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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高’의 습격, 선조의 실패와 차기 총리의 조건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조선 14대 임금 선조. 조선 왕조에서 가장 무능한 왕 1, 2위를 다툽니다.끝내 조선을 망친 붕당(朋黨) 정치가 그때 시작됐습니다. 선조는 붕당, 분열을 이용해 왕위를 지켰습니다. 임진왜란 때는 한양을 버리고 의주로 튀었고, 중국으로 도망갈 준비도 했지요. 이순신 장군 등 임진왜란 영웅들의 인기가 치솟자 파직 등으로 핍박했습니다. 사람 복은 있었던지 뛰어난 관료와 장수들이 많았습니다. 이황, 기대승, 서경덕, 이이, 정철, 유성룡, 이발, 이순신, 곽재우 등 조선에서 내로라하는 관료와 장수들이 한 시대에 튀어나왔습니다. 이들을 데리고도 수차례 전란을 겪고, 나라를 피폐하게 만든 것도 능력이다 싶습니다. 잘한 일은 딱 하나 생각납니다. 임진왜란 전 유성룡이 천거한 무명의 장수 이순신을 발탁해 전라좌수사로 임명한 것입니다.4·10 총선이 얼마 전 끝났습니다. 대형 이벤트가 끝나자 무언가 꿈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은 기다렸다는 듯 가격을 올려대기 시작했습니다. 쿠팡, 치킨업체, 편의점 등.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것에 대한 생각은 확실합니다. “가격을 정하는 것은 기업의 자유이고 판단은 시장이 하면 그뿐이다.”하지만 총선 직후 터져나온 가격 인상은 쿨하게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왜 총선 직후, 그것도 여당이 패한 후 한꺼번에 나올까. 그동안 안 올린 것은 자발적이었을까, 눈치를 봤을까. 총선 때까지 기업의 가격 인상을 틀어막았던 그 분위기는 무엇을 말할까.’폭풍이 걷히고 나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됩니다. 경제 실상입니다. 한국 경제를 덮친 고금리·고유가&middo

    2024.04.21 07:00:23

    ‘3高’의 습격, 선조의 실패와 차기 총리의 조건 [EDITOR's LETTER]
  • 진보가 정권을 잡으면 왜 아파트값은 급등할까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광채가 그녀를 비춘 것은 분명 아니었으나 베르사유 왕비는 더욱 유쾌한 빛을 발하는 아름다움의 강림이었다. 생기와 환희로 가득 차 샛별처럼 반짝거리는 그녀를. 오 혁명이라니.”‘보수의 원조’로 불리는 에드먼드 버크가 마리 앙투아네트의 목에 칼이 겨누어지는 것을 보고 한 말입니다. 그는 프랑스혁명에 대해 “유럽의 영광은 소멸했다”고 한탄했습니다.당연히 누군가 나서 이를 반박했겠지요. “버크는 깃털을 가여워하면서 죽어가는 새는 잊고 있다. 버크는 프랑스의 낡은 정권이 자행한 끔찍한 짓을 감추는 비극적 그림을 스케치했다.” 이 말의 주인공은 진보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머스 페인이었습니다.버크와 페인의 설전은 광대한 분야에서 이뤄졌고, 이를 모아놓은 ‘위대한 논쟁’이라는 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세상의 모든 보수와 진보가 그들의 후예들입니다. 프랑스혁명 후 수백 년이 지난 지금, 그 후예들은 곳곳에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논쟁 중입니다. 경제만 보면 전통적인 논쟁의 주제인 정부의 역할, 세금 등이겠지요.한국에는 논쟁이 되는 특수한 이슈가 하나 더 있습니다. 부동산입니다. 한국인들의 삶을 들었다 놨다 하는 부동산을 둘러싼 전통적 논쟁에서 양 진영의 차이는 극명합니다. ‘진보는 규제, 보수는 부양’입니다.진보와 보수의 뇌구조의 차이로 봐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말합니다. “진보의 뇌는 본능적으로 약자에 대해 배려하지 않는 것에 혐오를 느끼고, 보수의 뇌는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혐오감을 느낀다.” 부동산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2024.02.06 07:00:10

