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오는 우리 집 [레드브릭 하우스 스토리]

    [한경잡앤조이=김민경 밀리의서재 매니저] ‘불청객’. 사전적 의미로는 ‘오라고 청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찾아온 손님’이다. 한마디로 초대하지 않은 손님. 왠지 묘하다. ‘레드브릭 하우스’라 이름 붙인 이 집에서 나는 다양한 불청객과 만난다.이사 온 때는 바야흐로 봄이었다. 날씨도 좋고, 집도 뽀송뽀송하고 마당엔 꽃도 만발해 있고 연애하는 기분처럼 달콤한 계절이었다. 헌데 짧은 봄이 지나가고 장마가 시작되면서 우리 집에 고약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누수와 곰팡이. 보기에 좋았던 빨간 벽돌에 폭우가 퍼부으면서 물이 스며든 것이다. 그 해 장마는 유례없이 길고 길었다. 결국 안방 벽과 천장을 곰팡이에게 다 내어 준 우리는 추석이 오도록 2층 구석에 이불을 펴고 자야했다.여름 내내 고생하며 외벽 보수를 마쳤는데, 이번엔 겨울이 또 다른 자비 없는 손님을 모셔왔다. 처음엔 보일러 고장으로 가볍게 시작하더니, 진짜는 난방배관 누수였다. 천장에서 차가운 물이 흐르고 있는데, 우린 원인을 몰라 한동안 옥신각신만 했더랬다. 나는 신경 쓰이는 것이 있으면 밤을 새서라도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스타일(해결은 안 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맘이 놓인다)인데, 남편은 당장 해결할 수 없다면 그냥 두자는 주의다. 도대체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두 화성인과 금성인은 여름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싸웠다.집 안팎에서 살아있는 손님들의 무차별 습격도 빼놓을 수 없다. 자연의 생명력은 정말 경이로웠다. 굳이 정글을 찾아가지 않아도 한 여름 우리 집 마당엔 내 키 만한 잡초, 아니, 나무가 자란다. 과장인 줄 알겠지만, 슬프게도 진실이다. 도처에 풀이 많으니 자연스레 각

    2022.02.22 08:48:29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오는 우리 집 [레드브릭 하우스 스토리]
  • 한때 현모양처를 꿈꿨던 나는 왜 워킹맘이 되었나 [어쩌다 워킹맘]

    [한경잡앤조이=박소현 블랭크코퍼레이션 PRO] 육아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자유의 박탈'과, 매일 반복되는 육체노동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가지와 연동되면서 가장 크리티컬한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감정 문제다.'나의 바닥을 마주하는 일'영아일 때, 그리고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을 다니기 전까진 자유의 박탈, 루틴 되는 육체노동과 의지로는 전혀 조절이 되지 않고 어떤 타협이나 대화가 불가능한 대상과 씨름하면서 가장 힘든 정신적인 문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밑바닥과 마주하는 일이었다.예를 들면 이런 거다. 어느 시점이 되면 아이가 기저귀를 떼면서 변기에서 소변을 누는 법을 가르치고,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바지가 젖는 실수를 한다. 우리는 다그치거나 혼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무엇보다 이건 당연한 것이고, 아이가 잘못한 일이 아니다.이런 범주에서 보면, 아이가 저지레 하거나 끊임없이 집을 어지럽히는 것도 모두가 당연함의 범주이며 '탐색'의 과정이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의 이런 행동들을 야단치거나 화를 내선 안된다고 알고 있다. (그저 함께 정리하면서 아이에게 하나씩 생활 규칙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그래서 참았다. 나 또한 꾹꾹 누르며, 내 한계가 올 때까지 참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임계치에 다다르면 폭발을 하곤 했다. 이렇게까지 화를 낼 일이 아니었음에도 이미 참을 만큼 참았기 때문에 터지고 만다.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폭발하고 나면 다시금 자괴감에 빠지곤 했다. 내 밑바닥을 경험한 그 느낌.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래도

