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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국의 도시들과 대한민국 경제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빼앗긴 것은 되찾을 수 있어도 내어준 것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유진 초이가 고종에게 한 고언입니다. 유진(이병헌 분)은 극중 이민자로 나옵니다. 미국으로 귀화해 미군 신분으로 한국으로 건너와 독립운동을 돕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작가의 상상으로 만든 허구의 인물이었지만 드라마 방영 후 유진의 모델이라고 할수 있을 만한 실존 인물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독립운동가 황기환 지사입니다. 그는 1904년 하와이로 들어간 기록이 있습니다. 한국인 이민의 시초가 된 7000여 명의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 가운데 한 명으로 추정하는 근거입니다. 미국은 당시 하와이에서 중국과 일본 노동자의 세가 커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조선인을 불러들였습니다. 기근·역병·일본의 수탈 등으로 지옥 같았던 조국을 떠나 찾아간 하와이. 하지만 그곳에서도 조선인들은 노예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하와이는 한국과 경제적 인연을 맺은 첫 미국 땅이 됐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노동자들은 일본의 식민지가 된 조국이 아니라 미국 본토행을 택했습니다. 미국 서부 특히 로스앤젤레스(LA)에 많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썼습니다. 임시 정부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된 것이지요.LA가 한국 사회에 큰 의미를 갖는 둘째 도시가 된 계기는 1965년 미국의 이민법 개정이었습니다. 이민 제한을 풀어 미국에 부족한 전문직과 숙련 기술직을 받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미국의 황금 자본주의 시절이었습니다. 문이 열리자 한국인들은 1년에 약 3만 명씩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메리

    2023.09.18 07:30:01

    제국의 도시들과 대한민국 경제 [EDITOR's LETTER]
  • 심상치 않은 국제 유가…서민 경제 ‘빨간불’[위클리 이슈]

    [위클리 이슈]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찍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한국의 기름값도 오르면서 서민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9월 6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0.85달러 상승한 배럴당 87.54달러에 장을 마쳤다.이에 따라 WTI 가격은 8월 24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또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연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연말까지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둘째, 러시아의 원유 수출 제한 조치다. 러시아는 석유 수출을 하루 30만 배럴 줄이고 있는데 이를 연말까지 계속하기로 했다.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과 러시아의 수출 제한이 연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 100달러 도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한국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일부 지역은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물가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85∼90달러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놓았다.즉, 국제 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서면 물가 상승률도 정부의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2023.09.08 16:56:52

    심상치 않은 국제 유가…서민 경제 ‘빨간불’[위클리 이슈]
  •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경제 활력 떨어져[숫자로 보는 경제]

    1년 3개월지난 7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트리플 감소’ 현상이 나타난 것은 올해 1월 이후 반년 만이다. 한국 경제의 활력을 보여주는 산업 활동 동향 3대 지표가 모두 감소하자 하반기 경기 회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이 8월 31일 발표한 7월 산업 활동 동향을 보면 7월 전산업 생산(계절 조정, 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8(2020년=100)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광공업과 공공 행정에서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5∼6월 상반기 조기 집행으로 증가한 공공 행정이 7월 6.5% 감소한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복·모피(28.5%)가 1980년 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지만 전자부품(-11.2%)과 기계장비(-7.1%) 등에서 생산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전자부품에선 정보기술(IT)용 액정표시장치(LCD)와 LCD 편광 필름 등의 생산이 줄었다. 기계 장비 중에선 반도체 조립 장비와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등의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1.6% 늘었다. 한 달 만에 다시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에서 줄면서 전월 대비 7.8% 감소했다. 특히 수출 출하가 14.5% 감소하면서 1987년 8월(-15%) 이후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2%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이에 따라 제조업 재고율은 123.9%로 전월 대비 11.6%포인트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대했던 만큼 중국 쪽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고 수출이 6월에 비해 7월 부

