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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칩4’ 참여 안 하면 ‘칩3’ 눈 뜨고 쳐다만 볼 수도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반도체를 둘러싼 국가 간의 경쟁·견제·합종연횡이 난무하고 있다. 첨단 기술이 첨단 산업의 시장 지배력을 결정하고 나아가 첨단 무기를 바탕으로 한 군사력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전망을 모든 국가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가올 첨단 기술의 시대에서 반도체 기술과 생산 시설의 확보를 통해 원활한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의 경제 발전, 기술 발전, 나아가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해졌다.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그리고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 선언이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아직 IPEF가 어떠한 방식으로 공급망 관련 이슈를 풀어 나갈지 미지수이지만 미국은 IPEF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우방과 함께 무역·공급망·탈탄소·조세 등의 협력체를 구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거시적 접근 방법 외에도 미국은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부문별 접근 방식 역시 추진하고 있는데, 그것이 ‘칩4(Chip 4)’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일본·대만과의 반도체 협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목적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의 칩4 참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와 같은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기는 어렵겠지만 다른 부문에서의 보복은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하지만 한국이 불참을 선언하더라도 칩4가 완전히 무

    2022.08.15 06:00:06

    한국, ‘칩4’ 참여 안 하면 ‘칩3’ 눈 뜨고 쳐다만 볼 수도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 [EDITOR's LETTER] 용산을 다시 보는 이유, 역사와 미래의 공존 그리고 상상력

    [EDITOR's LETTER] “달콤한 슬픔이 어른대는 행복과 또렷한 희망이 감지되는 슬픔, 이것이 한국 문화의 본질이다.”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을 지낸 다니엘 튜더는 한국 문화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포장마차였습니다. 흐릿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사람 냄새가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공간, 소주 한잔으로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하며 느끼는 작은 행복, 술기운에 기분 좋게 헤어지지만 돌아선 동료의 축 처진 어깨에서 느껴지는 애잔함 같은 그런 것.  어쩌면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경쟁력도 이런 감성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나라 콘텐츠에서 찾기 힘든 섬세한 감정선의 처리는 다니엘 튜더가 말한 한국 문화의 본질과 닿아 있는 듯합니다. 최근에는 용산이라는 곳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다 다시 이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중층적 감정을 이끌어 내는 도시, 오래전 곡물과 자원이 모여들던 거래의 중심지였지만 그것이 훗날 비극의 조건이 되고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싹 틔우고 있던 그런 도시 말입니다. 얼마 전 서울은 물바다가 됐습니다. 하지만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이어지는 강북의 중심 지역은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평평한 지형 때문입니다. 조선 시대 얘기입니다. 한양(서울)이 수도가 된 후 용산나루로 전국에서 쌀 등 각종 물자가 집결했습니다. 가장 큰 수요처인 왕과 귀족들이 모여 사는 4대문 안과 그 인근으로 향하는 물자였습니다. 용산나루에서 남대문 광화문까지 물자를 쉽게 옮기는 길은 더 평평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의

    2022.08.13 06:00:04

    [EDITOR's LETTER] 용산을 다시 보는 이유, 역사와 미래의 공존 그리고 상상력
  • 인플레 3분기 정점론과 재정 준칙의 중요성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7월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간 전망을 계기로 예측 기관들의 올해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 수정 전망이 마무리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경제 봉쇄 조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과 같은 대형 변수들이 유난히 많았던 만큼 종전의 전망과는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첫째, 오랜만에 시나리오 세계 경제 전망이 나왔다. IMF는 7월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지시했던 3.6%를 3.2%로 내려 잡는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2.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관 시나리오를 발표하면 으레 나오는 낙관 시나리오는 제시하지 않았다.경제 변수는 예측(관리) 가능 여부에 따라 ‘통제 변수’와 ‘행태 변수’로 나뉜다. 7월 전망처럼 시나리오 전망은 전자보다 후자가 많을 때 제시한다.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행태 변수의 실체도 낙관 시나리오를 제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지난 상반기 못지않게 불확실한 변수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둘째, 경제 권역별로는 신흥국 성장률을 선진국보다 덜 낮췄다는 점이다. IMF는 올해 성장률을 4월 전망 대비 선진국은 0.8%포인트, 신흥국은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른 예측 기관들도 비슷한 폭으로 조정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투자 관점에서 신흥국이 유망하다는 견해까지 내놓았다.선진국 대비 신흥국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이 좁다는 것은 하반기 이후에도 공급측 요인들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대부분 신흥국은 부존자원국인 데다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진행돼 온 글로벌 추세에 따라 의식주와 관련된 주 생산국이다. 20년 전 브릭스에

