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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와 선 그은 의협 비대위 "정부와 협상 계획 없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는 10일 "현재 정부와 어떠한 협상 계획도 없다"고 정부와의 협상에 선을 그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을 겨냥해서는 "(신임 의협 회장) 인수위와 당선인이 비대위가 마치 정부와 물밑 협상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비방과 거짓 선동에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의협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의 면담 이후 의료계 일부에서는 현 의협 비대위가 마치 5월이 되기 전에 정부와의 물밑 협상을 통해서 이번 사태를 졸속으로 마무리하려 한다는 근거 없는 선동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지만 이는 절대로 사실이 아니며, 앞으로도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협상에 나설 계획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는 앞서 임현택 당선인이 최근 의협 비대위에 "비대위원장 자리를 내어달라"며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데서 비롯됐다.비대위는 이에 "의협회장 인수위 측에서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싶었으나 거절당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갑자기 언론에 내보내고, 당선인은 비대위의 해산을 요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분명히 당선인은 현재도 비대위의 일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비대위 회의도 참석하면서 단체 대화방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당선인께서는 왜 내부 회의나 단체 대화방에서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고, 외부 언론에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내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의협 비대위는 대의원회 임시총회를 통해 만들어진 조직

    2024.04.10 12:33:01

    정부와 선 그은 의협 비대위 "정부와 협상 계획 없다"
  • 무리한 요구를 하는 협상 상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전략]원목을 수입해 가구회사에 공급하는 K사 윤 사장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가장 큰 거래처인 A 가구 구매팀 최 이사로부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이다.연간 계약을 위해 만난 자리에서 최 이사는 대뜸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요즘 경기가 어렵습니다. 올해는 구매 물량을 15% 줄이고 단가도 10% 낮춰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어처구니없는 요구에 당황한 윤 사장은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단가 인하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최 이사는 발끈하면서 “저희가 워낙 오래 거래해 온 사이라서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사실 K사 원목 품질이 예전만 못합니다. 게다가 툭하면 납기도 어기시고요. 저희는 이런 점들을 오랫동안 참아왔습니다. 만약 거부하신다면 저희는 다른 업체를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장님 제발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했다.윤 사장은 어이가 없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라는 최 이사의 말은 자신이 비합리적이라는 것 아닌가.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원목 품질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하는 윤 사장이다. 작년에 납기를 맞추지 못한 것은 홍수 등 자연재해가 있었을 때 이틀 정도 늦은 것뿐이다. 가격 낮추려고 별 걸 다 트집을 잡고 인신공격까지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거래처를 놓칠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윤 사장.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맞대응하면 협상을 망칠 수 있다이런 상황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업 간 거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례다. 상대방은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거나 사람을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이런 상대는 대체로

    2024.03.17 22:31:41

    무리한 요구를 하는 협상 상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이태석의 경영 전략]
  • 설전 속 10분 만에 파행된 정부-의협 논의···의협 또 파업할까

    정부의 대국민 설문조사 발표 후 정부와 첫 대면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10분 만에 파행됐다. 22일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8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복지부가 대학들의 의대정원 확대 수요 조사를 발표한 뒤 처음 협상 테이블에 대면한 자리였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정부에서) '핵폭탄'을 날리셔서 우리 협상단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 단장은 "필수·지역의료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충분히 논의한 다음에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는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이는 고양이(대학)한테 생선이 몇 마리씩 필요하냐고 묻는 것과 똑같다. 일반 여론조사 기관도 아닌, 국민이 신뢰하는 정부에서 논리적이지도 않고 비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건 여론몰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오는 26일 오후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입원 연석회의를 열고 의대정원 확대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학교에서 교육이 가능해야 하니까 진행한 기초 수준의 조사였다"며 "세부적으로 학교별 교직, 교원의 수, 수련받는 병원의 역량까지 조사했는데, 이를 고려해야 정원을 늘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양측 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10분 만에 끝나버린 회의로 인해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 정책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막 의대정원 증원의 첫발을 뗀 상황에서 벌써 의료계에서는 총파업과 강경 투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병원의 인력이 부족

