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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tif in Art] 기차역(railway station): 다양한 군중과 현대식 플랫폼

    근대화를 선도한 유럽의 두 도시 런던과 파리에는 19세기에 지은 큰 기차역들이 있다. 위대한 발명품인 기차가 머물고 다양한 사람들이 군중을 이루는 곳, 기차역 플랫폼은 당시 예술가들에겐 창작의 영감을 얻는 생생한 체험의 장소였다.1830년 리버풀 역 개통을 시작으로 영국과 유럽 대륙의 대도시에는 대규모 기차역이 속속 세워졌다. 도시들을 연결하는 철도의 기점이자 종착역인 그 역들은 이동의 신속함과 편리함이라는 기능뿐 아니라 여행의 낭만에 대한 꿈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역 건물은 성당 건축처럼 웅장하게 설계해 전통적 미감을 주고, 장거리 여행객을 위한 호텔의 기능까지 겸하도록 했다. 반면에 열차를 타고 내리는 플랫폼 공간은 첨단 건축재인 철골과 유리를 사용해 넓고 밝게 실용적으로 지었다. 그곳은 교차하는 철도, 기관차가 뿜어내는 증기와 소음, 몰려드는 군중으로 활기가 넘쳐났다.런던 패딩턴 역의 플랫폼빅토리아 시대인 19세기 중엽, 발전하는 영국 런던의 기차역을 가장 잘 묘사한 그림으로 윌리엄 파웰 프리스(William Powell Frith, 1819~1909년)의 <기차역>이 있다. 런던 북서부에 위치한 패딩턴 역을 그린 그림이다. 프리스는 기차가 출발하기 전 사람들로 붐비는 플랫폼을 묘사했다. 열차의 형태처럼 가로로 긴 화면에서 위쪽 절반은 건축물이 차지한다. 철골 구조가 아치형으로 반복되며 지붕을 이루고 가느다란 기둥들이 경쾌하게 받치고 있다. 넓은 지붕에는 유리가 덮여 비바람을 막고 햇빛은 투과한다. 그림에서 건축 구조가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마치 최신 건축술을 자랑하고 기차의 발명을 찬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 그림 아래쪽 절

    2021.09.30 14:57:48

    [Motif in Art] 기차역(railway station): 다양한 군중과 현대식 플랫폼
  • [Motif in Art] 안개(fog): 예술을 이끌어낸 대기의 베일

    영국 런던은 제일 먼저 산업화를 이룬 도시로 유명하지만, 안개가 많이 끼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공장 연기(smoke)와 안개(fog)가 결합한 ‘스모그(smog)’라는 말이 런던의 대기오염에서 생겨났다. 안개 자욱한 도시의 풍경에 빠진 예술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화가를 사로잡은 런던의 안개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피해 영국 런던으로 이주한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년)는 처음 보는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발전하는 도시 곳곳에서 새로 들어선 주요 건축물을 볼 수 있었다. 1834년 대화재로 소실됐던 영국 국회의사당이 최신 설비를 갖춘 건물로 개축됐고, 웨스트민스터 다리와 빅토리아 부두도 이제 막 신축됐다. 무엇보다 모네를 매료시킨 것은 자주 하늘을 뒤덮는 안개였다. 특히 템스강 주변에 안개가 잦았는데, 그 인상을 포착해 처음 그린 그림이 <웨스트민스터 다리 밑 템스강>이다.그림에는 강변의 일상 풍경이 차분하게 펼쳐진다. 국회의사당의 높은 시계탑과 부두의 구조물, 웨스트민스터 다리와 강에 떠 있는 배들이 수직과 수평의 안정된 구도를 이룬다. 희뿌연 안개에 싸여 하늘과 물이 경계 없이 단일한 색조로 이어지고, 사물들은 흐릿한 실루엣이 된다. 아련한 고딕 양식의 의사당 건물과 아치형 다리는 옛이야기 속 아름다운 궁전처럼 신비롭게 보인다.안개가 명료한 시각을 차단하지만, 그 사이로 스며드는 은은한 빛이 풍경의 원근을 분명히 구분해준다. 원경의 다리와 건물, 국회의사당은 옅은 색조를 띠며, 중경의 증기선 두 척은 좀 더 진한 중간 톤을 띤다. 오른쪽 근경의 부두 구조물과 일하는 사람들, 수면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는 검정

    2021.06.28 14:48:20

    [Motif in Art] 안개(fog):  예술을 이끌어낸 대기의 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