    2022.08.10 16:26:36

    인플레 3분기 정점론과 재정 준칙의 중요성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드라마 ‘우영우’에서 찾은 한국 콘텐츠의 성공 비밀[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로 또 한 번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 이은 성공을 거둘지도 모른다.”미국 매체 CNN비즈니스는 7월 20일(현지 시간) 이렇게 보도했다. 기사의 제목은 ‘제2의 오징어 게임?’이었다. 지난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오징어 게임’의 열기가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서 CNN이 또 다른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를 예상한 것. 처음엔 ‘정말 가능한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기사가 지목한 작품의 제목을 보고 금세 고개가 끄덕여졌다. 채널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얘기였다.이 드라마는 이미 한국 드라마 시장을 뒤집어 놓았다. 올해 최고 성공작이자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CNN의 기대처럼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3위까지 올라섰다. 주간 시청 시간으로는 2395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작품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콘텐츠 가운데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니라 단순 방영작이 주간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우영우’가 방영되기 전 작품의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채널 이름이 생소한 것은 물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이야기라는 소재는 낯설었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되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매료되고 열광했다.‘우영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섬세한 시선이다.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주제인 장애와 차별을 다루는 만큼 따뜻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접근한다. 이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관점과 문제도 조심스럽게, 정교하게 담아낸다.이 섬세함은 한국 드라

    2022.08.10 16:23:09

    드라마 ‘우영우’에서 찾은 한국 콘텐츠의 성공 비밀[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
  • ‘집값 양극화’ 줄여줄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정부는 7월 21일 2022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법인세 인하 등 굵직한 내용도 많지만 부동산 시장과 가장 관련이 깊은 내용은 바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다.종부세는 보유세로 구분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조정 기능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 시장이 과열되면 종부세율을 높여 주택 소유에 대한 의지를 꺾어 왔던 것이다.종부세가 처음 시행된 것은 참여정부 때다. 종부세가 처음 부과됐던 2005년 당시로는 재산세에 비해 상당히 높은 세율인 1~3%로 정해졌지만 시장의 반발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공시가 9억원 이상 소유자에게만 인별 과세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어도 종부세 부과 대상은 되지 않았다. 지금보다 집값이 쌌던 이유도 있지만 시세 대비 공시가의 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때 첫 도입된 종합부동산세하지만 2006년 8·31 대책을 통해 종부세는 상당히 강화됐다. 인별로 과세됐던 것이 가구별로 합산 과세됐고 부과 기준도 공시가 6억원 이상으로 대폭 강화됐다. 강남권에 30평형대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어도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던 것이었다.그러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11월 종부세 가구별 합산이 위헌 판결 나면서 인별 과세로 되돌아 가게 됐다. 부과 기준은 참여정부 때와 같이 공시가 6억원 이상이었지만 부과 기준이 가구별에서 인별 기준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부부 공동 명의의 경우 공시가 12억원까지는 종부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단독 명의 3억원의 추가 공제를 적용해 공시가 9억원 이상부터 종부세가 부과됐다. 세율도 참여정부 때보다 훨씬 완화된 0.5~

    2022.08.01 13:22:31

    ‘집값 양극화’ 줄여줄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EDITOR's LETTER] 금의 배신과 연금술사들이 남긴 메시지

