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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이 구매한 책, 마음대로 다시 팔아도 될까[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A 씨는 서점에서 두꺼운 소설책을 한 권 샀다. 다 읽은 다음 중고 물품 판매 사이트에 올려 반값을 받고 팔았다. 별것 없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법적으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이유는 간단하다. 소설은 ‘저작물’이므로 저작권이 적용된다. 저작권에는 배포권, 즉 ‘저작물의 원본이나 복제물을 공중에게 배포(양도 또는 대여)할 권리’도 포함돼 있다.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공중에게 저작물을 배포하면 배포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 그러면 A 씨의 소설책 재판매 행위도 배포권을 침해하는 행위일까. 답은 ‘아니오’다.저작권법은 ‘저작물의 원본이나 복제물이 당해 저작 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는 배포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저작권법 제20조 단서).서점에서 구입한 책을 다시 팔아도 배포권 침해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를 ‘권리 소진의 원칙’ 또는 ‘최초 판매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저작자는 최초 판매에 의해 이미 자신의 창작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점, 소설책을 구입해 책을 소유하게 된 사람은 자신의 소유권에 따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만들어진 원칙이다.A 씨의 사례를 보자. 소설책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 서점을 통해 A 씨에게 판매됐다. 따라서 A 씨의 재판매 행위는 권리 소진의 원칙에 따라 배포권이 미치지 않게 돼 비로소 적법해지는 것이다.그런데 A 씨가 ‘전자책’을 되팔 때는 또 얘기가 달라진다.‘종이책’은 유형물이고 ‘전자책’은 무형의 디지털 콘텐츠다. 그런데 배포권은 ‘원본’이나 ‘

    2022.05.27 06:00:07

    자신이 구매한 책, 마음대로 다시 팔아도 될까[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 대세가 된 ‘1인 미디어’, 그럴수록 중요한 저작권 문제[문진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1인 미디어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인 미디어가 급성장하고 있다. 1인 미디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가장 넓게는 ‘개인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 유통하는 것 또는 그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표적인 1인 미디어 플랫폼에는 유튜브·아프리카TV·트위치·인스타그램·틱톡 등이 있다.1인 미디어의 가장 기본이 되는 두 주체는 1인 미디어 창작자와 플랫폼이다. 그런데 1인 미디어라고 해서 말 그대로 한 사람만이 창작의 전 과정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여러 사람이 창작에 관여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많은 유튜브 채널은 일정한 규모를 갖춘 제작사·방송사·언론사와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다. 1인 미디어는 한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편집 등을 도맡아 창작하는 것부터 법인을 설립하고 여러 사람의 협업을 통해 창작하는 것까지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1인 미디어는 트렌드를 반영하고 트렌드의 변화에 발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생명이다. 그러므로 1인 미디어 창작자는 트렌드를 상징하는 이미지·음악·영상·글 등의 기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원한다.1인 미디어 콘텐츠의 창작에서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을 무단으로 이용하지 않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하다. 다만 최근 1인 미디어 산업이 성장하고 1인 미디어 콘텐츠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1인 미디어 플랫폼은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창작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질의 콘텐츠가 창작되기 위해서는 창작자가

