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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ecial] “식품업계 ‘지재권 침해’ 잦아…핵심은 독창성”

    “사실 원조 기업이 승소한 케이스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중간에 합의하는 케이스도 많아 소송에서 승소 판결이 선고된 사례는 더더욱 적다.”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김해주 법무법인 창경 변호사의 말이다.식품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서로를 모방하는 ‘미투(me too)’ 제품이 관행화됐다. 법적 분쟁을 겪더라도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기 쉽지 않고, 애초에 고유의 레시피나 디자인의 독창성을 인정받는 경우도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식품 업계에서 식음료 제품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소비자들도 권리 침해를 예민하게 바라보는 만큼 시장의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는 추세다. 김해주 법무법인 창경 변호사와 함께 식품에 적용될 수 있는 지식재산권에 대해 알아봤다. 지식재산권은 굉장히 다양한 개념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각 지식재산권 종류와 차이점은.“쉽게 구분하자면, ‘특허청에 출원해 등록을 해야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와 ‘등록하지 않아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로 나뉜다. 먼저 ‘기술적 사상’은 특허청에 등록해 특허권과 실용신안권으로 보호할 수 있다. 또 ‘상표, 브랜드 등의 표지’는 상표권으로, 제품의 ‘디자인’은 디자인권으로 특허청에 등록하는 것이 가능하다. 꼭 특허청에 등록을 해야만 모든 상표와 디자인이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상표나 상호, 디자인이라면 등록을 하지 않아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 보호받기도 한다.”식음료 업계에서 맛, 모

    2023.08.28 13:24:45

    [special] “식품업계 ‘지재권 침해’ 잦아…핵심은 독창성”
  • [special] 식품도 표절이 되나요

    “식품 업계만큼 제품 카피가 활발한 업계는 아마도 없을 것 같다. A사가 B사 제품을 베껴 논란이 됐다고 해도, 이미 과거에 B사가 A사의 다른 제품을 베낀 사례가 있는 탓에 서로 법적 책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식품 업계의 미투(me too·모방) 제품 출시는 유통가의 관행으로 불릴 정도로 뿌리 깊게 자리 잡힌 문화다. 메가히트 상품이 하나 나오면 수십여 종의 비슷한 제품이 쏟아져 나와, 어떤 제품이 원조인지 따지는 게 무의미해진 경우도 존재한다.유통가, 굵직한 ‘모방’의 역사2010년대 식품 업계를 강타한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미투 신드롬을 부른 대표적인 케이스다. 기존 제품의 맛과 네이밍에 ‘허니(꿀)’와 ‘버터’ 콘셉트를 접목한 신상품이 우후죽순 나온 것. 허니버터칩 신드롬에 편승한 일종의 벤치마킹 열풍이었다. 다만 이들 제품의 인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초반에는 시장의 전체 파이를 확장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콘셉트의 제품이 1~2년 사이 지나치게 많이 쏟아진 탓에 소비자 피로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제품력에 신경을 쏟기보다 단순 모방하는 수준에 치우친 상품이 많아, 장기적인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다. 미투 제품이 유통가에 깔리면서 원조 제품의 생명력까지 깎아 먹었다는 평도 나왔다. 원조 제품의 이미지와 콘셉트뿐만 아니라 맛과 모양을 의도적으로 따라한 케이스도 적지 않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초코파이’가 있다. 1974년 오리온이 개발한 초코파이는 지금까지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기 상품인데, 이 제품의 국민적 히트 후 롯데제과 ‘롯데

    2023.08.28 12:00:01

    [special] 식품도 표절이 되나요
  • 금호家 상표권 전쟁, 박찬구 승리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 상표권을 금호건설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5월 18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이 금호석유화학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그룹 상표권 이전 등록 및 상표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에 대해 최종적으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양사는 2007년 당시 금호건설과 금호석유화학을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금호’, ‘아시아나’등이 포함된 상표권에 대해 공동명의로 등록했다.하지만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 체제에 돌입하고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그룹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상표권 갈등이 시작됐다.2013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명의신탁 약정 해지를 이유로 ‘금호’ 및 ‘심볼’ 상표권이 모두 금호건설만의 소유임을 주장하면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 금호개발상사를 상대로 상표권 지분을 반환하고 미지급된 상표 사용료 약 261억원을 지급하라는 요지의 소송을 제기했다.법원은 2015년 7월 1심 판결에서 금호건설-금호석유화학 간 명의신탁의 존재를 부정하고 금호석유화학의 그룹 상표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인정했다. 더불어 상표사용 계약을 무효인 계약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른 상표 사용료의 지급 의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패소한 금호건설은 즉시 항소한 바 있다. 2018년 2월 2심 선고에서도 법원은 1심과 동일하게 금호석유화학의 그룹 상표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인정했다.금호건설이 그동안 금호석유화학 측에 청구한 상표사용료는 19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금호석유화학그룹은 "창업주 박인천 회장의

