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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성공 전략, 실용주의의 실종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유튜버들이 전자 제품을 언박싱하는 동영상을 간혹 봅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눈을 피해 사고 말리라’는 생각을 하며 한국 유튜버들이 박스를 뜯고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깨알같이 써 있는 매뉴얼을 휙 던져 버리는 겁니다. “너 따위는 없어도 내가 알아서 해”라고 말하는 것처럼….유튜버만 그럴까요.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매뉴얼을 잘 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글자가 아니라 경험입니다. 한국의 모든 서비스가 빠르기로 유명한 것도 매뉴얼보다 지금 상황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결과일 것입니다. 매뉴얼 사회인 일본과 다른 점입니다.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에서는 구호 물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매뉴얼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 같았으면 비대위를 결성해 스스로 해결하지 않았을까요. 이런 한국인의 특성을 ‘실용주의’라고 부르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실용주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조선은 왕조가 500년을 갔다. 하지만 지금은 문화 유적 외에는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새로운 한국인이 형성됐고 이들은 시대에 따라 적절하게 대상을 바꿔 가며 좋은 것을 선택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전략으로 택했다는 얘기입니다. 흔적은 곳곳에 있습니다. 새마을 운동에 전 국민이 나선 것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배고픔 속에도 자식들 교육에 모든 것을 바친 것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대기업은 선진국 기업들을 가장 빨리 따라갈 수 있는 온갖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배를 사와

    2023.05.06 06:00:01

    한국의 성공 전략, 실용주의의 실종 [EDITOR's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