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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 때문에 한국 망할 수도”...일본도 주목한 韓 국가소멸 위기

     일본 언론이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과 함께 일본의 3대 신문사로 불리는 마이니치신문은 8일 ‘한국 국가소멸 위기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1면과 3면에 걸쳐 한국의 인구 상황과 한국 정부의 대응책에 대해 소개했다.신문은 한국 통계청이 2022년 5167만명인 한국 인구가 50년 뒤에는 3652만명으로 줄어들 것 이라고 전망한 부분에 주목했다.한국의 경우 출산율 제고 방안만으로는 인구 감소에 대응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윤석열 정부가 이민자 수용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신문은 경남 김해시의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가 정부의 보조금 중단 결정으로 지난달 초 폐쇄된 사례를 들면서 뿌리 깊은 반이민 정서와 외국인 이주민 지원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정책들이 충돌하는 경우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아울러 신문은 “현 정권을 지지하는 보수층에서 이민자 수용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이 이민 국가로 변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외신이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NYT는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감소 상황이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했다.미국 CNN 방송은 같은 달 29일 한국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때문에 충분한 군인 수를 유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또 조앤 윌리엄스 캘리

    2024.02.09 14:35:49

    “저출산 때문에 한국 망할 수도”...일본도 주목한 韓 국가소멸 위기
  • 일본 닛케이지수 34년만에 최고치 경신…사라진 ‘재팬 디스카운트’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9일 오전 장중 3만7000선을 돌파했다.닛케이지수가 3만7000선을 넘어선 것은 '거품(버블) 경제' 시절이던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8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돌파하고,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매수 주문이 이어진 점이 상승을 도왔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분석했다.또한, 일본 기업의 4∼12월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지수는 전날 2.06% 오른 3만6863에 장을 마감했다.‘재팬 디스카운트’로 악명 높았던 일본 증시는 곧 40,000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만약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돼 1989년 12월 29일에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인 38,915.87을 넘어서면 증시 관점에서는 ‘잃어버린 30년’의 시대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 된다.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개선, 주주환원정책 등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2024.02.09 13:56:48

    일본 닛케이지수 34년만에 최고치 경신…사라진 ‘재팬 디스카운트’
  • 러시아판 위키엔 ‘독도’를 다케시마, 한·일 분쟁지역으로 표기

    러시아 인터넷 백과사전 루비키(ruwiki)가 독도를 한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 지역으로 소개하고, 다케시마라고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반한다. 1일(현지시간) 루비키에서 독도를 검색하면, '리앙쿠르' 페이지가 나온다. 이 페이지 첫 줄에는 '리앙쿠르 또는 독도 또는 다케시마는 일본해 서부에 있는 작은 섬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과 한국이 이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고 작성돼 있다.루비키가 독도의 영어 이름으로 소개한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는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이름을 딴 것으로, 일본 정부가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독도는 영어로 'Dokdo'로 표기한다.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루비키에서 표기한 독도 명칭을 두고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한국 영토이기에 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본의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한편, 루비키는 지난 15일 출범한 위키피디아 대체 백과사전 서비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위키피디아에 올라와 있다는 지적에 등장한 대체 서비스다.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4.02.02 13:56:34

    러시아판 위키엔 ‘독도’를 다케시마, 한·일 분쟁지역으로 표기
  • ”탈원전은 옛말“...원전 확대에 美·英 등 동참 의사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이 세계적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29일 이회성 무탄소(CF) 연합회장은 재생에너지,원전,수소,탄소 포집·저장·활용(CCIS) 등 포괄적 방법으로 무탄소 에너지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소비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조달하자는 ‘RE100’과 다르게 CF연합은 원전·수소 등을 에너지원으로 인정한다. 이 회장은 ”재생에너지와 원전 모두 무탄소 에너지인만큼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덧붙였다.작년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해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 개념을 정립해 ‘CFE 이니셔티브’를 추진했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다. 재생에너지만으로 대규모의 전력을 수급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CF(Carbon Free Alliance) 연합은 무탄소 에너지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기구로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CFE 이니셔티브’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각종 국제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CF연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한화솔루션, 한국전력,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국내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지난해 11월 24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자력공사(ENEC)는 산업부와의 화상회의에서 ‘CFE 이니셔티브’를 공식 지지했다. 이외에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도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해진다.한편,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며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이에 전력 공급원으로 원자력발전이 떠오르고 있다.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급되며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이에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세계경제포럼

