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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통화정책 우선순위 재검토해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린 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금리 인상 과정은 숨가쁘고 거칠고 변화무쌍했다. 첫 금리 인상 이후 매 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 폭이 높아지다가 지난해 12월 회의를 계기로 빅스텝으로 낮아지더니 올해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나올 만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 격인 Fed의 통화정책은 곧바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20년 이상 동안 ‘저물가·저금리’ 국면이 몸에 익었던 경제주체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도 혼선을 치렀다. ‘대(大)’자가 붙을 만큼 격변과 혼선을 치른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과연 인플레이션이 잡혔는가’ 하는 점이다.올해 경제 실상이 반영되는 통계가  2월부터 속속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 지표는 여전히 목표치의 3배 이상 높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계기로 우려해 왔던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 즉 거시적으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미시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하고 있다.모든 경제정책 가운데 통화정책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통화정책은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잘 지켜야 한다. 통화정책 목표가 다수일 때는 ‘틴버겐 정리(Tinbergen theorem)’에 따라 목적에 적합한 수단을 가져가야 한다. 정치적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지켜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지난 1년 동안 1980년대 초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금리 인상을 추진했음에도 의도했던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 데는 이 모든 전제조

    2023.03.27 09:56:10

    한은 통화정책 우선순위 재검토해야
  • [Special]장기 금리 딜레마 커져…해결 방안은

    긴축 기조하에서 중앙은행의 정책 딜레마가 심화되고 있다. 경기 과열 혹은 물가 상승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는데, 시장에서 형성되는 채권금리는 동일하게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나 홀로 정책금리’만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를 1%에서 4%로 인상했다고 가정할 때,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효율적으로 거시경제에 영향을 주려면, 전 만기 구간의 금리가 비슷한 폭으로 상승해야 한다.(여기서 시장금리는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한다)3~5년 중기 구간 금리는 주로 회사채 시장에 영향을 주고, 10년 이상 장기 금리는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수요 과열을 진정시키려면 이러한 가계와 기업 같은 민간의 소비를 둔화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 선제적으로 신용 시장(대출 시장)을 긴축시키는 것이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 소비와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통화 긴축 정책의 핵심 메커니즘이다.긴축에도 장기 금리 하락…중앙은행 딜레마 주요국 중에서도 미국처럼 국내총생산(GDP)의 대부분이 가계소비에 의해 결정되는 국가는 장기 금리의 탄력성이 더욱 중요하다. 정책 당국이 의도하는 대로 장기 금리가 영향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책에 역행한 ‘장기 금리 하락’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긴축 시기 & 장기 금리 딜레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때는 20 04~2006년이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긴축을 시행했으나 장기 금리가 변동하지 않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Greenspan’s Conundrum)로 명명되기도 했다.당시 시장과 학계가 내린 결론은 비(非)미국 국가의 ‘미 국

    2023.02.28 08:20:48

    [Special]장기 금리 딜레마 커져…해결 방안은
  • “급할수록 한 걸음 쉰다” Fed의 출구전략 ‘역행적 선택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분석]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올해 3월 미국 중앙은행(Fed) 회의를 앞두고 ‘역행적 선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회의 직전까지 시장의 예상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경우에 따라 양적 긴축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1월 회의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이어 이번에도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쳤다.Fed 기준 충족해야 통화 정책 실시Fed의 역행적 선택론을 이해하기 위해선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의장이던 벤 버냉키가 테이퍼링을 처음 언급한 후 시장에선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2013년 9월 회의에선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일각에선 ‘버냉키 반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출구 전략 등과 같은 통화 정책이 대변화를 모색할 때는 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을 명확하게 예고하고 지켜야 한다. Fed도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출구 전략을 추진할 때 ‘날짜 혹은 일몰 조항 중심’이나 ‘조건 충족 중심’, ‘경제 지표 중심’ 등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금융 위기 이후 출구 전략 추진 과정을 보면 첫째 기준에 따라 1차 양적 완화는 2010년 3월, 2차 양적 완화는 2011년 6월에 시한이 되면서 종료됐다. 둘째와 셋째 기준은 물가 상승률이 2.5%를 웃돌고 실업률이 6.5%를 밑돌 때였다. 2013년 9월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가 나온 것은 두 기준이 모두 충족되지 않아서다.2013년 9월 Fed 회의를 통해 조건 충족과 경제 지표 중심 기준이 재확인됨에 따라 출구 전략이 재추진되기 위해선 물가와 고용 목표에 도달해야만 한다. 그중 물가 목표는 수요 견인과 비용 면에서 상

    2022.03.22 17:30:10

    “급할수록 한 걸음 쉰다” Fed의 출구전략 ‘역행적 선택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분석]
  • Fed, ‘잭슨홀 미팅’ 이후 통화정책 향방은

    매년 8월이면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증시 등 시장 참여자, 그리고 재테크 생활자들의 이목이 미국의 작은 휴양 도시인 와이오밍주로 몰린다. 중요한 고비 때마다 미국 중앙은행의 새로운 통화정책 방향이 모색됐기 때문이다.올해 잭슨홀 미팅의 최대 의제이자 관심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테이퍼링 추진 시기와 방향이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여부다.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 무역수지 등 각종 경제지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여부를 가장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표적 변수는 ‘통화량’이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처럼 위기 국면일 때에는 돈을 많이 풀고 최근처럼 극복되기 시작하면 돈의 공급을 줄여 나가는, 즉 테이퍼링을 추진하기 때문이다.지난 4월 소비자물가(CPI) 쇼크 이후 말이 많았던 ‘테이퍼링’이 6월 Fed 회의에서 가닥이 잡힌 후 7월 회의에서 재확인됐다. 가장 궁금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위기 발생 4년 만에 거론됐던 테이퍼링이 코로나19 사태 때는 1년 만에 거론된다는 점이다.금융위기는 유동성 위기, 시스템 위기, 실물경기 위기 순으로 극복해야 한다. 위기 극복 3단계 이론으로 볼 때 금융위기는 시스템 위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사전에 예고돼 초기 충격이 작은 반면, 시스템 위기를 극복해야 실물경기 회복이 가능해져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금융위기를 맞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돈이 적게 풀렸는 데도 2013년에 가서야 테이퍼링이 처음 거론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반면에 뉴노멀 디스토피아의 첫 사례에 해당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초기 충격이 큰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2021.07.26 13:01:10

    Fed, ‘잭슨홀 미팅’ 이후 통화정책 향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