    2022.05.06 17:30:01

    대세가 된 ‘1인 미디어’, 그럴수록 중요한 저작권 문제[문진구의 지식재산권 산책]
  • ‘협업의 시대’, 공동 연구 계약 체결 시 꼭 짚어야 할 점은[차효진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기업·학교·연구소는 독자적인 연구·개발(R&D)만으로는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들이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시장 진입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이유다.그런데 공동 연구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공동 연구 계약 당사자들은 공동 연구 결과의 귀속이나 실시, 개량 발명에 대한 취급 및 수익 배분 등의 권리관계에 대한 사항을 잘못 이해하는 일이 빈번하다.또 자신들에게 필수적인 내용을 계약에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해 공동 연구 종료 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거나 첨예한 시각차로 갈등을 겪기도 한다.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할 때 당사자들은 연구의 목적과 당사자의 역할을 정하고 공동 연구 결과, 특히 특허 받을 권리의 귀속을 정하게 된다.당사자들은 권리의 귀속을 결정할 때 핵심 아이디어를 구상한 주체와 연구 관여 정도 등 기여도를 고려해 일방의 기여도가 월등히 높다면 공동 연구 결과를 일방의 단독 소유로 정하기도 한다.다만 일반적인 공동 연구 계약에서는 특허 받을 권리를 공유로 정하는 것이 보다 보편적이고 이때 기여도를 고려해 지분 비율을 달리 정하기도 한다.공동 연구 결과에 따라 특허권을 공유할 때 각 공유자는 특허의 지분 비율에 따라서만 특허권을 사용하고 지분 비율에 따른 이익만을 향유하는 것일까.예를 들어 보자. A가 핵심적인 아이디어와 연구 자금을 제공하고 주요 연구를 수행하기로 한 반면 B는 부수적인 연구만 수행하기로 했다. A와 B는 기여도를 고려해 특허 받은 권리를 99 대 1의

    2022.04.29 17:30:04

    ‘협업의 시대’, 공동 연구 계약 체결 시 꼭 짚어야 할 점은[차효진의 지식재산권 산책]
  • 가상 세계 속 또 다른 현실 ‘디지털 트윈’[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메타버스라고 하면 게임이나 비현실 세계만 연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메타버스는 크게 증강현실(AR)이라고도 하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구글어스가 대표적인 거울 세계(mirror world), 제페토와 같은 가상 세계(virtual world) 등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최근에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산업계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 주창한 개념이다. 현실과 같은 쌍둥이를 가상으로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상 세계에서 시뮬레이션해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 등을 말한다. 따라서 거울 세계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유형의 메타버스들도 복합적으로 융합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디지털 트윈의 실제 적용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2018년 이미 싱가포르 전체를 3D 가상현실(VR)로 구현하는 ‘버추얼 싱가포르’를 완성했다. 이에는 실제 싱가포르에 존재하는 빌딩과 테마파크 등 실제 구조물은 물론이고 공원 벤치와 같은 사소한 부분에 대한 정보까지 기록돼 있다. 버추얼 싱가포르의 활용은 개발이나 교통 등 도시 계획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조권 분석이나 공기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나 영국의 런던도 유사한 프로젝트가 있고 서울도 이를 시작했다.GE는 2016년 세계 최초의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 솔루션 플랫폼인 프레딕스(Predix)를 공개했다. 프레딕스는 말하자면 가상의 디지털 공장이다. 현실의 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

    2022.04.11 17:30:03

    가상 세계 속 또 다른 현실 ‘디지털 트윈’[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 ‘가상 아이돌’은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디지털 공간에서 새롭게 창조된 ‘가상 아이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의 캐릭터로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이세계 아이돌’, 현실의 걸그룹 ‘에스파’의 가상 공간 멤버들인 ‘아이 에스파’, 인공지능(AI) 기술로 탄생한 11인조 걸그룹 ‘이터니티’ 등이 대표적이다.가상 아이돌들은 각각 고유한 개성과 성격, 스토리를 갖고 있고 실제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공연도 하고 팬들과 소통도 하고 있다. 적어도 디지털 세상에서는 실제 사람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그런데 ‘가상 아이돌’에 대해 악성 댓글을 달거나 딥페이크 등을 이용해 음란한 영상 등을 작성·배포하거나 성희롱 등의 행위를 했을 때 ‘가상 아이돌’들은 실제 사람과 동일하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가상 아이돌은 실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의문이 생긴다.실제 연예인에 대해 악성 댓글을 달게 되면 경우에 따라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딥페이크를 통해 음란한 영상 등을 작성·배포하는 행위는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전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2호)로 처벌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연예인의 초상권 침해 기타 불법 행위 등 민사적인 책임도 지게 될 수 있다.가상 아이돌이 실제 연예인의 ‘아바타’로서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 연예인과 동일시되는 경우에는(어느 정도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야 ‘동일시’된다고 볼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가 필요한 문제이지만) 기본적으로 위와 동일한 법적 책임을 지