    2022.02.21 11:51:32

    한때 현모양처를 꿈꿨던 나는 왜 워킹맘이 되었나 [어쩌다 워킹맘]
  • 운동을 왜 하냐고 물으신다면: 직장인의 운동 썰 풀이 [슬기씨의 슬기로운 회사생활]

    [한경잡앤조이=김슬기 그렙 교육사업팀장] 2019년 어느 날, 살 좀 빼보자는 그 흔하고 막연한, 금세 바스러질 나약한 목표와 함께 집 앞 필라테스 센터에 등록했던 적이 있다. 한 번도 삶에서 꾸준히 해본 운동이 없었던 상태라 필라테스에 등록했다는 그 자체로 뭔가 엄청난 일을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사실 필라테스 센터에 방문상담을 하기 전 내게는 ‘운동 센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전에 회사 주변 요가를 점심시간 짬을 내 다녔었는데, 겨우 한 달 출석한 내게 재능이 있다며(?) 몇 백만 원짜리 강사 과정에 등록할 것을 강매했던 경험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센터를 잘못 선택했던 것 같다.그 뒤로도 왠지 상담을 하면 바로 결제해야 할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고, 조금만 열심히 나오면 강사 과정 따위를 언급하며 나를 당황스럽게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쉽게 운동센터에 발을 들이지 못했었다. 그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집이랑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필라테스를 시작했는데, 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이번 글은 직장인으로 살면서도 열심히 짬을 내 운동을 병행했던 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필라테스, 내 몸 상태를 알게 된 계기한창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보다 보면 등과 어깨가 결리고, 때로는 목까지 통증이 올라오는 탓에 저주파 치료기를 여기저기 붙여가며 일을 하곤 했었다. 심지어는 다리가 저릴 때도 많아 업무 중 허벅지나 종아리를 주먹으로 두드리기도 했다. 부끄러움은 안중에도 없고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감각에 집착하던 시절이었다.그런데 놀랍게도 필라테스 수업에 1~2개월 정도 출

    2022.02.17 09:03:24

    운동을 왜 하냐고 물으신다면: 직장인의 운동 썰 풀이 [슬기씨의 슬기로운 회사생활]
  • 고3, 수능 2주 전 사고치고 말았다 [열아홉, 떡잎부터 남다른 나는 ‘보리’]

    [한경잡앤조이=이치우 레드브릭 인턴사원] 열아홉, 사람들에게 중요한 순간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나이다. 안타깝게도 공부와는 인연이 없던 나는 이 중요한 시간을 나만의 방법으로 보내기로 결심했고, 하고 싶었던 게임 개발과 관련된 공모전을 찾아봤다.지금까지 혼자 개발하던 것과는 다르게 공모전 수상 등의 눈으로 보이는 결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공모전을 찾다가 평소 눈 여겨 보고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 엔진 플랫폼 기업에서 재미있는 챌린지를 연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2021년 10월에 개최한 레드브릭 지스타 챌린지였다. 단순히 상금만이 아니라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인 지스타 행사에 내가 만든 게임을 전시할 수 있는 공모전이었고,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나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공모전 마감이 수능 2주 전, 그리고 수시 면접 다음날이라는 건 큰 문제였지만. 고3 생활 끝자락, 꽤나 무모한 도전을 선택했다. 면접과 공모전 준비로 게임을 기획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고민 끝에 예전부터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일종의 점프게임인데,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맵이 바뀌는 기믹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고양이가 보는 대로’다. 고양이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좌우에 배치된 맵의 타일이 변해 퍼즐을 클리어하는 게임이다.내가 살아 온 19년치의 운을 한번에 몰아서 쓴 걸까. 수시 면접 합격과 함께 레드브릭 지스타 챌린지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나중에 레드브릭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순한 게임에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더해 기발한 콘텐츠를 만든 점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한다. 공모전 부상이었던 지스타202

    2022.02.15 08:43:41

    고3, 수능 2주 전 사고치고 말았다 [열아홉, 떡잎부터 남다른 나는 ‘보리’]
  • 불편한 곳에 길을 만드는 '스타트업'…불 꺼진 레드오션 시장에 기회가 있다 [찐 팀장의 굿초이스]

