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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저출생 현상, '독박육아'가 아닌 '함께 돌보는 육아'로 나가야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일 고용노동부가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개최한 '일·가정 양립 정책 세미나' 행사에서 저출산·저출생 현상에서 벗어나려면 '피로사회'에서 벗어나 낮은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 피로사회, 불안사회, 차별사회, 박탈사회에서 일·가정 양립사회, 복지사회, 평등·다양성 사회, 공정사회로 만드는 대개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며 "비용 지원만으로는 저출산·저출생 현상을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임신, 출산, 돌봄이 삶의 만족 요인이 아닌 불안 요인으로 여겨진다면 물질적 지원이 있더라도 쉽사리 아이를 낳는 결심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정 교수는 2015년부터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과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이 모두 저조해진 배경에는 '독박육아'가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자녀 돌봄을 위해 시간을 내는 주체는 여전히 엄마"라며 "독박육아는 경력단절로 이어진다"라며 "최근 M자형 곡선(경력단절로 30대 여성 노동자 고용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완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 이를 노동시장 성차별 해소로 볼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이 많아진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여성 고용률과 합계출산율 사이에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는 점은 이런 설명을 뒷받침한다. 정 교수는 혼자만 하는 육아에서 함께 돌보는 육아로 나아가려면 초등돌봄 체계를 완성하고 육아기 유연근무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사회적 돌봄 체

    2024.04.19 14:41:59

    저출산·저출생 현상, '독박육아'가 아닌 '함께 돌보는 육아'로 나가야
  • '직장인들, 이 제도 있으면 아이 낳겠다는데···'

    직장인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노동정책으로 자동 육아휴직제와 육아휴직 기간 소득 보장을 꼽았다.지난달 3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노동정책을 묻는 질문에 27.5%가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 및 육아휴직 기간 소득 보장'이라고 답했다.‘자동 육아휴직제’는 출산휴가 후 별도의 신청 없이 육아휴직이 시작되는 제도다.자동 육아휴직제에 이어 '노동시간 단축'(26.4%)이 2위를 차지했고, '출산·육아 불이익 사업주 처벌 강화'(24.1%), '비정규직 남용 금지 등 양질의 일자리 확충'(23.7%) 순으로 나타났다.직장갑질119는 "수많은 직장인이 법정 노동시간 단축 없이는 자녀를 낳아 키울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제22대 국회는 노동시간 단축을 우선 과제로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4.04.01 09:14:53

    '직장인들, 이 제도 있으면 아이 낳겠다는데···'
  • 한국 대기업 비중 OECD 최하위...입시경쟁 등 사회문제로 연계

    한국 대기업 비중이 OECD 최하위 수준이다. 그 결과 대학 입시가 중시되며 저출생·지역 불균형 등의 사회적 문제가 나타났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포커스: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를 내놨다. 과도한 임금 격차로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구조가 심화되는 등 각종 사회 문제가 연계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기업 일자리 창출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연구 보고서는 대학서열의 임금 프리미엄을 추산했다. 4년제 일반대학을 수능성적에 따라 5개 분위로 구분한 후, 각 분위 대학 졸업생들의 평균 임금을 연령에 따라 계산했다. 그 결과 최저 분위인 1분위 대비 5분위의 임금 프리미엄은 40~44세 구간에서는 50%에 달했다. 또 상위권 대학 졸업자들은 임금뿐 아니라 정규직 취업, 대기업 취업, 장기근속 등에서도 유리했다.이에 청년들은 압도적으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일자리를 선호한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학생들의 취업하기 원하는 기업 중 대기업은 64%다. 중소기업은 16%, 공공부문은 44%를 차지했다.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일자리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전체 종사자 기준 14%, 임금근로자 기준 18%다. 반면, 10인 미만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은 전체 종사자 기준 46%, 임금근로자 기준 31%다.OECD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대기업(250인 이상)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OECD 32개국 최하위다. 다른 나라의 경우 스웨덴 44%, 영국 46%, 프랑스 47%, 미국 58% 등이다. 중소기업 강국인 독일조차 41%다. 1993년 이

    2024.02.27 15:29:13

    한국 대기업 비중 OECD 최하위...입시경쟁 등 사회문제로 연계
  • “엄마는 출근하고, 아빠는 육아해요” 육아 전담 남성 역대 최고치

    육아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남성이 지난해 1만6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55.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주된 활동이 육아였다는 남성은 1만6000명으로 전년도 1만2000명보다 4000명(37.4%) 증가했다.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9년 6월 이후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육아 남성은 2013년 6000명에서 2019년 9000명, 2021년 1만3000명 등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저출생으로 육아활동 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 주된 활동인 사람은 2013년 148만3000명에서 2017년 126만6000명으로 감소하다가 2022년부터 100만명을 밑도는 수준이다.육아를 하는 남성의 증가는 배우자 육아 휴직 제도가 확대되고 남성 육아에 대한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보여진다.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8400명(53.3%)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4600명(28.8%)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육아 남성 수가 적어 통계적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육아를 한 여성은 지난해 84만명으로 전년대비 14만5천명(14.7%) 줄었다. 2013년 147만6000명에서 2017년 126만2000명, 2022년 98만4000명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연령대로 보면 육아를 한 여성 중 30대가 49만7000명으로 59.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40대가 21만9000명(26.1%)으로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1년 49.8%에서 2013년에 50.3%, 2019년 53.5%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지난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5.6%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2024.02.21 09:22:05

    “엄마는 출근하고, 아빠는 육아해요” 육아 전담 남성 역대 최고치
  • '1+1=0.7'...저출산이 낳은 풍경들[저출산 아포리아①]

    “벚꽃이 일찍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지고 있다.”“60세까지 청년회에 가입할 수 있다.”“2018년부터 5년간 초중고 193개 폐교.”“2022년 전국 읍면동 94곳 출생아 0명.” “몇 년 뒤에는 한국인으로 아이돌 그룹을 꾸리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 저출산이 낳은 풍경이다. 그동안 지방 얘기라고 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가 가져올 폐교와 지방 소멸, 노동 시장 붕괴를 수도권에서는 실감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에 있는 도봉고등학교가 문을 닫기로 했다. 1950년 이후 일반계 고등학교 폐교는 처음이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충격에 서울에도 상륙한 셈이다. 문을 닫는 초등학교도 서울에서 나왔다. 저출산이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이다. 이후 20년이 흘렀다. 수많은 정책이 나왔고 200조원이 투입됐지만 이 기간 출산율은 급락했다. 한국의 저출산 인구 감소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아포리아(aporia)’가 되고 있다.  해외 언론과 싱크탱크들도 한국 출산율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며 남의 나라 저출산을 걱정해 줄 정도다. 영국 BBC와 이코노미스트, 미국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최근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실효성 없는 정책을 꼬집는 보도를 했다.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2021년에 “한국 사회 구조상 한국 여성에게 결혼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며 프랑스·미국·스웨덴처럼 ‘비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라는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다.해외 연구소가 한국 출산율

    2023.02.04 07:00:03

    '1+1=0.7'...저출산이 낳은 풍경들[저출산 아포리아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