    [EDITOR's LETTER]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몇 주 전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저녁 약속을 마치고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온몸을 망치로 내리치는 듯한 느낌, 열대야가 시작됐지만 피부를 파고드는 차가운 기운. 그동안 잘 피해 다녔지만 여기까지란 생각이 스쳤습니다. 있는 약 없는 약을 마구 입에 넣고 전기장판을 켜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목 천장을 정으로 깨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습니다.이틀 후 조금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봤습니다. 누구한테 옮았을까. 여러 명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범인’을 지목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다시 복기하다 결국 문제는 스스로에게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개인적·업무적 스트레스로 정신적·육체적으로 정상이 아닌 시간이 몇 달간 지속됐기 때문입니다.왜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면역이 중요하다고 하는지 절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킵니다. 물론 코르티솔도 진화의 산물입니다. 초원에서 맹수를 만나는 등 위험에 처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으면 흘러나오는 조기 경보 시스템입니다. 빠르게 도망칠 수 있게 만들어 주지요. 그래서 위협이 사라지면 함께 없어집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코르티솔은 계속 몸 안에 남아 있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다는 얘기는 맹수를 만나 도망갈 준비를 하는 비정상적인 상태로 매일 생활을 하는 셈입니다.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뇌가 그리 똑똑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가 순식간에 반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에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꺼버립니다. 그때 꺼버리는 기능 중

    2022.08.01 06:00:12

    [EDITOR's LETTER] 금의 배신과 연금술사들이 남긴 메시지
  • 폭염이 기후 변화 탓이 아니라고?

    [서평]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스티븐 E. 쿠닌 지음 | 박설영 역 | 한국경제신문 | 2만2000원지금과 같은 폭염이 과거에도 흔히 발생했다면, 현재 그린란드 대륙 빙하가 녹는 속도가 80년 전과 비슷하다면, 현실적으로 ‘탄소 제로’가 실현 불가능하다면….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이런 이야기는 기후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진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낯설다. 범람하는 기후 관련 정보들이 상당 부분 왜곡·과장돼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가 불타는 듯 뜨거워지고 있고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져 삶의 터전이 사라질 것이며 기후 변화 때문에 폭염·폭설·태풍이 폭증하고 있다. 우리가 지구를 망쳤다’는 게 이 시대의 상식이 됐다. 하지만 이 상식에는 오류가 가득하다. 지구는 불타고 있지 않고 해수면은 무섭게 상승하고 있지 않으며 폭염·폭설·태풍 역시 폭증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러한 ‘믿음’이 유지되는 이유는 사람들의 공포심과 죄책감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 이슈를 끌어가려고 하는 여러 이해집단 때문이다. 긴 시간 재생에너지를 연구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과학차관으로 일하며 에너지·기후 관련 정책을 맡았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후과학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유엔과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주요 평가 보고서에 실린 데이터와 그래프를 직접 해설하며 과학적 관점에서 기후 문제를 바라보길 권한다. 저자가 바라는 것은 대중과 기후과학의 간극을 좁히는 것, 그래서 기후 문제가 과학적 관점에서 논의되는 것이다. 그래야만 지구를, 나아가 우

    2022.08.01 06:00:03

    폭염이 기후 변화 탓이 아니라고?
  • 일본이 ‘노화 방지 기술’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 [이지평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는 한 나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현역 세대의 고령층 부양 부담을 가중시켜 재정 불안과 함께 사회 보장 제도를 붕괴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과 같이 전후에 높은 출산율을 보이다가 인구가 급증한 후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파동이 극심한 국가는 그 충격이 서구 선진국에 비해 더욱 커질 수 있는 문제도 안고 있다. 사실 한국과 비슷한 저출산·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본은 장기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해마다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는 것이 일상화될 위험도 있다. 특히 일본은 3년 후인 2025년에는 베이비붐 세대 800만 명 정도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가 됨으로써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이 되고 65세 이상 인구도 3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1억 총활약 사회’ 구축 정책을 통해 여성과 함께 고령자의 취업 확대에 주력해 왔지만 65~74세의 전기 고령자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의 건강 격차를 고려하면 이러한 고령자 취업 촉진책도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평균 수명이 계속 늘어 왔지만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의 차이가 2019년 기준으로 남성은 8.73년, 여성은 12.07년이나 되기 때문이다.   8~12년 정도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고령자의 확대는 건강보험 등 각종 사회 보장 부담, 인력 부족 문제를 악화시키게 된다. 고령이 될수록 질병 위험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응해 암·치매 등의 예방과 치료법의 개발에 일본도 주력해 왔다. 사람의 면역 세포를 조정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혁신적인 암 면역 치료법이 혼