    2023.09.03 16:10:12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경제 활력 떨어져[숫자로 보는 경제]
  • 미국 경제의 재부상, 위기 극복 처방 어땠길래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끝없이 추락하던 미국 경제가 회생의 불씨를 되살리며, 상승 곡선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하던 중국 경제는 당초 기대하던 리오프닝 효과를 보이지 못한 채 불황에서 허덕이는 모습이 역력하다. 미국의 경제정책을 주목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미국 경제는 2020년 2분기 성장률이 -31.4%를 기록할 만큼 추락했다. 미국 국민은 ‘트럼프국’과 ‘바이든국’으로 양분되면서 트럼피즘, 즉 극단적인 트럼프 옹호자들에 의해 민주주의 상징인 의회까지 점령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웃돌 만큼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건국 이래 최대 위기였다.트럼프 정부가 남겨 놓은 태생적 한계(origin sin)를 안고 출범했던 바이든 정부는 당초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불과 2년 만에 미국 경제를 재탄생시키고 있다. 미국 경기는 ‘골디락스 국면이 다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과 패권 다툼에서 30년 이상 따돌렸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전임자가 남겨 놓은 태생적 한계, 세계 경제의 패권 경쟁 등과 같은 복잡한 현실을 푸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디스토피아의 첫 사례인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 때문에 특정 경제이론에 의존하기보다 당면한 현안을 극복하는 데 기여했던 종전의 정책 처방을 참고로 하는 실증적 방법이 활용된다.바이든 정부가 위기 극복의 준거 틀로 삼아 왔던 여러 정책 처방 가운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1999년 4월 예일대 동문회에서 처음으로 언급했던 ‘예일 거시경제 패러다임’

    2023.08.24 10:28:02

    미국 경제의 재부상, 위기 극복 처방 어땠길래
  • “14억 인민의 투심 붕괴되자 트리플 악재 왔다”…중국 호황 끝났나[중국의 추락④]

    시나리오가 빗나갔다. 엔데믹(주기적 유행) 시대가 도래하고 중국이 봉쇄를 풀면 세계 경제는 활성화돼야 했다. 세계 경제 성장의 40%를 책임져 온 중국이 돈을 쓰면 한국의 수출이 늘고 경기도 회복돼야 했다.그러나 중국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가 심상치 않다. 회복보다 침체를 말하는 단어투성이다. 소비자 물가는 하락하고 수출은 1년 전보다 14.5% 줄었다.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고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놓였다.중국이 어려워지자 한국도 난감해졌다. 중국 경제가 반전의 발판이 아닌 불확실성을 키울 변수로 떠올랐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중국 경제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를 ‘심리’에서 찾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와 산업 규제로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고 부동산과 증시에 돈이 돌지 않아 경기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전 소장은 “중국은 현재 먹고 마시는 데만 돈을 쓰고 내구재 소비는 하지 않는 ‘립스틱 경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하반기까지 내수 경기 부양에 목숨을 걸 것”이라고 예측했다.  Q. 팬데믹 종식 후 중국 경제가 부활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A. “14억 인민의 투자 심리가 붕괴됐다. 중국 정부의 국정 ‘어젠다’가 문제였다. 2022년 시진핑 3기 집권을 위한 어젠다인 ‘공동부유(共同富裕)’가 경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같이 잘살자’며 부동산·플랫폼(기업)·사교육 규제를 강화하고 관련 기업인들을 잡아들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강력한 봉쇄가 이어지자 인민들의 불만이

    2023.08.21 07:40:01

    “14억 인민의 투심 붕괴되자 트리플 악재 왔다”…중국 호황 끝났나[중국의 추락④]
  • 턴어라운드 시작한 ‘버블 붕괴의 상징’[기시다노믹스의 힘①]

    [스페셜 리포트 : 기시다노믹스의 힘①]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 농촌 마을. 불과 1년 전만 해도 배추·무·당근 밭이었던 이곳에 첨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대만의 TSMC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이 공장은 구마모토현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구마모토현의 총생산은 6조 엔(440억 달러)이 조금 넘는다. 현에 대한 TSMC의 초기 투자는 총생산의 약 6분의 1인 1조 엔이다. 업계에선 TSMC의 등장으로 향후 10년간 4조 엔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고용은 시작됐다.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공사 현장에는 일본 전역에서 모여든 약 2000명의 노동자가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TSMC뿐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59개 기업이 구마모토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중 반도체 관련 기업이 22개사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소니의 반도체 전문 기업인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스’ 공장,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 규슈’ 공장이 이곳에 있다. 1980~1990년대 반도체 제국을 일궜던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부활을 목표로 성장 드라이브를 걸자 오랫동안 시간이 멈춰 있던 이 지역에 ‘반도체 메카’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 일대 땅값도 급등했다. 일본 국토부가 2022년 9월 발표한 표준 지가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들이 밀집한 농촌 마을의 산업용 부동산 가격은 31.6%나 급등했다. 일본 전체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상전벽해는 기업에도 일어났다. 1980~1990년대 ‘전자 제국’으로 일본을 이끈 소니는 한때 ‘침몰’, ‘몰락’을 대표할 만큼 존폐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에는 180도 상황이 바뀌었다. 2003년 3만