    [한경잡앤조이=진태인 집토스 전략교육팀장] “자취방 구하기, 진짜 너무 어렵다”집을 구하다 지쳐버렸다. 10년 전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가 떠올랐다. 좋은 매물이 있다는 광고를 찾아 가면 가짜 허위매물이 부지기수였다. 월세가 광고와 다른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거짓 광고도 있었다. 광고를 믿을 수 없다 보니 직접 발품을 팔 수밖에 없었다.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방에서부터 고시촌 꼭대기까지 오르내리며 땀으로 샤워를 하는 듯 했다. 점점 지쳐가면서 볼멘소리가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5,011만명인데 집을 구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몇 해가 지났다. 대기업 바이어였던 나는 회사를 그만 두었다. 아버지뻘 사장님들이 나에게 잘해준 이유는 나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단지 회사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 가는 나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퇴사를 결정했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말렸다. 나는 부동산이 부가가치 높고 숨은 시장이 많다고 생각해 레드오션이라 말하는 부동산 업계로 뛰어 들었다. 오랜 기억 속에서 부동산은 막연히 쉬운 일로 느껴졌다. 방 보여주고, 계약하고, 돈 받고. 막상 내 일이 되니 고려할 것이 많았다. 물 위의 오리처럼 물 밑에서는 쉼 없이 헤엄쳐야 했다. 계약을 많이 하려면 매물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매물을 많이 가지고 있기 위해서는 그 보다 더 많은 임대인의 연락처를 확보해야 한다. 그 많은 임대인과 모두 전화 통화를 해야 하고, 매물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매물이 있다면 직접 가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찍은 사진을 보정해서 광고를 올려야 한다. 광고는

    2022.02.10 10:02:15

    불편한 곳에 길을 만드는 '스타트업'…불 꺼진 레드오션 시장에 기회가 있다 [찐 팀장의 굿초이스]
  • “어버버...” 자기소개로 나의 첫 면접이···3개월 백수 생활이 시작됐다 [2호선 수필집]

    [한경잡앤조이=백윤희 매니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그나마 좋아하는 분야이자 성적에 맞는 어문학과를 택했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유행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한 게지.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학생이 되고도 취업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3학년 2학기 즈음 어학 자격증 취득 혹은 논문을 써야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문학 전공인데 어학 공부하기 싫어서 논문을 열심히 썼다.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 나는 2학년 때부터 3년을 통학했는데 왕복 5시간이었다. 논문 쓰는 동안은 지도 교수님 30분 뵙겠다고 수업 없는 날도 이 거리를 일주일에 2번은 오갔다. 이때부터였을까. 글쓰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게.거창하게 외쳤지만 사실 글 쓰는 게 다른 일에 비해 좀 더 재미있는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주장하며 유용한 점이 있었는데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나의 진로에 대해 있어 보이게 말할 거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너는 나중에 어떤 일할 거야?"라는 질문에 드디어 대답할 수 있었다. “글 쓰는 일 하고 싶어요(뭔가 있는 척).”마지막 학기가 끝나가며 대기업 공채에 합격했네, 공무원 시험 합격했네, 유학 가네 뭐네 하는 이야기로 학교가 시끌시끌했다. 그때도 나는 ‘다들 멋지네’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다 졸업을 한 달 정도 남겼을 때 번뜩 정신이 들어 이력서 양식을 찾고 자기소개서를 썼다. 평소에 자주 쓰던 앱을 제작한 스타트업 채용 공고를 보았기 때문이다. 제출 며칠 후 서류 전형 합격 안내와 과제 요청 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이거 진짠가 싶었다. 부랴부

    2022.02.09 09:34:29

    “어버버...” 자기소개로 나의 첫 면접이···3개월 백수 생활이 시작됐다 [2호선 수필집]
  • 젊은 외국인 난임 환자가 한국을 찾는 까닭은? [이제는 K-의료 시대]