    2022.08.01 06:00:01

    일본이 ‘노화 방지 기술’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 [이지평의 경제 돋보기]
  • 땀이 여름의 불청객이라고요?

    [서평]땀의 과학사라 에버츠 지음 | 김성훈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8500원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말끔하게 차려 입었건만 얼굴과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 일도 부지기수다. 다른 생리 현상과 다르게 참는 것도 불가능하다. 방법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것으로 몸을 대피시키는 것뿐. 사계절 중 특별히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한들 땀마저 좋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땀은 여름의 불청객이자 일상의 훼방꾼처럼 여겨지는데 어쩌다 이런 오명을 쓰게 된 걸까. ‘땀의 과학’의 저자로 오랫동안 과학 기자로 활동한 사라 에버츠는 이렇게 묻는다. “우리 모두 경험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생물학적 과정을 프로답지 못한 민망한 일로 여긴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곰곰이 따져보면 땀이 갖는 의미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 우리는 땀을 숨기기 위해 애쓰기도 하지만 반대로 땀을 일부러 흘리기 위해서도 시간과 돈을 쓴다. 체취 제거제, 향수, 땀 억제제 등이 땀을 감추는 일이라면 사우나, 스피닝 피트니스, 핫요가는 땀을 흘리는 일이다. 땀은 또한 수치심과 민망함, 오염과 악취를 연상시킬 뿐만 아니라 정화, 성적 매력, 활력을 떠올리게 한다. 땀은 무엇보다 우리의 생존을 도와준다. 사람의 몸은 누워서 쉴 때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듯 보이는 동안에도 많은 열을 생산한다. 격한 신체 활동을 하거나 무더운 날에는 말할 것도 없다. 바로 이때 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체온을 조절하기 위히서다. 땀이 배출됨으로써 체온이 낮아지는 원리다. 물론 한여름 날씨 아래 옷이 땀투성이가 된 사람을 생각하면 별로 위로가 되는

    2022.07.25 06:00:07

    땀이 여름의 불청객이라고요?
  • 민생 안정 금융 대책에 대한 단상 [이정희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당정은 민생 안정 종합 대책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지금 한국 경제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더해 경기 침체에 직면했다. 6월 물가 상승률은 6%에 이르렀고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빅스텝(0.5% 인상)을 취하면서 2.25%로 인상됐다. 환율은 달러당 1300원을 넘었고 원자재 수입 비용이 커지면서 무역 수지도 적자를 이어 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가 악화되며 2020년 역성장(-0.7%)을 기록했지만 다음 해 4.1%로 회복을 보이며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도 높게 나왔었다. 하지만 올해 2월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다시 꺾이며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며 이제 2%로 낮아진 상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빠르게 높아졌다. 1월 3.6%였던 것이 6월 6%로 높아졌다. 미국은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한국보다 훨씬 높은 9.1%를 기록하며 금리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향후 물가 상승률이 진정되지 않는 한 금리 인상 추세는 상당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렇게 금리를 계속 높여 나가면 한국 또한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어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한 투자와 소비 위축과 함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민생 대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금리 인상 기조에 대비한 소상공인‧가계‧청년‧서민을 위한 상환 부담 경감 중심의 민생 안정 금융 대책을 발표했다.주된 내용은 고금리에 취약한 소상공인과 청년 중심의 대책이다. 소상공인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어려움을 반영해 2차례에 걸쳐 대출 만기 원금 상환과 이자 납부를 다가오는 9월까지 유예했다. 이제 경제 위기가

