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 돌아와도 텅텅”공실 천국 이대, 부활할 수 있을까[상권 리포트⑤]
“이대 앞에서 관광 버스를 본 게 거의 4년 만이네요.” 4월 25일 찾은 이화여대 앞에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 한 대가 지나갔다. 이를 본 한 상인은 학교가 개강하면서 이대 앞에 활기가 돌지만 공실이 채워지려면 아직 멀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간고사가 거의 끝나가는 기간. 이대앞은 수업과 시험이 끝난 학생들로 붐볐지만 거리의 활기가 상가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화여대 정문에서 나온 학생들 대부분이 곧장 역으로 향했다. 역부터 정문, 신촌기차역까지 이어지는 메인 상권은 ‘임대 문의’ 스티커가 붙은 공실이 가득했다. 신촌기차역에서 이대 정문을 지나 이화여대역까지 이어지는 메인 거리도 텅 비었다. 골목을 제외하고 메인 거리인 ‘이화여대길’ 1층 공실만 세었을 때 빈 점포가 35개였다. 이대 정문 바로 앞에 있는 건물은 1층부터 3층까지 통째로 비어 있었고 미용실·카페·옷가게 등 점포 5개가 입점해 있던 한 건물은 수선집 1개를 빼고는 나머지가 모두 문을 닫았다. 한때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던 라네즈·클리오 등 K-뷰티 매장도 모두 자리를 뺐다. 사드로 시작된 공실, 7년째 회복 안돼이대 상권이 공실로 몸살을 앓게 된 것은 오래된 일이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또 한 번 이대 상권을 덮쳤다.여전히 높은 임대료도 상권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메인 거리인 이화여대길은 3.3㎡당 평균 임대료가 25만원 선이다. 33㎡(10평)짜리 가게의 한 달 임대료가 250만원인데 상권 자체가 죽어 선뜻 들어가기 부담스러운 월세다. 골목 안쪽인 이화여대 3길, 5길, 7길은 3.3㎡당 평균 15만원이
2023.05.08 07:00:01
-
적금 깨고, 주택청약저축도 포기…뛰는 물가에 미래를 포기하는 청년들[메가 인플레이션①]
[스페셜 리포트]위태로운 청년의 미래‘코카콜라 1캔(350mL) 2000원, 제주삼다수(500mL) 1100원, 소주 1병(음식점) 5000원, 서울 택시 기본 요금 4800원.’살인적인 물가가 대한민국을 할퀴고 있다. 고금리에 휘청이던 한국의 서민들은 날아든 관리비 고지서에 다시 한 번 한숨을 쉬었다. 전기·가스요금 등이 1년 사이 30% 넘게 급등하면서 체감 물가는 더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느껴진다. 부모님 카드를 쓰지 않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홀로 애쓰는 청년들은 다른 세대보다 고물가에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실제 1020대 청년들이 체감하는 생활고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심각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1020대 청년(15∼29세)들의 경제고통지수(지난해 상반기 기준)는 25.1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30대는 14.4로 60대(16.1) 다음으로 높았다.5명의 청년 사례를 통해 끝 모르고 오르는 생활 물가와 치솟는 월셋값, 취업 한파 등이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해 봤다. ◆난방비·전기료 줄인상…점심값도 걱정 경기도 구리에서 사는 직장인 차 모(31·여) 씨는 월급의 30∼40%를 식비와 교통비 등으로 써 왔다. 올해부터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관리비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관리비가 18만원 나왔다. 생활 패턴은 비슷한데 1년 전에 비해 3만원 정도 더 부과됐다”고 했다. 차 씨는 요새 도시락을 싸 간다. “회사에서 점심값으로 7000원이 나오는데 웬만한 국밥집은 1만원이 넘어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노 모(34‧남) 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서울 도봉구에서 원룸 전세를 살고 있는 노 씨는 가스비
2023.02.25 06:00:01
-
김인만 소장 “당분간 월세 시대…임대차 시장 트리거는 금리”
전에 없던 ‘월세 시대’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특유의 임대차 계약 방식인 전세 거래가 크게 줄고, 대신 월세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전세 대출을 받아 고금리 이자를 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월세를 내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51.6%로 전년 동기(42.6%) 대비 9%포인트 늘었다. 8월 들어 전세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한 10만7796건에 그쳤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10월 첫째 주 진행한 한경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줄곧 저금리 시대에만 살았다”며 “고금리 시대에 전세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처음 경험해보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지금 젊은 층은 그동안 걸어가본 적 없는 길을 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최근 전세 시장이 위축되는 추세인데. 왜 그런가.“몇 달 전만 해도 전셋값이 오르고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금리가 변수로 작용했다. 그동안은 금리가 낮게 유지되면서 전세가 월세보다 유리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최근 전세 대출 이자가 월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월세가 더 저렴해지는 상황이 됐다.” 당초 전세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유는.“우선 당시에는 금리가 지금만큼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올 8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가 시작되면, 4년 치 전세를 한꺼번에 올려받는 집주인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이번에도 전세금을 못 올리면 앞으로 4년 동안 더 못 올리기 때문에 어
2022.10.28 13:58:34
-
다가온 ‘월세 시대’…세입자도 마음 돌렸다[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파트를 사 월세로 놓는다고 하면 공인중개사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임대인(집주인)은 매달 꼬박꼬박 현금이 들어오니 좋지만 임차인(세입자)은 매달 본인 돈을 지불해야 하는 월세보다 만기 때 원금 손실 없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었다.이 때문에 전국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25.7%에 불과했다.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거래 중 네 채 중 한 채가 월세, 세 채가 전세라는 뜻이다.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 시장에도 월세 거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2022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41.8%로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과거와 달라진 집주인과 세입자의 모습그러면 왜 이렇게 월세 비율이 높아지고 있을까. 2015~2016년에도 월세 비율이 높아진 적이 있지만 최근의 임대 시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과거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세입자보다 집주인이 원해 월세를 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한다. 보유세나 유지비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통상 월세가 은행 이자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입자들이 월세로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월세로 내놓아도 거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2015~2016년에는 시장에 전세난이 발생하면서 전세 매물이 귀해져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차선책으로 보증금 비율이 높은 월세(소위 반전세)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전세 만기가 되면 전세금 상승분만큼 보증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상분만큼을 월세로 전환하기도 한다. 시장에 전세 매물이 귀하
