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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사랑하듯 소통하라

    소통을 많이 하면 갈등이 줄어야 할 것 같은데, 꼭 그렇지도 않다. 소통 기술에 대한 수많은 조언이 존재한다는 것은, 소통에 정답이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얼마 전 상담했던 분에게 들었던 ‘짝사랑 연습’에 관한 말이 가슴에 남아 한경 머니 독자들에게 소개한다.짝사랑 연습 소중한 사람에게 사과할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꽤 자주 찾아온다. 이때 상대방이 잘 받아주지 않으면 난감해진다. 대표적인 경우를 들면 “충분히 사과했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과거 이야기를 꺼내며 화를 내는 경우에 어찌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이다.이런 고민에는 “용서란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 예를 들면 10만큼 잘못했으니 10만큼만 사과하면 상대방이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보통은 그 이상 사과해야 상대방 마음에 미안한 마음이 먼저 찾아오고 다음에 용서가 일어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답변한다. 여기서 상대방의 미안한 마음은 ‘저렇게까지 용서를 구하는데 내가 너무 매몰차게 몰아붙이고 있나’ 같은 감정이다.그래서 ‘이렇게까지 사과했는데도 너무한 것 아니야’라고 느끼는 시점이 역설적으로 화해에 가까워진 시점이라 조언한다. 이때 너무하다 싶은 감정으로 상대방에게 짜증을 낼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앞선 수고가 물거품이 된다.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억울한 감정이 들 때 ‘이제 곧 화해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 버티며 더 적극적으로 용서를 구하라고 이야기한다. 가끔은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받는다. 그건 상대방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다. 상대

    2024.02.27 15:53:27

    짝사랑하듯 소통하라
  • 번아웃이 온 구성원을 위로하는 리더

    “어떻게 하면 마음이 지친 번아웃 상태의 구성원을 잘 위로해줄 수 있을까”란 리더의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위로를 전달할 수 있다”고 우선 답한다. 말 이전에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테이 인터뷰’도 중요하다“나는 번아웃 된 적이 없다. 스트레스도 즐겨라.” 이런 말을 기관장이 회의에서 한다면, 직원들의 표정이 어떨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상대방의 지친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꿔주고픈 동기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조급한 해법 제시는 오히려 역작용이 나기 쉽다. 솔루션을 먼저 제시하는 것보다는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소통 능력을 과신하고 자신감에 차 위로를 전달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저항감이 생기고 마음이 더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 워낙 문제를 분석하고 빠르게 해결하는 데 훈련이 돼 있다 보니 쉽지 않다. 소통을 위한 질문도 내용이 부정적일 때가 많다.퇴직률 증가는 회사의 큰 고민이다. 퇴직의 이유를 분석하려는 ‘퇴직자 인터뷰(exit interview)’는 문제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치중하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고,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중요한데 놓칠 수 있다.남아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스테이 인터뷰(stay interview)’도 퇴직자 인터뷰와 같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정보도 얻고 조직 로열티 상승 등 심리적 유익도 얻을 수 있다. 스테이 인터뷰를 진행할 때 우선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격려하고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정적