    2024.01.29 14:41:10

    ”탈원전은 옛말“...원전 확대에 美·英 등 동참 의사
  •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일본서 스튜어디스 출신 항공사 CEO 탄생

     일본항공(JAL)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사장으로 여성 승무원(스튜어디스) 출신인 돗토리 미쓰코(鳥取三津子·59) 전무를 승진·임명한 것이다. 전세계 주요 항공사에서 여성 승무원 출신이 사장으로 발탁된 것은 이례적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외신이 18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오는 4월 1일자로 돗토리 전무를 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발표했다.현 사장인 아카사카 유는 회장직을 맡게 됐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역성장한 일본항공이 다시 성장 궤도로 올라서기 위해 파격 인사를 했다”라고 보도했다.돗토리 심임 사장은 1985년 나가사키시의 갓스이(活水)여자단기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도아코쿠나이(東亜国内)항공에 승무원으로 입사했다.일본의 단기대학은 2년제다. 한국의 전문대와 유사하다. 돗토리 신임 사장이 입사한 도아코쿠나이항공은 이후 일본에어시스템(JAS)로 사명을 바꿨는데, 부진한 경영 탓에 2002년 일본항공에 통합됐다.입사 이래 줄곧 객실 승무원으로 일한 돗토리 신임 사장은 2020년에 객실본부장을 맡았고, 2023년 전무로 승진했다. 이번에 사장에 오르며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2024.01.18 16:19:12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일본서 스튜어디스 출신 항공사 CEO 탄생
  • 中 제친 일본 증시…'2000조엔' 가계저축 주식으로 움직일까

    일본 증시가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1위로 올라섰다. 11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전체 시가총액(달러화 기준)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도쿄가 상하이를 제친 건 3년 반 만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몰렸고, 저축에만 몰두하던 일본 국민의 자산도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증시는 연일 새로운 숫자를 갈아치우고 있다. 11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917조엔(약 8307조원)으로 전일대비 1.5% 늘었다. 달러화 환산 시 6조 달러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12일 닷새 연속 상승하며 버블경제 붕괴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반면 11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8200조원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걷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일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인 2881.98 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상하이와 홍콩·선전거래소를 더한 전체 중국 증시 규모는 아직 일본을 앞선다. 일본과 중국 증시 희비를 가른 건 해외 투자자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국 상장 기업에 자본 효율 개선과 주주 친화 정책을 요구해왔다. 도쿄 증권 거래소는 지난해 두 차례나 상장 기업들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 경우 주가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거래소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라”고 기업에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증시 개혁에 나서자 지난해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3조1215억엔어치를 순매수했다.  중국 떠난 자금 일본에

    2024.01.13 08:00:02

    中 제친 일본 증시…'2000조엔' 가계저축 주식으로 움직일까
  • 인구 소멸 위기에 日 전문가가 내놓은 대책 ‘두 가지’

    국내 인구감소가 문제가 되는 가운데 일본 역시 성장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2100년 일본 인구 8000만명을 유지해야 한다고 민간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인구전략회의'는 전날 이런 내용이 담긴 '인구비전 2100'을 발표한 뒤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제언으로 전달했다.이 비전에는 저출산 대책 등을 통해 일본 인구를 2100년에 8000만명대에서 안정화하는 목표가 담겨 있다.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20년 약 1억2,600만명인 일본 인구가 2100년에는 절반인 6,300만명 정도로 줄어들고 고령화율은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율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이에 대해 민간 전문가들은 일본 출산율이 2015년 1.45로 상승한 뒤 2022년 사상 최저인 1.26으로 떨어진 것을 거론하며 "정부가 취해온 저출산 대책이 대체로 단발적이고 대증요법적이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출산율을 2040년까지 1.6, 2050년까지 1.8로 각각 끌어올려 2100년 인구 8000만명, 고령화율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인 30%를 목표로 세웠다.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인구 감소 속도를 완화해 안정화하는 '정상화 전략'과 현재보다 작은 인구 규모라도 성장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강인화 전략' 두 가지를 제시했다.정상화 전략으로는 희망하는 남녀가 결혼과 출산할 수 있도록 젊은 층의 소득향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고용개선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설정했다.강인화 전략에는 생산성이 낮은 기업과 산업, 지역의 구조 개혁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교육의 질 향상도 촉구했다.또 전문가들