    2023.07.10 06:30:02

    턴어라운드 시작한 ‘버블 붕괴의 상징’[기시다노믹스의 힘①]
  • 지구촌 자연재해 최악 전망...경제적 손실은

    올해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에 큰 곤욕을 치를 전망이다. 대형 산불, 이상 고온, 슈퍼 엘니뇨 등 역대급 자연재해가 줄지어 예측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지구온난화의 역습에 전 세계적인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캐나다 전역에서 타오르는 산불 영향에 미국 동부 지역은 오렌지색 연기와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이 때문에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각국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유엔 본부 건물조차 볼 수 없게 된 것은 이런 노력이 실패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이는 럭키 트랜 미국 분자생물학자가 캐나다의 대규모 산불과 이에 따른 미국 전역의 연기 피해 사태를 보고 트위터에 올린 글의 일부다. 실제로 캐나다의 대형 산불로 미국 북동부와 중부 지역의 대기질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졌다. 이 때문에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미국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억 명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대기오염 경보’를 발령했다. EPA는 대기질지수(AQI)가 151 이상일 때 모든 사람의 건강에 안 좋은 수준으로 보고 경보를 내린다. 이에 따라 미국 국민들 중 상당수가 야외 활동을 중지했고,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는가 하면 항공기 운항이 금지되기도 했다.AQI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농도에 따라 대기질을 0에서 500으로 수치화해 녹색→노랑→주황→적색→보라→적갈색 6등급으로 구분한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의 시 정부는 6월 8일 AQI에서 두 번째로 나쁜 보라색(purple) 경보를 발령했다. 보라색 경보는 AQI가 201∼300을 말한다. 연령이나 호흡기 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모

    2023.06.27 18:31:00

    지구촌 자연재해 최악 전망...경제적 손실은
  • 60대 이상 일자리 28만 개 늘었는데 20대는 줄었다

    지난해 4분기 60대 이상 노인 일자리가 28만 개 늘어날 때 20대 이하 청년 일자리는 3만 6000개 줄었다. 임근근로 일자리 증가 폭은 3개 분기 연속 둔화했다.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11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2045만 6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49만 1000개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 일자리가 12만 1000개로 가장 많이 늘었고, 보건·사회복지(7만 8000개), 제조업(7만 2000개) 일자리가 그 뒤를 이었다.다만 일자리 수 증가세는 잦아들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5만 2000개 늘어 201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후 증가 폭은 62만 8000개(2분기), 59만 7000개(3분기)로 둔화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49만 1000개에 그쳤다.증가한 일자리 57.8%가 60대 이상 노인 일자리였다. 지난해 4분기 60대 이상 일자리 수는 28만 4000개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보건·사회복지 일자리가 6만 개 추가됐고 건설업과 제조업 일자리는 각각 5만 6000개, 5만 개 늘었다.반면 20대 이하 일자리 수는 3만 6000개 감소했다.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일자리 수가 줄어든 것이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일자리가 2만 2000개 줄었고 사업·임대, 공공행정 일자리도 각각 1만 6000개, 1만 개 감소했다.기업체 소멸이나 사업축소로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22만5000개였다. 퇴직이나 이직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356만4000개(17.4%), 기업체 생성 또는 사업 확장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71만7000개(13.3%)였다.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2023.05.26 13:43:35