    2024.01.29 15:10:05

    번아웃이 온 구성원을 위로하는 리더
  • 행복의 회복탄력성

    새해를 ‘해피’하게 보내기 위해선 ‘리질리언스’ 즉, 회복탄력성이 잘 작동돼야 한다. 180도 말고 1도만 바꿔도‘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이 밝았다. 새해가 찾아오면 ‘신년 운세’가 궁금해진다. 현재 삶은 팍팍하지만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의 한 경영 잡지에서 독자들에게 지난해의 핵심 키워드를 물었을 때 ‘회복력(resilience)’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강력한 압박 속에서 한 해를 보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회복력의 의미가 용수철처럼 ‘제자리로 되돌아온다’에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화’하며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심리적 스트레스 또는 사회적 재난 상황에 처했을 때 기존 상태로 정상화되는 것을 넘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회복력의 어원은 ‘다시 뛰어오른다’는 뜻의 라틴어 ‘리실리오(resilio)’라 한다. 그래서 올해 새해 덕담은 ‘해피 뉴 이어 앤 뉴 리질리언스(Happy New Year and New Resilience)’로 하고 있다. ‘해피’하기 위해선 ‘리질리언스’ 즉, 회복탄력성이 잘 작동돼야 한다는 뜻에서다. 듣고 싶은 신년 덕담이 무엇인지 질문하면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다’는 답이 대세이긴 하지만 ‘1도만 프레임의 각도를 틀어보자’는 덕담을 드려본다. 여기서 프레임은 ‘자신에 대한 평가 스타일’이다. 자신에 대한 평가 스타일이 1도라도 긍정적 방향으로 틀어질 때 회복탄력성이 좋아진다. 의학 영역에서 일하고 있지만 가끔은 ‘미래 운세’ 분야에서 일하

    2023.12.26 13:49:18

    행복의 회복탄력성
  • 당신은 예민한가요

    작은 일에도 감정과 생각의 반응이 강하면 불편하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무뚝뚝한 것도 답답할 수 있다. 중간 정도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주변을 돌아봐도 중간이 잘 없다. 매우 섬세한 사람 자녀가 ‘상담’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데 타인의 고통을 너무 깊이 받아들이는 편이라 걱정이란 고민을 들었다. 실제로 공감은 상담의 핵심 요소지만, 과도하면 상담 피로도 크고 상담 받는 사람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과정도 어렵게 한다. 공감 능력에 장단점이 함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학생이 “ADHD,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당연히 마음에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퍼포먼스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필요할 경우 치료하면 되는 것이고, 스스로를 진단명에 묶어 한계를 두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미래 확장 가능성을 가둘 수 있다”고 답했다. 산만하고 싫증을 잘 내는 특징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멀티 태스킹이 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울이란 감정도 불편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마음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강력한 에너지다.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것. 퍼포먼스 측면에서 예를 든다면 자기 성찰이 앞서지 않는 훌륭한 창조적 활동은 기대하기 어렵다. 의학적 증상은 당연히 현대 의학이란 무기를 활용해 필요하면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내 심리적 특징이 동시에 갖는 장단점 또는 이중적 측면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 개인마다 타고난 특별함이 있는 것은 ‘신경적 다양성(neuro-diversity)’이 우리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5명 중 1명 정도로 추정되는 ‘매우 섬세한 사람(Highly Sensitive Person·HSP)’이다.

    2023.11.27 16:03:42

    당신은 예민한가요
  • 거짓말은 왜 반복될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짓말에 큰 반감을 가지고 있다. 거짓말이 신뢰를 망가트리고, 관계를 무너트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반복한다. 하얀 거짓말은 괜찮을까 거짓말은 타인과 조직에 해를 줄 수 있고 들통 났을 땐 관계와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나쁘지만 흔한 게 거짓말이기도 한데, 하루에 한 사람이 2회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는 통계도 있다. 평균이 그렇다는 것이고 대부분은 정직한 소통을 위해 애쓰고 약 20% 정도의 사람이 80% 이상의 거짓말을 생산한다고 한다.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 중엔 병적으로 거짓말의 쾌감을 즐기는 경우가 있다. 거짓말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남을 속이는 걸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거짓말이 통한 것에 우쭐해져 주변에 자랑하기도 한다. 근처에 있으면 좋지 않은 유형의 사람이다. 거짓말이 나쁜 것이긴 하지만 간단한 인지 과정은 아니다. 실제로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의 경우 지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자기를 속이는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스스로도 속이는 것으로 돼 있다. 타인을 설득하는 것보다는 나를 설득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나를 속이고 나면 그다음에 타인에 대한 설득은 내 머릿속에서는 거짓이 아닌 셈이다. 일시적 망상 상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쾌감보다는 감정적인 불안감에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면 직장 상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면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거짓 보고를 하는 경우다. 조직이 진실을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면

