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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상에서 감자가 사라진다면, 감자 장례식 체험기

    지난 9일, 휴대폰으로 채소 감자의 부고 문자가 도착했다. 우리의 곁을 오래 지켜주었던 채소 감자가 마침내 흙으로 돌아가고(멸종) 말았으니 모여 조의를 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3주간의 활동으로 이미 감자의 마지막을 예상했음에도, 막상 부고 문자를 받으니 마음이 무거웠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니, 경건한 마음으로 검은 옷을 차려입고, 감자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장례식장에 들어선 감자 클럽 회원들이 있었다. 감자의 빈소에 들어서자, 지난 3주간의 시간이 눈 앞으로 스쳐지나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주 차. 지상에 남은 마지막 감자를 맞이한 순간이었다. 2040년. 멸종된 줄 알았던 감자의 마지막 개체를 찾았다는 발표와 함께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우리는 각자 감자와 각별한 인연을 가진 감자 클럽 회원이 되었다. 우리는 둥그렇게 모여앉아 개인적으로 겪었던 기후 위기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지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감자를 감상했다. 알고 있던 감자와는 사뭇 다른 모양이었다. 주먹보다도 크고 울퉁불퉁한 것이 감자보다는 오히려 덜 익은 호박과 같은 느낌이 강했다. 곧이어 감자 클럽 회원 중 몇 명이 우리의 상황을 담은 시나리오를 낭독했다. 식량위기로 직장을 잃은 병아리 감별사, 어른들이 우리의 미래를 빼앗았다고 생각하는 학생까지. 시나리오는 감자 클럽 회원에 한 해, 지상의 마지막 감자를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마무리됐다. 지상의 마지막 남은 감자를 먹는 것은 혜택일까 불행일까. 고민과 함께 감자 요리를 위해 자리를 옮겼다. 팀별로 감자의 마지막 요리를 고민하고 있었다. 배정받은 팀에서는 만장일치로 감자전을 선택했다. 요리를 시작

    2022.10.18 13:53:18

    이 세상에서 감자가 사라진다면, 감자 장례식 체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