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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금리 인상에 엔화예금 비중 확대…“점진적인 정상화로 급격한 엔화 절상 어려워”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엔화 강세 전환 기대가 부풀고 있다. 국내에서도 엔화예금 비중이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상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큰 폭의 엔화 절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일본은행은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 왔는데, 이번에 0.1%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이번 정책으로 일본이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 만에 탈출하게 되면서 통화정책 전환 기대도 커지고 있다.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통화 종류별로 미국 달러화(778억7천만달러)가 25억3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엔화(98억6000만달러)·유로화(60억7000만달러) 예금은 각 4억6000만달러, 1억8000만달러 늘었다.엔화 예금 비중은 10.3%로, 지난 2012년 6월말 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엔화 예금이 1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특히 엔화 예금의 경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엔화 강세 전환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하지만 이번 정상화로 큰 폭의 엔화 절상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의 정상화는 분명한 엔 절상 요인”이라면서도 “하지만 정상화가

    2024.03.19 15:06:59

    일본 금리 인상에 엔화예금 비중 확대…“점진적인 정상화로 급격한 엔화 절상 어려워”
  • 원·엔 환율, 8년만에 800원대 진입... 엔저 지속될까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19일 오전 8시 23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이다.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원·엔 환율은 800원대를 터치한 뒤 소폭 올라 100엔당 900원대 초반 흐름을 보이고 있다.미국과 유럽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만 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상태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했다.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2023.06.19 10:19:49

    원·엔 환율, 8년만에 800원대 진입... 엔저 지속될까
  • 새길 찾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신임 총재[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1882년 일본은행 설립 이후 최장수 총재였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퇴임하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취임했다. 최대 관심사는 지난 10년 국제 금융 시장에 한 획을 그은 아베노믹스, 즉 엔저를 통한 수출 진흥과 경기 부양 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엔저 기반으로 성장한 ‘아베노믹스’아베노믹스의 뿌리는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동산 거품 붕괴와 함께 불어닥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팍스 재펜시아’까지 꿈꿨던 일본 정책 당국은 크게 당황했다. 정책 대응도 ‘대장성 패러다임’과 미에노 패러다임’을 놓고 엇갈렸다. 전자는 ‘엔저와 수출 진흥’으로 상징되지만 후자는 ‘물가 안정’으로 대변된다.    일본 경제는 내수 부문의 활력을 되찾아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탈피하기 어려운 고질병을 갖고 있다. 내수 부진이 인구 고령화 진전, 높은 민간 저축률 등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재정 여건도 크게 악화돼 1990년대처럼 정부가 민간 수요를 적극적으로 대체해 촉진하는 데도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됐다.    내수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경제 여건 이상으로 강세를 보이는 엔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야 가능하다. 자민당이 1990년 이후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것은 미에노 야스오 전 일본은행 총재가 고집스럽게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비타협적 통화 정책이라고 본 것도 이 때문이다.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가 재집권하자마자 엔저를 통해 성장을 지향하는 구로다 하루히코 당시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전격적으로 영입

    2023.04.18 06:00:01

    새길 찾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신임 총재[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엔저는 일본에 축복인가 저주인가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도쿄에 있는 제약 회사 사쿠마제과는 1월 20일 문을 닫았다. 일본인들이 아쉬움의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는 114년의 역사가 끊기게 됐다는 사실뿐만이 아니다. ‘사쿠마식 드롭스’라는 이 회사의 대표 상품 때문이다.지브리스튜디오가 1988년 발표한 애니메이션 ‘반딧불이의 묘’에 등장한 바로 그 상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의 공습으로 엄마를 잃고 배고픔에 허덕이던 열네 살 오빠 세이타와 네 살 여동생 세츠코가 차례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의 작품이다.‘반딧불이의 묘’에서 사쿠마식 드롭스는 중요한 소품으로 사용된다. ‘1945년 9월 21일 나는 죽었다’로 시작되는 첫 장면에서는 숨이 끊어진 세이타가 먼저 죽은 여동생의 화장한 뼈를 간직한 도구였다. 부스러기만 남은 사탕 통에 물을 섞어 마시고 “정말 맛있다”며 기뻐하는 장면은 세계인을 울렸다.사쿠마제과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엔저로 인한 경영 악화’를 폐업의 이유로 들었다. 원자재 값 상승의 부담을 엔저가 증폭시키면서 지난 2월까지 일본의 무역 적자는 19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 갔다. 지난 1월 무역 적자는 3조4996억 엔으로 사상 최대였다. 엔저로 문 닫은 114년 역사의 사쿠마제과 일본의 서민들도 고통스럽다. 지난해 실질 임금 상승률은 마이너스 0.9%였다. 월급이 찔끔 올랐어도 물가가 더 뛰어 실제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는 뜻이다. 일본의 실질 임금은 작년 12월까지 7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그런데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엔저는 일본 경제 전체로 봐서는 플러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엔저는 일본에 축복인가, 저주인가&