2022.09.05 13:36:22
-
[숫자로 본 경제] 월세, 전세 거래량 처음으로 추월했다
[숫자로 본 경제]지난 4월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율이 50%를 넘어 전세 거래량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5월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는 총 25만8318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50.4%(13만295건)를 차지해 전세 거래량 49.6%(12만8023건)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월세 거래량이 50%를 넘고 전세 거래량을 추월한 것은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올해 1∼4월 누적 거래 기준으로 보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의 비율은 48.7%로 작년 같은 기간(42.2%)보다 6.5%포인트, 5년 평균(41.6%)과 비교해서는 7.1%포인트 각각 높았다.국토부는 월세 비율이 높아진 이유로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 3법’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특히 작년 6월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된 이후 그동안 신고가 잘 이뤄지지 않던 오피스텔과 원룸 등 준주택의 월세 계약 신고가 늘어나 월세 비율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또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세입자가 늘어 전세 매물이 잠기고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올려 받으려고 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을 부추긴 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잇단 금리 인상으로 세입자들이 전세 대출을 받아 비싼 이자를 내느니 차라리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5일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전면 봉쇄됐던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가 봉쇄 시작 65일 만에 정상 회복에 나섰다.상하이시는 6월 1일 오전 0시(현지 시간)를 기해 도시 봉
2022.06.05 06:00:06
-
1인 가구 664만 시대...10명 중 4명은 '월세살이'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는 나홀로 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월세집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가구·주택 특성 항목'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가구는 664만 3000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15년에 비해 143만 2000가구(27.5%) 증가한 수치다.나홀로가구가 증가한 것은 전체 인구에서 미혼·만혼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1인가구의 비중은 전체의 50.3%인 334만 1000가구에 달했다. 결혼했는데도 1인 가구로 사는 경우, 사별(20.5%), 이혼(16.1%), 배우자 있음(13.2%) 등이 사유로 꼽혔다. 1인 가구 중 273만 5000가구(41.2%)는 월세 형태로 거주했다. 월세로 거주하는 1인 가구는 2015년 대비 53만 9000가구(24.6%) 늘었다. 이어 자가(34.3%), 전세(17.5%), 무상(5.9%), 사글세(1.2%) 순으로 조사됐다.1인 가구의 거처는 단독주택이 291만 9000가구(4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파트에는 212만 6000가구(32.0%), 오피스텔·고시원 등 주택 이외 거처에는 72만1000가구(10.8%)가 거주했다. 1인 가구가 사용하는 방 수는 4개 이상이 227만 8000가구(34.3%)로 가장 많았는데, 소득 수준이 높은 전문직 나홀로가구 수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다음으로 방 3개 204만 2000가구(30.7%), 방 2개 122만 9000가구(18.5%), 1개 109만 5000가구(16.5%) 순으로 사용하는 방 수가 많았다.통계청 관계자는 "주거 질을 높이기 위한 요구가 커지면서 부엌과 방이 문으로 구분되는 1.5실이 늘어났다"면서 "이는 조사할 때 방 2개로 집계돼, 방 1개짜리 집은 줄고 2개짜리 집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12.25 06:00:08
-
계속된 전세 자금 대출 논란, ‘전세의 월세화 시대’ 가속화[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전세 자금 대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내년부터 고가 전세에 대한 전세 자금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전세 자금 대출은 독특한 성격을 가진 대출 상품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나 기관이 빌려준 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에 따라 대출 받으려면 이에 상응하는 담보물을 제공해야 한다.민간 보증 기관 통해 전세 자금 대출 규제주택 담보 대출이나 예금 담보 대출 등은 돈을 빌리는 대상이 본인 소유의 주택이나 예금을 담보로 하는 대표적인 대출 상품이다. 반면 전세 자금 대출은 어떠한 담보물도 제공하지 않아도 가능해 돈을 빌려주는 금융 기관으로선 대출을 쉽게 내주기 어렵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GI서울보증과 같은 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개인을 대신해 보증해 주는 것이다. 개인에게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더라도 보증 기관에서 자금 회수가 가능해 금융권에 리스크가 없다.하지만 전세 자금 대출은 결코 전세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개인에게는 전셋값 상승으로 고통 받는 실수요자를 돕는 좋은 수단이지만 시장의 시각으로 볼 때는 전셋값을 올리는 주범이기 때문이다.단, 주택 시장에 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전세 자금을 빌려주지 않으면 당장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세입자는 금융 기관과 정부를 비난할 수밖에 없다.이러한 이유로 유권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정부는 전세자금 대출을 막기 어렵다. 그런데 현 정부는 좋은 의미로는 ‘묘수’, 나쁜 의미로는 ‘꼼수’를 찾았다. 정부가 직접 대출 규제를 하지는 않았지만 민간 보
2021.11.16 06: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