    2023.10.27 13:59:14

    거짓말은 왜 반복될까
  • 소통을 잘하는 노하우

    소통을 더 효과적으로 하는 노하우. 더 칭찬하고 더 기다리기. 고민 상담 내용의 9할은 관계의 문제이고, 관계 갈등의 9할은 소통의 문제다. 그리고 소통 관련 고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나 상대방을 설득하고 더 나아가 행동 변화까지 바랄 때는 더 쉽지가 않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청난 솔루션을 답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조금 뻔해 보여도, 막상 우리가 잘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솔루션이 있다. 그중에서 최신 연구에서도 여전히 소통의 효과적인 키워드로 언급되는 것 중 2개를 꼽아본다면 ‘칭찬’과 ‘전략적 침묵’이다. 칭찬 없는 조언은 튕겨 나간다 은사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는 한 제자의 고민을 접한 적이 있다. 그 제자는 학위를 마치고 평소 존경하는 은사님께 해당 분야의 문제와 개선점에 관한 의견을 드렸다고 한다. 하지만 기특하게 생각하실 줄 알았던 은사님이 언짢아 하는 얼굴이라 당황했다고 한다. 더 속상한 것은 다른 자리에서 자신을 ‘버릇없다’는 등 비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우리 마음은 논리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좋은 뜻으로 한 이야기가 오히려 상대방에겐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키워 놓았더니 본인이 잘나서 된 줄 알고 고마워하지 않는다’와 같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위협감을 느끼면 ‘자아 방어’ 기능이 작동되면서 타인의 의견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자동으로 닫히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 비판이 오고 가는 파이프라인이 막혀 개인이나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위협을 느낀다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스스로에

    2023.10.06 12:18:31

    소통을 잘하는 노하우
  • 윤 대통령 "국민 정신건강 위해 732억원 추가 투입"

    윤 대통령 "국민 정신건강 위해 732억원 추가 투입"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3.08.29 15:41:43

    윤 대통령 "국민 정신건강 위해 732억원 추가 투입"
  • 시간 빈곤감, 무엇으로 채울까

    밸런스 게임을 해볼까 한다. 복잡한 현실에서 당신을 탈출하게 해줄 공항 사진과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반려견의 사진 중 어디에서 더 힐링이 느껴지는가. 시간 빈곤감 바쁜 것이 곧 성공은 아니지만, 대체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중에 한가한 사람은 드물다. “그 친구는 잘나가서 만날 수가 없어” 같은 말엔 친구가 성공해서 기쁘기도 하지만, 보기 힘들어지니 섭섭한 마음이 담겨 있다. 성공은 했는데 친구와의 우정은 옅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성공이 곧 행복이라 믿고 시간을 다투며 열심히 살아가는 중에 불쑥 찾아온 ‘시간 빈곤감(time poverty)’에 우울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시간 빈곤이란 일주일 168시간 중에 개인 관리와 가계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뺀 시간이 주당 근로시간보다 적을 경우를 의미한다. 시간 빈곤의 느낌은 삶의 만족감과 긍정성, 마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더불어 창의성, 업무 능력, 인간관계의 질마저 떨어뜨린다는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시간 빈곤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여유 시간을 많이 확보하면 ‘시간 부자’가 되는 것일까. 아쉽게도 우리의 마음은 그렇게 간단하게 설계돼 있지 않다. 사업 스트레스에 힘들고 시간 여유가 없어 사업체를 정리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경제적 여유까지 갖췄다면 제2의 삶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물리적 시간 빈곤감에선 벗어났는데 삶의 만족도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텅 빈 시간 속에 오히려 심리적 빈곤감을 더 느낀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까지 찾아온 사례도 접했다. 시간 여유가 생기니 막상 무엇을 할지 막막해

