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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s LETTER] 힙합같은 삶을 살다간 미국의 설계자…전략가를 기다리며

    [EDITOR's LETTER] “매춘부와 스코틀랜드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그리고 고아. 카리브 제도의 이름 모를 섬에서 가난하게 살던 놈이 어떻게 영웅에 학자까지 된 거지?”뮤지컬 ‘알렉산더 해밀턴’은 이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미국 초대 재무장관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은 2015년 최초로 무대에 올려졌지요. 지금은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디즈니플러스에도 올라왔지요.이 뮤지컬은 기존에 없던 형식을 택했습니다. 랩 중심의 뮤지컬. 힙합과 재무장관이라…. 좀 웃기지 않습니까. 미국 사람들도 처음엔 웃었다네요. 뮤지컬을 기획하고 작사 작곡에 출연까지 한 사람은 린마뉴엘 미란다입니다. 2009년 어느 날 백악관.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 부부는 시와 음악을 통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행사를 열었습니다. 미란다도 초대받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힙합 앨범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삶이 힙합 그 자체인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야기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오바마 부부를 비롯해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말을 이어 갔습니다. “지금 웃으셨지요? 진짜란 말입니다.”힙합. 1970년대 폐허로 변해 가던 뉴욕 브롱스 빈민가에서 탄생한 흑인과 히스패닉들의 음악, 자신의 삶과 생각을 비트에 담아 날리며 현실을 버텨 내는 소외된 자들의 무기…. 의지할 곳 하나 없던 해밀턴의 삶이 힙합 정신과 닿아 있다고 미란다는 생각했습니다.지금 한국의 힙합그룹 호미들의 ‘사이렌’이란 곡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엄마 내가 돈 못 벌면 파 호적, 차라리 죽는

    2023.03.25 08:16:30

    [EDITOR's LETTER] 힙합같은 삶을 살다간 미국의 설계자…전략가를 기다리며
  • [EDITOR's LETTER] 한국인들의 은행에 대한 코드는?

    [EDITOR's LETTER] 오늘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의 얘기로 글을 시작합니다. 얼마 전 RM은 스페인 매체와 인터뷰했습니다. 질문자는 비꼬듯이 “K팝의 젊음과 완벽에 대한 숭배 그리고 지나친 노력은 한국의 문화적 특징이냐”고 물었습니다. RM은 담담하게 답했습니다.“서양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은 침략 당하고 황폐화되고 두 동강 난 나라다. 7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주목한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람들이 발전하려고 미친듯이 노력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나 영국처럼 수세기 동안 타국을 식민 지배했던 나라의 사람들이 이제 와서 하는 말이 ‘한국에서의 삶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 같아요’라니 해내려면 그것들이 필요하다. 그게 K팝을 매력적이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K팝 등에 붙는 K라는 수식어가 지겹지 않냐는 질문에 “그 효과는 확실하다. 그건 프리미엄 라벨이다. 우리보다 앞서 가신 분들이 쟁취해 낸 품질을 보장하는 라벨이다”라고 했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K를 말한 김에 화제인 드라마 ‘더 글로리’도 언급해야 할 듯 하네요.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이 드라마가 업로드되기를 기다렸고 올라가자마자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마치 애플 제품 출시를 기다리듯 세계인들은 K-드라마 업로드를 기다렸습니다. 넷플릭스 서비스가 안 되는 중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답게 온갖 수단을 동원해 시청한 후 인터넷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했습니다. RM의 말대로 K가 들어가는 것은 문화와 산업에서 품질을 보장하는 라벨에 다다른 게 분

    2023.03.18 06:00:10

    [EDITOR's LETTER] 한국인들의 은행에 대한 코드는?
  • [최수진의 패션채널] 이부진 선택한 '70만원 백'…루이비통가 며느리의 '데스트리'

    지난 주말,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장남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결혼식에 참석한 가운데, 이 사장이 손에 든 가방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 흔한 로고도 없고, 디자인조차 심플합니다. 이 브랜드는 프랑스의 '데스트리', 불어 발음으로는 '데스트레'입니다. 2016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제랄딘 구이엇과 디올 임원 출신의 레티시아 롬브로소가 함께 만들었고, 가방과 의류 등을 중점으로 판매합니다. 가격대는 500유로(약 67만원)에서 700유로(94만원) 사이입니다. 가격대에서 볼 수 있듯이 데스트리는 고객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고 합니다. 비슷한 전략을 취해 유명해진 브랜드로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미가 있죠.명품도 아니고, 심지어 '꽤나 저렴한' 브랜드를 이부진 사장이 선택했다니 놀랍기도 하지만, 사실 업계에서는 '제랄딘 구이엇'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되레 당연하다는 의견을 내놓을 사람이 많을 겁니다. 구이엇은 프랑스 명품 재벌로 꼽히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집안사람이니까요. 루이비통, 디올, 펜디, 셀린느, 지방시, 로에베, 불가리 태그호이어 등 우리가 익히 아는 대부분의 명품을 가진 LVMH를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는 5명의 자녀가 있는데, 그의 차남이자 티파니 부사장인 알렉상드르 아르노가 바로 구이엇의 남편입니다. 그러니까 구이엇은 아르노 회장의 며느리, 즉 'LVMH가의 며느리'라는 겁니다.두 사람은 2019년에 만나 약 1년을 연애하고 2020년 12월에 약혼합니다. 2021년 7월 파리에서, 10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총 두 번의 결혼식을 올렸는데, 당시 퍼렐

    2023.02.13 10:20:12

    [최수진의 패션채널] 이부진 선택한 '70만원 백'…루이비통가 며느리의 '데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