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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업일치를 실현한 독립서점의 책방지기들, 서점의 지평을 넓히다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황지윤 대학생기자] “지금 당장 지구가 멸망할 때가 돼서 단 한 권도 팔리지 않는대도, 이 책들을 다 가지고 있다면 행복할 거예요”. ‘세화 영어책방’을 운영하는 박세화 씨가 한 말이다. 독서 인구 감소 및 지역서점 문화 활동 지원 예산 삭감으로 고충을 겪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박 씨는 “수익적인 측면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이를 매개로 타인과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라는 말이 있듯이, 상당수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택했을 경우 수반될지 모르는 경제적 어려움 및 흥미 상실로 적성과 상반되는 진로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아 이른바 ‘덕업일치’를 실현하며 서점의 지평을 넓히는 독립서점의 책방지기들이 있다.취향을 살린, 개성 있는 서점으로 이목을 끌어라‘2022 동네서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독립서점은 815곳으로, 2015년 대비 9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독립서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2 동네 책방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80%가 이전과 달리 동네 책방을 ‘문화와 취향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라본다고 응답했다. 최근, 여행 유튜버들의 국내 여행 코스에 독립서점이 다수 포함된 것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독립서점이 지역 문화를 향유할 방법이자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새

    2024.04.09 18:43:46

    덕업일치를 실현한 독립서점의 책방지기들, 서점의 지평을 넓히다
  • ‘봄날의 책방’을 좋아하세요? [MZ 공간 트렌드]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다음엔 이 책을 빌려 보세요.” 우연히 빌린 책에서 사랑의 메모를 발견했다. 그의 권유대로 책을 빌리자 또 다른 메모가 이어진다. 미지의 남자가 남긴 메모는 운명처럼 다가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안착한다.운명적 상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속 한 장면이다. 주인공 현채(배두나 분)에게 책은 러브레터이자 꿈꾸던 로맨스를 이뤄줄 매개체다. 봄이 내린 듯 샛노란 개나리색 벽의 책방을 마주한 순간 현채를 떠올렸다. 이곳이구나. 책을 향한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 ‘다음엔 이 책을 펼쳐보라’며 사랑을 속삭이는 곳이….네가 너무 좋아, 봄날의 곰, 아니 책방만큼서울에서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던 정은영 봄날의 책방 대표에게 밤낮없이 몰아치는 도시의 일상은 당연한 일이었다. 과로로 건강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 전까지는….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에는 틈이 필요했다. 정은영·강용상 부부는 전국을 돌며 한 달살이를 시작했고 남쪽 끝 통영에 정착했다.통영에서 받은 위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콘텐츠로 만들어 보자고 결심한 두 사람은 2011년 출판사 ‘남해의 봄날’을 냈다. 남해의 봄날은 인문·사회·예술·에세이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흘러 흘러 구전돼 오는 이야기부터 사라지면 안 될 지역의 빛나는 이야기들을 종이에 엮어 낸다.출판하는 책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비전북스’,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로컬북

    2023.04.12 17:19:05

    ‘봄날의 책방’을 좋아하세요? [MZ 공간 트렌드]
  • 영감의 재료를 구하러 가요, 종이잡지클럽으로 [MZ 공간 트렌드]

         영감은 마술사의 모자 속에서 튀어나오는 토끼가 아니다. 오감을 이용해 느낄 ‘무엇’ 이 필요하다. 대화를 나눌 사람이든, 푸릇한 봄내음이든.... 영어로는 투 인스파이어 (to inspire),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한다. 영감은 주는 존재와 받는 존재, 관계를전제로한다.새로운 패션 트렌드가 궁금한 패션 피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기획하고 꾸려야 하는 프리랜서나 구직자, 수많은 가능성을 고민하는 대학생,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획자들은 영감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할까. 뭐라 설명 할 수 없는 느낌이나 감을 안고 레퍼런스를 찾는다. 더 나은 창작물을, 존재를 찾아.... 어떤 기획자들은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핀터레스트라는 이미지 모음 웹 사이트를 찾는다. 아이디어·일러스트·사진 자료 등 전 세계의 이미지를 본다. 검색창에 크리에이티브(creative), 디자인(design), 템플릿(templete)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뒤 모호하게 가진 느낌을 기막히게 실현한 레퍼런스를 찾는다.합정동에 있는 종이잡지클럽은 레퍼런스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이다. 종이 잡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잡지라는 매체는 비주얼과 텍스트를 아우른다. 잡지에는 새로운 정보와 정보를 새롭게 보는 관점이있다. 여전히 잡지는 영감의 원천으로 유효하다.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활용하며 사람을 모으는 공간의 매력합정역 5번 출입구 앞 골목은 스윙스가 자주 찾는다는 돈가스 가게, 영업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일본식 덮밥집, 밝다 못해 눈부신 형광등 불빛이 새어나오는 횟집 등 즐비한 식당과 카페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종이잡지클럽은 메인

    2023.02.06 08:56:42

    영감의 재료를 구하러 가요, 종이잡지클럽으로 [MZ 공간 트렌드]
  • [EDITOR's LETTER] 꿈은 비주류의 특권…동네 서점의 꿈을 응원하며

    [EDITOR's LETTER]스타벅스에는 진동벨이 없습니다. 번호와 이름을 부릅니다. 이는 브랜드의 시작 및 철학과 관련이 있습니다.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 카페에서 미국과는 다른 풍경을 봤습니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 주며 손님의 이름을 부르고 커피에 대해 설명하고 얘기하고 웃는 모습…. 휴먼 터치가 살아 있는 이 모델을 슐츠는 미국으로 가져갔습니다. 스타벅스의 시작이었습니다. 커피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 문화를 파는 기업이란 발상이었습니다. 진동벨을 쓰는 순간 기계가 사람을 대치하게 된다는 게 그들의 생각입니다.물론 한국에서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습니다. 스타벅스 바리스타와 대화는커녕 줄 서서 커피 한잔 마시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철학이고 뭐고 진동벨을 주는 게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그래서일까.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에 앉아 있을 때와 집 근처 커피집에 앉아 있을 때는 느낌이 좀 다릅니다. 대형 커피 전문점에서는 진짜 혼자입니다. 노트북을 두고 화장실 다녀오는 것도 신경이 쓰입니다. 하지만 동네 커피집에서는 왠지 주변과 가까운 느낌이 듭니다. 단골이 되면 커피에 과자도 한두 개 얹어 줍니다. 스타벅스 단골이라는 것은 애플리케이션이 알지만 동네 커피집 단골손님은 주인이 아는 차이랄까.서점도 비슷합니다. 교보문고에 뻔질나게 가도 기계만이 알 뿐입니다. 동네 책방은 자주 가면 누군가가 웃어주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래도 교보 등 대형 서점에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말만 되면 광화문 교보문고는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책도 보고 쇼핑도 하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공간, 그곳을 연령대 구분없이 찾습니다.

    2022.09.03 07:40:12

    [EDITOR's LETTER] 꿈은 비주류의 특권…동네 서점의 꿈을 응원하며