    2023.08.29 15:07:33

    시간 빈곤감, 무엇으로 채울까
  • 힐링 부자가 되려면

    힐링을 잘하면 삶의 만족도와 일의 성과가 증가하지만, 잘못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메타 의사소통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아내가 이혼을 요구해 고민 중이라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면 “설마 이혼하자고 답하신 건 아니죠?”라고 되묻는다. “고민하고 있다” 정도로 답하면 일단 다행이다. 보통 ‘이혼하자’는 말은 ‘너무 속상하다’는 감정을 강하게 표현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소통을 하다 보면 상대방의 진심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될 때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표면적인 소통의 메시지와 ‘메타 의사소통(meta communication)’이 주는 메시지가 다를 때다. 뉘앙스나 표정 등이 메타소통의 예다. 앞서 말한 경우처럼 ‘이혼하자’는 말은 정말 헤어지자는 뜻이 아닌, ‘이혼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으니, 반성하고 행동을 바꾸어줘’가 실제 하고 싶은 말일 수 있다. 얼마 전 메타소통과 관련해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다. 한 기업에 새로 취임한 최고경영자(CEO)가 리더 회의에서 “앞으로 저녁 8시 넘어서까지 직장에 절대 남아 있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발언 이후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리더 대부분이 저녁 8시경 주차장에서 서로 만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고 한다. CEO의 이야기가 ‘이중 구속(double bind)’의 소통이 된 셈이다. 이중 구속은 상반된 이중 메시지가 전달돼 혼란을 주는 경우라 할 수 있는데, CEO의 이야기가 ‘일과 삶의 균형을 챙기라’는 메시지 같지만 동시에 ‘8시 전에는 퇴근하지 말라’는 메시지로도 들리는 상황인 것이다. CEO의 진심이 앞의 메시지였다면 잘못된 메타 의사소통으로 모두가 황당해진 상황이다.‘힐링’이 일하라

    2023.07.26 16:39:32

    힐링 부자가 되려면
  • '여름 우울' 극복하기

    날이 더워지니 ‘여름 우울’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름 우울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우선 날씨 탓이다. 강한 햇빛과 뜨거운 온도, 장마철의 축축한 습도가 뇌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수면의 질과 식욕을 떨어트리고, 스트레스 반응을 증가시켜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불안을 증가시키는 것이다.여름휴가에 대한 과도한 기대 역시 여름 우울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나는 휴가도 못 가고 일하는데…’ 혹은 ‘방학한 아이들의 독박육아로 정신없는데…’ 남들은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우울감이 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휴가를 떠나도 피서지 인파 등에 지쳐 여름 우울을 느끼기도 한다. 마음에게 ‘더위에 힘들지만 시원하다 생각하며 힘내자’고 직접 소통을 해 마음 관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왜 이렇게 설계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 마음인데 내 말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는 게 사람이다. 이보다 좀 더 쉬운 마음 관리 방법은 마음이 담긴 ‘뇌’ 그리고 그와 연결된 ‘몸’을 활용해 지친 마음을 재충전해주는 것이다.이를테면 선선한 시간대와 장소를 찾아 산책 등으로 몸을 움직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꼭 멀리 가서 바캉스를 즐긴다고 해서 내 마음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바캉스의 어원이 ‘자유’라 한다. 하루에 20~30분이라도 꾸준히 내 마음을 지친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탈출시켜 자유를 느끼게 하는 ‘바캉스’ 활동이 내 마음엔 더 좋은 휴식일 수 있다. 또한 여름이다 보니 잠이 뒤로 밀리기 쉬운데 수면 습관이 깨지지 않도록 잘 유지해주는 것이 여름철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건강식으로 지친 몸에 에너지를 재