    2022.07.25 06:00:03

    민생 안정 금융 대책에 대한 단상 [이정희의 경제 돋보기]
  • [EDITOR's LETTER] 편견을 걷어내면 보이는 다른 것

    [EDITOR's LETTER] 2004년 뉴질랜드 북쪽 한 해수욕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관광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근처에 돌고래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돌고래들은 바다에 있던 사람 4명의 주변을 둘러싸더니 빙빙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40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돌고래들이 떠나갔습니다. 돌고래들이 향하는 방향을 본 관광객들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 앞에는 3m짜리 백상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고래들은 상어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고 떠난 것입니다.‘공감의 과학’이란 책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요즘 고래 얘기 하나쯤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인용해 봤습니다. 저자는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동물들도 공감이라는 정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사례를 언급합니다. 핵심 주장은 “진화가 공감을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 이 세상엔 타인에 대한 착취만 난무할 것이다” 정도 아닐까 합니다. 이 사례를 보면서 동물들도 갖고 있는 능력,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능력이 공감이라며 그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편견은 아닐까.개인적 얘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몇해전 한 부서의 부장으로 발령났을때 일입니다. 같이 일하게 된 부서원들의 명단을 봤습니다. 대부분 과거에 함께 일해본 적은 없던 후배들이었습니다. 어린 후배들이 많았습니다. 명단을 보면서 이런 저런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들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저렇고.  순간 두려워졌습니다. 과거에 개인적 인연이 얽혀 나에게 전해진 말들로 누군가를 규정해버리는 것, 그것이 새로운 부서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2022.07.23 06:00:07

    [EDITOR's LETTER] 편견을 걷어내면 보이는 다른 것
  • 미국 달러, ‘기축 통화’ 넘어 ‘제왕 통화’ 되나 [한상춘의 국제 경제 읽기]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CPI)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의 저주’라고 불릴 만큼 워낙 충격적으로 나옴에 따라 국제 금융 시장도 빠르게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6월 CPI 상승률 9.1%는 단순 비교하면 40년 만에 최고치이지만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의 새로운 물가 추계 방식대로라면 사상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1990년대 중반보다 더 심한 대발산(great divergence)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달러 강세가 재현되고 있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달러 인덱스는 20% 급등했다.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등가 수준(1달러=1유로)이 붕괴됐다. 엔‧달러 환율도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0엔에 육박하고 있다.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기축 통화를 넘어 제왕(king) 통화가 될 것이라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020년대 들어 국제 통화 질서가 당면한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하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제왕 통화가 도입될 만큼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됐느냐, 다른 하나는 그동안 기축 통화의 역할을 담당해 왔던 달러화의 위상이 기축 통화를 뛰어넘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2008년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부실 사태, 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2011년 미국 국가 신용 등급 강등 조치 등을 계기로 달러 가치가 흔들리면서 1970년대 이후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에 묵시적으로 유지돼 온 ‘제2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브레튼 우즈 체제는 1944년 국제통화기금(IMF) 창립 이후 미국의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 제도를

