는 동안 주식 시장도 51.5% 상승해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주식 시장은 부동산에 비해 상당히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 시장은 크고 작은 산과 골짜기를 만들면서 매년 또는 매달 시장 분위기가 바뀐다. 반면 부동산 시장은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우상향으로 움직인다.지난 10년간을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다섯 기간으로 분류해 분석해 보자. 첫째 기간은 2012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48개월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891에서 1895로 상승해 0.2% 오름세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7.7% 올랐다.둘째 기간은 1차 주가 상승기로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의 22개월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33.7%나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의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6% 상승에 그쳤다.셋째 기간은 1차 주가 하락기로 2017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의 28개월이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29.5%나 하락했다. 하지만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4.4% 올랐다. 주식 시장이 하락하는 동안 부동산 시장은 상승한 것이다.넷째 기간

    2022.03.14 17:30:08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부동산 시장도 하락할까[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NFT 투자, 부동산과 다르지 않다[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20~30대를 중심으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일부 대선 후보가 NFT 투자 환경 조성에 관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NFT는 쉽게 말해 다른 것으로 대체가 되지 않는, 세상에서 유일한 진품이다.어떤 유명 화가가 그림을 그렸다면 진품은 그것 하나뿐이다. 그 그림을 화가가 소장해도 되고 다른 이에게 팔아도 된다. 누군가 그 그림과 비슷하게 그려도 그림 시장의 많은 전문가들은 위작과 진품을 구분할 수 있어 진품은 하나로만 인정된다.이러한 희소성으로 유명 화가가 그린 작품은 소장 가치가 충분하고 더 나아가 제삼자에게 다시 팔 수도 있어 상업적 거래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희소성과 환금성이란 자산으로서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디지털 작품, 블록체인·NFT로 가치 인정어떤 유명 사진 작가가 찍은 사진을 생각해 보자. 사진은 여러 장으로 인화될 수 있다. 원본이 무한정 만들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필름을 사용해 촬영한 필름의 소유권을 주장하면 됐지만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된 이후에는 예술 사진도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다. 필름 없이 디지털 파일의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다.디지털 파일의 특징은 무제한으로 복제해도 원본과 사본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본과 사본을 구분할 수 없어 원본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 상업적 거래에도 의미가 없다.디지털 파일은 원작자인 A가 B에게 팔고 난 이후에도 다른 제삼자에게도 팔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또한 B는 제삼자에게 파는 것이 쉽지 않다. 제삼자는 쉽게 복제할 수 있는 사진을 굳이 돈을 주고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사진의 상업적 거래는 어

    2022.02.28 17:30:04

    NFT 투자, 부동산과 다르지 않다[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계속된 금리 인상에 식어버린 투심…집값과의 상관관계는?[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부동산 투자 심리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투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주택 가치 전망 지수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올해 1월 26일 발표한 해당 지수는 100이다. 지수가 100이라는 것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비슷하다는 뜻이다.최근 13여 년의 평균치는 107.5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투자 심리는 역대 평균치보다 낮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25에 달했던 주택 가치 전망 지수는 3개월 만에 25포인트나 줄어들었다.글로벌 금리 인상기에 작아진 투심투자 심리가 이렇게 식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금리 인상이다. 6개월 전만 해도 0.50%였던 기준금리는 올해 1월 14일까지 세 차례나 올라 1.25%가 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올해도 몇 차례 금리가 더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투자 심리도 식어 가고 있다.또한 그동안 세계적인 돈 가치 하락을 주도했던 미국조차 오는 3월 말에 돈 풀기를 중단하고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유동성 과잉 현상이 진정되고 돈 가치 상승의 시대가 찾아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이유로 대표적 자산 시장인 주식·암호화폐·부동산의 ‘투심’이 식어 가고 있다.과거 금리 인상 시기의 집값 흐름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2000년대 들어 한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거나 고금리로 유지된 시기는 네 차례 있다. 첫째는 2005년 10월부터 2008년 9월까지다. 이 기간에 금리는 여덟 번에 걸쳐 2.00%포인트가 올랐다. 당시 평균 기준금리는 4.5%였다.둘째는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다. 다섯 차례에 걸쳐 1.25%포인트가 인상돼