    2022.04.01 17:30:01

    ‘가상 아이돌’은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 기술 혁신 위해 도입했는데…늘어나는 직무발명보상제 소송[차효진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회사의 업무 범위 내에서 그 직무에 속하는 발명, 즉 직무 발명을 한 경우 해당 발명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 귀속될까. 회사일까 아니면 직원일까.회사가 직원에게 업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임금을 지급했다는 측면에서 직원이 창작한 발명은 직원의 당연한 업무 수행에 따른 결과물로 볼 수 있다.또 회사가 연구 설비나 연구비 지원 등을 하지 않았다면 직원은 그 직무와 관련된 발명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에 직원의 직무 발명에 대한 특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회사에 귀속돼야 한다는 이른바 ‘사용자주의’를 취하는 주장이 있고 실제 영국 등 일부 나라에서 이런 원칙을 취하고 있다.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직무 발명 제도를 규율하는 발명진흥법에 따르면 한국은 직원이 직무 발명을 완성했다면 발명에 대한 권리를 직원에게 귀속하는 이른바 ‘발명자주의’를 취하고 있다. 이는 직원의 주관적인 노력이나 능력이 없었다면 발명이 완성될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발명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의 산물이기도 하다. 다만 직원이 회사에 직무 발명에 대해 특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승계하거나 전용 실시권을 설정하도록 하는 계약 또는 근무 규정이 존재하는 경우 발명진흥법에 따른 승계 통지 등의 절차를 거친다면 회사는 별도의 협상이나 계약 체결 없이도 일방적 의사 표시로 직원의 직무 발명에 대한 권리를 승계할 수 있다.회사가 권리를 승계하면 직원은 회사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이런 직무발명보상제도는 직무 발명을 창출할 때 연구 설비와 연구비 등을 지원한 회사의 이익과

    2022.03.04 17:30:01

    기술 혁신 위해 도입했는데…늘어나는 직무발명보상제 소송[차효진의 지식재산권 산책]
  • 북한 주민의 저작권은 어떻게 보호할까[김윤희 변호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최근 국군 포로들이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은 북한을 국가가 아니라 비법인 사단으로 봤다. 국군 포로들은 위 청구권에 기초해 추심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소송의 상대방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었다. 경문협은 조선중앙TV를 운영하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나 북한의 작가 등 북한의 기관 내지 개인과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저작권료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대북 제재로 북한으로의 송금이 어려워 위 돈을 법원에 공탁해 둔 상태다.국군 포로들은 한국 내에 존재하는 북한의 재산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고자 했고 경문협이 보관하고 있는 저작권료는 북한의 소유라는 전제에서 해당 저작권료에 대한 채권 압류와 추심 명령을 법원에서 받았다.하지만 경문협은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국군 포로들은 추심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 법원(저작권료가 공탁된 법원)은 국군 포로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북한을 국가로 볼 수 없음은 물론 비법인 사단으로도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위 1심 판결과 관련해 여러 찬반 의견이 나왔고 결국 국군 포로들이 항소해 승소 결과를 받았다.여기서 지식재산권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법원이 대한민국 헌법에 근거해 북한의 저작물 역시 한국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했다는 점이다. 북한 주민의 저작권에 대해 한국 저작권법이 적용된다는 판례는 적지 않은데 몇 가지 판례를 소개한다.우선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다. 헌법 제3조에 따라 북한 지역도 한국의 영토로 본다면 재판 관할권을 논할 필요는