    2023.11.23 16:04:54

    설전 속 10분 만에 파행된 정부-의협 논의···의협 또 파업할까
  • 협상 가치 창출의 ‘기생충’[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수익성 높은 고혈압 치료제를 제조 판매해 큰 돈을 벌고 있는 A 제약회사가 있다. 회사는 개당 4.05달러짜리 알약을 매년 1억 개씩 판매한다. 제조 비용은 한 알에 0.05달러. 대략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은 4억 달러다. 그런데 얼마 후 B 제약회사에서 동일한 효능의 약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사는 비상이 걸렸다. 독점해 왔던 시장에 경쟁자가 등장해서다. 경영진은 판매 가격을 일단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내린다. B사의 출시 예정 제품 가격이 2.55달러였기 때문이다. 여러 측면에서 고려해 보니 3.05달러가 적절하다는 추정이 나왔다. 이제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두 개 회사가 양분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A사의 시장점유율은 60%, B사는 40%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A사는 매년 6000만 개를 판매해 연간 1억8000만 달러의 수익을, B사는 4000만 개를 판매해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계산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제조 비용은 0.05달러로 가정했다. 결국 시장의 파이는 B사의 진입으로 전체 수익은 2억8000만 달러(A사 1억8000만 달러+B사 1억 달러)로 바뀌게 된다. A사가 독점을 누리던 당시 수익금 4억 달러보다 무려 1억2000만 달러나 적다. A사의 경영진이 생각해 보니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나눌 수 있는 파이가 줄어도 너무 줄었다. 고민 끝에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A사의 협상 대표는 B사 대표를 찾아가 솔깃한 제안을 했다. 즉 B사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대가로 매년 1억2500만 달러를 지불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이다. B사로선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1억 달러 벌자고 괜히 힘만 쓰는 것보다 더 큰돈 아닌가. A사도 마찬가지다. 기존 수익 4억 달러에서 1억2500만 달러를 B사

    2023.11.22 08:19:40

    협상 가치 창출의 ‘기생충’[이태석의 경영 전략]
  • 포스코, 창사 이래 첫 파업 맞나···임금·일시금 제시안에도 노사 협상 결렬

    포스코 노사의 임단협 교섭이 결렬됐다. 노사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연휴기간인 이달 3일과 4, 5일에도 실무협의를 진행했으나 양측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포스코 측은 기본임금 인상 16.2만원, 일시금 600만원(주식 400만원, 현금 1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이번 제시안은 지난달 21일 재개된 교섭에서의 내용보다 훨씬 진전된 제안이라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기존 제시안을 살펴보면 기본임금 15만원, 주식 400만원 1:1 매칭, 격주 주 4일제, 구내식당 중식 무료 제공, 정년퇴직자 70% 고용연장(재채용 확대) 등 임금성 안건 17건을 제안했다. 추가 교섭 당시 제시안은 기존안에 더해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의 진전된 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조 측은 여전히 회사의 제시안과 노조의 요구 간 격차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측은 격주 주 4일제 도입을 추가로 제안했으며, 이번 교섭에서 쟁점이 되었던 PI(Productivity Incentive)제도 신설을 포함한 경영성과금 제도 개선, 직무급제 도입, 복리후생제도 개선 관련해서는 노사합동 TF를 구성해 협의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급감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예년 대비 높은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며, "직원 평균 인상률은 5.4% 수준이며, 가장 낮은 직급인 사원급 직원들의 인상률은 약 7.2%에 달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측은 영업이익 흑자 시 성과금 800%(직원 인당 약 2,500만원) 지급, 평균 연봉 1억 800만원(2022년 공시 기준)을 유