    2022.07.22 08:07:52

    미국 달러, ‘기축 통화’ 넘어 ‘제왕 통화’ 되나 [한상춘의 국제 경제 읽기]
  • [EDITOR's LETTER] 애널리스트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EDITOR's LETTER] 1942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의 일입니다. 미국의 통계학자 18명이 모였습니다. 통계를 활용해 군을 지원하는 게 이들의 미션이었습니다. 어느 날 과제가 떨어졌습니다. 전투기 개선이었습니다. 학자들은 전투에서 총 맞고 돌아온 전투기를 분석했습니다. 주로 날개와 꼬리 등에 총을 맞은 비행기였습니다. 숙제는 ‘어느 부분을 보강해야 할까’였습니다. 철갑을 둘러 보강해야 할 부분은 날개·꼬리·조종석 아니면 다른 어디일까.이들이 제시한 답은 엔진이었습니다. 엔진에 철갑을 두르라고 했습니다. 돌아온 비행기가 아니라 돌아오지 못한 비행기로 눈을 돌린 결과였습니다. 엔진에 총을 맞은 비행기는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다는 점을 발견한 것입니다.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고래퀴즈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우영우의 대사입니다. “몸무게가 22톤인 암컷 향고래가 500kg에 달하는 대왕오징어를 먹고 6시간 뒤 1.3톤짜리 알을 낳았다면 이 암컷 향고래의 몸무게는 얼마일까요. 정답은 ‘고래는 알을 낳을 수 없다’입니다. 고래는 포유류라 알이 아닌 새끼를 낳으니까요. 무게에만 초점을 맞추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핵심을 봐야 돼요.”두 가지 에피소드로 글을 시작한 것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얘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애널리스트의 덕목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다 두 가지를 떠올렸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알아야 하고 핵심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널리스트의 어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ana(완전히)+ly(풀다)에서 왔다고 합니다. 완전히 풀고 나면 원래 상태에서는 보이지 않는

    2022.07.16 06:00:01

    [EDITOR's LETTER] 애널리스트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숨 고르기 들어간 미국의 반도체 지원 정책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미국 트럼프 행정부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표현되는 반도체의 지속 가능한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국내 지원 정책과 동맹국과의 협력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출범 선언 등이 이러한 미국의 노력을 대변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일본과의 협력 외에도 반도체 강국인 대만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비록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대만이 IPEF에 참여하는 것이 무산됐지만 6월 초 미국은 대만과의 다양한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상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중점 사안인 반도체 공급망, 수출 통제, 비시장 무역 관행 등이 포함돼 IPEF의 협력 의제보다 구체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첨단 반도체의 70% 이상을 대만에서 수입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대만과의 협력 강화가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기술 패권 경쟁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하지만 이와 같은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다양한 첨단 산업 육성 방안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6월 초 미국 상원은 미국 혁신경쟁법(USICA)을 찬성 68, 반대 32로 통과시켰고 하원은 이미 지난 2월 미국 경쟁법(America COMPETES Act)을 찬성 222, 반대 210으로 승인했다. 문제는 두 개의 법안이 일관적이지 않아 격차를 조정

    2022.07.11 06:00:10

    숨 고르기 들어간 미국의 반도체 지원 정책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 [EDITOR's LETTER] 정치가와 정치꾼, 그리고 청년의 삶

    [EDITOR's LETTER]2017년 여름이었습니다. 요즘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선배 두 분과 점심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회사 주차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오른쪽을 돌아보니 한 청년이 보였습니다. 엄청나게 큰 가방을 멘 축 처진 어깨에 한손에는 아이스 커피 한 잔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는 건물 고시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순간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리고 2~3분 후 선배들이 말했습니다.“우리 커피 페스티벌 한번 하죠. 젊은 사람들이 와서 무료로 공연 보고 커피 마시고 책 읽다 갈 수 있는 그런 축제요.”마침 한국경제신문이 ‘29초 영화제’를 하고 있어 구색도 맞출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 대한 마음의 빚을 덜어 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에게 단 이틀이지만 위로와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말에 선배들이 선뜻 나서 줬습니다. 그렇게 2017년 가을 1회 청춘 커피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취지에 공감한 많은 기업들도 기꺼이 참여해 줬습니다. 올가을에도 이 행사는 계속됩니다.갑자기 청춘들의 얘기를 한 이유는 요즘도 그들의 삶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 한경비즈니스는 주가·코인·부동산 가격 하락, 물가 상승 등이 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이 택한 전략은 짜내기, 스퀴즈 전략이라고 합니다. 주가 상승기의 기대 이익을 기반으로 자신을 뽐내던 ‘플렉스(flex)’란 소비 코드는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한국인들, 특히 젊은이들의 삶이 팍팍해진 것은 숫자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숫자는 때로 스스

    2022.07.09 06:00:01

    [EDITOR's LETTER] 정치가와 정치꾼, 그리고 청년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