    60대 이상 일자리 28만 개 늘었는데 20대는 줄었다
  • 세계는 미국 디폴트 우려에 긴장하는데 정쟁에 바쁜 美 [정인교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  미국의 연방 정부 부채 증액 협상 타결 불발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1주일 앞으로 다가온 해외 순방 일정을 전격 변경했다. 당초 5월 19~2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세계 주요 선진국(G7)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바로 파퓨아뉴기니와 호주를 방문하기로 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중국 견제 목적으로 결성한 쿼드(미국·호주·일본·인도) 정상회의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G7 정상회의 기간 중에 잠깐이라도 틈을 내 쿼드 정상회의를 대신 여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지만 그만큼 미국 내 사정이 다급하다. 미국의 연방 정부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미 의회는 부채 한도를 정하고 한도 내에서 정부의 국채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행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고 있지만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현재 31조4000억 달러인 부채 한도 증액에는 동의하지만 정부 지출 삭감이라는 조건을 붙이고 있다. 즉 재정 개혁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하원 케빈 매카시 의장 간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재정 적자에도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시장 기능을 중시하면서 현재의 재정 적자는 미래 세대의 부담이고 ‘공짜 점심’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디폴트가 발생하면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미국 경제와 국민이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의 매카시 의장은 연방 정부 부채가 이미 국민총생산(GDP)의 120%로 높고 정부 지출을 당장 줄이지 않으면 얼마 되지 않아

    2023.05.20 06:00:05

    세계는 미국 디폴트 우려에 긴장하는데 정쟁에 바쁜 美 [정인교의 경제 돋보기]
  • 은행 이자가 최소 연 97%…아르헨티나에 무슨 일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살인적인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97%로 인상한다. 과도한 무상복지와 포퓰리즘 정책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8.8% 오르며 199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겉잡을 수 없이 치솟자 정부가 초강수를 두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15일 기준금리를 97%로 6%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3월에 한 번, 4월에는 두 번 올렸지만 치솟는 물가는 잡히지 않는 상황에 다시 한 번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아르헨티나는 코로나19 이후 국민에게 현금 지급을 포함해 각종 보조금과 복지를 늘렸고, 세금은 낮췄다. 재정 적자는 중앙은행에서 돈을 찍어내며 막았다. 시중에 막대한 돈이 풀리자 부작용으로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는 급락하고, 물가는 살인적으로 치솟았다. 정부 재정이 악화한 가운데, 가뭄으로 주요 곡물 생산이 크게 줄었다.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아르헨티나에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쳤다. 역대급 가뭄으로 대두 생산량이 23년 만에 최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례적으로 무관세 식품 수입을 허용하기도 했다.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10번째 국가부도, 디폴트 상황에 직면했다고 본다. 물가와 환율 잡기에 모두 실패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달러 보유량 감소를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결제 확대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금리인상과 외환개입이 상황을 더 악화 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캐나다 싱크탱크 CIGI에서 근무하는 전 아르헨티나 외

    2023.05.19 14:41:04

    은행 이자가 최소 연 97%…아르헨티나에 무슨 일이?
  • KDI, 올해 경제성장률 1.8→1.5% 하향...반도체 수출 부진 영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내다봤다. 올 2월 1.8%의 전망치를 내놓은 데서 3개월 만에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반도체 경기 악화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11일 KDI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3~2024년 국내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가 이번에 발표한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정부, 한국은행이 내놓은 1.6%보다 낮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내놓은 전망치 1.5%와는 동일하다. 앞서 KDI는 지난해 5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가 올 2월 전망치를 1.8%로 내려 잡은 바 있다.  KDI가 전망치를 낮춘 주요인으로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는 전년 대비 10.1% 줄었으며, 그중에서도 반도체는 29.4%가 감소했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경제가 정상화되는 시점은 내년 말께는 돼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우리 경제는 올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되며 1.5% 성장한 후 내년 대외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로 2.3% 성장할 전망이다"라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경기 부진에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KDI는 수출 부진으로 인해 상반기 0.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1.1%)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과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2.1%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정규철 KDI

    2023.05.11 20:03:18

    KDI, 올해 경제성장률 1.8→1.5% 하향...반도체 수출 부진 영향
  • 젊은 세대 위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재정 준칙 [차은영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을 주도하던 반도체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상 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예상보다 중국 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미약하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감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4월 28일 발표한 ‘3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1분기 국세 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세수 감소 규모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세수원이랄 수 있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가 모두 20% 넘게 급감한 것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소득세가 20.1% 줄었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21.9%와 25.4%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2021년도 하반기 유예됐던 세금이 작년 1분기에 납부됐기 때문에 기저 효과를 고려하면 실질적 감소는 14조원 정도에 그친다고 볼 수 있지만 4월부터 연말까지 2022년과 같은 세수를 예상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편성한 예산에 비해 29조원 가까이 부족하게 된다. 특히 하반기 경기가 전망과 달리 좋아지지 않는다면 세수 결손이 훨씬 심각해진다. 정부가 발표한 ‘2022 회계연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채무를 합한 국가 채무는 1067조7000억원을 기록해 최초로 10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관리 재정 수지도 마이너스 117조원으로 역대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다. 국가가 미래에 지불해야 할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잠재적 부채를 고려한 국가 부채는 232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조9000억원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국가 채무