    2023.10.06 13:55:14

    포스코, 창사 이래 첫 파업 맞나···임금·일시금 제시안에도 노사 협상 결렬
  • 독점 공급자와의 협상, 어떻게 해야 할까[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비즈니스 협상에서 구매자들은 대체로 큰 어려움이 없다. 돈을 주고 물건을 사기 때문에 파는 쪽보다 쉽다. 하지만 어려워하는 상대가 있다. 바로 독점 공급자다. 이유는 당연하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특정 물건을 사야 하는데 파는 곳이 한 군데밖에 없다. 유사한 물건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핵심 자원이나 기술·품질 등이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판매자가 도리어 ‘왕’이다. 구매자는 곧 열위가 된다. 협상이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독점 공급자와의 협상에서 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답이 전혀 없을까. 아니다. 몇 가지 노력과 전략을 잘 활용한다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먼저 우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독점 공급자의 고객 중에서 최고의 손님(best customer)이 되는 전략이다. 지금까지의 거래 관계와 동반 성장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조건을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세상에 일방적인 장사는 없다예를 들어 공급자도 구매자를 통해 매출을 계속해야 할 것이니까 양 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보자. 거래 물량 증대와 장기 공급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다든지,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발생하는 이익을 분배해 양 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이것은 구매자의 요구 사항과 공급 업체의 강점이 어떻게 일치하는지 인식시켜 준다. 그런데 간혹 공급자의 모든 제품이 독점이거나 경쟁력이 강한 것은 아니다. 약한 고리가 있을 수 있다.이를 구매자의 내부 또는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완해 주면 효과적이다. 구매자의 바잉 파워를 통해 제삼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공급자의 판매 활로를 열어 주는 것이다

    2023.07.20 08:33:16

    독점 공급자와의 협상, 어떻게 해야 할까[이태석의 경영 전략]
  • ‘협력·대결·수용·회피·절충’…성공하는 협상의 5가지 법칙[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협상의 성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원하는 것을 가져오기만 하면 성공일까. 협상을 앞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한다. 그것이 비즈니스 협상이든 아니든 말이다. 그리고 어떤 전략을 택했느냐에 따라 협상의 결과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우선 가시적인 성과다. 예를 들어 가격이나 계약 조건이 얼마나 유리하게 책정됐느냐 하는 것이다. 목표치에 근접할수록 협상 성과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수치로 계산된 것이 전부는 아니다. 상대방과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 협상 후 양측의 관계가 더욱 탄탄해졌다면 또 다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반면 관계가 훼손됐다면 결코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이런 함수 관계를 잘 설명하는 것이 ‘관계와 결과 이원 관심 모델’이다. 예를 들어 관계를 고려해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감수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고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파이’를 최대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협력 전략(collaboration)’, ‘대결 전략(competition)’, ‘수용 전략(accommodation)’, ‘회피 전략(avoidance)’, ‘절충 전략(compromising)’이 있다.1.협력 전략협력 전략은 협상학에서 가장 선호하는 전략이다. 이른바 ‘윈-윈’이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상대와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판단될 때 채택된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상대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다.관계와 결과에서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때 가능하다. 이때 필요한 것은 공동의 문제를 협력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와 열린 대화, 상호 신뢰다. 더 중요한 요

    2022.04.19 17:30:14

    ‘협력·대결·수용·회피·절충’…성공하는 협상의 5가지 법칙[이태석의 경영 전략]
  • 협상 실패를 줄이는 제안의 기술 [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중요한 거래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간 당신, 어떻게 제안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제안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상대의 제안을 기다리는 것이 유리할까.협상을 하게 되면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는 고민이다. 필자의 수강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면 답변은 대개 반반이다. 먼저 제안하는 것이 낫다는 쪽과 상대의 제안을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는 쪽이다.과연 어느 것이 맞을까. 짐작했겠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가 정답이다.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게 협상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협상 경험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해답이 있다. 그것은 바로 거래 상황에 대한 ‘지식과 정보’다. 가지고 있는 정보가 충분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협상 결과는 달라진다. 정보가 충분하다면 먼저 치고 들어가라제안을 먼저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협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때문이다. 이른바 ‘닻 내림 효과’다.닻을 내린 배가 멀리 가지 못하는 것처럼 최초에 제시된 숫자가 기준점 역할을 해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이후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심리학자이자 행동 경제학의 창시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에 의해 제시된 개념이다. 특히 정보나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행동하거나 결정을 할 때 사람들은 직관적 사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협상에도 적용된다.계약을 앞두고 협상이 시작되면 대부분이 상대방의 눈치를 보게 된다. 자신의 제안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 지 또는 어떤 조건이 유리할지 모르기 때문이

    2021.11.11 06:07:01

    협상 실패를 줄이는 제안의 기술 [이태석의 경영 전략]
  • 예술가의 삶을 쫓아 현장을 담았다, ‘두터운 유럽’