    [한경잡앤조이=조아라 하이메디 매니저] 탁 트인 초원에서 생활하는 몽골 사람들은 좋은 시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력교정 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몽골 환자들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 실제 몽골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거주하고 있으며, 안경을 쓴 사람이 아주 많다. 다양한 국적의 환자들을 유치하며 매일 ‘앉아서 세계 속으로’ 경험하는 요즘, 세계 지리 수업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외국의 의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풀어본다.현지보다 한국 수술비가 싸다?보통 외국의 의료비가 비싸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때로는 현지 치료비의 절반도 되지 않는 비용으로 한국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2021년 12월, 어머니의 뇌종양 수술로 고민하던 몽골 응급의학과 의사가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현지에서는 개두술(두개를 절개하고 뇌를 드러내서 하는 수술) 밖에 방법이 없고 종양이 시신경 근처에 있어 실명의 위험이 있음에도 수술비가 무려 4천 500만 원에 달했다. 한국행을 선택한 몽골 의사의 어머니는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피부 절개 없이 강한 방사선만으로 병변을 제거하는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았고, 치료비는 대략 1천만 원 정도가 나왔다. 환자는 수술 당일 퇴원해 며칠간 서울 투어를 했고, 의사인 따님은 하이메디에 직접 찾아와 감사의 표시로 몽골에서 챙겨 온 보드카와 초콜릿을 선물하고 돌아갔다.건강검진 받으러 한국 병원을 찾는 외국인이 많다?한국인들에게 “건강검진을 받으러 외국에 나가겠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아니오”라고 답하겠지만 러시아와 CIS(독립국가연합) 지역

    2022.02.07 11:02:10

    젊은 외국인 난임 환자가 한국을 찾는 까닭은? [이제는 K-의료 시대]
  • 나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I LOVE K-START UP]

    [한경잡앤조이=센트비 제샤 팀장] 삶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앱과 서비스가 등장하며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고객 서비스 조직이 곧 사라지고 AI 챗봇과 고객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웹페이지가 이를 대체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첨단 기술과 자동화의 급부상은 오히려 고객 경험 관리팀(Customer eXperience, 이하 CX팀)을 기업들의 강력하고 가치 있는 자산으로 만들 것이다.  글로벌 스타트업의 CX팀에서 일하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나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와 강력한 CX팀을 함께 보유한 기업은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정체성과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이는 더 나아가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증할 수 있다. 센트비의 CX팀의 리더로 일하면서 나는 내 경험과 기술이 고객 경험 관리를 통해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국제개발을 전공한 나는 한국에 있는 이주자들과 외국인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서 기쁘다. 작년부터 센트비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미국 등 다양한 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데 나는 이를 통해 그곳의 해외 이주자와 현지인들 모두가 그들이 어렵게 번 돈을 더 저렴하고 쉽게 송금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센트비와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아무리 간단한 기술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라도 실제 그 기술이 어느 누구에게나 사용하기 쉬운 기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송금앱서비스가 나오기 전

    2022.02.03 08:48:59

    나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I LOVE K-START UP]
  • 회사에서 ‘척’하느라 좋아하는 걸 숨긴 적 있다면··· [2호선 수필집]

    [한경잡앤조이=백윤희 매니저] “나는 감성적인 시 읽기와 문장 수집을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알면 오그라든다고 할 테니 숨겨야지.” “나는 딱히 취미가 없지만 본업도 하고 취미도 즐기는 멋진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취미 많은 척 해야지.”“나는 여행 다니는 걸 싫어하지만 소극적이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 여행을 좋아하는 척 해야지.” “나는 가끔 줄임말 쓰며 깔깔대기를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쓰지 말아야지.”위는 나와 내 주변인들이 회사에서 느낀 생각들이다. 나는 밖보다 집에 있는 게 좋고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지만 완전 초년생 때는 숨겼다. 주말에 뭐 했냐고 물어볼 때, 인턴이 에너지가 없으면 안 된다는 윗분이 계시기도 했지만, 왠지 누구에게든 이틀 내내 침대에서 쉬었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없어 보일 것 같았다. 마케터로 일할 때는 소위 말하는 ‘요즘 것’을 업무 때문에 알고는 있지만 딱히 소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 서타트업 마케터라면 주말마다 전시도 다니고! 남들 모르는 브랜드 핸드크림도 쓰고! 한정판 콜라보 운동화도 신고! 주말엔 북클럽도 해야 일 잘한다고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이런 의도적 숨김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사실 이러든 저러든 아무 일도 아니다. 내가 밖에 나가든 말든, 요즘 유행이라는 제품을 쓰든 말든, 오그라들든 말든 남의 시선과 판단은 그 순간이고 회사는 정상인 범주에서 일만 잘하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맨 처음에 나온 감성적인 시 읽기와 문장 수집을 다시 보자. “저는 시집을 좋아해요.” “우와 요즘에도 시집이 나오긴