    2024.01.11 14:27:41

    인구 소멸 위기에 日 전문가가 내놓은 대책 ‘두 가지’
  • “한국인은 그냥 통과”...한국 여권 파워 이정도였어?

     한국 여권이 2024년 세계 여권 파워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순위가 올랐다.1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헨리여권지수를 인용해 한국이 핀란드, 스웨덴과 함께 여권 파워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헨리여권지수란 런던에 본사를 둔 국제교류 전문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지난 2006년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발표하는 지수다.한 국가의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얼마나 되는지를 합산해 이른바 ‘여권 파워’ 순위를 매긴다.한국은 지난해 일본과 공동 3위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2위로 뛰어올랐다. 한국 여권의 경우 전 세계 227개국 가운데 193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지난해 한국과 공동 3위였던 일본은 싱가포르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4개국도 공동 1위에 올랐는데 이는 헨리여권지수가 19년간 순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1위를 차지한 6개국 여권으로는 2위 보다 1개 더 많은 194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아울러 10위까지도 모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가 1개국씩만 차이가 났다.공동 3위는 오스트리아,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여권으로 192개국을 무비자로 방문 가능하다.영국, 포르투갈, 벨기에, 룩셈부르크, 노르웨이는 191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어 공동 4위에 올랐다.여권 파워 꼴찌는 아프가니스탄으로 28개국만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2024.01.11 11:14:33

    “한국인은 그냥 통과”...한국 여권 파워 이정도였어?
  • 일본이 제3자 의견모집 제도를 도입한 이유[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특허침해소송도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또한 특허침해소송의 결과가 다수의 사용자나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아졌다. 따라서 법원이 폭넓은 의견을 참고해 판단을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2021년 특허법 개정을 통해 제3자 의견모집 제도를 도입했다.제3자 의견모집 제도는 법원이 특허 및 실용신안 침해소송에 있어서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상대방 당사자의 의견을 들은 후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일반 공중에게 당해 사건에 대한 의견을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도록 요청하는 제도다.이런 제도를 도입한 계기 중 하나가 2011년께부터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던 삼성과 애플 사이의 소송이다. 당시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관련 소송이 제기됐었는데, 일본 법원은 소송 당사자였던 삼성과 애플의 합의에 의해 증거수집절차의 일환으로 제3자 의견모집을 실시했다.당시 의견을 모집했던 사항은 표준화기구에서 정해진 표준규격에 필수인 특허에 대해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선언이 된 경우 당해 특허에 의한 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를 행사함에 제한이 있는지 여부였다.의견모집을 실시했던 지식재산권 고등법원은 일본만이 아니라 국제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논점으로서 법원의 판단이 기술 개발이나 활용, 기업활동,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의견을 모집하기로 했다. 그 결과 일본, 유럽, 미국 등 8개국에서 58건의 의견이 모집됐다.제3자 의견모집 제도의 대상은 첫째, 특허권 또는 그 전용실시권 침해에 관한 소송이다. 둘째는 보상금 청구

    2024.01.04 18:22:22

    일본이 제3자 의견모집 제도를 도입한 이유[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 일본 기업 52% 후계자 없다…AI로 후계자 찾아주는 '1조 부자' 탄생[세계의 리파운더④]