    [이 주의 책]두터운 유럽권석하 지음 | 안나푸르나 | 3만5000원코로나 시대. 해외여행의 길은 틀어 막혔고, 언제 자유롭게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무작정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여행에 목마른 우리에게 가지 않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고, 또 언젠가 갔을 때 읽어두면 반드시 유용한 내용을 담은 책이 필요한 때다. 이 책은 어떤 공간(지역)으로부터 출발한다. 가령 빅톨 위고는 ‘건지섬’에서 뭉크는 ‘오슬로’, 리스트는 ‘부다페스트’, 고흐는 남프랑스의 ‘아를’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라부 여인숙 다락방의 곰팡이 악취는 생과 사를 넘나들었던 고흐의 마지막을 여행자에게 재현해준다. 선대의 인물 유적을 찾는 것은 그 사람의 의미 있는 행선지를 쫓는 것. 그 속에서 우리는 생존 당시의 체취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저자의 예술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재미있다. 가령 뭉크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단순히 테크닉으로 판단할 수 없는 소재를 선택하는 안목을 보인다. 이 책은 유럽 현장 속에서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얻는 방식이다. 그냥 보면 볼 수 없는 유럽 곳곳의 스며있는 분위기를 이 책을 통해 음미할 수 있다.원하는 것을 얻는 10가지 질문법알렉산드라 카터 지음 | 한재호 역 | 21세기북스 | 1만7000원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누군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상대는 직장 상사나 비즈니스 미팅의 파트너는 물론 부동산 중개인일 수도 있다. 집에서는 배우자와 가계나 육아 문제를 두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할 수도 있다. 단순한 대화나 잡담이 아니라 참여자의 목적이 비교적 뚜렷한 대화, 이러한 대화는 모두 ‘협상’이다. 협상의 자리에

    2021.10.08 06:00:18

    예술가의 삶을 쫓아 현장을 담았다, ‘두터운 유럽’
  • 꽉 막힌 협상을 푸는 열쇠…“상대를 인정하라” [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협상이 잘 안 풀리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가 상대의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협상에서 상대를 인정하지 않게 되는 원인은 간단하다. 자신의 상황에만 몰입하기 때문이다. 즉 ‘자기 중심주의(egocentrism)’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꽂혀 상대의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게 된다.사람이라면 누구나 협상에서 이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는 꼬인 협상을 풀기 어렵다. 협상 초보자의 마인드다. 협상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 내려면 상대가 수락해 줘야 된다. 수락하지 않는데 어떻게 좋은 결과를 얻어 내겠는가. 결국 상대가 마음을 열어야 가능하다.그러기 위해선 일단 상대를 인정해 줘야 한다. 인정받으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상대에게 마음을 열기 마련이다. 협상 과정에서 상대의 ‘인정 욕구’를 자극해야 하는 이유다.진솔한 대화로 노사 분규를 해결하다수도권의 중소기업 A 사장은 3개월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정체돼 가슴이 답답한 마당에 노사 분규까지 겹쳤다. 노조의 주장은 임금을 10% 올려 달라는 것이다. 물가가 계속 올랐는데 몇 년간 임금이 동결됐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특히 최근 회사의 영업이익이 늘었으니 이제 경영 성과를 나눠야 한다며 분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회사의 상황은 다르다.비록 실적은 늘었지만 생산성 정체,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며 삼중고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는 참을 만큼 참았다며 임원진과 사사건건 충돌한