    2023.04.14 06:00:03

    엔저는 일본에 축복인가 저주인가 [글로벌 현장]
  • 일본 대규모 금융 완화의 세 가지 부작용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일본인들이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즐겨 먹는 된장 고등어 통조림. 전날 공장에서 출고된 통조림 값은 300엔인데 3개월 전에 만들어진 통조림 값은 100엔, 6개월 전의 통조림 가격은 200엔이라고 가정하자.통조림 회사는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할까. 소비자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조일이 불과 3개월 다를 뿐인데 가격 차가 3배나 되는 통조림과 이 통조림을 만든 회사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가격이 뒤죽박죽인 통조림 가격은 대규모 금융 완화 10년째를 맞아 부작용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일본 금융 시장을 상징한다.2013년 3월 취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한 달 뒤인 4월 대규모 금융 완화를 시작한 지 10년을 맞았다. 이례적인 금융 정책을 장기간 펼치면서 일본에서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월 회사채 발행액이 ‘제로’인 이유일본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대규모 금융 완화의 부작용을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작년 12월 20일 일본은행은 국채 수익률 곡선 왜곡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 금리의 변동 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정이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깜짝 결정’을 내린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만기가 더 짧은 국채 금리가 만기가 긴 국채 금리보다 높은 국채 수익률의 왜곡 현상은 여전하다. 8~9년(잔존 만기) 만기 국채의 금리(0.6%)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0.5%)를 웃돌고 있다. 2월 21~22일에는 이틀 연속 10년 만기 금리가 상한 폭인 0.5%를 넘어섰다. 수익률 곡선 왜곡은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은 가운데 일본은행이 통제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만 0.5%에 묶여 움푹 꺼져 있는 모습을 말한다. 일본

    2023.03.24 06:00:19

    일본 대규모 금융 완화의 세 가지 부작용 [글로벌 현장]
  • ‘깜짝’ 금융 완화 축소에 나선 일본은행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일본의 기준금리는 두 가지다. 기준금리를 두 가지로 운영하는 중앙은행은 흔하지 않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물가가 안정적으로 오르도록 통화량을 조절해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시장에 돈을 얼마나 공급할지를 결정하는 수단이 기준금리다.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기준금리를 운영한다. 단기 금리를 중앙은행이 결정하면 만기가 긴 국채의 금리는 시장에서 점점 올라가는 형태로 결정된다.만성 디플레이션(물가 침체)에 신음하는 일본은 이 원리가 통하지 않는다. 물가를 올리려면 시장에 돈을 많이 풀어야 한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돈을 많이 푸는 정도가 아니라 쏟아붓기 위해 단기 금리를 아예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 그랬더니 장기 금리도 꺾여 버리고 말았다. 일본 금융 시장의 혼란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나이를 바로잡기 위해 일본은행이 내놓은 대책은 장·단기 금리 조작(수익률 곡선 통제·YCC)이다. 국채 수익률 곡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중앙은행이 단기 금리뿐만 아니라 장기 금리도 중앙은행이 잡아 주는 방식이다.일본의 기준금리가 단기(현재 연 -0.1%)와 장기(현재 연 0±0.5% 정도) 등 두 가지로 구성되는 이유다. 최근 일본 금융 시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혼란의 원인은 이 장·단기 금리 조작에서 비롯된다. 장·단기 금리 조작의 부작용이 터져 나온다는 것은 2013년 4월 이후 10년 동안 이어져 온 일본의 통화 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뜻이기도 하다.지난해 12월 20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47명의 이코노미스

    2023.03.03 06:00:20

    ‘깜짝’ 금융 완화 축소에 나선 일본은행 [글로벌 현장]
  • 일본은행은 언제까지 일본 경제의 ‘방파제’일까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1000조 엔(약 9800조원) 규모인 일본 국가 부채의 절반을 일본은행이 사들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정부의 자회사다.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일본은행에서 빌려 막으면 된다.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적극적으로 경제 대책을 펼쳐야 한다.”올해 7월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5월 9일 오이타현의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법적으로 독립성을 인정받는 일본은행을 ‘정부 자회사’라고 표현한 것이 논란이 됐다. 아베 전 총리도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비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베 전 총리가 펼친 논리를 들어 일본은 걱정이 없다고 믿는다.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56%까지 늘었지만 부채의 절반 이상을 일본은행이 갖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일본은행이 자회사라 돈을 또 찍어 내면 된다는 것이다.혹 일본은행이라는 방파제가 무너져도 2021년 말 2000조 엔이 넘는 일본 가계의 금융 자산이 있어 괜찮다고 한다. 일본이 부도 위기에 몰려도 갚을 빚은 총 1000조 엔 남짓이다. 2000조 엔의 금융 자산을 가진 일본인들이 국채를 사줄 테니 끄떡없다는 믿음이다.  일본의 최대 채권자는 일본은행아베 전 총리의 발언대로 일본은행은 일본 정부의 최대 채권자다. ‘아베노믹스’를 주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3월 말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 가운데 일본은행의 보유 비율은 13%였다. 올해 3월 말 일본은행의 보유 비율은 43%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일본은행은 올해 6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6조2000억 엔의 일본 국채를 매입