    2022.01.28 17:30:07

    북한 주민의 저작권은 어떻게 보호할까[김윤희 변호사의 지식재산권 산책]
  • P2E 게임이 한국에서 자리 잡지 못한 이유[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원래는 게임을 하려면 돈을 내야 했다. 게임을 구매하든지, 정액제 요금을 지불하든지, 아이템을 사든지 이용자들은 일방적으로 돈을 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P2E(Play to Earn)’ 게임들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능동적으로 법 체제 정비해야이용자들이 게임으로 돈을 번다면 게임사들은 어떻게 돈을 벌까. 현재 발매된 P2E 게임들에서는 크게 몇 가지 수익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게임 머니’의 판매 수익이다. 게임사들은 게임 내에서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되는 게임 머니를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고 수익을 얻는다.둘째는 게임 머니의 환전 수수료 수익이다. 이용자들은 게임 머니를 직접 현금으로 또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로 환전할 수 있는데, 게임사는 이 환전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셋째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NFT는 블록체인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자산들의 소유권을 증명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가상의 디지털 공간 속 캐릭터와 아이템들이 존재하는 게임 분야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내 아이템을 NFT로 발행하면 이용자들은 해당 아이템을 구입해 소유할 수 있고 다른 이용자들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캐릭터의 레벨과 경험치를 높여야 하는 게임에서는 레벨업 된 캐릭터 자체를 NFT로 발행해 거래할 수도 있다.그런데 게임사는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처음 NFT로 제작할 때 그리고 이후 거래될 때마다 판매 수익의 일정 비율로 게임사에 지급되도록 설정해 둘 수 있다.

    2022.01.13 17:30:18

    P2E 게임이 한국에서 자리 잡지 못한 이유[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 디지털 시대, 저작물을 보호하는 ‘기술적 보호 조치’ [문진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소비하는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고 거실 소파에 앉아 콘서트를 관람하며 가상의 전시 공간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극장·공연장·미술관이라면 티켓을 검사하는 시스템 등을 통해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비교적 쉽게 통제할 수 있다. 만약 무단으로 그 장소에 들어가면 주거 침입 등의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무단으로 들어가 콘텐츠를 듣고 보고 했다고 해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그렇다면 온라인에서는 어떨까. 저작물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는 기술적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해킹 등을 통해 그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것은 오프라인에 비해 쉽다. 그리고 시스템을 무력화했다고 하더라도 주거 침입 등 전통적인 법적 구제 수단은 적용할 수 없다. 콘텐츠에 접근했다는 것만으로 저작권 침해로 볼 수도 없다. 블리자드의 승리로 끝난 MDY의 소송전이처럼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저작물의 보호 정도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배경에서 저작권법은 저작물에의 접근을 통제하는 기술적 조치를 무력화하는 경우 저작권자가 금지 청구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저작권법 제28조 제2호, 제104조의2).‘기술적 보호 조치의 무력화 금지’ 조항은 미국 저작권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미국에서 실제 문제가 된 흥미로운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미국의 게임 업체 블리자드가 만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2021.12.31 17:30:05

    디지털 시대, 저작물을 보호하는 ‘기술적 보호 조치’ [문진구의 지식재산권 산책]
  • 마침내 ‘보호의 길’ 열린 퍼블리시티권 [송재섭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퍼블리시티권’은 성명·초상·목소리 등과 같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인격적인 요소가 만드는 재산적 가치를 독점·배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리다. 특히 ‘개인의 인격적 요소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향유할 권리’라고 할 수 있다.한국에선 퍼블리시티권을 명시적으로 보호하는 법률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를 침해당하면 어떤 구제 수단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는지 논란이 일어 왔다.미국·유럽·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는 명시적인 법률이 없더라도 다수의 판례를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법적 권리로 인정해 보호해 주고 있지만 한국 법원은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문제됐던 다수의 사건들에서 이를 부정한 사례들이 혼재돼 있어 퍼블리시티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다.연예인들의 실명이나 예명과 상품명 등을 조합해 ‘연예인 ○○○ 정장’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어로 등록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한 포털 사이트를 예로 들 수 있다.서울고등법원은 이를 상대로 56명의 유명 연예인이 손해 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위와 같은 키워드 검색 광고가 부정 경쟁 행위나 불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사 처분 규정 없어 아쉬워반면 최근 대법원은 유명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구성원들의 사진 등을 대량으로 수록한 화보집을 무단으로 제작·판매하는 행위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타인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부정 경쟁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이런 대법원 결정은 명시적으로 ‘퍼블리시티권&