    2022.01.27 09:32:10

    회사에서 ‘척’하느라 좋아하는 걸 숨긴 적 있다면··· [2호선 수필집]
  • 지금은 AI로 돈을 벌어야 할 때···비개발자의 역할은 [AI시대, 비개발자의 생존법]

    [한경잡앤조이=손해인 업스테이지 리더] 2편에서는 AI 업계에서 만날 수 있는 개발직군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AI업계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는데 도움이 되었던 태도에 대한 글을 썼다. 이번 편에서는 AI 산업이 현재 나아가고 있는 방향과 그 안에서 비개발직군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2편에서 개발직군을 설명하기 위해 가져왔던 레스토랑 비유를 다시 가져와 이어 설명해보자면, 개발직군은 아래와 같이 주방에서 벌어지는 모든 업무들을 담당하고 있다. AI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는 우리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연구하는 역할이라 볼 수 있고 AI 엔지니어는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 요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요리 도구들을 써야하는지 연구하기도 하고 재료와 고객에 따라 레시피를 수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제대로 된 식재료를 구하는 일부터 손질까지 하는 역할이라고 볼 수 있고 MLops (엠엘옵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주방 운영을 담당한다. 효율적인 주방 동선 세팅이나 재료 손질 효율화를 위해 기계를 개발/구입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완성된 요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플레이팅을 연구하고 직접 플레이팅 하기도 한다. 이처럼 주방에서는 더 나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개선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AI 산업에서의 비개발직군은 레스토랑을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면, 우리의 손님은 누구인지, 그 손님은 어떤 음식을 원하는지, 음식 가격은 적정한지, 더 신선한 재료를 저렴하게 공급받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실제 비즈니스가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내외부의 모든 일을 담당한다.

    2022.01.25 11:00:22

    지금은 AI로 돈을 벌어야 할 때···비개발자의 역할은 [AI시대, 비개발자의 생존법]
  • 나의 살던 고향 아파트를 벗어나 주택으로 떠난 Z세대 [레드브릭 하우스 스토리]

    [한경잡앤조이=김민경 밀리의서재 매니저] 어릴 적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다. 그래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네모난 내 방 장판 위에 엎드려 표지가 헤질 때까지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책을 통해(엄마가 싫어하는) 마법과 환상의 세계로 떠나곤 했다. 그 주인공들은 대개 집 안의 다락방이나 지하실에서 모험의 통로를 발견했으며, 굴뚝으로 우연히 들어온 요정이나 악당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동화처럼 재밌는 일이 마구 생길 것만 같은 2층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는 게 나의 오랜 로망이었다.    그 문학소녀는 결혼하고 서울의 한 오래된 아파트에 월세로 살게 되었다. 동네는 조용했고, 지하철역이 근처에 있었으며 모든 편의시설이 가까이에 있었다. 우리의 보금자리는 살기엔 편했지만 종종 아늑함을 잃곤 했다. 천장에서 들려온 윗집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를 처음 들은 날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윗집 사람의 양치하는 소리, 코 고는 소리도 들렸다. 그건 곧 우리 집의 소리 또한 아랫집에서 들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아파트의 특성상, 집안에 오래 있으면 답답했다. 그래서 조용하면서도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자 교외로 자주 나가곤 했다. 그때 다시 어릴 적 로망이 눈  앞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의외로 남편도 나의 로망에 공감했다. (역시 모두 한번쯤은 마당 있는 집에서 사는 꿈을 꾸는 거였어!) 당시 둘 다 방송 관련 일을 하고 있어 보다 더 창의적인 영감을 얻고,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을 꿈꿨다. ‘그런 집에 살면 굳이 카페 가고, 멀리 놀러 갈 필요도 없을 거야’라는 기대도 있었다. 결국 2년 월세 계약의 반이 채 안 되었을 무렵, 우리는