    2023.05.08 06:00:37

    젊은 세대 위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재정 준칙 [차은영의 경제 돋보기]
  •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질서 속 유럽의 선택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  1989년 경제학자 존 윌리엄슨은 경제 개발의 시장 주도적 정책 제언을 지칭하는 ‘워싱턴 합의(Washington Consensus)’라는 용어를 처음 주장했다. ‘워싱턴’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연방정부 등이 모두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기관들이 명시적으로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신흥 경제 국가가 중·장기적으로 경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정책 제언 10가지를 윌리엄슨이 모아 이를 ‘워싱턴 합의’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 제언에는 재정 준칙, 공공 지출의 재조정, 세금 개혁, 금융 자유화, 단일 경쟁 환율 정책, 무역 자유화, 외국인 직접 투자(FDI) 개방, 민영화, 규제 완화, 재산권 보호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제언에 대해 학계는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을 역임한 스탠리 피셔, 앨런 멜저 카네기멜론대 교수 등은 이러한 아이디어에 대체로 찬성했지만 루디 돈부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격렬히 반대했다. 윌리엄슨은 안정적인 제도와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정책이 권고된다며 경제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은 아니라고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경제의 기조가 ‘워싱턴 합의’와 유사한 궤도로 운용된 신자유주의적 정책에서 벗어나 지정학적 고려와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면서 미국 경제 시스템조차 ‘워싱턴 합의’에 부합되지 않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중국 경제의 부상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

    2023.05.01 06:00:03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질서 속 유럽의 선택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 서울 휘발유 가격 ‘1700원’ 돌파, 다시 오름세?

    [숫자로 보는 경제]◆1700원휘발유 가격이 약 5개월 만에 리터당 1700원대로 올라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4월 9∼13일)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10.1원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5주(1702.18원) 이후 처음이다.지난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리터당 30.2원 오른 1631.1원에 판매됐다. 지난해 12월 말 1520원대까지 떨어졌던 휘발유 가격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도 리터당 1534.3원으로 전주보다 13.5원 올랐다. 경유 판매 가격은 지난주까지 20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 이번 주 들어 오름세로 전환됐다. 정부는 휘발유 25%, 경유 37% 유류세 인하 조치를 4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한 상태다. 최근 세입 예산 대비 부족한 세수를 고려하면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해야 하지만 물가가 다시 상승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어 정부로서는 딜레마에 직면한 상황이다.◆9만 명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는 390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상용 노동자는 249만4000명으로 4만5000명 줄어든 반면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는 2만 명 넘게 늘었다. ‘질 나쁜’ 일자리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에서 크게 늘었다. 아르바이트 성격의 청년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숙박·음식점업 청년 취업자 가운데 임시직은 36만5000명, 일용직은 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만7000명, 1만5000명 늘었

    2023.04.22 06:00:06

    서울 휘발유 가격 ‘1700원’ 돌파, 다시 오름세?
  • 적색 경고등 켜진 경제,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이정희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재고 자산 증가로 유동성 부족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2%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68.4%로 전월 대비 2.4%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와 전자 부품 하락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자동차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생산이 늘었지만 전월 대비로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경기 하락에 따른 수요 감소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한국 주요 기업들의 작년 말 재고 자산 규모가 1년 전보다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4일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재고 자산을 공시한 212개 기업의 재고 자산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의 작년 말 재고 자산은 175조516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말(135조3015억원)보다 29.7% 증가한 규모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이번 재고 자산 분석에서는 상품·제품·반제품·재공품이 포함됐고 원재료는 제외됐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종의 재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경제성장률 하락을 상당히 막아준 국가 경제에 효자 역할을 했던 업종이 이제 엔데믹(주기적 유행)과 함께 수요 하락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국회 예산정책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체 27.1%가 한계 기업에 해당한다. 2021년 17.1%에 비해 10%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한국 기업의 상황이 심

    2023.04.16 09:32:32

    적색 경고등 켜진 경제,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이정희의 경제 돋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