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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비만의 상관관계[몸의 정치경제학]
건강 염려증 4과학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무지개는 신의 계시도, 천상으로 가는 다리도 아니다. 대기 중 수증기에 빛이 굴절돼 나타나는 프리즘 효과일 뿐. 과학이라는 실증주의 해설에 충실한 사람들은 이 건조한 정의를 신봉할 것이고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초자연의 상서로운 메시지로 수용할 터다.이렇게 해석틀 혹은 세계관은 사물과 현상을 가공해 주관적 현실로 산출한다. 그래서 인간사에는 절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대신 차이와 대립이 그 자리를 채운다. 여성가족부 폐지, 무슬림 사원 건립, 트랜스젠더 그리고 비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해석틀을 지니느냐에 따라 그 해법 또한 확연히 달라진다.◆비만에 대한 4가지 해석틀A 군은 비만이 ‘라이프스타일과 개인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B 양은 ‘생물학적 혹은 유전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A 군은 당사자의 의식과 생활 습관 개선에 집중할 것이고 반면 B 양은 의학적 처방과 치료를 권할 것이다.A 군의 두 친구 A-1과 A-2가 있다. 이들은 ‘라이프스타일과 개인 의지의 문제’라는 공통된 인식에도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서 충돌한다. A-1은 그것이 당사자들의 책임이니 ‘비만 낙인’이나 직간접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반면 A-2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신체는 존중받아야 하며 과체중을 사회적 문제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더 위협적이라고 본다. 나아가 개인들에게 억지로 변화를 강제하거나 의료적 치료를 권하는 것은 다원주의 사회의 원리를 거스르는 인권 침해라고도 주장한다.비만을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B 양의 두 친구들도 시각이 갈린다. B-1과 B-2 모두 비
2023.02.20 10: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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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팬데믹, 비만…괴담과 통계 사이[몸의 정치경제학]
건강염려증 3코로나19의 공포에서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유행)의 정점에서는 별별 ‘카더라’와 신화들이 난무했다. 동물의 기생충 약으로 쓰이는 이버멕틴(ivermectin)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설(說)부터 아연·비타민D·소금물심지어 표백제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주장까지, 오만 억측이 코로나19 만큼이나 창궐했다. 공포는 괴담의 산실. 진(眞)과 위(僞), 이성과 미신, 정보와 유언비어 사이의 벽을 가볍게 허문다.그래서 코로나19와 비만의 상관관계를 접했을 때 또 다른 낭설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비만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2~3배로 늘어난다(CNN, 2021년)”, “백신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가디언, 2021년)”, “증상이 더 심각해지고 사망률도 높아진다(CDC, 2021년)”는 경고의 강도는 점점 높아만 갔다. 여기에 가세한 것은 팬데믹 기간 중 재택근무, 외부 활동 위축, 배달 음식 급증으로 과체중과 비만이 세계적으로 늘었다는 외신 기사들이었다.이들 뉴스의 공통점은 비만이야말로 코로나19 사태보다 더 본원적인 의료 재앙이라는 긴장된 어조였다. 정말 그럴까. 평소 비만에 대한 경고를 신체 강박증의 부산물쯤으로 여긴 것이 거대한 오판이었다는 말일까. 비만이든 하위급인 과체중이든 신체 투입 열량과 발산 열량 차이에서 발생하는 칼로리 ‘흑자’ 정도로 여겨서는 큰 봉변이라도 겪게 되는 것일까. 우량과 비만 사이사실 비만이란 용어에 긴장감이 응축된 것도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요즘 기준상 비만으로 인식되는 체형 소지자를 대할 때 이전에는 ”건강해 보인다”, “후덕해 보인다&rdquo
2023.02.13 14: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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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스트레스 자체가 비만의 위험요인
[한경 머니 기고 = 윤대현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정신의학과 교수] 코로나19 시기, 운동량은 줄고 집술과 함께 배달음식을 즐기다 보니 내장지방은 증가하고, 그래서 연초에 강력한 건강 행동 되찾기 계획을 세웠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우울하다는 고민을 자주 접한다. 봄이 한창이고 곧 여름이 다가온다.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 행동을 향한 변화를 꾀하나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자신을 너무 탓하지 말고 작은 계획부터 실천하는 것을 권한다. 큰 계획은 뇌에 짜릿함을 주어 실패의 경험이 있어도 다시 큰 계획을 세우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헛된희망증후군’이라 부른다. 큰 계획이 주는 쾌감에 대한 일종의 중독 행동이다. 팩트 체크를 한다면 ‘매일’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운동을 하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로 시작해 성공 경험을 느끼며, 점차적으로 목표 수준을 올리는 것이 행동 변화에는 효과적이다. 좀 다른 결의 고민인데,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데도 내장지방이 떠날 생각을 안 한다는 하소연을 듣는다. 단순 공식으로 보면 운동을 많이 하면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한 것이니 똑같이 식사량을 유지하고 있다면 내장지방이 줄어야 한다. 그런데 왜 반갑지 않은 이 녀석은 나를 붙들고 있는 것일까.운동에 관한 최근 연구를 보면 몸의 반응이 단순치 않다. 현재도 ‘수렵·채집’으로 살아가는 한 아프리카 부족의 운동량은 하루 평균 14km라고 하는데, 운동량이 훨씬 적은 도시인과 비교해 평균 에너지 소모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운동한 만큼 비례해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한다는 상식이 반드시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라톤을 지
2022.05.31 09: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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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수면장애, 건강 적신호 만든다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는 몸의 환경독소를 내뿜고 영양결핍 등 통합적인 방어막을 손상시켜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몸의 기관=컴퓨터 체계, 서로 통신해야우리 몸에는 컴퓨터 운영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하는 항상성 조절 시스템이 있다. 이는 마음-자율신경-호르몬-성장인자-사이토카인 등을 이용해 혈압, 당, 체온, 재생, 면역 등 항상성을 조절한다. 항상성 조절 시스템에서도 세포, 기관들 사이에 통신(communication)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 신체는 무수한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여러 세포들이 세포언어, 생명 암호들로 정보를 전달하면서 생명 현상을 유지한다. 우리 몸은 호르몬계, 신경계, 면역계, 재생 시스템 등의 통신이 정상적으로 유지돼야만 7코어 치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이 과정에서 영양결핍, 염증, 활성산소, 독소 등에 의해 방해받으면 구조가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통신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인슐린저항성, 렙틴저항성, 자율신경실조증, 갑상선기능장애, 면역불균형 등 몸의 불균형이 발생한다.우리 몸 내부에서의 서로 간 통신도 중요하지만 호르몬, 자율신경의 불균형은 우리에게 계속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즉, 불면이나 식후 허기, 지속적인 운동에도 체중 증가, 야뇨증, 감정조절 불능, 기침, 소화불량, 기립성저혈압, 알레르기, 과민성장증후군 같은 현상으로 우리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 소통을 원하는 것이다. 소통이 안 되고 신호를 무시하면 만성질환을 유발한다. 스트레스, 면역력이 떨어지는 증상은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은 안전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당과 단백질의 소모를 가속시킨다. 이로 인해 비만, 고혈압, 발기
2021.08.30 11: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