    2022.01.24 09:38:44

    나의 살던 고향 아파트를 벗어나 주택으로 떠난 Z세대 [레드브릭 하우스 스토리]
  • 집까지 팔아서 한국에 치료받으러 온다고? [이제는 K-의료 시대]

    [한경잡앤조이=조아라 하이메디 매니저] 외국인 환자를 위한 원격진료 ‘프로모션’은 업계 최초였다. 참고할 수 있는 경험과 데이터가 전무했기에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값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코로나19 이전에 한국을 찾은 몽골 환자들의 질환과 성별, 연령 등 방문 행태를 분석했고, 몽골 환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칩거하다시피 하며 이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일주일을 보냈다. 당시 한국어 보다 몽골어를 사용한 시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번역기를 통해 몽골 환자들과 소통한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그리고 다가온 원격진료 프로모션 D-day. 광고를 집행한 지 5분쯤 지났을까, 몽골 국적의 유저가 하이메디 플랫폼에 하나 둘 가입하기 시작하더니 1시간 만에 원격진료 예약 30건이 접수됐다. ‘다행이다’라는 안도감과 함께 ‘몽골에서 한국 의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원격진료 요청 1600건 돌파간암, 뇌종양과 같은 중증질환은 물론, 유전성 구상 적혈구증, 쇼이에르만병 등 생전 처음 듣는 희귀 질환의 원격진료 요청이 쏟아져 들어왔다. 특히 우리 가족을 제발 도와달라며 장문의 편지와 가족사진을 첨부하며 도움을 요청해오는 환자 가족들의 메시지를 볼 때면 눈물이 찔끔 났다. 현지에는 아직 최신 치료법이 도입되지 않았고, 장비들도 노후화됐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많다고 한다. 또 한국에서는 1cm의 아주 작은 절개 시술로 치료 가능한 질환도 10cm 이상 절개하는 대수술이 된다고 하니 당연히 우리의 도움을 기다렸을 수밖에. 그렇게 한

    2022.01.20 09:28:14

    집까지 팔아서 한국에 치료받으러 온다고? [이제는 K-의료 시대]
  • 남들이 꺼려야 돈이 된다?···모두가 꺼리던 ‘외국인 집 구하기’ [찐 팀장의 굿초이스]

    [한경잡앤조이=진태인 집토스 전략교육팀장] “외국인 집을 구해주라고요?”금발에 파란 눈동자의 남자가 방을 구하러 왔다. 나는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영어 할 줄 아는 직원들은 많았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모두가 물러섰을 때,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더듬더듬, 손짓 발짓, 난해한 단어들의 남발로 뒤덮인 1시간이 끝났다. 그는 미소를 띠며 사무실 밖을 나섰다. 뒤집혀 있는 알파벳으로 머리가 가득 찬 채, 나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준비를 좀 해야겠다’부동산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다 보면 난처해하는 손님들이 있다. 그중 한  가지를 꼽아본다면, 단연코 외국인 고객이다. 외국인 고객은 의사소통과 계약 설명이 까다로워 임대인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밤낮 할 것 없이 별의별 질문들을 받는다. 공유기, 옷, 생필품, 심지어 침대까지 함께 사러 간 적이 있다.경제는 ‘수요와 공급’을 바탕으로 돌아간다. 외국인 고객의 유입은 곧 한국 주거에 대한 수요다. 하지만 공급하는 곳은 제한적이다. 뉴스에는 매년 수천 곳의 부동산 사무소가 개업했다고 말하지만, 외국인 고객이 찾을 만한 부동산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알파벳으로 가득 차 있던 내 머리는 이내 느낌표로 바뀌었다.쉬운 방법부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에 많이 활용되는 단어와 문장을 준비했다. 보증금(deposit), 전기(electricity), 수도(water), 가스난방(gas), 월세(monthly rent fee). 쉬운 단어들로도 구성할 수 있다. 예전에 취업 준비할 때 스피킹 시험 준비했던 것이 갑자기 여기서 빛을 발했던 순간이었다. 정해진