    2022.02.14 17:28:01

    계속된 금리 인상에 식어버린 투심…집값과의 상관관계는?[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2022년 주택 시장, 차갑게 식은 투자 심리에도 집값 상승 요인 충분[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2021년 집값이 크게 올랐던 이유는 늘어난 유동성과 줄어든 공급, 급해진 투자 심리 요인 등이 크다. 2022년에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인지 알아보자. 돈 풀기 바쁜 정부·공급 부족 여전먼저 유동성 측면에서 판단해 보자. 한국은 전통적으로 미국보다 통화량 증가율이 높은 국가다.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보다 시중에 돈을 더 많이 푸는 정책을 선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년간 한국의 통화량은 연평균 7.7% 늘었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6.1%씩밖에 늘지 않았다.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 경제를 강타하자 경기 회복을 위해 미국은 역대 초유의 돈 풀기 전략을 구사했다. 2020년에만 통화량이 28.2%나 늘었다.최근 들어 시장의 유동성 증가 속도를 줄이기 위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실시하고 있지만 미국의 통화량 증가량은 2021년 11월 기준 전년 대비 15.1%다. 국내 통화량 증가율도 역대급인 12.9%에 달하지만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돈 풀기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이 시중의 유동 자금을 줄일 수 없는 이유다.늘어나는 유동성과 별개로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복지 예산 증액 등의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려고 한다. 현재 통화량에 더해 돈을 더 푼다는 얘기다.집값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중에 퍼진 돈을 환수하는 것이다. 집을 살 돈이 없어 수요가 줄어들면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동성을 줄여 수출이 급감하면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통화량의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없다.올해 주택 공급 상

    2022.01.24 17:30:03

    2022년 주택 시장, 차갑게 식은 투자 심리에도 집값 상승 요인 충분[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14.97%’… 최근 10년 중 집값 가장 많이 올랐던 2021년[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자산 시장에서 폭풍과도 같았던 2021년이 지나갔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침체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많았지만 이들을 비웃기라고 한 것처럼 집값은 지난 10년 중 가장 많이 올랐다.아파트 20.2%·연립주택 7.0% 상승2021년 전국 주택 매매가는 14.97% 올랐다.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올랐고 30년간을 따져도 2002년에 이어 둘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다가구 주택을 포함한 단독 주택이 3.0%,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포함한 연립 주택이 7.0%, 아파트는 20.2% 올랐다.2021년의 상승률은 과거와 비교해도 역대급 수준이다. 2011~2020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과 지난해의 매매가 상승률은 6.2배 차이가 있다. 전셋값도 지난 10년 평균 대비 2.6배 높은 수준이다.지난해 매매가와 전셋값이 역대급으로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세 가지를 꼽으라면 유동성·수요·공급이다.유동성은 시장에 돈이 얼마나 풀렸는지를 파악하는 지수다. 유동성이 높아지면 돈의 가치가 하락해 매매가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오른다. 유동성은 통화량 증가율을 보면 알 수 있다. 매년 커지는 경제 규모에 통화량도 함께 증가한다.단, 통화량 증가율이 매년 비슷한 것은 아니다. 어떤 해에는 통화량을 많이 늘리고 어느 해에는 통화량을 적게 한다. 이에 따라 집값도 영향을 받는다.2021년의 통화량 증가는 역대급이었다. 최근 10년간 평균 통화량 증가율은 6.48%다. 반면 지난해는 11.42%다. 이 수치는 1~10월의 평균이고 2021년의 평균치는 11.6%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집값에

    2022.01.11 17:30:03

    ‘14.97%’… 최근 10년 중 집값 가장 많이 올랐던 2021년[아기곰의 부동산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