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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어발 경영 vs 마적단 경영…오해와 진실[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여러 개의 사업부를 함께 경영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고 어떤 경영 체제가 필요할까. ‘전사적 경영(corporate strategy)’의 과제다. 보통 ‘다각화’, ‘시너지’ 정도의 주제로 다루지만 사실 대기업 집단의 경영이나 인수·합병(M&A), 구조 조정과 같은 최고경영자(CEO) 고유의 과제에서 핵심적 논점이다. 경영자의 시각과 투자자의 시각이 첨예하고 맞서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사업(multi-business) 체제가 의미가 있으려면 사업들 사이의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 이런 추가적 가치 창출이 없다면 투자자가 각각의 주식에 투자하면 된다. 그런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더라도 경영자가 무능하면 사업들 사이의 혼선만 벌어지고 엉망이 된다. 여러 사업들을 통합하는 관리 체제가 잘못돼도 마찬가지다. ‘문어발 경영’이란 말이 있다. 대기업 중심의 압축 성장 과정에서 몇몇 회사들이 여러 사업들을 다 집어삼킨다는 표현인데, 국가가 몰아 준 돈으로 그들의 세상을 만든다는 시선도 담겨 있다. 그런데 떳떳이 사업해 벌거나 투자받은 돈으로 여러 사업을 해 잘돼도 무작정 나쁜 문어발일까. 사업들을 쪼개 매각하면 ‘먹튀’라고 하고 구조 조정과 주가 띄우기가 더해지면 약탈하고 떠나는 ‘마적단(馬賊團) 경영’이라고 한다. 하지만 맡은 사업을 평생 책임지고 불법적 행위가 없어도 지탄 받아야 할까. 외국계가 아닌 ‘국적 자본’이라면 먹튀가 아닐까. 국민이 밀어 준 돈으로 대대손손 떵떵거리는 재벌이 밉다고 다각화된 경영이 무조건 죄악은 아니다. 자본 시장이 선호하는 독립적 사업부들로 나눠 기업 가치 올리는 데 초점을 둔다고 마적단의 먹튀는 아니다. 막연한 생각들이 엉켜 버린 오해를

    2023.09.15 08:21:40

    문어발 경영 vs 마적단 경영…오해와 진실[박찬희의 경영 전략]
  • 갭 투자 전세 사기의 불편한 진실[최광석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

    [법으로 읽는 부동산]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갭 투자 전세 사기로 인한 피해가 수천억원에 이르면서 피해 실태를 고발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들의 아픔을 잘 전달하고 있지만 접근 관점이 지나치게 피상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구도 아리 피해자를 두둔하고 가해자를 비난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로 이런 사기 사건을 직접 경험해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로 양분할 수 없는 이해관계인들 각자의 복잡한 계산법을 보고 느끼게 된다. 다양한 사기 수법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예를 들어 보자.갭 투자 전세 사기를 기획하는 컨설팅 업자가 원룸·다세대 건물 수십 채를 지어 매매하는데 분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분양 업체에 접근한 후 솔깃한 제안을 한다. ‘시장 여건상 분양을 바로 하기 쉽지 않으니 분양 대신 일단 임대로 돌리자’라는 제안이다.이후 임대차 계약이 완료돼 다른 소유자로 변경하면 보증금 반환 채무에서 해방될 수 있어 결국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희망하는 한 채당 분양가는 2억원인데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할 테니 5000만원을 컨설팅 보수로 달라는 제안을 분양 업체가 수락하면서 갭 투자 전세 사기가 시작된다.이런 사기 구도에서 주범은 컨설팅 업자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분양 업체는 전혀 잘못이 없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분양가 2억원보다 훨씬 높은 2억5000만원에 임대차 계약한 후 소유자를 변경하는 식으로 보증금 책임을 면하게 해 주는 대가로 한 채당 5000만원이라는 엄청난 보수를 달라는 컨설팅 업자의 수법은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다.게다가 명

    2022.12.30 06:00:06

    갭 투자 전세 사기의 불편한 진실[최광석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