    2022.01.18 09:18:13

    남들이 꺼려야 돈이 된다?···모두가 꺼리던 ‘외국인 집 구하기’ [찐 팀장의  굿초이스]
  • 내 이름이 ‘조이(JOY)’인 이유 [스타트업 5년차의 생존일지]

       [한경잡앤조이=심민경 그립컴퍼니 매니저] 회사에서 나의 이름은 조이(Joy), 회사에 합류하는 시점에 즉흥적으로 나 자신에게 부여한 이름이다. 내 이름이 ‘기쁨’인 데는 이유가 있다. 이전 회사 동료들이 나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여겨 지어준 소중한 별명을 감사히 계승하고 싶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새 회사를 향한 나의 마음가짐을 나 자신에게 상기시켜주고 싶어서다.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싶었고, 동료들에게 기쁨이 되고 싶었다. 그런 소망을 담아 지었다. 소위 이름값 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이름값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다. 사실, 이름이라는 게 현상, 상태를 일컫기보단 하나의 소망 혹은 지향하는 태도에 가까운 것 아닐까 싶다. 이름에 대한 사족이 길었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일하는 나’의 감정이다. 자신을 기쁨이 가득한 사람이라 포장했지만 나라고 매일 마냥 기쁘고 긍정적이진 않다. 하루하루가 기쁘다면 그건 미친 거겠지. 일을 하다 보면 사실 답답하고, 울화통 터지고, 속상한 일이 불쑥 나타난다. 그게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 일 수도 있고, 내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방일 수도 있고, 어떻게 손 쓰지 못할 상황일 수도 있다. 정말 어떤 날은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세상을 원망할 때도 있고, 온갖 감정을 끌어 모아 동네방네 투정 부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진짜로 투정 부린 경험도 있었고, 말실수를 한 날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정말이지 신기하게도 다음 날이면 그런 사사로운 감정은 대부분 사라지고 나 답지 못하게 행동한 민망함만 남았다. 이런 사이클을 무한 반

    2022.01.17 09:01:55

    내 이름이 ‘조이(JOY)’인 이유 [스타트업 5년차의 생존일지]
  • 욕설에 협박까지…고객 서비스 상담 잘하는 방법, 스타트업서 알게 됐다 [I LOVE K-START UP]

    [한경잡앤조이=제샤 센트비 팀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객 서비스가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고객 서비스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고객의 질문에 답하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한 교육을 받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이 고객 서비스 상담사이지만 그 직업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 바로 ‘뛰어난 기지’, ‘공감 능력’, ‘주도력’이다.지난 몇 년간 센트비 고객 서비스 담당 업무부터 시작해 고객 경험팀을 이끌면서 나는 통상적으로 단조롭게 일컬어지는 고객 응대 업무의 성격과는 정반대인 흥미로운 순간들을 항상 경험하고 있다. 고객센터로 전화하는 고객들 중에는 서비스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아주 사소한 것까지 상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고객 스스로 시장조사를 마친 후 센트비가 좋은 환율을 제공하지 않고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문의는 어떻게 응대해야 할까. 물론 매뉴얼의 일부를 발췌해 읊을 수도 있고, 고객에게 사과하며 서비스 개선을 약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센트비 CX팀은 이러한 문의를 받을 때마다 이 상담 경험을 통해 우리의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불어 상담과정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우리는 고객의 직접적인 질문 뿐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무언의 질문을 찾아 응답하기도 한다. 센트비는 한국과 싱가포르 정부가 발급한 라이선스를 취득한 회사이고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만약 수취 은행에 의해 송금 거래가 거절될 경우 고객의 돈을 100% 환불

    2022.01.14 10:18:14

    욕설에 협박까지…고객 서비스 상담 잘하는 방법, 스타트업서 알게 됐다  [I LOVE K-START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