    2022.10.20 06:00:02

    일본은행은 언제까지 일본 경제의 ‘방파제’일까 [글로벌 현장]
  • 일본의 ‘나 홀로 금융 완화’…‘나쁜 엔저’ 현실로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달러당 엔화 가치가 연내 130엔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엔저(低)’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나 홀로 금융 완화’가 엔화 추락의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하지만 일본은행이 금융 정책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월 18일 시장 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긴급 설문 조사에서 5명이 올해 엔화가 달러당 13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경제가 미국 9·11 테러의 여파로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은 2002년 1월 환율이 달러당 135엔을 기록한 이후 2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은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일본의 경상수지 악화의 여파로 올해 엔화 환율이 달러당 122~130엔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원자재 값 급등 체감하는 일본 국민들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스즈키 준이치 일본 재무상은 4월 15일 기자 회견에서 “기업이 원재료 값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임금 인상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엔화 약세는 ‘나쁜 엔저’”라고 말했다.통화 당국 최고 책임자가 환율 수준을 이처럼 직설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은 상대국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통화 당국자들은 환율의 수준이 아니라 속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일본 내부에서는 스즈키 재무상이 ‘현 상황을 제대로 짚었다’는 공감대를 얻고 있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철강연맹 회장(일본제철 사장)은 3월 말 기

    2022.04.28 17:30:12

    일본의 ‘나 홀로 금융 완화’…‘나쁜 엔저’ 현실로 [글로벌 현장]
  • 일본이 푼 엔화로 중국만 고성장...아베노믹스의 역설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대국굴기(중국의 패권주의)의 자금줄이었다.’최근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아베 전 총리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아베가 시진핑의 전주였다’거나 ‘중국이 일본의 등골을 빼내 부자가 되고 있다’는 주장도 그중 하나다.중국의 급부상에 가장 곤란한 나라가 이웃 일본이다. 중국에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지위를 내주면서 세계 시장을 속속 뺏기고 있는 데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주도권도 넘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하는 데 종잣돈을 댄 인물이 바로 아베’라는 믿기 힘든 주장이 일본의 일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은 최근의 엔화 가치 하락과 관계가 있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엔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인물이 바로 아베 전 총리이기 때문이다. MMT 이론 안 먹히는 일본아베 전 총리는 2012년 12월 집권하자 아베노믹스에 착수했다. 일본 정부는 연간 수십조 엔씩 국채를 발행해 재정 확장 정책을 펼치고 일본은행은 이차원 금융 완화 정책을 실시해 물가 상승률이 2%에 도달할 때까지 무제한 자금을 풀었다. 아베 전 총리가 엔저를 유도한 것은 수출 기업의 실적을 개선함으로써 노동자의 임금과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개인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증가해 일본이 지긋지긋한 20년의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하지만 무제한 양적 완화를 10년 가까이 실시했는 데도 일본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그 사이 ‘잃어버린 20년’은 ‘잃어버린 30년’

    2022.02.23 17:29:02

    일본이 푼 엔화로 중국만 고성장...아베노믹스의 역설 [글로벌 현장]
  • 최장수 일본은행 총재 탄생했지만…위상에 비해 성과는 미흡[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구로다 하루히코(79) 제31대 일본은행 총재가 9월 29일 일본은행 139년 역사상 최장수 총재가 됐다. 1946년 6월~1954년 12월까지 재임한 이치하다 히사토 총재의 3115일 기록을 70여 년 만에 다시 썼다. 역대 31명의 일본은행 총재 가운데 5년의 임기를 연임한 인물은 구로다 총재가 셋째다. 내년 4월까지인 임기를 모두 채우면 일본은행 역사상 유일하게 재임 기간이 10년을 넘긴 총재가 된다. ‘역대 최장수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는 일본 헌정 사상 최장기 정권(7년 9개월)이었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내각과 이를 계승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유산이다. 10년 가까이 일본의 통화 정책을 주도하며 일본은행의 존재감을 부각시켰지만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주식회사 일본’ 최대 주주로구로다의 일본은행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자본 시장의 큰손이 됐다. 작년 말 기준 일본은행의 ETF 보유액은 51조5093억 엔(약 551조원)으로 약 1년 만에 20조 엔 가까이 늘었다. 도쿄 증시 1부의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를 넘었다. 47조 엔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일본 공적연금(GPIF)을 제치고 ‘주식회사 일본’의 최대 주주가 됐다.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주식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곳은 일본은행이 유일하다. ‘주가 정권’이라고 불릴 정도로 증시에 민감했던 아베 전 일본 총리 내각이 2012년 12월 집권 이후 부양책을 강화한 결과다.올 3월 말 일본은행의 자산은 714조 엔으로 구로다 총재 취임 이후 5배 이상 급증했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3배에 달한다. 일본·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 4대 중앙은행 가운데 총자산이

    2021.10.09 06:00:18

    최장수 일본은행 총재 탄생했지만…위상에 비해 성과는 미흡[글로벌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