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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시대 소개팅’, 셋, 둘, 하나 마스크를 벗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난다 [유복치의 솔로탈출 연대기]

    [한경잡앤조이=유복치] 막판 오르막길을 질주하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차 올랐다. 마스크 안은 이미 습기로 가득 찼다. 약속 시간 1분 전, 아슬아슬하게 식당 앞에 도착했다. 바로 문 손잡이를 잡으려다 잠시 멈칫했다. 예전 같으면 별 생각 없이 덥석 잡았겠지만, 지금이 어느 시절인가. 역병이 창궐하는 때다. 사람들 손이 가장 많이 탄 것처럼 보이는 반들반들한 윗부분 대신 가장 손이 덜 닿았을 것만 같은 아래쪽을 주먹으로 밀고 식당에 들어섰다. 누가 봐도 이곳은 소개팅 성지. 꽃병과 식전 빵, 파스타가 놓인 테이블에 청춘 남녀가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내가 이곳을 찾은 것도 같은 이유다. 바로 소개팅. 솔로 탈출을 위한 근 1년 만의 발걸음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알지 못한 상태로 한 공간에서 만나기로 했다. 으레 주선자가 서로의 사진을 전달하고 소개팅 성사 여부를 알려주곤 하지만, 이번에는 기본 신상 정도만 알고 만남을 수락했다. 주선자에 대한 믿음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막 확산하던 시기라 영업 제한이 생기고, 사람 간의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만남 자체가 귀했던 탓도 있다. 함께 모여 있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일명 ‘자만추’는 빠르게 멸종 위기에 처했다. 이럴 때 ‘사진을 요청한 후 소개팅 가부를 결정한다?’는 거의 지리산 주막에서 트러플 오일 관자 파스타를 주문하는 격이다. 시대와 처한 상황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 블라인드 소개팅은 어쩐지 낭만적이기까지 했다. 소개팅 상대와 나는 그 흔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조차 없었다. 카카오톡에서 서로 주고받은

    2022.03.23 09:24:17

    ‘코로나 시대 소개팅’, 셋, 둘, 하나 마스크를 벗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난다 [유복치의 솔로탈출 연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