    2021.12.17 17:30:01

    마침내 ‘보호의 길’ 열린 퍼블리시티권 [송재섭의 지식재산권 산책]
  • ‘야놀자’·‘여기어때’ 사건으로 이슈된 크롤링[김윤희 변호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후발 주자가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선 선두 주자의 사업 방식이나 제품, 서비스를 분석하거나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쟁 업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상대방의 자료를 대량으로 입수하는 것이 쉬워졌다.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나 온라인을 활용해 고객을 모집하고 이를 오프라인 판매로 연결하는 서비스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서 이런 특징이 도드라진다. O2O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 배달 서비스, 숙소 예약 서비스, 부동산 중개업자와 고객을 중개하는 서비스 등이다.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 재심리 중온라인에서 데이터를 대량으로 입수하는 도구로서 ‘크롤링(crawling)’이란 기술이 이용된다. 크롤링은 ‘크롤러(crawler)’ 또는 ‘스파이더(spider)’라고 불리는 로봇이 웹사이트의 방대한 정보를 기계적으로 다운로드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축적하는 기법이다.크롤링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검색 엔진이다. 인터넷 사용자가 검색 엔진을 통해 키워드를 검색하면 검색 엔진은 크롤러를 이용해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를 수집한 후 그 결과를 인터넷 사용자에게 노출하게 된다.따라서 웹사이트 보유자들에게도 검색 엔진의 크롤러가 자신의 웹사이트 정보를 수집해 가는 것이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그런데 후발 주자나 경쟁업 체가 자신의 웹사이트 정보를 크롤링을 통해 수집해 이용하는 것은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문제가 된 사안이 ‘야놀자’와 ‘여기어때’ 사건이다.‘여기어때’는 2016년 1월 &

    2021.12.03 17:30:11

    ‘야놀자’·‘여기어때’ 사건으로 이슈된 크롤링[김윤희 변호사의 지식재산권 산책]
  • 메타버스 둘러싼 지식재산권 법률 이슈들 [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세상은 온통 ‘메타버스’ 얘기지만 아직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게임에서 손을 놓은 지도 오래됐고 싸이월드 이후 ‘아바타’를 만들어 볼 일이 없었던 세대들이 특히 그렇다.그런데 포켓몬고(증강현실), 메타(구 페이스북의 라이프로깅), 각종 배달 애플리케이션(거울세계), 포트나이트와 같은 게임(가상세계) 등 우리가 이미 사용해 본 서비스들이 실제로 모두 메타버스에 포함된다면 어떤가. 사실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 초입에 들어서 있다.‘포트나이트(Fortnite)’라는 게임이 있다. 에픽게임즈가 2017년 출시한 온라인 슈팅 게임인데, 2020년 기준 전 세계 이용자가 3억5000만 명을 넘었다.흥미로운 것은 이용자들이 ‘포트나이트’에 접속해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포트나이트’ 세계에는 전투와 같은 공격적인 행위가 금지되는 ‘파티로얄’이라는 평화지대가 있는데,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한다.또 음악이나 라이브 팟캐스팅 방송을 함께 듣고 공연이나 영화도 함께 감상한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가상현실(VR)이 입체적으로 구현된 소셜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법적 공방 잡음 이어져‘포트나이트’가 이처럼 성공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자 미국의 유명 래퍼인 트래비스 스콧은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한 가상 라이브 콘서트를 ‘포트나이트’에서 열었는데, 총 2770만 명이 관람했고 동시 접속자 수는 최대 1230만 명에 달했다. 공연 관련 수익은 2000만 달러(약 22억원)로 집계됐다.총 공연 시간이 45분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어마