    2023.06.27 17:49:18

    '여름 우울' 극복하기
  • AI와 대화하는 시대, 당신은 준비됐나요

    아래 사진 속 말(馬)은 폴로라는 운동을 연습하기 위한 나무 말이다. 진짜 말은 초보자에게 위험하기 때문에 나무 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나무 말이 말(語)을 하기 시작한다면 어떨까.직업상 인간관계에 대한 논문을 자주 접한다. 최근에는 ‘인간-기계 관계(human-machine relationship)’ 관련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20세기 말, 인간의 뇌가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직접 연결된 세상을 그린 영화 를 보며, 기술적으로 난해하지만 언젠가는 뇌와 컴퓨터가 직접 소통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 왔다. 그런데 최근 기계가 사람의 표정과 언어를 파악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심지어는 말도 하게 되면서,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 발전을 건너뛰어 기계가 인간관계의 중요한 대상이 돼 버린 느낌이다. 생애 첫 취업 인터뷰에서 막말이 튀어나와 당황했다는 고민을 들은 적이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하는 인터뷰가 아닌,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인공지능(AI)과 진행한 인터뷰였다. 검은 스크린 뒤에 숨은 기계 앞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인간으로서 ‘확’ 짜증이 났다는 것이다.앞의 예처럼 AI가 면접 대상자의 표정과 몸짓 같은 시각적 정보, 사용 단어 등의 언어적 정보, 목소리 톤 같은 음성 정보 등을 취합 분석해 면접자의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보조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더 나아가 아예 AI가 결정까지 내리는 ‘AI 주도 인터뷰’도 존재한다. 이런 인터뷰를 진행하면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 AI가 판단 결정에서 우월하다는 인식에 압박감이 커질 수 있는 것. 또는 사람과 연결이 끊어진 상황의 인터뷰가 긴장도를 올리고 불안감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AI

    2023.05.26 12:59:58

    AI와 대화하는 시대, 당신은 준비됐나요
  • 마음은 정말 심장에 있을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애정을 표시하는 다양한 손가락 하트 모양이 꾸준히 유행이다. ‘하트(heart)’란 단어 안엔 우리 몸의 엔진인 심장과 감정을 느끼는 ‘마음’이란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면 대다수는 심장이 있는 가슴이라 답한다. 실제 가슴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의 설렘도, 이별의 슬픔도 그리고 긴장된 상황의 불안도 가슴에서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그런데 요즘에는 뇌에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예를 들어보자.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안해서 심장이 뛰는 것일까 아니면 반대로 심장 박동수가 늘어나면 뇌에 영향을 주어 불안한 감정을 일으키는 것일까. 최신 연구에 따르면 모두 가능하다. 재밌게 표현하자면 마음이 뇌에도, 심장에도 있는 셈이다.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뛰고 혈압이 오르는 경우를 자주 본다. 뇌가 심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연구에 따르면, 거꾸로 심장을 빨리 뛰게 했을 때 불안 행동이 증가했다고 한다. 심장이 뇌에 영향을 주어 불안 행동을 일으킨 것이다. 실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생체 운반체를 통해 실험동물의 심장에 부착시킨 후 광원이 부착된 옷을 입혔다. 광원을 켰을 때 그 빛에 심장이 반응해 심박이 증가했을 때 불안 행동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뇌활성도를 측정하니 심박이 증가했을 때 뇌의 영역 중 몸의 감각을 수용 처리하고 불안 행동을 조절하는 특정 영역이 활성화됐다. 반면, 실험적으로 이 영역의 활성도를 떨어트리니 불안 반응이 감소했다.

    2023.04.25 15:51:16

    마음은 정말 심장에 있을까
  • 커피 한 잔, 그 소소한 여유

    몹시 지친 날, 누군가가 건네주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은 마음에 큰 위로를 준다. 나의 지친 마음을 ‘공감’해주는 누군가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때로는 혼자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윽한 커피의 향 때문일까. 아니면 특유의 맛에서 여유를 주는 것일까. 지난겨울,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도전했었다. “젊게 산다”는 병원 후배들의 말에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한파가 내린 어느 날에는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계속 마시다 보니 그 ‘알싸한’ 시원함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하는 것이, 요즘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일상이 됐다. 간혹 “커피의 맛을 좋아하세요, 아니면 향을 좋아하세요”라고 묻곤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듯 당황하는 표정과 마주하게 된다. 필자도 지난해에 알게 됐는데, 나는 커피의 맛보다는 향을 더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무엇이 더 좋다,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그냥 내 취향이다. 내 취향을 잘 아는 것도, 타인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 이상 중요하다. 내가 나를 위로하고 행복하게 하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를 잘 아는 것 같지만, 막연한 상식으로 내 마음을 추정하다 보니 실제와는 다를 경우가 많다.  ‘마인드 케어’는 내 마음과의 소통이다. 소통을 잘하려면 나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야 한다.  갑자기 커피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마음의 여유를 위해 커피를 마시라”고 하는 이야기