    [세계의 리파운더④]‘하고로모’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필 브랜드다. 필즈상을 탄 수학자, 세계 유수 대학 교수들이 극찬하는 분필이다. 단단해서 잘 부러지지 않고 필기감이 부드럽고, 분필 가루는 거의 안 날린다. 일부 교수들은 이 분필을 사재기까지 한다.이름대로 일본에서 시작되고 성장한 브랜드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다. 1932년 초크 제조소는 나고야에서 하고로모 분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3대째 세계적 분필 브랜드로 성장했다. 늘 공장을 ‘풀가동’했던 이 회사는 2014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와타나베 다카야스 사장의 건강이 악화했고 회사를 물려받을 후계자는 없었다. 결국 80년을 이어왔던 회사가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그때 한국 입시학원 수학 강사였던 신형석 세종몰 대표가 사업을 물려받겠다고 제안했다. 후계자가 없던 와타나베 사장은 생산 기계와 노하우를 신 대표에게 모두 전수했다. 그때부터 하고로모 분필은 경기도 포천에서 생산되고 있다.  일본 기업 54% “후계자 없다”하고로모의 사례는 일본 산업계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일본 기업의 절반 이상은 리파운더는커녕 후계자가 없다. 일본 시장조사기업 제국데이터뱅크가 2023년 27만 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무려 54%가 후계자가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자식도 직원도 경영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후계자 리스크’는 오랫동안 일본 산업계의 과제였다.기업이 흑자를 내는데도 경영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 문을 닫는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휴업하거나 폐업한 중소기업의 약 55%가 흑자를 유지한 채 폐업했

    2024.01.03 09:07:40

    일본 기업 52% 후계자 없다…AI로 후계자 찾아주는 '1조 부자' 탄생[세계의 리파운더④]
  • 日, 가리비 수출 중국 막히니 한국으로?···정부 “일본의 계획일 뿐”

    일본이 중국의 수입 금지로 수출이 막힌 가리비를 한국 등으로 수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정부는 "일본 측의 계획에 불과하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 외 지역에서의 가리비를 포함한 수산물에 대해서는 매 수입 때마다 매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추가 핵종 증명서를 요구하여 사실상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일본이 가리비 수출을 중국 대신 한국, 유럽연합(EU)으로 확대한다는 것에 대해 박 차장은 "어디까지나 일본 측의 계획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정부는 현재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하에 그간 지속해온 방사능 검사를 한 치의 빈틈없이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했다.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로 중국 수출길이 막힌 가리비의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한국과 EU를 개척한다는 내용으로 실행 전략을 발표했다.한국에는 총수출액의 6.3%에 해당하는 41억엔(약 375억원)을, EU에는 45억엔, 태국에는 24억엔, 베트남에는 5억엔어치를 각각 수출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한편, 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8월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3.12.26 13:26:01

    日, 가리비 수출 중국 막히니 한국으로?···정부 “일본의 계획일 뿐”
  • 역대급 엔저, 역대급 민심…그림자 드리운 일본

    역대급 엔저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쇼핑을 위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일부 명품 브랜드는 한국보다 30만~50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비행기 값이 들지 않는 쇼핑’이라는 셈법도 나오고 있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수출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일본과 경쟁하는 산업군에서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 제품의 입지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의외인 것은 일본 현지 분위기다. 관광객이 늘고, 성장률도 높아지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지만 민심은 좋지 않다. 내수 부진이 심화하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일본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졌다.일본 정부 구두 개입에도 ‘역대급 엔저’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33년 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버블 경제 붕괴 직전인 1990년 엔화 가치가 급락해 달러당 150엔대까지 올랐다. 달러당 엔화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현재 엔화 가치는 1990년과 비슷하다.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엔화 환율은 2021년 1월 1일 103.24엔에서 11월 20일 149.14엔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54.34원에서 866원으로 떨어졌다. 엔화가 87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8년 1월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원·엔 환율은 100엔당 85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엔저’ 현상은 일본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수십 년 진행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속 0%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낮으면 돈이 풀리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의도대