    진보가 정권을 잡으면 왜 아파트값은 급등할까 [EDITOR's LETTER]
  • 메리츠금융과 기아의 경우 [하영춘의 경제 이슈 솎아보기]

    메리츠금융그룹은 미꾸라지다. 업계에선 그렇다. 돈 되는 것만 콕 찍어 장사한다. 그런데도 각종 사고에서는 한발짝 비껴나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엄청나게 취급하고도 95% 이상을 선순위 담보로 잡아 당장 큰 손실을 보지 않고 있다. 경쟁 회사로선 얄밉기 짝이 없다. 투자자에겐 다르다. 메기다. 기존 업계와는 색다른 영업방식을 구사한다. 증권업계와 보험업계의 판 자체를 바꾸고 있다.  증시가 바닥을 헤매고 있어도 메리츠금융 주가는 상승일로다. 2022년만 해도 1만원대에 맴돌던 주가가 2월 1일엔 7만원까지 올라섰다. 사상 최고다. 2023년 말(5만9100원)보다 18%, 통합 메리츠금융이 상장된 2023년 4월 25일(4만5600원)보다는 53% 올랐다. 시가총액은 14조원을 넘었다.  메리츠금융 주가가 날갯짓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실적이 좋아서다. 여기에 최근 화두로 등장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이 한몫했다. 메리츠금융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지분 100%를 확보했다. 두 회사를 상장폐지하고 통합 메리츠금융을 상장했다. ‘쪼개기 상장’을 남발하는 다른 기업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뿐만 아니다. 2022년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최소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약속도 지키고 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5602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했다. 2023년 3월과 9월엔 각각 4000억원과 2400억원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역시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사용하는 기업들과는 다르다.    메리츠금융 못지않게 최근 주목받는 게 기아

    2024.02.05 15:42:36

    메리츠금융과 기아의 경우 [하영춘의 경제 이슈 솎아보기]
  • ‘만의 하나’를 무시한 홍콩ELS와 태영건설 [하영춘의 경제 이슈 솎아보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태영건설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와 신탁을 이용한 돌려막기. 요즘 금융시장, 나아가 우리 경제에 주름살을 드리우는 세 가지 문제다. 공통점은 많다. 자칫하면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시한폭탄 같은 사안이다. 관련 금융사와 건설사는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기업은 물론 개인투자자까지 얽혀 있어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비슷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닮은 점은 ‘만의 하나’를 무시했다는 점이다. 점잖은 말로 리스크관리를 안 했다. 1월 12일까지 확정 손실액이 1000억원(손실률 50% 안팎)을 넘은 홍콩 ELS는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데자뷔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2021년부터 만기 3년의 홍콩 ELS를 팔았다. 19조3000억원이나 된다. 이 중 10조2000억원이 상반기 만기다. 손실률을 50%로 잡으면 5조원가량의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 50% 손실이라니?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홍콩H지수를 맹신했다. 홍콩H지수는 2021년 이전 10여 년 동안 1만 안팎을 오르내렸다. 그해 2월엔 1만2229까지 올랐다. 금융회사들은 “중국이 망하지 않는 한 주가가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입을 권유했다.   그런데 웬걸. 정반대였다. 홍콩H지수는 2021년부터 내리막을 타더니 급기야 반토막(1월 17일 5130) 나고 말았다. “미·중 관계가 이렇게 악화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는 게 금융회사들의 하소연이다. ‘만의 하나’ 가능성을 외면했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다. “독일 국채금리가 -0.2%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고 판매를 독려했다가 최대 98%의 원금

    2024.01.22 10:36:21

    ‘만의 하나’를 무시한 홍콩ELS와 태영건설 [하영춘의 경제 이슈 솎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