    2023.03.29 11:27:58

    커피 한 잔, 그 소소한 여유
  • '액티브 힐링'으로 나를 깨우자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마침내 봄이 찾아왔다. 조금이라도 움직여보자. 그런 행동이 거꾸로 무기력에 빠진 내 마음에 강한 에너지를 줄 수 있다.‘액티브 힐링(active healing)’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다. 직역하자면 능동적 힐링이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수동적 힐링은 무엇이지 의아했던 것이다. ‘액티브’라고 하니 무언가 ‘정말 하고 싶은 힐링’이라 생각되는데, 사실을 알고 보면 완전히 반대 개념이라 더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액티브 힐링이란 하고 싶지 않았는데, 하고 났더니 힐링이 되는 것을 뜻한다.봄이 왔다. 자연스럽게 산책을 하고 싶은 날씨다. 이런 마음이 든다면 굳이 액티브 힐링은 필요 없다. 물 흘러가듯 산책하고 싶은 마음에 나를 맡기면 된다. 액티브 힐링이 필요한 이들은 오히려 무기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행동적 항우울제(antidepressant activity)는 먹는 항우울제가 아닌, 항우울 효과를 일으키는 행동을 뜻한다. 마음의 에너지가 소실되는 번아웃(burnout) 상태가 되면 우울과 무기력감이 찾아오면서 만사가 귀찮은 심리적 회피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회피 반응이 찾아오면 항우울 행동이 줄어들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 우울하고 무기력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1년 이상 불 꺼놓은 방에서 컴퓨터만 쳐다보는 사람도 있다. 마음이 움직여야 생각과 행동이 따라오는 게 정상적 흐름이다. 그런데 마음에 의욕이 없어도 작은 행동을 실천함으로써, 거꾸로 행동이 생각과 마음에 변화를 주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휴일에 웬 등산이냐”며 거의 끌려가다시피 집을 나섰는데, 등산을 마치고 나니 지친 마음이 재충전되

    2023.02.28 17:37:42

    '액티브 힐링'으로 나를 깨우자
  • 초연결 시대, 인간 관계는 더 어렵다

    사람인지라 때로는 가벼운 관계가 더 힘을 줄 때가 있다. 반면 끈끈한 관계에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 겨울 바다에 일렬로 서 있는 비치파라솔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디지털 네트워크 위에 존재하는 초연결 사회란 필터를 통해 다시 보면 이 사진은 조금 달라 보인다. 사람들이 붐비는 여름 바닷가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에너지는 아니지만, 파라솔 사이에 소소하나 따스한 연결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얇은 관계가 큰 힘이 될 때도 있다  새로운 직장을 구할 때 ‘누구에게 부탁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보면, 나와 끈끈한 관계에 있는 직장동료나 절친 또는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학연, 혈연, 지연 등으로 오랜 시간 얽힌 ‘강한 관계(strong tie)’가 새로운 직장이나 자리로 이동하는 데 ‘힘’으로 작용하는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물론 이 관계의 힘이 부적절할 때 발생하는 문제 사례도 보게 된다).하지만 역설적인 주장도 있다. 건너 건너 알게 된 ‘얇은 관계(weak tie)’가 오히려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신 정보의 습득이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주장인데, 이유를 들어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아무래도 끈끈한 관계는 유사성이 큰 영역에 존재하기 쉽다. 예를 들어 의사는 아무래도 동료 의사들끼리 자주 만난다. 전문 지식에 기반한 깊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빠르게 변하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첨단 기술에 대한 정보의 습득이나 이런 정보를 기존 의학과 연결시키는 창의적 확장 사고에는 끈끈한 관계

    2023.01.30 14:21:37

    초연결 시대, 인간 관계는 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