    2023.11.28 08:30:01

    역대급 엔저, 역대급 민심…그림자 드리운 일본
  • “일본 직장인들은 좋겠네”...주요 기업들, 내년 월급 대폭 인상

    일본의 주요 대기업들이 내년에 큰 폭으로 임금을 인상한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주류·음료 제조업체 산토리 홀딩스는 내년 직원 7000명의 평균 월급을 7% 인상할 예정이다. 최근 일본이 압박을 받고 있는 인플레이션 여파를 상쇄하고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재를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산토리 홀딩스의 니나미 다케시 최고경영자(CEO)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서 인플레이션으로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상황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임금 인상으로) 신속히 움직이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험사인 메이지 야스다 생명보험도 이와 비슷하다. 내년 4월 직원 1만명의 평균 임금을 7%가량 올릴 계획이다.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빅카메라는 정규직 4600명의 임금을 최대 16%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방침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우려해 재계에 임금 인상을 압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본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9월까지 18개월 연속 감소한 상태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내가 앞장서서 재계에 임금 인상을 설득해 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올해 임금 상승률 5% 수준을 요구해 주요 기업들의 3.58% 상승을 도출해냈으며, 내년에는 5% 이상 상승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2023.11.20 21:07:04

    “일본 직장인들은 좋겠네”...주요 기업들, 내년 월급 대폭 인상
  • "한국의 지방소멸, 부동산 정책만 남았다"[지방생존 리포트⑦]

    [스페셜리포트 : 지방생존 리포트⑦] “한국이 지방 소멸을 대하는 방식은 일본과 다르다. 도시정책이나 국토정책은 사라지고 부동산정책만 남았다.” 도시계획가인 임화진 도쿄도시대 교수의 평가다. 임 교수는 도시 혁신과 도시 네트워크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한국과 일본의 도시 및 지역계획을 연구했다. 일본이 걸어온 길은 한국의 미래로 불린다. 1990년대 자산가격이 정점을 찍고 폭락하며 30년 넘게 저성장의 터널을 걸어온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부동산 가격 하락, 젊은 세대의 무력함 등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먼저 겪었다.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말이 통한 곳은 또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쇠락이다. 저출산, 고령화와도 뗄 수 없는 관계다. 임 교수는 지자체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 정책에 빠지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 역시 보조금, 아동수당, 주택수당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펼친 지역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런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못하고 오히려 성장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중앙정부가 할 일은 지자체가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제도와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소멸, 치열한 브랜딩으로 접근해야 지방 소멸을 극복한 일본 지자체는 대부분 지역 특성을 100% 반영한 브랜딩에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의욕과 의지를 가진 지자체에 자금이나 네트워크를 선별적으로 지원했다. 공모 형식을 통해 지자체 주도로 여러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체 격차를 완화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도시들을 선별해 지방의 소멸을 막고 부활을 도울 수 있게 지원했다.

    2023.11.20 11:32:01

    "한국의 지방소멸, 부동산 정책만 남았다"[지방생존 리포트⑦]
  • "도시를 줄여라" 콤팩트 시티로 생기 되찾은 도야마시 [지방생존 리포트⑤]

    [스페셜 리포트 : 지방생존 리포트⑤]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수많은 일본 지방 도시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야마(富山)시는 다르다. 매년 인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후지 히로히사 일본 도야마 시장은 지난 10월 31일 도야마 시청에서 한경비즈니스와 만나 인구 현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때 인구 유출이 심각한 문제였던 일본 중서부에 위치한 도야마시는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도시를 빠져나가는 유출인구보다 유입인구가 더 많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인구는 약 41만 명 정도로 집계된다. 물론 인구수가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야마시의 인구 통계 자료를 보면 도시로 새롭게 들어오는 인구수는 매년 평균 수백 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일본의 중소도시들이 매년 심각한 인구 유출을 겪으며 사라질 걱정을 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인 것은 분명하다. 도야마시가 일본 내에서도 ‘지방 소멸’을 극복한 성공사례로 각광 받는 이유다. 후지 시장은 “도시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콤팩트 시티’ 구축이 빛을 발하고 있다”며 도야마시가 일본의 다른 지방도시들과 달리 생기를 잃지 않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후지 시장에 따르면 도야마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했다. 그 결과 내놓은 해법은 일명 ‘압축 도시’ 전략으로 불리는 콤팩트 시티 구축이다. 콤팩트 시티란 대중교통이 닿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거와 생활편의 기능을 집중시키는 도시 개발 전략을 의미한다. 즉 도야마시는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재편하고 이를 중심으로 거주와 상업 등 도시 기능을 집약하는

    2023.11.20 08:51:13

    "도시를 줄여라" 콤팩트 시티로 생기 되찾은 도야마시 [지방생존 리포트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