    2023.05.18 18:06:32

    금호家 상표권 전쟁, 박찬구 승리
  • 치킨집에서 ‘삼성’이라는 상호 쓰면 상표권 위반일까[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지식재산권 산책]삼성이라는 상표를 반도체에 사용하면 삼성전자의 상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삼성이라는 상표를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면 어떨까. 삼성그룹이 삼성이라는 상표를 요식업 등에 등록해 두지 않은 한 상표법 위반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상표권 침해, 즉 상표법 위반이 있기 위해서는 타인의 등록 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동일·유사 상품(서비스)에 사용하거나 타인의 등록 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 상품(서비스)에 사용해야 한다.위에서 예로 든 커피숍은 타인(삼성 그룹)의 등록 상표(삼성)와 동일한 상표(삼성)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동일·유사한 상품(반도체 등)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전혀 관련이 없는 음식점 등에 사용한 것이므로 상표권 침해, 즉 상표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치킨 가게를 운영하면서 삼성이라는 상호를 사용했다면 삼성그룹은 이런 행위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앞서 예를 든 것과 같이 삼성그룹이 음식점 업종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상표권 침해는 일어나지 않는다.또한 삼성그룹이 치킨 가게를 운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므로, 즉 일반 소비자가 삼성 치킨 가게를 보고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치킨 가게 혹은 삼성그룹과 어떤 관련이 있는 치킨 가게라고 오인·혼동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로 규제하기는 어렵다.하지만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의 ‘희석화행위’가 적용될 수 있다. (다)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2022.08.19 06:00:06

    치킨집에서 ‘삼성’이라는 상호 쓰면 상표권 위반일까[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 오리온이 롯데의 ‘초코파이’ 상표 사용을 막지 못한 이유 [오현아의 판례 읽기]

    [법알못 판례 읽기]‘초코파이’, ‘보톡스’, ‘홍초’, ‘빼빼로’.어떤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 그 이름이 전체 상품을 대표하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것은 상표로 인정받는 반면 다른 것들은 보통명사로 인식돼 처음 만든 회사뿐만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보톡스는 맞고 초코파이는 아니다상표가 ‘보통 명칭화’되면 원래는 상표였다가 이후 식별력을 상실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초코파이다. 초코파이의 원조는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1974년 원형으로 된 빵에 마시멜로를 끼워 넣고 초콜릿 코팅을 입힌 빵을 처음 만들어 ‘초코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리온은 1976년 ‘오리온 초코파이’를 상표 등록하기도 했다.하지만 경쟁사들이 모두 초코파이를 상품명으로 한 카피 제품을 내놓았다. 오리온 측은 특히 1979년 롯데 초코파이 상표 등록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오리온은 1997년 뒤늦게 롯데의 상표 등록을 무효화해 달라며 특허 심판과 소송을 걸었다.하지만 이미 그 사이에 초코파이가 보통명사화되면서 오리온은 소송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현행법상 누구나 쓸 수 있는 보통명사는 상표로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봉고차가 있다. 봉고차는 현재 사전에 ‘10명 안팎이 타는 작은 승합차’로 등록돼 있지만 시초는 1980년대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봉고 코치’라는 승합차였다.상표명이 보통명사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상표 등록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 바로 에어프라이어다. 에어프라이어는

    2022.03.29 17:30:08

    오리온이 롯데의 ‘초코파이’ 상표 사용을 막지 못한 이유 [오현아의 판례 읽기]
  • '맛집' 메뉴와 인테리어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지식재산권 산책]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 때문인지 특정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 곧바로 유사한 아이템을 취급하는 업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이른바 ‘미투(me too)’ 창업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맛집’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에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은 식당의 대표 메뉴 이름을 그대로 도용해 상표를 출원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도한 사례가 발...

    2021.02.17 09:10:33

    '맛집' 메뉴와 인테리어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