    2021.11.19 06:01:03

    메타버스 둘러싼 지식재산권 법률 이슈들 [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 ‘배트맨’의 ‘배트모빌’을 지킨 저작권 이야기[문진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최근에는 다소 시들해졌지만 얼마 전까지 현실 세계에서의 ‘부캐’가 열풍이었다. 부캐는 ‘부캐릭터’의 준말이다. 평소의 자기 모습이나 성격과 다른 새로운 모습이나 성격의 캐릭터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부캐는 자신이 직접 모습이나 성격을 바꿔야 하는 것이지만 ‘메타버스’ 안에서는 실재(實在)하는 자신과 구분되는 ‘가상의 나’가 만들어진다. 메타버스가 일반화될수록 그 가상의 자신은 현실 세계의 자기만큼이나 중요해질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 가상의 자신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그 가상의 자신은 메타버스 안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여러 변화를 꾀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유한 이야기와 특징들을 축적해 가게 될 것이다. 현실 세계의 자신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이런 가상의 자신은 저작권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이 창작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허락 없이 이런 캐릭터를 사용해 상품을 만든다거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저작권 침해일까.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는 캐릭터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살펴본다.DC코믹스 승리로 돌아간 소송전DC코믹스(DC Comic’s)는 1939년 ‘배트맨’ 코믹북(comic book)을 첫 출간했다. 이 코믹북 시리즈에는 1941년부터 ‘배트모빌(Batmobile)’이 등장한다. 배트모빌은 이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외관이 계속 변화했지만 ‘배트모빌’이라는 명칭과 배트맨의 개인용 이동수단으로서 갖는 주요 특징들은 변하지 않았다.배트모빌은 박쥐를 닮은 형상을 하고 있고 배트맨이 고담시의 악당과

    2021.11.05 06:04:02

    ‘배트맨’의 ‘배트모빌’을 지킨 저작권 이야기[문진구의 지식재산권 산책]
  •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본 지식재산권 [송재섭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최근 가장 ‘핫’한 콘텐츠를 꼽으라면 단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일 것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이 드라마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에서 ‘오징어 게임’에 대한 얘기가 한창이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몇 가지 지식재산권 관련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어 흥미롭다.먼저 ‘오징어 게임’의 표절 논란이다. ‘오징어 게임’의 첫째 게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된다는 설정이 일본 영화와 비슷하다거나 감당할 수 없는 채무를 짊어져 절벽에 몰린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비밀스러운 게임에 참가한다는 전체 스토리 라인이 일본 만화와 똑같다는 것이다. 이런 설정이나 스토리 라인의 유사성이 저작권 침해로 인정될 수 있을까.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학문과 예술 등에 대해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해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해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이다. 저작권 보호 대상부터 명확히 알아야표현된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과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독창성·신규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해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때도 창작적인 표현 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이처럼 외부에 표현되지 않은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리를 ‘아이디어-표현 이분법(idea-express dichotomy)’이라고 한다.따라서 콘텐츠의 소재

    2021.10.22 06:00:02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본 지식재산권 [송재섭의 지식재산권 산책]
  • 급증하는 ‘딥페이크’ 피해…어디까지가 불법일까[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오늘날 컴퓨터의 모델이자 인공지능(AI)의 원류로 알려진 ‘튜링 기계’의 고안자인 앨런 튜링은 1950년 튜링 테스트라는 AI 판별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당시 그는 50년이 지난 뒤에는 5분간 대화를 하면 대화 상대방이 컴퓨터인지 알아챌 확률이 70%가 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튜링이 이런 말을 한 지 약 70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대화 상대방이 컴퓨터 혹은 AI인지 알아챌 수 있을까.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지금까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AI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하지만 대화가 아닌 영상을 보면 해당 영상이 실재(實在) 인물을 실제 촬영한 것인지, 실재 인물을 합성한 영상인 것인지, 실재하지 않은 인물을 만들어 낸 컴퓨터 그래픽 영상인지 더 이상 구분이 가지 않는다.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딥페이크’다. 딥페이크는 AI의 ‘딥러닝’과 거짓을 뜻하는 ‘페이크’의 합성어다.올해 초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인 톰 크루즈가 골프를 하거나 여행을 가고 농담을 하거나 마술을 하는 영상이 영상이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 ‘틱톡’에 올라와 화제를 끌었는데, 진짜 톰 크루즈가 아니라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영상이었다.하지만 틱톡 영상을 보면 진짜 톰 크루즈로 보인다. 영상만 제작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사망한 가수들의 목소리를 이용해 마치 그들이 새로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들리게 하는 딥페이크 음악도 등장했다.한국 케이팝 스타들도 딥페이크 영상의 단골손님이다. 특히 안타깝게도 딥페이크 불법 음란 영상물 속 피해자 25%가 여성 아이돌이라는 네덜란드 디지털보

    2021.10.08 06:04:01

    급증하는 ‘딥페이크’ 피해…어디까지가 불법일까[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