    2021.09.09 06:08:01

    꽉 막힌 협상을 푸는 열쇠…“상대를 인정하라” [이태석의 경영 전략]
  • 까다로운 협상을 풀어내고 싶으면 먼저 상대와 ‘공감’하라 [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협상은 왜 까다로울까. 무엇 때문에 어렵고 힘들다고 할까.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결국은 상대가 자기 마음 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를 움직여야 하는데 그것이 만만치 않다. 결국 협상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것은 상대의 마음이다.그런데 협상에서 상대가 당신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누구나 자신의 행동에는 나름대로 의도가 있기 마련이다. 선한 의도이든 아니든 말이다.그런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협상은 힘들어지고 까다로워진다. 일례로 가까운 가족과의 협상을 예로 들어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족과의 협상이 쉬운가 어려운가. 아주 간단한 사례를 살펴보자. 공감은 협상가가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남편은 친구들이 모이는 저녁 자리에 가고 싶었다. 부인에게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망설였다. 이번 주 사흘 연속 늦게 귀가했기 때문이다.그 바람에 부인 혼자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미안한 마음에 아침부터 부인의 눈치를 살폈다. 모임 얘기를 슬쩍 꺼내 봤지만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부인에게 모임에 참석하지 말라는 답변을 들었다. 남편은 가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부인은 단호했다. 협상 실패다. 이대로 끝난다면 모임 자리는 포기해야 한다.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관점을 바꿔 봤다. 부인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부인은 독박 육아에 지친 상태다. 집안일에 무관심한 남편이 서운했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이것이 부인의 속마음일 것이다.사실 남편은 요 며칠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온통 신경이 사무실에 가 있었다. 이 때문에 부인은 자신

    2021.07.15 06:13:02

    까다로운 협상을 풀어내고 싶으면 먼저 상대와 ‘공감’하라 [이태석의 경영 전략]
  • ‘협상의 기술’이 통하지 않는 사내 협상, 어떻게 풀어야 할까[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세상에 쉬운 협상은 없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정말 힘든 협상이 있다. 까다로운 협상 상대라면 누가 떠오를까. 절대 ‘갑’의 독점적 지위를 갖고 협상에 임하는 상대, 협상장에서 막말을 하며 감정적으로 힘들게 하는 사람, 무리한 요구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상대일까.아마 모두 다 힘든 상대일 것이다. 이런 협상가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신보다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협상을 잘하려면 반드시 ‘힘’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권력 차이가 크지 않아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아도, 막말도 안 하는데도 협상하기 힘든 상황이 있다. 다름 아닌 조직 내부에서 협상을 해야 할 때다. 내부 협상이 왜 쉽지 않은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알아보자.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라협상에선 일반적으로 구매처가 우위에 선다. 돈이 나가는 게 구매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돈을 주는 구매처가 판매처에게 끌려가는 경우도 있다. 독점 공급사를 상대할 때다. 필요한 물건을 이 업체 말고는 구할 곳이 없으니 돈을 주면서도 부탁해야 한다. 이를 협상학에선 ‘배트나(BATNA :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배트나는 협상 결렬 시 취할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이라는 의미다. 독점 공급사를 상대하는 구매처엔 배트나가 없다. 이 회사와 거래하지 못하면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협상학에선 배트나의 유무가 협상 파워를 결정한다고도 말한다.그러면 내부 협상 상황으로 들어가 보자. 기획1팀에서 일하는 당신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기획2팀의 지원이 필요하다. 기획2팀은 과거에 유사한 업무를

    2021.07.09 06:41:01

    ‘협상의 기술’이 통하지 않는 사내 협상, 어떻게 풀어야 할까[김한솔의 경영 전략]
  • 일방적인 납품가 인하 요구로 무너진 GM [이태석의 경영전략]

    [경영전략]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최근 타결됐다. 약 1년 6개월을 끌어 왔던 협상이었다. 당초 양측은 방위비를 2019년 1조389억원에서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갑자기 합의를 뒤집고 무려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를 요구하며 다시 협상이 진행돼 왔다.당연히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오랜 기간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됐고 마침내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다.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소위 ‘갈취’라고 표현하며 동맹의 복원을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취임 46일 만에 협상은 큰 무리 없이 타결됐다.생각해 보자. 미국의 요구가 이전의 미 행정부보다 덜 엄격해진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한·미 양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13.9%(1조1833억원)로 합의했다. 그리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국방비 증가율대로 분담금을 올리는 안건에 합의한 상태다.다만 미국 측이 한국 같은 가까운 ‘동맹과의 관계’가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 협상이 타결된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미국 측은 무리한 요구가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동맹과의 관계를 내세워 협상 타결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의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의 답변에서도 나타난다.이익 얻고 싶다면 상대방 이익도 고려해야협상의 근본적인 동기는 이익이다. 이익은 사람을 행동하게 만들고 서로의 관점 차이를 만든다. 겉으로 나타난 관점이 당사자가 내린 결정이라면 이익은 그렇게 만든 ‘원인’이다.협상의 종착지는 어디

    2021.03.25 07: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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